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요르단의 한 중환자실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11명의 호흡기 질환을 호소하는 환자가 발생하였고 그 중 8명은 병원에 종사하는 직원이었다. 두달 뒤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폐렴으로 입원을 한 환자가 급격히 호흡부전과 신부전이 동반되어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발생하였는데 이 환자로부터 최초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검출이 되었다. 그로부터 3달 뒤 카타르에서 폐렴으로 입원한 환자가 영국으로 이송이 되었고 폐렴 발생 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여행을 한 병력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검출이 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이때부터 중동에서 발생한 호흡기 질환 즉 중동호흡기증후군이라는 명칭을 국제적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미국 질병관리본부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CDC)의 정의에 따르면 메르스는 MERS coronavirus (MERS-CoV)에 의해 인간에게 새롭게 발생한 호흡기 질환으로 급성 호흡기 증상을 유발하고 이들 중 상당수는 사망을 할 수 있는 질환이다. 메르스에 감염이 되면 가장 흔한 증상은 발열(71%), 기침(68%), 호흡곤란(66%) 등을 호소하고 그 외에 위장관 증상(32%)과 두통 등의 증
한때 특정 단어 앞에 ‘왕-’이란 말을 덧붙이는 게 유행한 적이 있다. ‘매우, 진짜, 엄청’의 의미로 단어 앞에 이런 말을 덧붙였는데 ‘왕재수’ ‘왕느끼’ ‘왕짜증’ 등등이 그것이다. ‘집단 따돌림’을 가리키는 ‘왕따’도 이때 생겨났다. 의미는 잘 알다시피 사회 집단 내에서 무리를 지어 특정인을 소외시키고 반복적으로 인격을 무시하거나 신체적 폭력을 가하는 일체의 행위를 말한다. 왕따가 제일 성행하는 곳은 학교다. 직장 내에서도 무시 못 한다. 왕따를 당해 본 사람들은 그 괴로움이 상상을 초월한다고 이야기들 한다. 특히 학생들의 경우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경험하며 등교를 거부하거나 극단적으로는 자살을 기도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직장인들은 쌓이는 스트레스로 정신과 치료까지 받는다. 학교와 직장뿐만이 아니다. 동아리모임 심지어 아파트 부녀회에서도 왕따 현상은 존재한다. 따라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식되고 있기도 하다. 일본 사회의 특징인 획일주의와 집단주의를 배경으로 집단 속에서 튀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가해지는 폭력 ‘이지매’처럼 왕따 또한 마찬가지다. 이를 두고 사회학자들은 차이와 다양성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한국 조직 사회의 경직성을 반영하는 현상이라
아버지의 베갯모 /이영애 붉은 비단천위에 밤새워 꿈을 수놓았던 어머니 씨줄 날줄 머물다 간 자리 그곳에 한 땀 한 땀 마음을 새겨 넣었습니다 현과 현사이 시간과 공간 사이 생이 엉키지 않도록 생각을 고요히 내려놓고 그리운 향기 오래 머물도록 안채를 빙 둘러 바람의 출구에 꽃담을 치고 마당 한 편 모란 두어 포기 심었습니다 나비와 벌들 자유롭게 드나들며 지나가는 햇살의 무늬 가득 고이도록 긴 여백 남겨 놓고 그대 가슴 흥건히 젖어오는 노을 빛만으로 거실 한 켠 액자 속에서 모란이 활짝 웃습니다 -제8회 동서문학수상 작품 시의 매력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하는 시다. 베개의 양쪽 마구리에 있는 장식용 꾸밈새에서 거대한 자연과 세월. 그리고 생의 숨결을 차분히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베갯모라는 작은 공간에서 커다란 생각의 공간을 이끌어 낸다는 것은 어쩌면 시인만이 가질 수 있는 힘이라 생각이 든다. ‘현과 현사이 시간과 공간 사이/ 생이 엉키지 않도록 생각을 고요히 내려놓고’라는 표현은 거시적 관점에서 끌어낸 휴머니즘적 본능이라고 생각된다. /정겸 시인
메르스 직격탄을 맞은 지역경제가 침체상태다. 가뭄에 신음하고 있는 농촌과 더불어 나라 전체가 위기상황이다. 정부의 미숙한 초기대응 때문이다. 지역경제에 적신호가 켜진 지자체들은 각자 자구책을 마련하고 불황탈출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수원시의 경우 메르스로 위축된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해 유관기관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공무원, 유관단체와 시민단체가 앞장서기로 했다. 시는 ▲소비 진작 분위기 조성 ▲소규모 행사를 중심으로 정상 개최 유도 ▲메르스 피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을 활성화시키기로 했다. 특히 일주일에 1~2회 시청 구내식당의 운영을 일시 중단하고 지역식당을 이용하도록 했고 관내 농가 직거래 장터 운영을 추진하는가 하면, 공직자가 앞장서서 전통시장 이용해달라고 권장했다. 아울러 공연·관광·여행·숙박 등 관련업종의 어려움을 덜기 위해 공무원부터 월1회 휴가사용을 적극 권장한다는 방침이다. 도내 모든 지역경제가 심각한 상황이지만 초기에 메르스 환자가 많이 나온데다가 미군부대 탄저균 공포까지 겪고 있는 평택시는 거의 패닉상태다. 이에 남경필 지사가 지난 15일 열린 시장·군수 영상회의에서 평택시를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남 지사의 요청 이후 하루만에 수원시…
소상공인과 영세자영업자들이 메르스 사태로 경제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단체주문과 각종행시가 취소되고 고객마저 급감하여 매출액이 반 이상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타 직종을 선택하여 수입을 올릴 수 없는 실정으로 오직 현재의 직업에 생존권을 의존할 수밖에 없다. 식당, 커피숍, 미용실, 전통시장 등에서 종사하는 대다수의 영세 상인들의 생활고가 심각하다. 소상공인시장신흥공단 경인본부에 의하면 최근에 메르스피해가 심한 평택과 동탄의 지역상권 매출은 전월동기대비 50~60% 줄어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부의 지역경제동향 분석 결과 음식점 카드 사용액이 지난달과 비교해 12.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점의 경우 휴교와 휴원으로 체험학습과 단체행사가 취소되어 매출이 급감하였다. 전체 매상의 절반을 차지하는 단체주문이 없어져 영세 상인들은 생활고를 겪고 있다. 메르스 사태로 인한 소상공인과 영세자영업자에 대한 특별한 지원이 절실하다. 년 간1조3천억 원에 해당되는 정부지원금 중 이들에게 지원할 수 있는 예산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소상공인과 영세자영업자에 대한 효율적이고 장기적인 복지지원 대책을 수립하여 대처해 가야한다. 영업을 포기하는 소상공인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수그러들지 않아 마음이 무거운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가 한국의 메르스사태와 병문안 문화를 연관지은 것을 보고 우리의 병문안문화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병문안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아픈 사람을 찾아가 아픔에 공감하고 또한 아픈 사람을 간호하는 보호자들의 마음을 위로해 주는 것이야말로 한국인의 정(情)에 기반한 긍정적인 문화라고 생각해 왔는데, 이번을 계기로 몇몇 사건을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약 12년 전 가장 친한 친구가 말기 암으로 힘든 상황에 있을 때인데 마침 긴 해외출장을 가게 되어 떠나기 전날 정성들여 끓인 상황버섯차를 가지고 병문안을 갔다. 그런데 친구는 자신의 흉해진 몰골을 보여주기 싫다며 면회를 거절했고 섭섭한 마음으로 돌아온 경험이 있다. 그 친구는 문자메시지를 통해 자기의 예뻤던 모습만 기억해 달라며 마음만 받겠다고 했는데, 결국은 출장 중에 비보를 전해들었다. 다시 생각해 보니 그때는 생사의 갈림길에 있는 친구의 입장을 먼저 헤아렸다기 보다, 병문안을 했다는 것으로 스스로를 위로하거나, 가서 친구를 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찜찜한 마음을 떨쳐버리려는 자기중심적 사고가 우선한 게 아닌가
국회청문회에서 공직 후보자들의 발목을 잡는 이슈 중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이 논문 표절이다. 표절은 다른 사람의 저작물 일부 또는 전부를 몰래 따다 쓰는 행위를 말한다. 주로 학문이나 예술의 영역에서 이루어지며 대부분 출처를 충분히 밝히지 않고 쓰기 때문에 도덕적 윤리적으로 크게 지탄 받는다. 청문회에서 논문 표절에 관한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는 것도 이 때문이다. 표절은 일종의 도둑질이다. 그런데도 생각 없이 당연한 것처럼 남의 것을 베낀다. 우리사회는 이런 문제가 생겨도 너그러운 편이다. 그러다 보니 ‘표절 공화국’이란 오명을 얻기도 했다. 미국에선 명문 대학일수록 신입생들에게 의무적으로 표절예방교육을 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재학생에게도 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학문정직성 서약에 서명하도록 한다. ‘표절을 할 경우 어떤 처벌도 감수하겠다’는 게 주 내용이다. 철저한 예방과 엄한 교육으로 표절의 싹부터 잘라내는 것이다. 프랑스는 한 술 더 뜬다. 학위 논문을 표절하면 5년간 국가시험 응시를 제한하고, 심지어 운전면허시험조차 볼 수 없다. 표절시비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곳은 아마도 영화·음악 분야가 아닌가 싶다. 표절 가이드라인은 있으나 시비가 끊이지 않아서다
어느 주꾸미의 죽음 /김수상 척추도 지느러미도 없이 지식만 빨다가 얼마 전에 죽은 내 친구 시간강사는 죽어서도 대가리에 먹물만 잔뜩 넣고 응급실 시트에 널브러져 있었다 먹물 제대로 한번 쏘지도 못하고, 어느 바다 밑 모래밭 피뿔고둥의 빈집에 들어간 주꾸미는 포항 죽도시장 영포경매장 나무도마에 널브러져 있었다 주꾸미탕을 먹고 오는 길에 주꾸미, 주꾸미, 하고 불러보니 그 소리가 영락없이 죽음이, 죽음이, 로 들렸다 - 김수상 시집 「사랑의 뼈들」 우리나라 4년제 대학교가 전국적으로 이백 개 넘는다고 한다. 대학 시간강사들의 척박한 생활이 한때 이슈가 되었다. 가까운 지인들의 모습도 해가 바뀔 때마다 강사자리를 못 구해 전전긍긍하거나 혹은 있는 자리마저 불안해 보였다. 김수상 시인은 친구인 시간강사의 죽음과 도마 위에 널브러져 있는 주꾸미를 대비시켰다. 피뿔고둥 빈집에 들어가 사는 주꾸미. 적이 가까이 오면 수관(水管)으로 땅을 파서 숨거나 먹물을 뿌려놓고 도망간다. 주꾸미 나름대로 살아가는 방편을 터득했을 것이다. 시간강사의 적은 시간강사다. 그들은 먹물을 뿌리고 도망갈 새도 없어 보인다. 먹물을 서로에게 뿌려댈 것 같은 냉혹한 현실이다. 검은 장벽을 뚫고 들
지속되고 있는 가뭄으로 농작물피해는 물론 식수마저 부족한 지역이 늘어나고 있다. 5월 하순부터 6월 상순까지 강수량이 평년의 25%로 농작물 가뭄피해가 심각하다. 경기도의 31개 시·군이 가뭄과 메르스로 인해 위축된 지역경제로 어려움이 심하다. 강화도를 비롯한 일부지역은 아직도 파종을 못한 밭이 텅 비어 있으며 벼는 성장을 멈춘 채 타들어간다. 강수량 부족과 폭염으로 토양 수분함량과 대기 중 습도가 부족해 농작물이 정상적 생육을 하지 못한다. 밭작물은 가뭄에 대처해 피복 자재를 통한 토양수분 증발과 지온상승 억제를 꾀하고 있으나 한계에 이르고 있다. 가뭄 상습과 용수부족지역 등 취약지점에는 가뭄에 강한 작목을 선택하여 재배해가야 한다. 가뭄은 소비심리를 저하시키고 농산물 거래를 어렵게 한다. 도청 구내식당의 급식재료를 메르스 피해 지역 농산물로 우선 구매하도록 하였다. 경기도는 피해지역 농산물 팔아주기와 농촌 자원봉사활동, 시·군청 구내식당 휴업지정, 전통시장 이용의 날 운영을 적극적으로 시행해갈 방침이다. 모내기를 못한 파주, 평택, 남양주, 연천 등 4개 일부지역과 물마름 현상이 발생한 수원과 성남 등 9개 시·군 일부지역은 소방차를 이용한 급수지원에 나
아직까지 굴뚝 없는 산업의 대표주자는 관광업이다. 전 세계 모든 국가와 지자체에서는 관광산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관광 산업은 정보통신산업, 자동차 산업, 석유산업과 함께 세계 3대 산업이라고 한다. 관광산업은 이처럼 잠재력과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크다. 관광산업은 각 국가의 주요한 성장 동력일 뿐 아니라 고성장산업으로서 국가의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 특히 외화획득율이 매우 높은 산업으로서 외국인 1명으로 인한 외화가득액은 21인치 컬러 TV(260달러) 십수대를 수출한 것과 맞먹는다는 연구결과도 나온 바 있다. 뿐만 아니라 고용효과가 뛰어나다. 관광은 대규모 고용인력 흡수 및 새로운 직업군 창출 산업이기 때문이다. 또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이처럼 중요한 관광산업이 요즘 최악의 불황에 처해있다. 유통업 등 경제 전반을 강타한 메르스의 직격탄을 관광업도 피해가지 못했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12일 현재 우리나라 여행을 포기한 외국인은 2만600명이나 된다고 발표했다. 전체 관광객 수도 전날보다 74.6% 급감했다고 한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았다고 한다. 실제로 매일 밤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으로 몰리던 중국인 관광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