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는 지난주 상가번영회의 명암을 4회 연속기획으로 짚어보았다. 상가번영회의 상당수가 본디 구실과는 거리가 먼 조직으로 전락한, 안타까운 현실의 돌파구를 모색해보자는 취지다. 현재 경기도내에는 187개의 상인회 혹은 상가번영회가 등록돼 활동 중이다. 이보다 규모가 작은 상가번영회도 각 시·군마다 여러 개 운영 중이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상인 간의 친목을 도모하고, 공동 발전을 기획 실행한다는 본연의 목적을 살리는 번영회는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기획보도에서 드러난 대로 이웃 상가를 헐뜯는 민원이나 제기하고, 회원 자릿세를 거둬 어디에 쓰는지도 모르는 구태의연한 번영회가 많다는 게 부인하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판단된다. 물론 본디 목적에 충실한 번영회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은 번영회 발족 이후 관성에 따라 운영하다보니 제 역할이 뭔지 잃어버린 게 사실이다. 일부 번영회가 이웃 상가를 상대로 도로 무단 점용 민원을 계속 제기하는 이유를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치열한 경쟁에서 그렇게라도 하는 것이 소속 상인들을 위하는 길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민원이 하루 수십 건씩 밀려드는 판에 이런 일이나 한다고 무엇이 달라지겠는가. 가뜩이나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은 국도 1호선이 관통하고 있는 교통의 요충지이자 행정·금융·문화의 중심지다. 수원시청과 팔달구청을 비롯해 백화점·증권·은행·대형 상가가 밀집돼 있는 데다 아파트 밀집지역이다. 또 문화의 중심지로서 경기도 문화예술회관, 수원시 야외음악당, 수원청소년문화센터 등 각종 문화예술 밀집지역이다. 가히 1번지라고 할 만하다. 그러나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있는 법, 시청 뒤 일명 ‘박스’ 지역에는 각종 유흥업소가 불야성을 이룬다. 이 가운데는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는 불법 성매매업소나 유사 성행위업소도 음습한 곳에서 기생하고 있다. 당연히 민원이 많기로 소문난 곳이어서 공직자들이 쉴 틈 없이 바쁘다. 번듯한 거리나 대형 마켓, 대단위 아파트단지 이면에는 오래되고 낡은 주택가도 있어 대조를 이룬다. 특히 재개발지역에는 방치된 빈집과 폐가가 30곳이 넘는다. 재개발이 수년째 지연되어 지역 슬럼화가 매우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 빈집 하나를 허무는 데 드는 예산이 1천만원이나 된다고 한다. 그렇다고 방치하면 흉물이 된다. 청소년들의 탈선공간이 될 수도 있다. 여기서 인계동의 역발상이 시작된다. “어차피 허물어도 예산이 든다면 차라리 다른 방식으로 활용
사람은 자기가 있는 위치에 따라 보는 눈이 달라진다는 뜻이다. 맹자에 孔子登東山而小魯登泰山而小天下 故觀於海者難爲水遊於聖人之門者難爲言이라 했다. 공자가 자기가 살고 있는 魯(노)나라의 조그만 동산에 올라가서 노나라가 작다는 것을, 태산에 올라가서는 천하가 작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기 때문에 바다를 구경한 사람에게 보통 강물 따위는 물같아 보이질 않는 것이고, 성인의 문하에서 배운 사람에게 웬만한 말은 말 같이 들리질 않는 것이다. 사람은 어디에 서서 세상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 크기와 넓이가 달라진다. 학문도 마찬가지다. 옛것을 바탕으로 공부하되 더욱 새로운 방향으로 연구해 나아가지 않으면 마치 고여 있어 썩는 물이 되고 마는 것이다. 그래서 위대한 학자들은 溫故知新(온고지신)과 法古創新(법고창신)의 정신개조를 두드렸던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내가 다른 사람보다 높은 위치에 있어 밑을 내려다 볼 수 있다는 만족감은 가질 수가 있겠으나 그것이 최고인양 우쭐대거나 떠벌이는 것이야말로 지극히 어리석은 짓이니 정말로 경계하고 또 경계해야 할 일이다.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
성남시가 만 1년 전 설립 재추진에 들어간 후 극한 대립·숱한 우여곡절 끝에 최근 성사된 성남도시개발공사. 민선 5기 이재명 시장은 민선 4기에 시작된 설립추진에 마침내 종지부를 찍으며 자그마치 7년여 만에 성남시에도 독자 개발기구를 두게 됐다. 이 시장은 본시가지 주택정비사업을 비롯 대장동 도시개발 등 다양한 독자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도시개발공사가 설립돼야 한다는 주장을 펴왔고, 이에 맞선 성남시의회 새누리당협의회는 당론으로 저지에 나서 설립 성사가 요원한 이야깃거리로 내비쳤다. 번번이 시의회에 상정된 공사설립 조례안이 지난 2월 제193회 임시회 시 민주당과 새누리당 일부의원의 가세로 가까스로 통과돼 절반의 성공을 거둔 시 집행부는 설립 자본금 추경안 통과에 나서 결과적으로 최근 열린 제197회 정례회 본회의장에서 50억원의 공사설립자본금이 의결돼 바야흐로(?) 도시개발공사 시대를 맞게 됐다. 이재명 시장은 연초 기자회견서 공사 규모를 축소하고 사업추진 때 시의회 승인을 받겠다는 등 규제 장치를 마련, 이때부터 판세가 기운 게 아닌가 싶다. 관련 조례가 통과된 데 이어 설립자본금까지 마련돼 본격적인 설립 작업에 들어간 시와 성남시설관리공단은…
최근 계속되는 막말정치로 정치가 혼탁하게 돌아가고 있다. ‘귀태’ 논란으로 촉발된 여야의 대립은 국정원 대선개입에 대한 국정조사와 국회일정을 파행으로 이끌고 간 바 있으며 급기야 최종 당사자인 대통령이 정치인의 언어사용에 대해 신중함을 주문하는 사태에까지 이르렀다. 한국정치에서 막말은 여야를 가릴 것 없이 자행되어 왔다. 그러나 작금에 전개되는 막말정치는 이전보다 더 저급한 표현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는 과거 권위주의 시절이나 독재정치 시대에도 없었던 현상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그것을 통제할 어떤 제도적 장치가 존재하는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국회 윤리위원회가 있으나 이 위원회는 그 존재 이유를 상실한 지 오래이며 각 정당의 자기 식구 감싸기와 솜방망이 조치로 유명무실하다. 품격 있는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정치인의 첫째가는 덕목이자 국민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이다. 정치권에서 이해관계의 갈등이나 이슈를 중심으로 하는 격렬한 논쟁은 그것들이 끝나면 잊히지만 예의를 저버린 막말은 두고두고 회자되며 사람들의 얼굴을 붉히게 만든다. 막말정치에 비춰진 한국정치의 자화상은 일그러져 있으며 정치인들은 그것을 보기가 부끄러워야 한다. 그들의 자화상을 지
2012런던올림픽 개막식에서 성화 점화 못지않게 궁금증을 자아냈던 것이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모자 색깔이다. 여왕은 이날 분홍빛깔의 모자를 쓰고 나와 평화라는 간접 메시지를 전달했다. 영국여왕의 트레이드마크는 이처럼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모자다. 그리고 행사 때마다 모자색깔과 패션을 통해 국민들에게 다양한 마음을 선사한다. 여성지도자의 다채로운 패션은 사람들의 흥미를 끈다. 패션 자체에 대한 미적 감상도 이유지만, 패션을 통해 읽히는 메시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성지도자의 옷은 단순한 의복으로 여기지 않는다. 또 머리모양이나 착용하는 모자 브로치 스카프 등의 액세서리도 그냥 장신구로 보지 않는다. 여성지도자들도 그 속에 호소력 짙은 의지를 담고 국민과 소통하는 통로로, 때론 자신의 리더십 발휘나 협상력 강화 수단으로 삼는다. 옷 색깔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여성지도자는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돋보인다. 독일 최초 여성 총리인 메르켈 총리는 단추 세 개짜리 재킷이 고정패션이다. 때문에 옷의 이미지는 비슷비슷하지만 색상은 매우 다양해 빨강 초록 노랑 검정 등 90가지가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행사 성격에 따라 입는 색깔이 다르다. 온화한 메시지를 주
김관진 국방장관이 미국 측에 2015년 말로 예정돼 있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시기를 다시 연기하자고 제안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의 이 같은 언급이 나오자 국방부는 황급히 ‘재연기’가 아니라 “북한 핵 문제 등 안보 상황을 중요한 조건으로 고려하면서 전작권 전환 준비를 점검해 나가자는 제의”였다고 해명했다. 이건 해명이라기보다 실토에 가깝다. 어떻게든 전작권 문제를 재논의 테이블에 올리겠다는 뜻으로 들린다. 예정대로 전작권을 환수하겠다던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 바뀐 것인가. 그렇다면 명확한 이유를 제시하고 국민들의 뜻을 다시 물어야 한다. 제 나라 군대를 지휘할 권리를 남의 나라에 의탁하는 국가는 국가가 아니다. 1994년 평시작전통제권을 환수한 이유도, 당초 2012년 4월 17일 전시작전통제권을 환수하기로 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 들어 2015년 12월 1일로 한 차례 연기되기는 했으나 국민들은 이번에야말로 확실히 전작권 환수가 이뤄지리라 믿었다. 국방부에서는 올 봄 북의 3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을 근거로 재연기론의 불을 지폈다. 그러나 북의 핵과 미사일은 더 이상 연기의 명분이 되지 못한다. 비대칭 전력인 핵과 미사일
재물을 움켜쥐면 다른 사람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뜻으로 재물이나 자리에 눈이 멀면 주변을 살피지 못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회남자란 책에는 逐獸者目不見太山 嗜慾在外則明所蔽矣(축수자목불견태산 기욕재외즉명소폐의)라 하여 ‘짐승을 좇는 사람의 눈은 큰 산을 보지 못하고 즐기고 욕심이 밖에까지 있으면 곧 밝음이 가리워진다’라고 적고 있다. 아무리 크고 아름다운 태산에 들어가도 짐승을 좇는 자의 눈에는 산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된다는 뜻이다. 명예와 이욕에 미혹된 사람은 곧 도리를 져버린다는 말인데, 逐鹿者不見山(축록자불견산)이란 말도 이와 같다. 사람이 어느 한 곳 또는 한 가지 일에 마음을 빼앗기는 사람은 정말 보아야 할 곳을 못 보게 되는 수가 있다. 오직 성공만을 꿈꾸고 돈에만 눈이 멀어 있는 사람은 곁에 있는 사람들을 잃게 되고 한번 떠난 사람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아 나중에 반드시 후회하게 된다는 경계의 글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 보면 眼下無人(안하무인)식으로 남을 대하는 이들이 매우 많다. 20여 년 전의 일이다. 일제 강점기에 머슴살이하고 두부장사를 하면서 많은 재산을 모은 아버지를 둔 어느 친구는 일하지 않고 살아도…
최근 복지관련 문제로 연일 기사가 넘치고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복지문제로 국가 경제의 뿌리마저 흔들릴 지경이다. 국가의 경제도 생각해야 되고, 삶의 복지도 생각해야 되는 것에는 어떠한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정부의 획일적인 복지관련 재정적 지원에는 많은 이견이 있을 수 있다. 무엇보다 혜택을 받는 사람들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하는 것이 진정한 복지가 아닐까? 이제는 최고의 프로그램을 동원하는 한이 있더라도 다양한 욕구를 최대한 반영하는 것이 진정한 복지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 무상급식이 한창 이슈가 된 적 있다. 학생들의 무상급식도 중요하지만 노인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최근에는 노인복지 문제 역시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시·군·구 3곳 중 1곳의 노인 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사회가 됐다고 한다. 특히 전남은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가 20.4%로 초고령사회로 접어들었으며, 경북·전북·강원은 14% 이상으로 고령사회가 되었다. 이처럼 빠른 속도로 고령화되고 있는 현실은 적지 않은 사회적 문제를 수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당장 국민연금이나 의료보험의 재정적인 문제가 있다. 또
한때 세계사를 주름잡았던 민족들은 거의 모두 기마민족이었다. 가장 대표적인 민족은 칭기즈칸의 몽골족으로 인류 최대 제국을 건설했다. 아틸라의 훈족, 코삭 또는 카자흐족 등은 모두 기마민족이었다. 로마군단을 전멸시켰던 파르티안 샷(달리는 말에서 몸을 뒤로 돌려 활을 쏘는 배사법)의 파르티아도 기마민족이다. 최강이라던 로마군단은 이민족이라고 무시했던 기마민족들에게 유린당하고 로마제국은 무너졌다. 중국 한족을 끝없이 괴롭히고 지배한 민족도 기마민족이었다. 고구려와 흉노, 거란, 여진, 만주족 등은 기마민족이었다. 물론 지금은 기마전술이 필요한 시대가 아니다. 그렇지만 아직도 승마는 선진국 국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스포츠 가운데 하나다. 호연지기를 기를 수 있고, 동물과의 교감을 통해 정서를 키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장애인들에게는 몸과 마음의 재활치료 수단으로 각광 받고 있다. 말과 교감을 통한 심리치료는 물론 말 타기 활동을 이용한 신체발달과 운동능력 향상에 탁월한 효과가 있음이 밝혀졌다. 특히 뇌성마비환자나 뇌기능 손상 등의 신체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재활승마가 우리나라에는 도입된 지 얼마 안 됐지만 선진국에서는 장애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