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민은 통신업계 ‘호갱이’인가?” 선뜻 아니라는 답을 내놓을 수가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삼성, LG, 팬택 등 전 세계를 주름잡는 휴대전화 제조회사를 배출하고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휴대전화를 비싸게 구매하는 현실이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아가는 우리의 현주소다. 사용자 4명 중 1명이 구입한 지 1년 이내에 휴대전화를 바꾸며 OECD 주요 국가 중 최고 수치를 기록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관련업계 추정에 따르면 8조원이 넘는 통신3사의 마케팅비용 중 6조원 정도가 보조금으로 소요되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 휴대전화는 해외에 비해 20~30%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는데 부풀려진 출고가가 문제시되고 있다. 통신사와 제조사가 담합해서 휴대전화 가격을 부풀린 뒤 보조금을 지급, 싸게 파는 것처럼 소비자를 현혹하고 있는데 이 행태가 업계의 관행으로 묵인되고 있는 실정이다. 휴대전화를 자주 교체하게 되는 것도 많은 보조금을 제공하며 단말기의 조기 교체를 유도하는 이통사들의 과열 마케팅을 주범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폰 가격을 비싸게 부풀리고, 비싼 요금제를 선택해야만 보조금을 많이 지급해, 소비자들에게 비싼 요금제도 가입
경기도가 지난 21일 협동조합 비전 선포식을 갖고 협동조합 발전에 적극 나서겠다고 천명했다. 협동조합 운동에 획기적인 전기가 될지는 앞으로 두고 볼 일이나 새로운 흐름에 적극 부응하겠다는 의욕을 일단 높이 평가한다. 특히 경기대, 한경대 등 도내 6개 대학 및 대학교수와 협동조합 전문가 20명으로 멘토 지원단을 꾸렸다는 점이 돋보인다. 청년층에 협동조합의 가치를 확산시키겠다는 취지가 뚜렷이 드러난다. 멘토 지원단에 참여한 대학들은 청년리더 육성을 위해 각 대학이 보유한 인적 물적 자원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전 세계 협동조합의 최고 성공사례로 알려진 스페인 몬드라곤의 경우도 애초 시작은 청년들의 기술학교였다. 호세 마리아 신부가 세운 기술학교 졸업생 5명이 1956년 울고르라는 협동조합을 처음으로 설립하고 석유난로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현재 몬드라곤협동조합기업은 제조업과 생활협동조합은 물론 교육과 서비스, 금융까지 아우르는 120개 협동조합의 연합체로서 10만명이 넘는 노동자의 일터다. 울고르는 주방제품의 세계적 브랜드인 파고르(FAGOR)로 성장했다. 청년과 대학에서부터 협동조합 비전을 펼쳐나가기로 한 경기도의 구상도 이처럼 좋은 결실을 거두기 바라는 마
지난 18일, 익산문화재단과 문화원 사람들이 수원시를 찾았다. 수원문화재단이 주최하고 수원문화원이 진행하는 ‘지역문화예술교류’ 프로젝트였다. 두 도시는 일제강점기 시절 수탈의 아픈 역사가 남아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는데, 수원은 수여선과 수인선이, 익산은 군산선이 존재했다. 이에 수원과 익산은 역사를 공유하기 위해 상호 교류키로 하고 철도의 흔적을 돌아보게 된 것이다. 수인선과 수여선, 그리고 군산선은 폐선된 지 오래다. 익산에서 출발해 군산으로 이어지던 군산선은 쌀을 수탈하기 위한 철로였다. 생산량의 60%에 해당하는 미곡이 군산항을 통해 일본으로 송출됐다. 수인선 역시 곡물과 해산물, 소금 등을 인천으로 운송해 일본으로 보내기 위한 철로였다. 식민지 수탈을 위해 내륙과 항구도시를 연결하는 노선이었다는 점에서 두 노선의 역할은 비슷하다. 수인선은 국내 유일의 협궤열차였다. 1937년 개통되어 1995년까지 수원과 인천을 잇는 교통수단으로 서민들의 향수와 낭만을 간직했던 수인선엔 모두 17개의 정거장(임시정류장 포함)이 있었다. 수인선이 운행될 당시 재미난 일화도 많았다. 거짓말 같지만 건널목에서 1t 트럭에 받혀 뒤집어진 이야기, 빗물에 쓸려 떠내려간 이
아직도 독일에서는 히틀러가 쓴 「나의 투쟁」에 대해 출판을 금지하고 있다. 법으로 나치를 찬양하는 책의 배포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의 진짜 출금(出禁) 이유는 나치 피해자에 대한 배려다. 히틀러는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주범이다. 그로 인해 전 세계가 피해를 입었다. 특히 수백만 유대인들은 그의 잘못된 역사의식과 집념으로 무고한 죽임을 당했다. 「나의 투쟁」은 이런 독재자 히틀러의 반 민주주의적 사상과 반 유대주의적 세계관을 주장하는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히틀러는 1919년 나치스를 조직하고 국수주의 운동을 전개하다 1923년 11월 혁명으로 수감된다. 이 책은 그때 집필한 것이다. 그리고 1945년 히틀러가 자살하고 전쟁이 끝난 뒤 바로 출금됐다. 독일은 저자의 사후 70년 뒤 저작권 보호가 종료된다는 저작권법이 있다. 따라서 오는 2015년 말 이후에는 출판이 가능하다. 하지만 독일 정부는 계속 출판 금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나치 치하에서 「나의 투쟁」은 대단한 인기를 누렸다. 국민의 필독서며 나치즘의 경전으로까지 평가받았다. 발행부수도 1천만부 이상이나 됐다. 그러나 실제적인 평가는 가혹하기 이를 데 없다. 내용이
한시간?/백무산 여름낮 한시간 동안 나무는 얼마나 많은 일을 할까 겨울밤 한시간 동안 나무는 얼마나 깊어질까 그걸 왜 한시간이라고 하지? 햇살 가득한 봄날 한시간 동안 새들은 가슴이 얼마나 두근거릴까 산들 가만히 눈을 감는 가을 저녁 한시간 동안 새들은 얼마나 쓰린 허공을 날아야 할까 그걸 왜 한시간이라고 하지? 겨울밤 한시간 동안 생산한 견직물과 여름낮 한시간 동안 생산한 견직물의 양과 비가 오는 낮 한시간 동안 만든 시계와 눈이 오는 밤 한시간 동안 만든 시계의 양이 똑같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건 얼마나 대단한 발견이었을까? 그래서 시간은 발견된 것이 아니라 발명된 것이라는 사실을 발견한 건 얼마나 혁명적 사건이었을까? 모두가 모든 때에 모든 몸에 같은 규격을 착용하고 다니면서부터 세상은 얼마나 바뀌었을까? 시간은 인생이 아니라 윤리일 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인간은 그로부터 얼마나 사생결단을 하는 것일까? 출처 - 백무산 시집 『그 모든 가장자리』- 2012년 창비 여름낮 한 시간과 겨울밤 한 시간은 무게와 질량에서 댈 것이 아니다. 비가 오는 낮과 눈이 오는 밤도 마찬가지로 밀도와 충일함에서 비교할 수가 없다. 그런데 우리는 한 시간이라고 똑같이 획일화
우리나라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낮고 세계 최저 수준의 저출산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정부에서는 출산 및 양육에 대한 국가적 책임을 강화해 나가고 있으며, 특히 육아 부담을 줄이고 보육에 대한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 수많은 정책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스웨덴은 선별주의적 보육에서 보편주의적 보육제도로 보육에 대한 공적 지원을 공식화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대다수의 외국 보육시설 입소자격은 맞벌이 부부, 저소득층 등과 같이 보호자가 자녀양육을 책임질 수 없는 경우에 한하여 제공되며, 보육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보호자에게만 보육비용이 지원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0~2세 무상보육을 시작하면서 보육시설에 다니는 아이들만 지원하는 바람에 가정에서 엄마가 돌보던 아이들까지 한꺼번에 보육시설에 몰려들어 이른바 ‘보육대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2013년부터는 만 5세 누리과정의 경우 보육시설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월 10만 원의 양육수당이 지급되는데, 양육수당은 시설 이용 아동수당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따라서 앞으로 보육시설 이용 아동과 보육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아동을 똑같이 지원할 수 있도록…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본선 무대를 밟은 한국이 1986년 멕시코 월드컵부터 2014 브라질 월드컵까지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 진출이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아시아에서 8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8회 이상 월드컵 본선 연속 진출에 성공한 나라도 세계적으로 한국을 포함해 6개국밖에 되지 않는다. 최다 우승국(5회) 브라질이 1930년 우루과이 대회부터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하는 2014년 대회까지 20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고 독일(1954∼2010년 15회 연속·총 17회)과 이탈리아(1962∼2010년 13회 연속·총 17회), 아르헨티나(1974∼2010 10회 연속·총 15회), 스페인(1978∼2010 9회 연속·총 13회)이 그 뒤를 잇는다. 기록만으로는 ‘축구 강대국’과 어깨를 나란히 해도 손색이 없다. 하지만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이 끝난 상황에서 한국 축구는 비난을 받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대한축구협회는 2010년 7월 21일 조광래 전 감독에게 대표팀을 맡기면서 본격적으
극장 공간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서양 예술은 왕족, 귀족, 부유계층 등 특권층의 전유물로 출발했으며, 이들의 취향에 맞는 궁정음악, 오페라, 순수미술 등이 그 중심에 있었다. 그러니 대중의 예술 참여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2차 세계대전을 전후로 고급예술의 대중화가 시작되었는데 복지국가 이념에 따라 예술도 공공재의 하나로 인식해 대중이 저렴한 가격으로 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국가가 지원하는 정책이 적극적으로 시행된 것이다. 현대에 이르러 예술의 개념은 건물 중심의 제도권 공간에서 소수의 예술가와 참가자 사이에 이루어지는 일방적 소통과 교류를 넘어서 새로운 소통의 공간을 찾아 나선다. 예술에 대한 인식, 예술과 사람의 관계, 예술가와 그들이 속한 공동체와의 관계, 사회변화를 위한 예술의 역할 등을 새롭게 모색하고, 주류 예술세계의 대안을 제시하는 공동체 예술의 개념도 적극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거리로 나선 예술과 축제가 큰 특징 중 하나다. 우리 공연예술은 근대화 과정에서 실내를 중심으로 하는 서구 공연예술에 주도적인 자리를 내어주기는 했지만 전통예술인 연희나 의례는 공간 활용과 담아낸 철학이 매우 현대적이고 진보적이었던 셈이다. 제의와 놀이 결
김문수 경기도지사, 송영길 인천시장, 박원순 서울시장이 엊그제 회동을 갖고 발등의 불인 무상보육 등과 관련해 중앙정부에 해결책을 촉구하는 공동합의문을 내놓았다. 세 지자체가 숙의해야 할 수도권매립지 문제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수도권 광역단체장들이 긴급현안에 대해 공동 대응을 선언했다는 점은 가벼이 볼 일이 아니다. 중앙정부와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고까지 하기 어려우나 절박한 재정문제 등을 조속히 풀기 위한 압박이라는 의도는 분명히 했다. 향후 중앙정부와 국회의 대응이 주목된다. 세 단체장은 무엇보다도 무상보육 중단사태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 중앙정부가 지방재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상교육 확대를 밀어붙이는 바람에 지자체의 부담이 급증했다. 추가 부담액만 경기 4천455억원, 인천 578억원, 서울 3천711억원에 이르러, 이대로라면 곧 무상보육이 중단될 위기에 처해 있다. 그런데도 무상보육 국고보조율 상향을 골자로 하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은 국회 법사위에 7개월째 묶여 있다. 생색은 중앙정부가 내고 부담은 지방정부가 뒤집어쓰게 된 꼴이다. 세 단체장은 올해 분 국고보조를 조속히 시행하고, 앞으로는 보육사업을 전액 국비지원 사업으로 전환하는
지난 19일 오전 수원시청엔 100여명의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수원지역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북수원민자도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 회원들이다. 이들은 손에 손을 잡고 수원시청 전면과 좌우 측면을 에워쌌다. 이른바 ‘인간띠’다. 이들은 “북수원민자도로는 추진과정에서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중대한 하자가 있고 심각한 환경피해와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가 우려된다”면서 “수원시는 북수원 민자도로 건설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대위는 유관부서 공무원들의 불법행위를 철저히 감사해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도로를 계획한 기획재정부, 경기개발연구원, KDI, 수원시 등에 대한 감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공대위는 북수원민자도로 계획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정에서 편법, 불법이 있었다며 건설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45일간 진행하기도 했다. ‘교통체증해소를 위해 도로를 만들겠다는데 왜 이리 난리들인가?’라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공대위 회원들이 손을 잡고 시청을 둘러쌌던 그날 오후 자타가 공인하는 환경운동가 염태영 수원시장은 수원북중학교 학교 숲 야외학습장 개장식에 참석, 환경의 중요성을 역설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그런데 왜 북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