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적 도시는 계획된 도시이다. 국가는 도시를 계획하고 건설하면서 사회주의적 이념을 공간에 투영한다. 사회주의적 도시의 가장 큰 특징은 도시 중심에 광장이 있고 기념비나 동상, 문화시설이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자본주의 도시와 반대로 사회주의적 도시는 금융시설이나 소비를 위한 쇼핑센터보다는 문화시설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사회주의적 도시 설계자들의 생각이다. 그럼에도 식민시기 최초의 기업도시를 만들었던 흥남은 일본인들이 이주하여 쾌적하게 살 수 있는 공간을 기획하고 건설되었다. 고급시설을 갖춘 일본인 거주지는 구역으로 나뉘어 등급에 따라 거주했다. 이를 ‘흔히 보는 도시의 모양과 다른 소련식 신흥도시였다’고 기록한다. “흥남은 20년도 안 되는 사이 흥남부(府)로 되고 인구 약 18만 명의 함남도 제1의 대도시로 되었다. 일본인 인구는 조선 전체에서 제3위이고 물동량은 하루 1만 톤에 이르렀다. 쇼와(昭和)초기부터 동양 제일의 화학공장이 생겨난 것은 대 수력 발전에 의해 풍부하고 싼 전력이 개발된 것과 더불어 일본 질소 노구치(野口)사장의 강렬한 의욕과 젊은 기술진의 총결집 나아가 개발을 지원하는 자금원이 일체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공장의 부대설비로는 스스
2022년 11월 30일은 역사적인 날이 되었다. 이날 공개된 인공지능 채팅로봇인 쳇지피티는 바로 인간의 일상과 인간관계, 산업구조를 근본적으로 뒤바꿀 게임체인저로 등극했다. 출시된 지 단 두 달 만에 쳇지피티의 월 사용자수 1억을 돌파했다. 쳇지피티가 가장 먼저 판을 뒤흔들어놓고 있는 분야는 아이러니하게도 기술로 대체할 수 없는 인간의 마지막 영역으로 여겼던 예술분야다. 화가와 음악가들은 경악하고 있다. 이미 AI가 그린 그림이 미국의 공모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쳇지피티를 개발한 오픈AI가 내놓은 ‘달리2’와 미드저니AI연구소가 내놓은 ‘미드저니’에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를 고흐 화풍으로 그려줘’라고 요구하면 30초만에 그려준다. 음악AI에 ‘연인을 잃은 사람을 위한 슬픈 발라드풍 노래를 만들어 줘’라고 요구하면 그럴듯한 가사까지 붙인 노래를 작곡해준다. 당혹스럽기는 언어를 다루는 문예창작학과의 강의실도 다르지 않다. 학생들은 쳇지피티라는 이 낯선 경쟁자가 어디까지 자신의 미래를 위협하게 될지 짐작하지 못한다. 교수들은 당장 학생들이 제출한 작품의 어디서 얼마까지를 쳇지피티가 써준 것인지 알기 어렵다. 문학이 직면한 당혹스러움은 쳇지피티가…
‘빚더미’에 올라앉은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의 방만 경영 행태가 점입가경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한국전력공사, 한전KDN의 임원이 외유성 해외 출장을 총 12차례 다녀온 사실을 적발했다. 지난해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한전과 가스공사 임직원들의 급여가 오히려 큰 폭으로 오른 사실도 입줄에 오르내리는 판이다. 민심을 자극하는 에너지 공기업들의 경영 행태는 혁신돼야 한다. 국민과 동고동락할 줄 모르는 공기업 풍토가 국익에 무슨 보탬이 되나. 지난해 1억원 이상 연봉을 받은 직원은 한국전력공사 3589명(15%), 한국가스공사 1415명(34%)이다. 한전의 경우, 지난 2018년 1752명(7.8%)에 불과했던 연봉 1억 이상 직원은 2021년 3000명 돌파를 비롯 최근 5년간 연속 증가했다. 한전의 경우, 2018년 1조952억원, 2019년 2조595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시기에도 억대 연봉자는 10~13% 늘었다. 한국가스공사의 억대 연봉자는 2019년 964명에서 2020년 1134명으로 늘어난 뒤 2021년 942명으로 소폭 줄었다. 그러다가 지난해에 2021년보다 46.8%나 증가했다. 임원들의 보수를 낮추기로 했지만, 지난해 등기이사와 감사의
사람 사는 일이라는 것이 변화무쌍하여 사람이 짐작하기가 어려운 법이다. 나 역시 삶에서 자유롭지 않기에 오랜 시간 동안 호구지책이었던 연구자의 길을 잠시 접어두고 공공행정이라는 업무 영역에서 일하게 되었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업무 분야를 이동하게 되니 낯설기도 하고 업무에 대한 기대도 가지게 되었다. 내가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된 화성시는 전형적인 도·농복합도시이며 경부선을 중심으로 동쪽과 서쪽의 생활환경이 매우 다른 지역이다. 내가 일하게 된 재단에서는 이러한 지역적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교육적 방안을 찾는 곳이기도 하다. 재단에 대한 개략적 업무 파악은 연구자적 호기심을 전제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다. 내가 가진 정체성의 한계이기도 하고 새로운 교육적 환경을 접하는 일에 대한 흥미이기도 했다. 재단에서 하는 사업은 다양했는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소개할 기회를 가지고 싶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접했던 사업인 ‘이음터’는 내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 학교와 마을을 연결하는 이음터는 제법 규모가 있는 건물 형태이다. 주 출입구쪽으로는 마을의 시민이 드나들며 이음터에서 진행하는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학교와 연결된 통로쪽으로는 학생들이 넘어와 수업을 진행
얼마 전 MBC 프로그램 《PD수첩》에서 교사와 관련된 방송이 하나 송출되었다. 제목은 ‘나는 어떻게 아동학대 교사가 되었나.’ 제목처럼 아동학대범이 된 교사들의 이야기였다. 방영 직후 교사 커뮤니티가 술렁거렸다. 초반 내용을 보고 심장이 떨려서 차마 영상을 끝까지 보지 못했다는 사람이 있었고, 교사가 아동학대범이 되는 건 교통사고를 당하는 것과 비슷하게 운 나쁘면 생기는 일이 되었다는 의견도 있었다. 전반적인 분위기가 침통 그 자체였다. 파급력이 예전만 못하다지만 공중파 방송의 힘은 대단했다. 평소에 교직 관련 이야기를 나눈 적 없던 친구들이 먼저 연락해왔다. “정말 요즘 교사는 방송에 나온 것처럼 서비스 받으시는 분들 기분 나쁘면 아동학대범 되는 거야?” “응, 저것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단다.” “나는 나중에 애 낳으면 안 저럴게.” “좋은 자세다. 그 마음 잊지 않도록.” 처음으로 교사 아닌 사람들에게 진심 어린 공감을 받는 순간이었다. 가뜩이나 학교를 생각하면 힘이 빠지는 일만 잔뜩 있는 시기였다. 여기에 인터넷에 교사 관련 부정적인 이야기들이 넘실대는 걸 자꾸 보니 마음이 돌덩이를 매단 듯 무거워지며 머리가 아파졌다. 새 학기에 어린이들과 어
벤처업계 투자심리 위축 현상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이달 벤처·스타트업 업계에 유입되는 신규 투자금이 작년 동기 대비 10분의 1토막으로 줄면서 5년 새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럴 때일수록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정부의 마중물 역할이 확대돼야 한다. 경기도가 올해 재도약과 성공적인 패자부활을 희망하는 도내 재창업 새싹기업에 원스톱 맞춤형 지원사업을 진행한다. 스타트업에서 실패는 또 다른 성공의 발판이다. 더 넓고 깊은 지원이 절실하다. 경기도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은 ‘2023 재도전 사업자 지원사업’을 추진, 사업에 참여할 도내 창업자를 모집한다. 잠재력이 높은 우수 아이디어를 보유한 도내 예비·초기 재창업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지원책을 펼쳐 성공으로 이끌고자 하는 사업이다. 대상은 재창업을 희망하는 도내 예비 재창업자 또는 3년 미만 초기 재창업자다. 올해는 신청 자격 확인, 성실 경영 평가, 서류 및 발표 평가 등을 거쳐 오는 5월 중 최종 15개 사를 선정해 지원할 예정이다. 이들 기업에는 아이템 개발, 지식재산권(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등) 출원·등록, 홍보·마케팅(국내·외 전시회 참가비, 홍보물 제작비) 등 사업화에 필요한 자금을 업체 1곳당…
사람을 두려워하는 자는 신을 두려워하고 신을 두려워하는 자는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 생애가 끊임없는 승리의 연속인 사람, 무한한 것과 진실한 것을 위해 세상 사람들의 칭찬 때문이 아니라, 사명 속에서 자신의 의지처를 발견하는 사람, 세상의 눈에 띄지 않고 눈에 띄려고 생각도 하지 않는 사람, 그런 사람을 존경하라. 그런 사람은 자기가 그것으로 말미암아 괴로워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세상 사람들의 욕을 먹는 선행을 선택하고, 진리를 선택한 것이다. 가장 높은 선은 언제나 세상의 법칙에 반대한다. (에머슨) 세상 사람들이 손가락질하는 사람들 가운데서 훌륭한 인물을 찾으라. 네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 일을 주저 없이 행하라. 그리고 그것에 대해서 어떠한 명예도 기대하지 말라. 어리석은 인간은 이성적인 행위에 대한 비판자라는 것을 기억하라. 역사는 자라는 것이고, 자라기 때문에 변하고, 변하는 것이기 때문에 금새가 나타나는 것인데, 금새가 보이면 말씀이 옵니다. 모든 시대는 제 말씀을 가졌습니다. 그 말씀을 받은 사람이 예언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먼저 봤다. 먼저 알았다. 먼저 말한다. 혹은 대신 말한다 합니다. 대신은 누구 대신입니까.…
언론이 관념적 유형화를 해서 그렇지 진보와 보수는 이데올로기가 아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태도이자 가치관일 뿐이다. 내 살아가는 방법만이 지고지순할 순 없다. 자본주의가 등장할 때 매우 진보적인 사고였다. 마르크스 이후 자본주의는 보수적 이념의 기초가 되고 사회주의가 진보의 토양이 되었다. 분배와 평등은 진보의 담론이다. 그러나 세계사에서 의료보험, 국민연금을 최초로 도입한 건 프로이센의 철혈재상 비스마르크다. 전혀 진보적이지 않은 권위주의 통치자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박정희에 의해 의료보험이 실시되었고 국민연금이 검토되었다. 전 세계가 벤치마킹할 정도로 국민에게 의료울타리를 제공해 주지만 운영개념은 사회주의적이다. 경제 수준에 따라 납부하고 부족분은 국가가 부담하면서 혜택은 똑같이 받는다. 진보든 보수든 사회발전을 위해 필요한 게 있으면 서로의 것을 갖다 쓰면 된다. 유럽의 보수정당은 녹색당등 진보정당의 주요 정책 등을 수용하여 실행하고 있다. 박정희는 군사쿠데타를 통해 집권하면서 기성정치인을 수구로 간주하고 혁신적 정치를 표방하였다. 지금 보수 정치인들이 원조로 생각하는 박정희가 그 당시는 혁신이자 진보였다. 우리나라에서 보수에 대한 논의는 90년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