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조시대의 가장 무서운 정치적 형벌은 멸족(滅族)이었다. 반역을 꾀하거나 왕권에 도전하는 불경(不敬)을 저지를 경우 ‘부모·형제·처자’ 또는 ‘친가·외가·처가’ 3족(三族)은 물론 ‘부계 4친족’ ‘모계 3친족’ ‘처가 2친족’ 등 9족이 참혹한 죽음을 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안에 따라 10족이라 해서 죄인의 스승이나 문하생을 포함하기도 했으니 ‘씨를 말리는 공포의 형벌’ 그 자체였다. 하지만 9족이나 10족을 멸했다는 사례는 중국 이외에 고려·조선시대엔 찾기가 어렵다. 대신 3족을 극형에 처하거나 참수했다는 기록은 여럿 남아 있다. 이는 당시 적었던 인구분포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조정에서 웬만한 벼슬을 차지한 가문이면 친인척 관계가 워낙 복잡한 데다 형을 집행할 경우 인재를 다 죽일 판인데, 집행이 쉽지 않아 그랬을 것이다. 해서 멸족을 대신해 내린 형벌이 폐족형(廢族刑)이다. 폐족은 ‘조상이 큰 죄를 짓고 죽어 그 자손이 벼슬을 할 수 없게 되는 것’을 뜻한다. 목숨만은 살려주고, 후손이 대대로 벼슬길에 오르지 못하게 한 것이다. 지금으로 치면 1980년 폐지한 ‘연좌제(連坐制 : 한 사람의 죄에 대하여 특정 범위의 사람이 연대책임을 지고…
가을 기도문 /박주택 나뭇잎 떨어지는 날에는 집에 있겠습니다 쓸쓸히 집에 남아 도저히 밤이라면 허공에 눈동자를 박겠습니다 하여 밤을 노래할 것 아니겠습니까 여름은 위대했습니다 가을 또한 못지 않았으니 겨울마저 위대하다면 찾지 않는 집에 햇살이 빛나고 이것이 생의 곡절이어 웃음이 웃음이 아니라면 그저 웃으며 이렇게 무릎을 꿇고 두 손에 바친 눈알을 가을에게 드리겠습니다 - 박주택 시집 ‘시간의 동공’ / 문학과 지성사 내 몸을 죽여 가는 화살촉으로 날아가고 싶었던 시인(시인의 말)은, 떨어지는 나뭇잎과도 같이 쓸쓸한 날 그 외로운 밤을 노래하기 위해 허공에 눈동자를 박고 집에 있겠다고 한다. 그의 눈동자는 어떤 눈동자일까. 그 눈동자는 겨울마저 위대한 집으로 만드는 고독의 눈동자, 기도의 눈동자이다. 쓸쓸한 밤을 지새우며 가을을 노래하고 그 가을로 해서 겨울마저 빛날 수 있다면, 춥고 텅 비었던 겨울도 여름과 가을 못지않은 햇살로 빛날 것이다. 웃음이 웃음이 아니라 해도 지나온 생의 곡절이어니 그저 웃을 것이다. 불면의 밤, 무릎 꿇고 허공을 향해 들렸던 눈동자를 가을에게 드리겠다고 한다. 허공에 붉은 단풍 가득하다. /김은옥 시인
비상시 필요한 건강·안전물품 관내 548개 경로당에 구비 건강·문화·여가프로그램 마련 재미·활력 넘치는 공간으로 변신 ‘이음플러스’ 연평균 13% 이상 확대 일자리·사회활동 사업도 활발 평생교육·재가복지·무료급식 등 운영 일산노인복지관 ‘우수성’ 정부도 인정 “경로당 및 노인종합복지관의 건강·문화·여가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지원하고 민·관 협업을 통한 노인 일자리 개발, 고령 노인에 대한 효문화 확산을 통해 ‘꽃보다 아름다운 어르신, 노년도 행복한 고양시’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고양시가 시민들이 건강하고 활기찬 노년을 누릴 수 있도록 건강·문화·일자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경로당 및 노인종합복지관의 프로그램을 민간자원과 연계해 다양하게 지원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여기에 활발한 사회활동이 가능하도록 노인 일자리와 사회참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물론, 경제적인 어려움, 질병, 고독에서 벗어나 사람들과 따뜻한 교류를 나누
K스포츠, 미르재단의 기금 출연을 둘러싸고 수사과정에서 대기업들에 대한 압력과 이에 대한 대가로 기업들이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770억이 넘는 돈이 단 기간 안에 모아진 것은 이같은 상관관계가 있지 않고서는 불가능했다는 여론이 그동안 지배적이었다. 또한 대통령과 측근 비선실세들의 뜻에 반하거나 심기를 건드린 경우 사퇴압박까지 서슴지 않았다.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에서 갑자기 물러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대표적인 예다. 최순실씨 회사에 평창올림픽 경기장 공사 일부를 주라는 요구를 거부한 것 때문이었다고 한다. 한진해운이 희생양이 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 회장은 언론보도의 90%가 맞다고 시인했을 정도다. 이미경 CJ 부회장의 경영 일선 퇴진도 대통령(VIP)의 뜻이었고, 손경식 CJ 회장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직에서 물러나라고 종용했다는 증언도 있다. 대선 당시 CJ 방송 채널의 개그 프로그램에서 박 대통령을 희화화한 게 문제였다고 한다. 군사정권에서나 가능했던 일이 벌어지고 있다. 삼성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204억원을 내고도 또 최씨가 독일에 설립한 회사에 35억원을 더 냈다. 롯데그룹은 K스포츠재단에 1
심장질환 환자들이 위험할 때는 환절기 아침·저녁의 기온차이가 클 때, 그리고 겨울철 실내·외 온도차이가 극심할 때다. 특히 노인들이나 체력이 허약한 사람들은 더 조심해야 한다고 한다. 기온이 떨어지면 인체는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혈관을 수축시킨다. 혈관이 갑자기 수축하면 혈액이 지나는 통로가 좁아져 혈압이 오르고 심장운동 장애를 일으키거나 ‘심정지’상태가 돼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다. ‘심정지’는 심장이 멈춘다, 즉 죽음에 이른다는 뜻이다. 심정지로 인한 사망자가 한해 2만8천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그런데 심정지 상태라고 하더라도 주변에서 제대로 대응만 잘 해준다면 살릴 수 있다.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거나 자동심장충격기(AED)를 이용하면 심정지환자 회생률을 높일 수 있다. 이에 따라 AED는 곳곳에 설치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매년 1천개씩 늘고 있는데 경기도의 경우 지난 8월 말 기준 등록 자동심장충격기 수는 총 6천63대였다. 이는 지난해 말 4천대보다 50% 이상 증가한 것이다. 경남 진해경찰서의 경우 지난해 9월부터 순찰차 8대에 AED를 설치했다. 대전둔산경찰서 관할 지구대 세곳 순찰차에도 대전지역 시민단체들의 도움으로 지난달 AED가 설치됐다. A
불국사와 더불어 경주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은 석굴암이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두 번쯤은 다녀왔을 곳이다. 올해는 지진여파로 인해 경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을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이지만 그래도 어렸을 적 수학여행을 추억하며 경주 석굴암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석굴암은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감탄해마지 않는 건축물이다. 하지만 일치감치 이 석굴암의 가치를 알아본 서양의 황태자가 있었다. 바로 스웨덴의 구스타프 황태자이다. 구스타프 황태자는 고고학에 관심이 많았던 인물로 신혼여행을 일본으로 왔다가 일본정부의 주선으로 경주로 오게 되었다. 구스타프 황태자는 석굴암의 안부를 조선 땅에 도착해 가장 먼저 묻기도 했으며, 석굴암에 와서는 부처님 무릎에 명주 천을 놓고 만졌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이는 석굴암에 대한 가치를 알아야만 가능한 일이다. 구스타프 황태자가 귀히 여겼던 석굴암은 경주 동쪽에 있는 토함산 정상 부근에 자리하고 있다. 이 토함산은 신라인들이 동악이라 부르며 신성시 하던 산이었다. 창건할 당시에 석굴암의 원래 이름은 석불사였다. 그러던 것이 조선 후기 석굴암으로 불리기기 시작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석굴암에 가기 위해서는 석굴암 바로 앞까지 나 있는…
원래 공원이라는 단어 ‘park’의 어원은 ‘수목을 가꾸고 가축을 기를 수 있도록 울타리를 두른다’라는 의미로 이 단어에는 공공(public)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지 않았는데 산업혁명 이후 시민과 공공의 개념이 대두되고 공원이 일반인에게 공개되면서 공공이 사용하는 공원(公園·Public Park)이 되었다. 이러한 공원이 도시화를 거치면서 도시 구성에서 빠져서는 안 될 도시공원으로 발전하였으며, 인간과 환경의 공존이 강조되고 생태공원, 녹지 네크워크 등 다양한 개념으로 등장하는 등 도시공원은 크게 생활권공원과 주제공원으로 나누어져 도시생활권의 기반공원 성격인 생활권공원은 소공원, 어린이공원, 근린공원으로 세분할 수 있다. 또 주제공원은 역사공원, 문화공원, 수변공원, 묘지공원, 체육공원 등으로 구분된다. 이중 수변공원은 도시의 하천변, 호수변 등 수변공간을 활용하여 도시민의 여가·휴식을 목적으로 조성되는 공원으로 도시민의 여가활동을 수용하고 도시의 가치를 증대시키는데 기여하고 있다. 이에 최근 조성되고 있는 신도시(인천청라지구, 송도신도시, 파주운정신도시, 세종신도시, 광교신도시 등)들 대부
과천 친환경 밥카페 ‘통’ 올해 국내 개인·프랜차이즈 카페 매장 수는 5만개를 넘어섰다. 분야도 커피 등 차를 마시는 공간에서 보드게임, 동물 등 다양함과 독특함을 고루갖춘 공간으로 점차 진화해 나가는 추세다. 이처럼 국내에 불고 있는 ‘카페 붐’은 마을주민들을 위한 공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과천의 ‘친환경 밥카페 통’은 모든 세대가 이용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을 조성, 주위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음식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작품전시회와 청소년멘토링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마을공동체의 새로운 지면을 열고 있다는 평가다.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주민들 간의 소통을 이끌고 있는 ‘친환경 밥카페 통’을 찾아 그들이 꿈꾸는 공동체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청소년 꿈 키울 공간으로 시작 이후 모든 연령대 참여할 공간 발전 친환경 재료의 한식·양식 인기 서점 협동조합 설립 등 타분야 도전 협동조합의 소통창구 역할도 계획 과천정부청사역 인근에 자리하고 있는 친환경밥카페 통은 지난 2013년부터 협동조합 체제로
가을이 빠르다. 아니 실종된 듯하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로 거리의 은행나무가 옷을 벗느라 정신이 없다. 미처 잎이 노랗게 물들기도 전 푸르둥둥한 잎을 털어내고 있다. 바람이 지나칠 때마다 후두둑 떨어지는 지난 계절의 잔재들, 무던히도 더웠던 날들을 견딘 것 치고는 너무 쉽게 그리고 너무 빠르게 외투를 벗고 있다. 들녘도 마찬가지다. 기세당당하게 잎을 키워내던 푸른 것들이 삶아놓은 듯 풀죽어 있다. 수확을 덜 끝낸 농부의 손길은 바쁘게만 하고 하루가 다르게 빨라지는 어둠은 야속하며 옷 속으로 파고드는 바람 또한 만만찮다. 어둠이 내려 보일 듯 말 듯 한 울타리 콩을 더듬어 타다가 이내 포기하고 돌아오는 길에 아파트 입구에 119 소방차가 보인다. 자동차는 아파트 입구 한 켠에 세워두고 소방대원 두 분이 서둘러 아파트 안으로 들어선다. 불안감이 앞선다. 혹여 불이 났느냐는 물음에 동물을 구하러 간다고 했다. 날씨가 추워지자 고양이가 자동차 밑 부분 좁은 틈에 끼여 나오지를 못하고 있다. 운전자 말에 의하면 아침에 자동차를 끌고 나가는데 어디선지 희미한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고 한다. 주변을 살펴봐도 고양이는 보이지 않은데 하루 종일 고양이 울음소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