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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압록 애인

압록 애인

/박완호

너를 어떻게 불러야 할까.

압록강가 저만치

백양나무 줄기 같은 다리를

가지런히 오그리고 앉아 너는

무슨 노래를 부르는 중이었나.

물살이 몸을 뒤척일 적마다

네 귀에만 가닿았으면 하고

남 몰래 띄워 보낸 나의

뜨거운 속말들.

너의 등 뒤로 가지런히 늘어선

백양나무들 그림자 하얗게 흔들어가며

날더러 또 뭐라 손짓을 하지만

우리는 서로의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

너는 나를 부르지 못하고

나는 너를 부를 수 없는 지금,

압록의 물낯만 저리게 반짝이는데

홀로라도 나는

그 순간의 너를 애타게 찾으며

또 하나의 그리움을

운명으로 끌어안으려 한다.

압록 강가에서 마주친

나의 눈부신 사람아.

 

 

 

 

민족의 영산 백두산에서 발원하여 유유히 황해로 흘러드는 압록강은 슬픈 역사의 뒤안길, 그 상징의 강이다. 남의 나라를 통해서야 그 강의 시린 물빛만을 가슴에 담아 와야 하는, 분단의 아픔이 서린 강줄기를 바라보며 시인은 얼마나 가슴 저렸을까. 팔 뻗으면 닿을 듯, 강 저쪽의 여인은 누구던가. 우리들의 누이이며 애인 아니던가. 마음이 먼저 달려간 곳에서 그 여인도 시인에게 무어라 속삭이고 있지 않은가. 강물을 사이에 두고 서로 애틋한 상사(想思)의 눈길만 주고받는 안타까움이여! 시인은 압록 애인을 통해 남과 북이 하나 됨을 꿈꾸는 간절함을 절절히 읊고 있다. 그런 염원들이 하늘에 닿아 남북이, 북미가 정상회담을 이루고 평화에 성큼 다가서는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으로 이끈 것 아니던가! /이정원 시인

문화 가 - 00224<일간> 2002년 6월 15일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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