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울면 /류선열 큰 산 골짜기 두메 마을에선 이따금 산이 울어. 해가 높이 솟은 봄날. 엷은 구름이 산봉오리를 가려 답답할 때, 비알밭 갈던 농부가 쉴 참에 이젠 힘겨운 농사일을 떨쳐 버리고 머언 도회지로 떠나고 싶어질 때, 고사리는 새순 내는 걸 잊고 등성이 굴참나무는 졸며 개울에선 모래무지가 대가리를 묻고 있을 때, 그리고 이장 댁 기둥시계는 늑장을 부리고 학교에선 아이들마저 받아쓰기와 분수에 지쳐 있으며 선생님은 떠날 날만 꼽고 있을 때, 큰 산은 호령을 하듯 크게 저르렁- 하고 울어. 산이 울면, 큰 산이 울면 산봉우리는 말끔히 개고 농부는 새 힘이 솟는 듯 쟁기질을 시작하며 고사리 새순이 도르르 말려. 굴참나무는 부지런히 지하수를 길어 올리고 모래무지는 달음박질을 하며 이장 댁 기둥시계는 더 빨리 추를 흔들어. 그리고 선생님은 목청을 돋우고 아이들 눈은 비로소 똘방똘방해지는 거야, 산이 울면 - 류선열 동시집 ‘잠자리 시집보내기’ / 문학동네·2015 농사를 짓지는 않지만 큰 가뭄에 애타는 농부들 마음을 헤아리며 아파하던 며칠 전, 한 밤중에 우르릉 쾅쾅 번개와 우레가 창문을 찢어 버릴 듯 때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얼마 전 연일 폭염특보로 전국이 몸살을 앓던 사실이 거짓말처럼 잊혀지고 선선한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여름 휴가철이 끝나감에 따라 피서지 범죄 예방을 위한 여름파출소도 약 2개월 간 운영 끝에 종료되었다. 올 여름 유독 기승을 부렸던 몰래카메라 이용 성범죄는 집중단속과 예방책으로 인해 인천중부경찰서 관내 해수욕장에서 단 한 차례도 발생하지 않은 보기 드문 기록을 세웠다. 중부경찰서 관내는 3개의 행정기관과 인천국제공항, 인천항이 위치하고 있고, 백령도 등 서해 5도를 관할하고 있어 군사적·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다. 아울러 이곳에서는 인천의 대표적 관광명소인 차이나타운과 월미도 등 위치하고 있어 연 100만 명 이상이 찾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여기에 을왕리·십리포 등 8개의 해수욕장이 개장함에 따라 올해만 약 30만 명의 휴가철 피서객이 방문해 갔다. 현재 치안의 질이 곧 삶의 질을 결정하고 안전이 경쟁력이 되는 시대에서 지역주민의 안전욕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지역 주민이 경찰에게 가장 바라는 것은 무엇보다 ‘범죄의 예방과 검거’를 통해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주고 사회 공공의 법질서
나는 젊은 시절 도시생활을 하다 화성으로 돌아왔다. 지금 생각하면 어떤 마음을 가지고 떠났는지, 그리고 어떤 계기로 돌아오게 되었는지 잘 설명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내가 살고 있는 곳의 흙냄새와 가을이면 풍겨오는 포도향기, 그리고 차를 타고 지나가며 보이는 황금 들녘과 그 옆 바다에 반사되는 저녁 노을이 좋다. 우리는 편리하기 위해서 땅을 아스팔트로, 콘크리트로 덮고 있다. 하지만 결국 그 답답함을 견디지 못해 주말이면, 휴가철이면 산과 바다, 계곡 등으로 흙을 찾아 떠난다. 또는 앞으로 흙과 함께 살아가리라 다짐하며 귀농을 하기도 한다. 내가 화성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아직 흙이 남아 있었던 덕분이다. 화성 서부지역에 사는 주민은 이렇게 흙이 좋아서 남아있고, 앞으로 흙이 그리워서 찾아오는 이들을 위해 이 땅을 지키고 있다. 화성으로 군공항 이전을 요구하는 사람은 여기에서 왜 우리가 살아가는지 알지 못한다. 머릿속에 개발로만 가득 찬 사람들은 이 땅의 진정한 가치를 보려고 하지 않은 채 지역개발과 마을 소득 같은 것으로 사과를 문 뱀처럼 유혹하고 있다. 군공항이 그렇게 개발에 주민소득에 좋은 것이라면 왜 멀리하려고 하겠는가. 일부 언론에서는…
‘경찰’은 국가사회의 공공질서와 안녕을 보장하고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보호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항상 국민의 가장 가까운 곳에 존재하며, 치안을 위해 묵묵히 맡은 바 일을 성실히 수행한다. 요즘 시대엔 인권의 중요성 및 인권강화에 따라 국민의 인권을 보장 및 보호를 위하여 제도와 시책들이 다양한 형태로 시행되어 오고 있다. 그렇다면 경찰관의 인권은 보장 받고 있을까? 경찰관들은 아직 시민사회의 보편적 인권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일선에서 근무를 하다보면 아이부터 노인까지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주로 야간에 주취자들의 이유 없는 폭언과 악성 민원 등에 시달릴 때도 있지만 아이들이 해맑게 웃으며 손짓하고, 지나가는 시민들의 수고한다는 말 한마디에 힘을 얻기도 한다. 솔직히 근무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는 없지만 경찰관이기 때문에 언제나 냉정하고 객관적인 자세로 업무를 수행하는 감정컨트롤이 필요하다. 나이어린 학생이나 주취자들이 부모님 연배의 선배들에게 욕설 등을 하는 것을 보면 마음 한 켠에 씁쓸한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 먼 훗날에 내가 나이를 먹으면서 겪어야 할 모습이기도 하다.
얼마전 부산, 강릉의 청소년 범죄를 보면 연령은 계속하여 낮아지고 어느 성인 범죄보다 잔인하여 우리를 놀라게 하고 있다. 이는 현재의 우리 교육제도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교육은 언젠가부터 교육을 위한 진학이 아닌 진학을 위한 교육이 되어버렸다. 몇 과목 학업성적을 기준으로 삼아 명문대학 진학에 성공한 무리들에게는 ‘승자’라는 이름을, 진학에 실패한 무리에게는 ‘패자’라는 이름을 주고 있지 않은가? 어느 학교는 교육 과정중에 이미 승자와 패자를 결정하고 무리를 갈라 차별화 된 교육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 속 패자로 불리는 학교부적응 학생들은 그들만의 집단을 만들고 범죄와 일탈로 학교와 가정에서 받아야 할 사랑을 자기들끼리 주고받으며 위안을 찾고 있는 것이라 필자는 생각한다. 이제는 이러한 학생들을 다시 본연의 자리인 학교와 가정의 품으로 돌아오게 하는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단지 학교와 몇 명의 문제성 학생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문제라 생각하는 의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시각에서 인천경찰은 청장님을 중심으로 학교 내·외를 불문하고 학교폭력
상생의 문화나눔으로서의 문화바우처 사업이 2011년 들어서는 공연뿐 아니라 영화, 서적 구입 등 문화예술 전반에 걸쳐 확대 실시되고 있다. 그간 문화바우처 사업이 온라인으로 진행될 때는 혜택이 공연과 간혹 영화도 가능했지만, 지금의 문화바우처 제도는 도서, 음반의 구입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이러한 문화복지의 확대는 ‘행복, 공적인 지원과 서비스를 통해 생활의 안정과 충족’에 있다. 따라서 문화바우처는 객관적으로 문화를 향유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문화 소외계층에게는 대단히 중요한 시책이다. 이것은 문화 인프라의 기초체력을 유지·향상시켜 정치, 경제와 함께 문화예술이 사회의 성장 동력을 만들어내고, 이를 통해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2005년부터 시작된 이 제도가 과연 잘 정착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공연에서부터 시작한 문화바우처가 이제 가구당 5만원 한도 내에서 카드를 발행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기업에서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 제공되는 문화복지카드 지원 사례와 유사하며, 대부분 공연예술을 소비하기보다 영화나 도서구입 그리고 학원비, 헬스장 회원비 등에 더 많이 할애하고 있다.
지난 20일 ㈔경기언론인클럽이 개최한 ‘6·13 지방선거 어떻게 치를 것인가’ 주제 초청토론회에서 나온 주장들을 이 나라 정책 입안자들과 유력 정치인들이 새겨들어야 한다. 이 토론회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제대로 된 지방자치를 생각해보자는 의도로 기획된 것이다. 이날 주제는 ▲기초단체장·의원 정당공천 폐지문제 ▲여성할당제 ▲교육감 러닝메이트제 ▲선거연령 인하 등 4가지였다. 지방자치와 우리나라 정치현실을 고민하는 이들의 관심을 끌만한 주제였다. 패널로 나온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부대표, 박상철 경기대학교 부총장, 김광범 중부일보 편집국장, 김기홍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광주전남네트본부장, 소순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위원장 등은 깊이 있는 주장을 펼쳐 청중들의 공감을 샀다. 첫 번째 주제인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정당공천 폐지’는 패널 모두 기본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이었다. 소순창 위원장은 “다수의 국민은 중앙정당과 정당공천에 상당히 부정적이다. 중앙정부가 지방정부 정치를 재단하는 현재의 상황에선 정당이 신뢰를 얻고 정상화될 때까지 잠정적으로 정당공천을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머지 사람들도 이에 공감하면서 정당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지적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에 축조된 만석거가 지난 18일 국제관개배수위원회(ICD)에서 세계관개유산으로 선정되었다. 우리나라는 작년에 국제관개배수위원회에 수원의 축만제와 김제의 벽골제를 신청하여 세계관계유산으로 선정되었었다. 올해에는 만석거를 신청하여 국제관개배수위원회의 세계유산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얻게 되었다. 국제관개배수위원회는 유엔 산하기구로서 전 세계의 농업활성화를 위한 수리기반을 연구하고 보존하며 이를 지원하는 국제기구이다. 이 기구에서 선정된 역사적인 저수지 혹은 농업용 관개시설들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선정하는 세계유산과 거의 동급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경기도의 대표적인 저수지인 만석거의 세계관개유산 등재는 매우 의미있는 것이 아닐 수 없다. 사실 만석거는 조선후기 농업개혁의 출발지이다. 정조는 화성축성의 근본 이유를 만석거와 같은 농업용 저수지를 만들고, 저수지 인근에 국가소유의 국영농장인 대유둔을 설치하여 토지없는 백성들이 안정되게 농사를 짓게하는 혁신을 추진하고 이를 성공시켜 8도에 보급하여 백성들을 행복하게 하기 위함이라고 하였다. 즉 화성신도시 건설이 백성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자 하는 개혁사상에서 출발한 것이고 그 중심에 만
덴마크는 원래 큰 왕국이었다. 지금의 노르웨이, 스웨덴을 포함한 스칸디나비아 반도 대부분이 덴마크 영토였다. 특히 북해를 중심으로 해상권을 확보한 강력한 함대를 지닌 국가였다. 그러나 19세기 나폴레옹이 등장하면서 유럽은 소용돌이치게 되었다. 그 소용돌이 속에서 덴마크는 나폴레옹과 동맹하는 국가가 되었다가 나폴레옹이 몰락하면서 함께 기울어지게 되었다. 긴긴 전쟁에서 패전하게 되면서 덴마크에는 고아와 과부와 상이군인들만 남게 되었다. 그룬트비히는 23세 되었을 때 조국의 수도 코펜하겐이 영국 함대의 포격으로 불바다가 되는 광경을 눈으로 보았다. 그러한 그는 적국인 영국을 방문하는 동안 역사를 보는 눈이 열렸다. 바야흐로 산업혁명이 진행되는 시대여서 영국만이 아니라 유럽 다른 나라들 역시 청년들이 도시로 몰려들어 농촌이 황폐해가는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다. 그때 그의 뇌리에 섬광처럼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그 생각이 덴마크의 운명을 바꾸었다. 영국 청년들이 도시로 몰려가는 시기에 덴마크 청년들은 농촌으로 가게 하자, 그들에게 하늘사랑, 조국사랑, 사람사랑을 가르쳐 농촌으로 흙으로 돌아가게 하자는 생각이었다. 영국에서 귀국한 그는 청년들에게 조국사랑, 국토사랑의…
하늘이 떴다. 좀처럼 뜨지 않던 하늘이, 내리천 둑방길 걷다 문득 올려다 본 그곳에 구름 몇 장 흩뿌리며 환하게 떠올랐다. 쪽빛 뚝뚝 떨어져 내릴 듯 청아한 눈으로 내려다보는 저 가을 하늘을 마주하면 나는 영락없이 아이가 되고 만다. 만 가지 말을 머금고도 함부로 쏟아내지 않는, 한없는 품을 갖고도 자랑하지 않는, 늘 그 자리 지킬 줄 아는 어버이 같은 저 하늘을 나는 참 좋아한다. 찬찬히 들여다보면 하늘의 낯빛은 마치 사람과도 같다. 오늘처럼 만삭의 알곡들을 지천으로 흩뿌리고 샛길, 둑방길, 산 언덕배기 드문드문 코스모스 꿈인 듯 뿌려놓은 가을이면 점잖게 높이 떠 빙그레 웃고 있다. 마치 그 옛날 가을걷이 한창인 논밭을 뒷짐 지고 걸으시던 아버지처럼 말이다. 꽝꽝 언 도심을 회색으로 기웃거리던 겨울 하늘은 봄 더불어 화색이 돌다가 여름이면 이글거리는 태양에 맞서 대지를 보살피느라 낮게 부산을 떠는 듯도 하다. 마치, 갈등에 시달리다 뿜어내는 한숨같은 비, 우르르 쾅쾅 한꺼번에 쏟아내는 그 날 그 하늘은 감히 바로 보지 못하고 저만치 떨어져 우두커니 보게 된다. 마치 성난 아버지의 낯빛처럼 그렇게 두려움의 대상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먼저 손 내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