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포구마다 겨울 진객이라 부르는 생선이 여럿 있다. 그 중 양미리와 도루묵은, 이맘 때 면 강원도 동해안에서 이름을 날리는 귀한 손님중 하나다. 요즘 동해안 일대 바닷가 횟집과 식당 어디나 이 같은 생선이 지천이다. 특히 속초 동명항에 가면 포장마차가 줄줄이 늘어선 진풍경도 매일 연출된다. 도루묵과 양미리철에만 생기는 이 포장마차들은 간판도 없고, 상호도 없이 1호집, 2호집 등 숫자로 구별하는 게 특징이다. 지난주 까지 열린 ‘도루묵 양미리 축제’땐 그 진면목을 톡톡히 발휘 했다. 그러나 축제기간이 지난 지금 더 호황을 맞고 있다. 당시 보다 최근 어획량이 더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도루묵의 어원과 양미리의 진짜 이름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임진왜란 때 신의주까지 피난 간 선조가 먹고 맛이 있어 감탄했던 ‘목어(木魚)’라는 생선을 궁궐로 돌아와 다시 먹고 실망해 “도로 목어라 해라”라고 해서 생겨났다는게 정설이다. 이런 내용은 한때 중학교 교과서에도 실린 적이 있어 더욱 그랬다. 일부 학자들은 돌이 붙는 생선은 ‘돌’이 붙지 않은 물고기에 비해 흔하고, 질이 떨어진다는 어원적 의미에 비추어 볼때 목어라는 도루묵도 이와 무관치…
귀를 움직이다 /성석제 밤중 부엌에서 물을 마신다 무엇인가 날카로운 끝을 긁어대는 게 있어 벌레인가, 들여다보니 소리내는 게 어디 나뿐인가, 라는 듯이 냉장고도 소리내기 시작한 게 오래인데 잊고 살아왔다 이젠 그 소리도 오래되어 음률을 배웠는지 노래에 가까운 소리를 낸다 오래 흐른 물이 도통하여 때로 말씀으로 들리듯이 소리낼 수 있는 건 이것뿐은 아니다 구석을 더듬거릴 벌레들의 더듬이 잠정적으로 목이 막힌 수도꼭지 캄캄한 통 안의 가스 정수기에서 떨어지는 물방울 형광등은 일분에 수천번씩 깜박인다 하고 잠든 아이의 입술은 예언을 머금고 있고 지하를 흐르는 물방울의 합창 지붕 위의 비행체 성층권에 부딪쳐 부려지는 전파와 통역사 라디오 우주에서 별의 죽음을 알리는 빛이 날아오고 탄생의 중얼거림, 파동의 띠에는 고요도 불순물처럼 섞여있을 테니 그들끼리의 신호는 얼마나 될까 물을 마신다. 귀가 자란다. 또 무엇인가 소리없이 공기를 휘젓는다. 시인의 입담은 세상이 안다. 시보다는 소설가로 더 알려진 작가와 인연은 깊다 문창시절 최수철 소설가와 성석제 소설가와 밤 깊은 술잔을 오고가며 여관이 없던지라 필자의 자취방에서 아침을 보냈다. 두런두런 이야기 속, 삶과 세상을 이
지난해 세월호 참사 이후 올해 메르스 확산까지 지속적으로 발생한 대형재난은 우리사회에 큰 충격과 실망을 주었다. 이 같은 재난에 항상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안전 불감증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나, 여전히 고쳐지지 않고 있다. 이같은 안전불감증은 작은 곳에서부터 고쳐나가야 한다. 바로 가장 소중한 가족이 있는 가정이다. 국민안전처에서 분석한 통계자료에 의하면 올해(1월~11월) 발생한 전체화재 3만8천256건 중 25.4%인 9천701건이 아파트, 단독주택 등 주거시설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 주택화재에 대한 각별한 대비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은 주택화재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 ‘단독경보형 감지기 설치’를 법적으로 의무화 하고 있다. 미국은 주택용 단독경보기 설치를 1977년에 의무화했고 영국은 1991년, 가까운 일본은 2006년에 주택용 단독경보형감지기 설치를 의무화해 화재로 인한 사망자가 약 40% 감소하였다고 한다. 이에, 우리나라에서도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8조에서 주택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를 예방하고자 설치 의무화한 소방시설(소화기 및 단독경보형감지기)을 기존 주택(2012년 2월4일 이전 완공주택
교통사고가 발생되면 운전자들은 당황하기 마련이다. 사고로 인한 당혹감과 진행하던 다른 차량들의 경적소리 등으로 당황한 나머지 현장사진을 촬영하지 않고 차량을 이동해 이후에 교통사고를 처리하면서 애로점을 많이 겪고 있다. 교통사고의 초동조치 핵심은 현장사진을 어떻게 찍어 놓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현장에서 찍은 사진은 사고처리과정에서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선 교통사고가 발생되면 사진촬영을 반드시 한 후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 2차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 여기서 사고 조사에 필요한 현장 사진을 찍는 방법을 소개할까 한다. 첫째, 사진은 사고충격부위를 근접하여 찍고, 주변도로상황이 나올 수 있도록 원거리에서 찍어둬야 한다. 차량 파손부위와 정도는 사고차량 속도 추정의 중요한 자료가 되기 때문이다. 또, 상황 파악을 위해 사고지점에서 20~30m 떨어진 원거리에서 4장 정도 찍어둘 필요가 있다. 둘째, 또 하나 타이어 바퀴가 돌아가 있는 방향을 찍어야 한다. 바퀴의 방향은 가해자와 피해자를 결정하는 중요한 증거다. 바퀴가 돌아가 있는 방향 즉 핸들이 돌아가 있는 방향은 사고당시 진행방향이나, 사고를 피하기 위한 피향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셋째 아울러 상대
중앙정부는 지자체의 당면한 과제를 수용하여 상생의 행정을 구현해 가야한다. 국가의 예산권을 주고 있는 중앙정부가 지방의 요구사항수용에 적극적으로 나서야된다. 언제까지 지방의 실정을 외면할 것인가. 경기도가 정부 및 중앙부처에 개선을 요구한 대정부 건의 과제가 철저히 외면 받고 있다. 최근 3년간 모두 11건의 개선 과제가 건의되었지만 수용판정을 받은 사례는 한 건도 없다. 경기도가 지난 2013년부터 올 11월 현재까지 전국시도지사협의회를 통해 정부 및 중앙부처에 개선을 주문한 대정부 건의 과제는 총 11건이다. 대정부 건의 과제는 지방자치법에 따라 설립된 전국시도지사협의회의 사전 심사를 거쳐 정부 및 중앙부처에 전달된다. 이 가운데 4건이 수용 곤란이란 판정을 받았고, 5건은 장기검토라는 회피성 답이다. 올해 말 제출된 지자체 출자 출연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은 아직 판정이 내려지지 않고 있다. 도는 올해 기재부에 국가지원 지방도 국비보조율 축소 철회 건의와 행자부에 창조경제혁신센터 파견인력 별도 정원 배정 확보안을 요청하였다. 국토부에 개발제한구역 보전부담금 제도 개선 등 모두 5건의 개선을 요구했다. 창조경제혁신센터의 파견인력을 별도 정원에 배정하는
지난 23일 수원시립 아이파크미술관에서 재단법인 고은재단 발기인대회 및 창립총회가 열렸다. 한국 문화예술계로서는 마땅히 축하를 해야할 일이다. 그래서 이 자리에는 최일남 작가,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 이시영 한국작가회의 이사장, 최정호 울산대 석좌교수, 김종규 삼성출판박물관 관장, 안선재 서강대 명예교수, 김언호 한길사 대표 등 문화·출판·학계의 굵직굵직한 인사들이 모였다. 그런데 이날 분위기가 축하일색만은 아니었다. 막상 수원지역 문인들이 눈에 띄지 않았다. 고은재단 설립위원회가 초대를 안 한 건지 지역문인들이 참석을 거부한 것인지 분명하진 않지만 아무튼 보기 좋은 광경은 아니었다. 지역문인단체인 수원문인협회는 이보다 이틀 전 긴급이사회를 열고 고은문학관 건립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최근 추세가 개인문학관이 아닌 지역문학관인 점, 수원에 문학관이 설립되는 것은 환영하지만, 수원 출신이 아닌 고은 시인의 이름으로 문학관을 건립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반발했다. 앞으로 상황에 따라 반대성명과 현수막 설치에도 나설 계획이란다. 고은 문학관은 기업 후원금을 비롯, 개인 후원금, 찬조금, 기부금 등 민간재원을 거둬 건축한다는 계획이다. 재단 관계자는 예산문제에
2015년 11월8일 개최된 오사카 이쿠노 코리아타운 축제(生野コリアタウンまつり) 2015. 지난해의 감동을 확인하기 위해 ‘코리아타운과 한류’(학부), ‘에스닉연구’(대학원) 수강학생들과 함께 다시 오사카를 찾았다. 1년을 기다린 ‘동네’ 축제인 만큼 지역의 일본인과 국적을 초월한 한민족(한국에서 온 사람들 포함)이 한나절 흥겨운 시간을 가졌다. 이쿠노 코리아타운은 소수자인 이주민(한인)과 다수자인 현지인(일본인)이 함께 마을(지역)만들기에 성공한 사례 중의 하나이다. 자신들의 오랜 삶터(상점가)가 대형마트의 등장 등으로 위기를 맞았을 때, 지역의 한국인과 일본인 상인들이 ‘합력(合力)’하여 과거 ‘조선시장’의 전통을 살려 오사카의 새 명소인 ‘코리아타운’으로 특화 발전시킨 것이다. 이미 세계는 초국적 다문화 시대이다. 세계의 여러 코리아타운을 방문한 바 있는데, 오사카 코리아타운은 세계 속의 작은 한국, 코리아타운이 지향해야 할 ‘롤 모델’이 되고 있다. 오사카에서도 한·일간의 정치적 어려움이…
가을이 떠날 채비를 하느라 바쁘다. 태양은 갈수록 짧아지고 거리의 나무는 옷을 다 벗고 빈 가지만 남긴 채 여름내 끌어올렸던 수액을 뿌리로 당기는지 가지들이 느슨하다. 사람들은 서둘러 겨울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비온 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마음이 부쩍 바빠졌다. 거리에 나서면 골목이나 식당가에 김장을 하는 손길로 분주하다. 노랗게 속이 찬 배추를 갈라 소금을 뿌려 절이고 양념을 준비하는 모습이 정겹다. 김장은 겨울 식량의 반이라는 말이 있듯 우리 어릴 때 김장은 마을의 큰 행사이기도 했다. 한 집이 김장을 시작하면 릴레이식으로 김장을 했다. 배추를 절였던 소금물을 받아가 다시 배추를 절이고 또 다음 사람이 김장을 시작하는 방법으로 마을 아낙네들이 김장 품앗이를 했고 김장을 거들고 오는 날에 어머니 손에 김치가 들려 있곤 했다. 우리 집 김장은 엄청났다. 식구도 많았지만 김치 양도 많았다. 항아리며 다라이 그것도 모자라 소죽솥까지 배추를 절일만한 그릇엔 배추가 담겨졌고 어머니는 밤잠을 설치며 절여지는 배추를 뒤적이며 배추가 골고루 절여지도록 도왔다. 집안에 수도시설이 없었기 때문에 다라이에 김치를 이고 도랑으로 배추를 씻으러 가는 행렬이 장관이었다. 동네…
“청년들에게 조언해주고 싶은 말 세 마디가 있다. 일하라. 일하라, 일하라” 독일의 ‘철혈 재상’ 비스마르크가 청년에게 고한 말이다. 최근 청년들 사이에 일정한 직업 없이 돈이 필요할 때만 한시적으로 아르바이트 일을 하는 이른바 ‘프리 아르바이터(free arbeiter)’, 프리터족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초기에는 구속된 직장생활을 거부하고 정규직에서 자발적으로 이탈한 젊은이들을 지칭했는데 요즘에는 경기 불황으로 인한 고용 불안이 심화되면서 비자발적 프리터족이 늘어나고 있다. 이제는 청년층뿐만 아니라 중장년층에서도 프리터족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란 한다. 그나마 프리터족은 니트족에 비해선 좀 나은 편이다. 니트족(Not in Education, Employment of Trainig)은 아예 일도 않고 공부나 자기계발을 하지도 않으며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무직자로 1990년대 경제 불황에 빠졌던 유럽에서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 대기업 경제연구원의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에 이러한 니트족 청년이 전체인구의 1.7%인 86만명에 이른다 한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