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 /이재훈 꽃 속에 산다 웅덩이에 잠겨 달콤함에 취해 먹고 싸며 늙는다 그곳이 지옥인 줄 알고 기어 나올 때 지옥을 보려고 온 사람들 예쁘다고 기념할 때 벌레들끼리 서로 눈 마주쳐 징그러워 깜짝 놀랄 때 마지막 계절은 툭 떨어진다. - 이재훈 시집 ‘벌레 신화’에서 우리는 벌레 속에서 하루를 시작 하고 하루를 마감한다. 이 시에서 시인 역시 우리 인간들은 벌레이고 사회구조는 지옥임을 이미지화 하였다. 벌레처럼 낮은 포즈로 기어 다니며 고통스럽게 살아야하는 현실 속에서 마취와 환각상태에 빠져있는 또 다른 벌레들이 사는 세상을 고발하고 있다. 꽃 속에 파묻혀 환락가 같은 웅덩이 빠져 그 달콤함에 취해 허우적거리는 벌레들, 그곳이 지옥인지 모르고 아직도 세상을 탐하고 있는 벌레들, 본인이 벌레인지도 모르고 벌레를 싫어하는 인간들, 아직도 물질만능주의 껍데기를 뒤집어쓰고 그 안에서 온갖 탈법과 반칙을 일삼고 살아가는 인간들, 그러면서도 반성을 모르고 낯설게 생각하고 있다면 그들은 정말로 벌레인 것이다. /정겸 시인
LG와 KT가 전국경제인연합회 탈퇴를 공식화했다. 삼성도 곧 이에 동참할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SK 최태원 회장 역시 이미 탈퇴를 선언해 재벌기업들의 전경련 탈퇴가 러시를 이룰 전망이다. LG는 지난주 올해 말로 전경련 회원사에서 탈퇴하겠다는 입장을 정하고 전경련측에 탈퇴 의사를 통보했다. 이에 따라 LG와 KT는 내년부터 전경련 회원사로서 활동에 참여하지 않을 계획이며 회비 또한 납부치 않을 예정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지난 1961년 설립돼 반세기 동안 우여곡절을 겪기는 했지만 한국 경제 도약의 상징으로 불렸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주도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지원했고, 또 정부와 협력해 우리나라 산업화에 기여했다. 전경련 회장은 재계의 총리로 불릴 만큼 그 위세도 막강했지만 최근 몇 년새 회장을 서로 맡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그만큼 살림살이도 녹록치 않은데다 때로는 정부의 요구에 총대를 메야 하는 등 어려움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이제 삼성·현대차·SK·LG 등 이른바 4대 그룹과 KT 등이 탈퇴를 통보했거나 탈퇴를 공언해 최대의 위기를 맞은 것이다. 600여 회원사를 대상으로 매년 400억원의 회비를 걷어 운영돼온 전경련은 삼성이 가장
국민들은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 국정농단 사건 수사 특별검사팀’(이하 특검팀)의 활동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특검은 ‘박근혜-최순실’게이트라고도 불리는 이번 사건에 대해 국민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철저한 수사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분노를 넘어 참담함까지 느끼게 하는 비리들에 대한 수사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대한 본격 수사도 시작됐다. 특검팀은 1만명의 명단이 들어있는 블랙리스트를 청와대와 문체부 주도로 작성했다고 보고 있다. 블랙리스트 작성에 최순실과 박근혜 대통령,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관여했다는 것이다. 먼저 최순실이 박대통령에게 블랙리스트가 필요하다고 제안하자, 박 대통령은 김 전 비서실장에게 해당 구상의 실현을 지시했고 정무수석실이 명단을 작성했다는 것이다. 이 명단은 교육문화수석실을 거쳐 문체부 실무자 등에게 전달됐다고 한다. 조윤선 문체부 장관과 정관주 전 1차관은 정무수석실에서 수석과 국민소통비서관으로 일했다.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은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조 장관을 블랙리스트 작성 배후로 지목하기도 했다. 특검은 26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오십대가 된 어느 가을날, 내 마음을 바라보다 문득 세 가지를 깨달았다. 이 세 가지를 깨닫는 순간, 나는 내가 어떻게 살아야 행복해지는가를 알게 되었다. 첫째는, 내가 상상하는 것만큼 세상 사람들은 나에 대해 그렇게 관심이 없다는 사실이다. 둘째는, 이 세상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해줄 필요가 없다는 깨달음이다. 셋째는, 남을 위한다면서 하는 거의 모든 행위들은 사실 나를 위함이었다는 것이다. 내 가족이 잘되기를 바라는 기도도 아주 솔직한 마음으로 들여다보면 가족이 있어서 따뜻한 나를 위한 것이고,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우는 것도 결국 외롭게 된 내처지가 슬퍼서 우는 것이다. 이처럼 사람들은 자기중심의 관점에서 벗어나기가 쉽지가 않다. 내가 먼저 행복해야 행복한 것이고 그래야 또 내가 세상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 인생 너무 어렵게 살지 말자. 좋은 인연으로 쉽게 즐겁게 살아가자. 혜민 스님이 쓰신 글이다. 결국 자신을 위하고, 자신이 행복할 때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이기적인 것이 가장 이타적인 사랑을 할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이 된다. 만약에 남자에게 사랑을 받고 싶다면, 먼저 나를 사랑해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인정을 받고 싶다면 먼저
“물로 고문하고 모욕하고 때리고 온갖 심부름과 숙제를 시켰어요. 자살하자고 몇 번이나 결심했는데 그때마다 엄마 아빠가 생각나서 저를 막았어요. 엄마, 저 없이도 행복하게 사세요. 괴롭힘은 끝났지만 가족들을 못 본다는 생각에 벌써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2011년 12월, 학교폭력을 견디다 못해 자살한 대구 중학생 권모군의 유서이다. 학교폭력이 국가적인 문제가 된 계기는 권승민군 자살사건이었다. 권군은 가해자인 같은 반 친구 2명이 보내온 협박성 문자를 하루 평균 50통씩 수개월간 받았다. 새벽에 깨어나서 게임레벨을 올리도록 강요받고 금품을 갈취당하는 등의 피해를 당했다. 권군의 자살은 다른 학생들에게도 영향을 끼쳤다. 10대의 나이에 친구의 자살을 눈앞에서 목격한 학생들은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를 겪고 있다. 권군 사건 이후에도 학교폭력은 현재진행형이다. 2011년 12월 대전 모 여고에서 왕따를 당하고 담임교사에게 알렸다는 이유로 보복폭행을 당해 투신한 여고생, 2013년 3월 경산 모 고교에서 갈취 및 폭행으로 투신자살한 최군, 2015년 5월 초등학교 때부터 당해온 왕따와 SNS상의 언어폭력 및 신체폭력을 견디다 못해 투신자
재무장관 푸케, 당대 예술가 모아 축조 5년만에 완성… 집들이 겸 화려한 파티 루이 14세, 푸케 비리조사 지시·투옥 정원, 중앙축 중심으로 좌우대칭 꾸며 화단, 기하학 도형 수놓아 화려함 더해 성 현관엔 로마 황제 흉상으로 장식 2층엔 푸케의 응접실·서재 등 갖춰 시대별 마차 전시장도 마련해 ‘눈길’ 화려함 때문에 몰락한 푸케의 성 베르사유 궁전이 보르비콩트성의 모조품이라는 사실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보르비콩트 성은 베르사이유 궁전 못지 않은 프랑스 역사의 현장으로, 독특한 역사와 에피소드를 통해 루이14세가 군림했던 시대의 뒤안길을 엿볼 수 있다. 특히 루이 14세가 질투를 느꼈을 만큼, 재력과 권력을 지녔던 정치가 니콜라 푸케(Nicolas Fouguet)의 흥망성쇠는 이 성에서 시작해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루이 14세 시절 재무장관을 지내며 마자랭(Mazarin)의 비호 아래 부정축재한 푸케는 자신의 명성과 재력을 과시할 만한 성을 건설하며, 벽면에 “못 올라 갈 곳이 어디냐(Quo non asce ndet)”라는 좌우명을 새겼다. 예술분야
‘설레임’이라는 단어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고 듣는 말이다. 손으로 직접 짜 먹는 아이스크림 이름이기도 하고, 오래전 모 회사 냉장고 지면광고, 그리고 최근에는 자동차 방송광고에 ‘설레임’이란 문구가 등장하기도 했다. 이처럼 ‘설레임’이라는 문구는 우리의 마음을 두근두근 콩닥콩닥하게 만든다. 미취학 아동들에게는 ‘초등학교란 과연 어떤 곳일까?’라는 설레임으로 시작하고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은 힘들었던 고등학교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드디어 대학캠퍼스 생활에 대한 설레임으로 가득하게 된다. 또한 미혼인 여성들에게는 결혼에 대한 설레임은 ‘또 다른 삶의 궁금증과 신비의 세계’라는 의미를 갖는다. 그런데 설레임의 문구는 올바른 말이 아니다. 설렘이 맞는 말이다. 기본형이 ‘설레이다’가 아니라 ‘설레다’가 맞는 표현이다. 표준국어대사전은 설레다를 ‘마음이 가라앉지 아니하고 들떠서 두근거리다’로 정의하고 있다. 내 마음이 들뜨는 것은 내 스스로 감정을 일으키는 것이지 누가 나에게 설레라고 강요해
교육부가 결국 중·고교 국정 역사교과서의 현장 적용을 1년 연기하고 국정화도 철회했다. 아울러 2018학년도부터 국정과 검정교과서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국·검정 혼용체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역사학계와 국민의 여론을 잠재울 수 있어 일단은 잘한 일이다. 박근혜정부는 그동안 기존 검정 역사교과서에 좌경·왜곡된 내용이 많다는 점을 근거로 국정교과서를 정부 고시로 밀어붙였다. 그러나 최근 촛불시위에 역사교과서 문제가 불거지고 혼란스런 탄핵정국이 지속되면서 국정의 동력을 잃은 것도 이같은 결정의 주요한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막무가내로 밀어붙이기에는 교육부도 역부족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조처가 역사교과서를 둘러싼 학계나 학교현장의 혼란과 갈등을 봉합할 수 있을지는 아직도 미지수다. 이준식 부총리는 27일 대국민담화에서 교육부가 그동안 개발한 국정 역사교과서는 폐기하지 않고 살려나가겠다고 했다. 또 2018년 국·검정 혼용체제 도입에 앞서 2017년에는 국정교과서를 희망하는 학교를 ‘연구학교’로 지정해 국정교과서를 주교재로 사용하도록 할 방침도 밝혔다. 연구학교가 아닌 다른 학교에서는 기존 검정교과서를 사용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내년에 사
못 가진 사람들의 올해 겨울은 유난히 춥고 쓸쓸한 것 같다. 최순실과 그 일당들의 국정농단으로 국민들의 속은 들끓고 정국은 혼란하다. 그리고 국격도 추락했다. 경기불황으로 서민경제는 바닥을 기고 있다. 수은주도 떨어지고 가난한 이웃을 돌보는 손길도 예전에 비해 줄어들어 더 썰렁한 겨울이 계속되고 있다. 그나마 마음속의 추위를 달래주던 구세군 자선냄비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어 예전보다 모금액이 크게 줄었다고 한다. 이는 전국 주요도시에 설치돼 있는 ‘사랑의 온도탑’에도 반영된다. 시민과 기업체 등의 자발적 기부로 목표액의 1%를 달성할 때마다 1도씩 올라가는 사랑의 온도탑 수은주는 좀처럼 상승하지 못하고 있다. 사랑의 온도탑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난달 21일부터 내년 1월말까지 72일간 ‘희망 2017 나눔 캠페인’을 펼치면서 설치했다. 이번 모금 목표액은 3천 588억원이다. 그런데 지난 25일 현재 전국 모금액은 1천671억원으로 사랑의 온도탑 온도는 46.6도였다. 모금기간의 절반이 지났는데도 목표액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것이다. 경기도는 더 저조하다. 사랑의 온도탑 캠페인 기간(11월 21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의 절반이 지난 현재까지도 온도탑 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