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토끼를 잡으려다 집토끼 놓친다’는 속담이 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 가치를 평가절하하고 남이 가진 것을 선호하는 심리는 누구에게나 있다고 보는데, 자칫 잘못하면 숲속에 있는 새에 욕심을 부리다가 손 안에 있는 한 마리의 새마저 놓쳐버리는 경우가 있다. ‘담장 너머의 잔디가 더 푸르다’고 했던가? 사람들은 항상 이웃의 소가 우리 소보다 더 많은 우유를 생산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분명히 똑같은 분량을 생산하고 있는데도 자기 것보다 더 많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고, 심지어는 자기 것은 하찮은 것으로 착각하게 된다. 남의 떡이 더 크게 보인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이 밝혀낸 실험결과에 따르면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할 때 같은 행동을 하는 다른 사람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판단을 하기 힘들다는 결론을 입증했다. 예를 들어 같은 중량의 물건을 들고 있는데도 다른 사람의 상자가 더 가볍게 보인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부피는 같지만 중량에서 차이가 나는 150g과 750g의 상자를 들게 하면서 다른 사람이 든 상자의 무게를 가늠하게 했는데, 가벼운 상자를 든 사람이 무거운 상자를 든 사람을 부러워한다는 결과를 확인하였다고
얼마 전 후배를 포함한 지인들과 차를 마실 기회가 있었다. 잠시 세상사는 이야기가 오고 가고 자연스레 자식 얘기 등 가정사로 이어졌다. 직장 못 구한 아들 이야기, 맡겨 논 외손자를 보는 애로사항, 자식 시집 장가보낼 걱정, 그들과 겪는 갈등과 고민 등등. 거기에 노후문제까지. 농반진반 속어로 ‘머리에 지진 나는 얘기’들을 푸념 섞어 하고 있는데 후배가 한때 유행했다며 이런 유머를 던져 모두 공감의 실소(失笑)를 자아냈던 기억이 있다. “잘난 아들은 국가의 아들, 돈 잘 버는 아들은 사돈의 아들, 빚진 아들은 내 아들” “사춘기가 되면 남남이 되고 군대에 가면 손님, 장가가면 사돈” “아들 낳을 땐 1촌, 대학에 가면 4촌, 군대 다녀오면 8촌, 장가가면 사돈의 8촌, 애 낳으면 동포, 이민가면 해외동포” “요즘 미친 여자란? 며느리를 딸로 착각하는 여자, 사위를 아들로 착각하는 여자, 며느리 남편을 아직도 아들로 착각하는 여자” 최근 부모 자식 간 시니컬한 관계를 우스갯소리로 패러디해 놓은 것이지만 씁쓸한 여운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그날 만난 후배와…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거만한 마음은 넘어짐의 앞잡이라는 말이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겸손은 사람들에게 최고의 덕목이지만, 겸손처럼 지키기 힘든 것도 없다. 그래서 부족한 겸손 뒤엔 항상 교만이 따른다. 교만은 남을 깔보고 자신을 높게 평가하여 반성함이 없고, 쉽게 우쭐거리는 마음을 뜻한다. 이 같은 교만이 지금 우리사회에 만연하고 있다. 특히 가진 자와 배운 자 사이에 팽배해 있다. 외모나 직업, 경제적으로 상대방을 판단, 막말과 위협적인 행동, 욕설은 보통이고 심지어 폭행까지 대수롭지 않게 한다. 기내에서 승무원에게 교만함의 극치를 보여준 포스코 이사가 어렵게 얻은 이사직을 고스란히 내놓고 회사를 떠났다. 그것도 여론의 뭇매를 맞고 씻을 수 없는 수치심이라는 낙인이 찍힌 채. 프라임베이커리 강모 회장은 지난 4월 자신의 외제차를 빼달라는 호텔 지배인을 폭행하는 만용에 가까운 교만을 부렸다가 회사까지 폐업했다. 그 회사는 KTX에 경주빵과 호두과자를 납품하던 잘나가는 회사였다. 교만이 그동안 어렵게 쌓아올린 부와 명예를 패망의 길로 이어지게 한 것이다. 그런데 엊그제는 남양유업 직원이 대리 점주에게 상스러운 교만함을 보이다가 속해있는 기업마저 어렵게…
이번 민주통합당 전당대회는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우선 비주류라고 불렸던 김한길 후보가 새로운 당 대표로 당선됐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하지만 더욱 이변은 이번 최고위원 선거에서 호남지역에 정치적 기반을 뒀던 후보는 모두 탈락했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이번 전당대회는 단순한 비주류의 전면 등장이 아닌, 호남지역의 민주당에 대한 민심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점에서 그 특징을 꼽을 수 있다는 말이다. 따지고 보면 지난번 대권후보 경선 때도 호남지역의 당심은 주류인 친노 측에 호의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모바일 투표라는 희한한 선거 방식 덕분에 민심과 당심이 모두 왜곡돼 호남 민심의 정확한 현황을 알 수 없을 뿐이었다. 그런데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모바일 투표라는 제도를 배제함으로써 비로소 정확한 호남 민심이 드러났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생각이다. 즉, 이번 전당대회에서 호남 당원들은 친노 주류에게 분명한 거부감을 드러냈다는 말인데, 이것은 민주당의 미래에 중요한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민주당의 지역적 기반은 분명히 호남에 있다. 그런데 바로 이 지역에서 주류가 친노인 민주당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일부는 민주당이 전국 정당으로 태어나야지…
중국 전국시대 방공(龐恭)이라는 이가 다른 나라에 볼모로 가는 길에 왕을 알현하면서 ‘전하 만약 지금 누가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하면 믿으시겠습니까’ 그러자 왕은 ‘그런 말을 누가 믿겠소’. 방공은 ‘그러면 다른 한 사람이 더 나와서 똑같은 말을 하면 믿으시겠습니까’. 왕은 ‘그렇다고 한들 누가 믿겠소’. 방공은 ‘만약 다른 한 사람이 더 나와서 똑같은 말을 한다면 어쩌시겠습니까’ 하니 왕은 ‘그렇게 되면 아마도 믿게 되지 않겠소. 세 번씩이나 같은 말을 하는데’. 그러자 방공은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날 리는 없습니다. 그런데도 세 사람이 똑같은 말을 하면 호랑이가 나타난 것이 됩니다’(夫市之無虎明矣 然而三人言而成虎)라고 하였다. ‘제가 먼 나라로 떠나고 나면 저를 모략하는 자들이 셋만은 아닐 것입니다. 부디 헛된 말을 귀에 담지 마시기 바랍니다.’ 방공은 자신이 나라를 떠난 뒤 자신을 거짓으로 비방하는 자가 있을 것을 염려해 이 같은 말을 하였는데 왕은 어떤 비방이나 거짓도 방관하지 않겠으니 잘 다녀오라 하였다. 방공이 떠나자마자 비방하는 자들이 나타났고 왕은 결국 의심하게 되어 그를 귀국하지 못하게 했다고 사기(史記)에 기록돼 있다. 공자의…
라면 상무와 빵회장에 이어 주말 내내 욕우유 파문으로 분노한 시민들이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각각의 사건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분노가 SNS를 통해 곳곳에 표출되었고, 기업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발 빠르게 대처했다. 포스코와 남양유업은 그들 기업의 구조적인 문제라기보다는 개인의 잘못으로 처리하기 위해 가해자들을 회사에서 쫓아냈다. 프라임베이커리는 매출의 95%를 코레일관광개발을 통해 유통해 왔는데 코레일 측에서 납품중단을 통지 받자 폐업결정을 했다. 회장의 실수로 16명의 종사자들이 실직자가 되었다.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가 땅에 떨어졌다고 개탄하기도 했고, 또 일부에서는 권력의 유무로 사회적 관계가 갑을관계로 재편되면서 낳은 병폐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설명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 어째서 한 기업의 임원이 여승무원을 폭행할 수 있고, 회사 상품을 판매해주는 대리점에 폭력적으로 강매와 욕설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회장이란 신분이 뭐라고 지갑으로 50대 종업원을 내리칠 수 있는지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이것은 비단 가해자들의 비정상적인 태도나 성격에서 기인된 문제로 보기엔 너무나 구조와 맞닿아…
2011년 664건이던 경기도내 교권 침해 건수가 지난해 1천691건으로 1년 새 1.5배 급증했다고 한다. 본보 6일자 사회면 보도에 따르면 학생인권조례 본격 시행 이전인 2010년 이후 매년 급격하게 늘어나 지난해 이같이 집계됐다는 것. 이중에는 학부모들의 억지성 고소·고발로 교사가 법정에 선 건수도 포함되어 있다. 최근 교권침해 사례를 보면 학부모, 학생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자녀가 교사에게 혼나자 학부모가 학교로 찾아가 교사를 폭행·폭언하는 것은 보통이 됐고, 초·중학교 남학생까지 생활지도를 하는 여교사를 구타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그런가 하면 학부모들의 억지성 고소·고발로 인해 교사들이 법정에 서는 등 또 다른 교권침해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 2년간 도내에선 모두 5건의 교사 고소·고발사건이 발생했으나 교사가 대부분 승소했다. 학생과 학부모의 억지로 인한 교권침해가 얼마나 심각한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 아니할 수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교사들은 교권침해를 놓고 억지성 소송이 발생하더라도 적극 대처를 못하고 있는 게 교육계 현실이다. 교육청 등에 교사에 대한 법률지원시스템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승소할 가능성이 있는데도 소극적인
평택시가 앞으로 경기도내에서 일류도시로 성장할 것이라는 데 이견을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아직은 인프라 면에서 미흡하긴 하지만 앞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항으로 거듭날 평택항을 비롯해, 삼성전자가 들어서는 고덕산업단지, LG전자가 확장을 준비하고 있는 LG디지털파크산업단지 등 8개 현장 1천418만1천818.2㎡(429만평)의 산업단지가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단지가 들어서면 과거 농업과 어업 위주였던 평택시는 첨단 산업도시로 위상이 바뀐다. 뿐만 아니라 고덕(삼성)산업단지, 진위2(LG)산업단지 등의 조성이 완료되면 약 5만개의 좋은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는 게 평택시 김선기 시장의 예상이다. 또 ‘문화, 복지, 교육 등 모든 측면에서 업그레이드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타당성이 있다. 평택시가 현재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사업은 고덕국제화계획지구 산업단지이다. 김선기 시장은 이를 위해 지난 2010년 12월부터 지난해 7월말까지 중앙부처 등을 40여 차례나 방문해 담당 공무원들은 100여 차례 만나는 등 적극적인 발품행정을 펼쳐 국비지원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고덕산업단지는 평택시 고덕면, 지제·장당동 일원 395만㎡(120만평) 규
사고는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 아무리 조심해도 사고를 100% 막는 건 불가능하다. 글로벌 기업이라고 해도 완전무결하게 사고를 예방할 수는 없다. 그러나 자칭타칭 세계 초일류 기업에서 똑같은 사고가 반복해서 발생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그건 사고가 아니라 사건이라 불러야 한다. 지난 1일 삼성전자에서 불산 누출 사건이 일어났다. 불과 3개월 전 1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했던 화성사업장 11라인 중앙화학물질공급장치 탱크룸, 바로 그 자리다. 삼성의 설명에 따르면 배관을 철거하기 위해 불산 공급을 멈추고 작업인부를 투입했다고 한다. 그러나 배관에 남아 있던 불산이 흘러나오면서 인부들이 화상을 입었다는 것이다. 지난번 사고 판박이다. 삼성으로서는 그래도 이번엔 3명이 경미한 부상을 당했을 뿐이지 않느냐고 항변하고 싶을 게다. 하지만 그 말은 곧 삼성이 불산을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는 자백에 다름 아니다. 일각에서는 아예 삼성이 거짓말을 한다고 의심한다. 불산 공급을 완전히 멈추지 않은 상태에서 인력을 투입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설령 삼성의 해명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해도 문제는 남는다. 불산 공급을 멈추고 나서도 잔류 불산이 있는지 없는지 판단할 능력
축구 마니아들, 특히 FC안양(안양 LG 전신)과 수원 블루윙즈 서포터즈 사이에서는 8일 안양공설운동장에서 벌어지는 두 팀 간 FA컵 경기를 10년 만에 성사된 ‘지지대 더비’라며 기대에 부풀어 있다. 지지대 더비란 FC서울의 전신인 안양 LG가 K리그에 있을 당시 수원과 펼친 라이벌 경기를 일컫는 말로, 수원과 안양을 잇는 1번 국도의 고개인 ‘지지대’에서 이름을 땄다. 2004년 안양 LG가 서울로 연고를 이전하며 사라졌던 이 라이벌전은 올 시즌 FC안양이 K리그 챌린지에 새로 뛰어들면서 FA컵에서 성사됐다. 축구에는 더비매치가 있다. 동일한 지역을 연고로 하는 두 팀 간의 라이벌전을 더비매치라고 한다. 더비매치는 19세기 중엽 런던 북서부에 있는 소도시 더비(Derby)에서 기독교 사순절 기간 성 베드로(St.Peters)팀과 올 세인트(All Saints)팀이 치열한 축구 경기를 벌인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세계적인 더비매치는 단연 엘 클라시코더비. 스페인 축구리그의 레알 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의 경기로서 설명이 필요 없다. 이탈리아의 AC밀란과 인터밀란의 밀라노 더비, 영국의 아스날과 첼시의 런던더비도 유명하다. 스코틀랜드의 올드펌 더비는 글래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