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끝자락에 다다르면서 도로 위는 막바지 휴가를 즐기기 위해 떠나는 차들로 가득하다. 그러나 꽉 막힌 고속도로에 비해 한산 버스전용차로는 달콤한 유혹이며, 이 유혹을 떨치지 못하고 버스전용차로를 주행하다가 단속을 당했다면 어떤 처벌을 받을까? 도로교통법 제61조 2항 고속도로버스전용차로 통행 위반의 경우 중앙선 침범과 같이 범칙금 6만원과 벌점 30점(승용차 기준)이 부과된다. 만약 벌점이 누적되어 ‘면허정지(벌점 40점)’를 당하게 될 상황이 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대부분의 운전자는 도로교통공단에서 실시하는 특별교통안전교육을 통하여 정지 일수를 감경받는다. 특별교통안전교육을 받으면 정지일수는 감경을 받을 수 있지만, 벌점은 그대로 취소 점수로 관리가 된다. 그렇다면 벌점을 감경받는 방법은 없을까? 바로 ‘착한운전 마일리지’를 신청하자. 착한운전 마일리지란 2013년 8월부터 경찰청에서 시행하고 있는 제도로, 1년간 무위반·무사고 준수 서약 내용을 지키면 10점씩 마일리지를 부과해 면허정지처분 시 누적 마일리지만큼 감경하는 제도이다. ‘무사고’는 서약기간 중 사람을 사망 또는…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관광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의 ‘치안 안정성’이 3년 연속 1위로 선정됐다고 한다. 또한 그중에서도 인천은 통계 사이트 넘베오(Numbeo)가 실시한 2016년 세계 범죄 및 안전도 조사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 1위로 평가받았다. 이는 인천경찰의 헌신과 노력과 함께, 치안에 대한 시민의 높은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한 원동력이 됐다고 본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치안은 선진국에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우수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지식재산권에 대한 보호와 지원은 그동안 다소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우리나라는 미국, 중국, 일본, 유럽연합(EU)과 함께 특허분야 선진 5개국(IP5)에 포함될 만큼 지식재산 강국이지만, 이에 대한 보호수준은 국제적으로 하위권으로 평가받고 있는 실정이다. 많은 청소년들은 별다른 죄의식 없이 P2P사이트를 이용해 음악, 영화 등을 불법 다운로드하는 한편, 일부 법무법인들은 이를 악용해 저작권자와 합의금분배 약정을 맺고 수백건씩 고소해 합의금을 요구하는 등 비정상적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매년 약 2만7천건의 저작권법위반과 2천여건의 상표법위반 사건
손학규 전 대표가 드디어 정치재개를 선언했다. 그는 2일 광주에서 열린 지지자 행사에서 “나라를 구하는 데 저를 아끼지 않고, 죽음을 각오하고 저를 던지겠다”라고 선언한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곧바로 손학규 전 대표의 대권 행보의 시작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지금은 때가 아니기 때문이다. 손학규 전 대표가 민주당의 대표를 지냈고, 또 현재 더불어민주당 당원이지만, 지금의 더불어민주당은 인적 구성으로 보아 ‘문재인 당’이나 마찬가지다. 더민주는 전당대회 이전부터, ‘이래문(이래저래 문재인)’이라는 신조어를 들어야만 했다. 그 유행어 덕분인지 몰라도, 지도부는 거의 친문인사로 채워졌다. 더구나 이런 상황은 ‘온라인 당원’들 덕분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데, 이는 지난 대선 후보 경선 때를 연상시킨다. 다시 말해서 지난 201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당심에서는 이겼지만 ‘모발심(모바일 투표)’에서 패배해 민주당의 대권 후보 자리를 놓쳤던 손학규 전 대표의 입장에선, 모바일과 온라인에 대한 악몽을 떠올릴 만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우리나라는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기록문화 강국이다. 훈민정음, 조선왕조실록을 비롯 승정원일기, 불조직지심체요절, 조선왕조 ‘의궤’, 고려대장경판 및 제경판, 동의보감, 난중일기와 KBS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기록물까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기록물이 총 13건에 달하기 때문이다. 등재 건수로만 놓고 봐도 독일(21건), 폴란드와 영국(각 14건)에 이어 세계 4위고 아시아에서는 1위다. 그러나 내용면에선 비교불가다. 그 중에서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직지심체요절’과 인류기록문화의 꽃인 ‘팔만대장경’은 독보적이다. 또 역대 왕들의 정사를 기록한 승정원일기는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기록문화의 정수로 꼽힌다. 국왕 비서실인 승정원이 빠르게 기록한 그대로, 각종 관서의 보고와 왕의 비답, 회의, 상소 등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지금은 288년 분량만 남아 있지만, 3243책에 글자 수로 2억2650만 자다. 통치자와 관련된 기록들은 중요한 역사적 단서를 제공한다. 이런 면에서 완역되면 조선 역사를 다시 써야 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리고 번역에는 앞으로도 45년 정도가 더 걸린다니 그저 놀랄 뿐이다. 유네스코에 등재되지는 않았지만 ‘화성성역의궤
밥 /윤중목 밥은 사랑이다. 한술 더 뜨라고, 한술만 더 뜨라고 옆에서 귀찮도록 구숭거리는 여인네의 채근은 세상 가장 찰지고 기름진 사랑이다. 그래서 밤이 사랑처럼 여인처럼 따스운 이유다. 그 여인 떠난 후 주르르륵 눈물밥을 삼키는 이유다. 밥은 사랑이다. 다소곳 지켜 앉아 밥숟갈에 촉촉한 눈길 얹어주는 여인의 밥은 이 세상 최고의 사랑이다. - 윤중목 시집 ‘밥격’ 중에서 중학교 때의 일이다. 아무도 없는 교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그 첫 느낌이 좋아서 아침 일찍 등교를 했다. 아침밥이 늦게 되었을 때는 밥을 안 먹고 도시락만 겨우 챙겨 집을 나섰다. 그 때 엄마가 달려와 책가방을 빼앗았고, 나는 책가방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한동안 실랑이가 벌어졌다.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일어서는 내게 한술만 더 뜨라고 엄마는 숟가락 위에 반찬을 얹어 어서 먹으라고 채근을 했다. 엄마의 그 모습이 고맙기는커녕 귀찮고 매번 짜증이 났다. 한술만 더 뜨라는 그 말이 찰진 밥이고, 촉촉한 눈길을 얹은 사랑이라는 것을 우리는 너무 늦게 안다. /김명은 시인
찜통더위가 사라졌다. 식을 것 같지 않던 더위가 하늘이 마술이라도 하는 듯 소리 없이 사라졌다. 절기는 못 속인다고 그 덥던 더위도 입추와 처서가 지나고 나니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새벽녘이면 이불을 끌어 덮어야하고 일찍 일어나기도 살짝 싫어지기 시작했다. 8월 초에 심어야하는 김장배추와 무를 더위를 핑계로 미루다 일이주 미루어 심었는데 날씨가 별안간 싸늘해지니 올 김장이나 제대로 담글 수 있으려나 하는 생각에 아침저녁으로 시선은 텃밭인 채마밭으로 향하게 된다. 이른 아침에 들에 나서보면 완연한 가을이다. 이슬이 내리기 시작한다는 백로 절기가 다가오니 논두렁을 결을 때면 바지 깃을 풀잎에 내려앉은 이슬이 촉촉이 적신다. 달포 전 수줍은 파릇한 미소로 얼굴을 내밀던 벼이삭도 어느새 제법 성숙한 웃음을 머금고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다. 참 세월 빠르다. 모내기 준비로 바삐 뛰었던 날들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가을 추수를 할 때가 되었다. 가을 명절인 추석이 이달 15일이니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가을인 것은 맞는데 왠지 풍성함을 느끼기보단 세월이 너무 빠르다는 생각과 이렇게 올 한해도 다가는 구나 그러고 보면 강산이 변한다는 10년도 한사람의 생애를 모두 담을 수…
움베르트 에코의 ‘장미의 이름’은 독자들에게 묵시록의 기운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곧 종말이 도래할 거라고 성토하는 노인들, 정말 종말이 도래하기라도 했는지 연달아 일어나는 흉흉한 사건들, 교황권과 국왕권력이 대치하고 있는 극적인 상황 등은 그때를 말세라 여기기에 충분했던 증거들로 보인다. 무엇보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수도원 건축물은 으스스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동한다. 소설에 등장하는 수도원은 오스트리아에 위치하고 있는 멜크 수도원을 모티브 삼았다. 멜크 수도원의 가장 큰 건축물은 소설의 배경인 시점보다 몇 세기 뒤에 지어진 건물이지만 절벽 위에 높은 성벽을 쌓아올린 점이나, 수도원이 교회와 집회소, 숙사, 본관 등으로 이루어진 점은 소설 속 구조와 매우 흡사하다. 소설의 도입부에서 젊은 수도사 아드소는 절벽 아래에서 바라본 수도원의 인상을 묘사하고 있는데, 본관의 압도적인 크기와 그 석벽이 찌를 듯이 하늘로 솟아있는 모습은 그날 이곳을 처음 방문하는 젊은이의 마음을 압도하기 충분했다고 증언한다. 수도원 본관은 장서관이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서책들을 필사하다 다른 책들도 열어보고 싶은 호기심을 억누를 수 없었던 젊은
1965년, 31살이던 청년 변호사 ‘랠프 네이더’는 GM의 스포츠카 ‘콘베어’가 결함차라 주장하며 끈질기게 허점을 파고들었다. 당시 미국 최고의 자동차회사였던 GM은 처음에 시큰 둥 했다. 그리고 변호사의 뒤를 캐기 시작했다. 약점을 잡아 혼내주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결국 결함은 증명 되었고 GM은 ‘개인 사생활 침해’라는 법적 책임을 짐과 동시에 결함 차의 ‘리콜’을 결정 해야만 했다. 지금도 미국 소비자운동의 대부로 존경 받는 네이더 덕분에 ‘리콜’은 현재 최고의 소비자 보호제도로 자리 잡았다. 적용범위도 자동차에서 비행기에 이르기까지 제조업체가 이미 판매한 모든 제품으로 확대 됐다. 특히 상품의 결함으로 인해 소비자가 생명ㆍ신체의 위해를 입거나 입을 우려가 있을 경우 강제성도 포함되고 있다. 정부가 공개적으로 결함상품 전체를 수거하여 교환, 환불, 수리 등의 위해예방 조치를 하도록 법제화하고 있어서다. 제품 뿐만 아니라 리콜의 적용 대상과 범위도 다양해지고 있다. 대학은 미취업 졸업생에게 제공되는 재교육 또는 교육의 애프터서비스인 ‘졸업생 리콜제’를 시행하고 미분양으로 골치를 앓는 건설업계에선 ‘계약금 리콜제’를 내세우기도 한다. 정치적
37.2도 /김명서 언제나 냉소적인 언제나 대칭을 이룬 하나의 몸과 하나의 마음이 우리, 라는 복수 일인칭으로 겹쳐지는 순간 음문의 뿌리까지 발긋발긋 차올라 경계도 없이 규칙도 없이 온몸이 사르르 녹아내리는 아, 오렌지꽃 타는 냄새! 아주 짧고 아주 긴 11분 - 김명서 시집‘야만의 사육제’ / 한국문연 37.2도는 사랑하기에 좋은 체온이라고 한다. 11분은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제목이기도 한데 남녀의 사랑행위가 지속되는 평균시간을 의미한단다. 37.2도와 11분이 합쳐져 생성해내는 의미, 하나의 몸과 하나의 마음이 ‘우리’라는 복수 일인칭으로 되는 순간, 인간은 존재의 환희와 관계의 뜨거운 순간을 맞게 될 것이다. ‘오렌지꽃 타는 냄새’로 표현한 시인의 후각 또한 흥미롭다. 저마다의 기억을 더듬어 그 순간의 색깔과 냄새와 소리를 표현해 보자. 삶을, 살아있음을 좀 더 가까이 당겨보자. 하여 우리의 몸은 광활한 세상에 맞서 그 사소함과 사사로움으로 하여금 애틋하고 한층 유일해질 것이다. /이미산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