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 지방분권특위의 연찬회가 지난주 제주도에서 열려 필자도 특위 위원인지라 연찬회에 참여했다. 의회가 제주도에서 연찬회를 여는 것에 거부감이 강함에도 불구하고(상임위의 제주도 연찬에는 불참했다) 굳이 제주도까지 간 것은 이유가 있었다. 제주도가 대한민국 유일한 자치도이며 자치경찰이 있어 그 운영 실태와 성과를 알아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경찰에 특히 관심이 있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전국적 조직을 갖춘 국가 기관들 중에서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의 관할 하에 없는 유일한 기관이 경찰이며, 따라서 도로의 차선 변경이나 신호등 등 경찰과 관련된 일을 하려면 정말 힘들기 때문이다. 필자가 차를 운전하고 다녀보면 차선이 불합리하게 그어진 곳을 수시로 볼 수 있다. 차선만 잘 그어도 접촉사고를 예방할 수 있고 심지어 교통의 원활한 소통도 가능한 곳이 많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고양시 백석동에서 외곽순환고속도로로 진입하는 진입로의 차선 구조이다. 진입로로 들어가면 차로가 두 개인데 들어가는 차로는 한 개뿐이라 들어간 후의 차로 두 개가 거의 의미가 없다. 들어간 후 차로가 백 개면 무엇하겠는가? 이런 구조를 우리는 소위 병목이라 부른다. 그 결과, 특히 퇴근시간이
인간은 쉽게 자기 정당화의 덫에 걸린다. 이를 위해 스스로 현실을 왜곡하고 자기의 기억마저 왜곡하기 일쑤다. 때문에 인간은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라 자신을 합리화하는 존재라고까지 불린다. 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Leon Festinger)는 이 같은 인간심리를 일찍이 인지부조화(認知不調和)라 규정했다. 요즘 자치단체장들의 발길이 전에 없이 분주하다. 지역 내 행사가 많은 탓도 있지만 다가온 내년 지방선거가 그들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내심 내년 선거에서 단체장 출마를 꿈꾸고 있는 후보자들은 발길보다는 머릿속이 복잡하다. 특히 공직에 몸담고 있는 자천타천 후보군들의 속내는 더욱 남다르다. 은연중 정당공천의 가능성을 타진하는가하면 지역민들과 경쟁자들의 눈에서 벗어나 공천을 따내기 위한 ‘은밀한 작업’도 펼치고 있다. 그러면서도 “나 아니면 안 된다”라는 의식 속에 본인 스스로 자신을 선거에 내몰고 있다. 마치 자기 최면이라도 걸 듯 내년을 준비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해서 지역 내 하마평도 무성하다. 그리고 하마평에 오르는 사람들은 자신의 결정이 옳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한 수단을 강구하는 데 많
강원도 강릉시 섬돌마을. 해마다 이맘때면 할아버지는 장대 끝에 그물망을 만드셨다. 세상 모든 것이 신기하기만 했던 어린 손주들은 그 주위에 옹기종기 둘러앉아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갸우뚱거렸다. 마침내 완성. 할아버지께선 마을 뒷동산에 오르셨고, 우리들은 마냥 즐거웠다. 다다른 곳은 감나무 아래. 장대를 높이 곧추세운 그 팔뚝은 세상 모든 것을 떠안아도 흔들림 없을 것처럼 든든했다. 장대 끝 그물망을 잘 익은 감 아래 넣어 한번의 손놀림으로 툭, 감이 떨어졌다. 신기했다.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는 손주들 손앞으로 하나씩 하나씩 감은 배급됐고, 세상은 아름다웠다. 할아버지는 그 맛있는 감을 모두 거두지 않고 남기셨다. 가지에 달려있는 감만큼 의문을 남긴 채 그렇게 유년의 추억은 감빛으로 채색됐다. 할아버지의 이상스런 행동을 어슴푸레 눈치 챈 것은 이 시를 만나고서다.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보지만/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새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보지만/…”(신경림 시 ‘가난한 사랑 노래’ 중에서) 아,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새빨간 감’을 남겼구나, 우리 선조들은. 그래, 할아버지도 추운 겨울을
만월 /배영옥 어머니는 먼 남쪽으로 밥 지으러 가서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식은 아랫목은 다시 데워지지 않았다 식구들끼리 달라붙어 서로 몸 뒤채며 체온을 나눠 가지다가 문득, 달그락달그락 그릇 씻는 소리에 문 열고 마당 내다보니 차고 맑은 우물 속 어린 동생에게 밥 한 술 떠먹이고 싶은 고봉밥그릇이 떠 있었다 -- 배영옥, 「뭇별이 총총」, 실천문학 2011 세월의 작은 마디가 또 훌쩍 지나간다. 해가 짧아지고 밤이 길어졌다. 동쪽이 서서히 밝아진다. 새들의 방문이 늦어졌다. 석양은 서둘러 창가로 내려앉는다. 어두워진 귀갓길, 달이 환하게 웃고 있다. 종이같이 얇고 창백한 달은 아직 모자란 조각을 모으고 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환하게 밝혀주는 달빛에 지친 몸을 쬐인다. 자꾸만 동그랗게 굽어지는 몸을 힘겹게 펼쳐내며 마른 손으로 찌개도 끓이고 나물도 무쳐서 한 상 차려놓으시고, 아랫목에 밥 묻어둔 채 깜박깜박 졸음에 겨워하시던 어머니. 무딘 손끝으로 전화번호 꾹꾹 눌러 언제 오냐고 보채시던 어머니. 빈자리, 데워지지 않는 자리 달빛으로 내려와 꼭꼭 여며주시는 손길이 그리운, 시리고 맑은 가을이다. /이명희시인
이천시 백사면 이장단협의회가 최근 긴급회의를 소집, ‘백사면 수목장 반대 비상대책위’를 구성하는 등 백사면 수목장지 조성 움직임에 집단 반발하고 있다. 내용은 이렇다. 신둔면 소재 A교회는 지난해 11월 조읍리 산 518-7번지에 수목장 건립을 위한 조성허가를 시에 접수했다. 그러나 해당 지역 주민들이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반발하자 시는 지난 4월 이를 불허가 처리했다. 하지만 A교회 측은 다시 6월 행정소송을 통해 불허가 불복 소장을 접수시켰다. 이에 법원은 지난달 이천시에 패소판결을 내렸다. ‘이미 신청자 주변은 공원묘지로 주변 환경과 조화의 부적절로 볼 수 없고 한솔아파트와 신청지의 이격거리가 먼 점’ 등이 판결내용이었다. 이에 면민들은 역량을 결집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결의를 다지고 있다. 주민들의 반대 운동은 얼핏 님비현상으로 비칠 수도 있다. 그런데 주민들의 말을 들어보면 그들의 처지도 이해가 된다. 백사면의 경우 장례시설을 비롯해 공원묘지, 시립 추모의 집 등 장사·장묘 시설이 곳곳에 들어서 있다. 이로 인해 오랫동안 주민들 간 극한 갈등을 빚었으며 행정력도 크게 낭비됐다. 주민들은 무산됐던 이천시립화장장이 또다시 이 지역으로 들어오지 않을까 하는
최근 경기도내 용인·화성·김포·수원·남양주 등에 대규모 신도시가 조성됐거나 건설이 진행 중이다. 이들 입주민은 서울에 직장을 둔 이른바 ‘서울 생활권 인구’가 많다. 따라서 서울을 이어주는 대중교통이 원활하게 운행돼야 하지만 광역버스 확충이 어려운 실정이었다. 서울시 측에서 내세우는 ‘도심 혼잡’이 이유다. 실제로 서울시내의 교통정체를 겪어보면 이해가 된다. 그래서 서울도심지역으로 가야하는 버스이용객들은 출·퇴근 시간대 정말 콩나물시루 같은 차내 혼잡으로 인한 극도의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아 왔다. 이에 경기도는 지난 2월 파주 운정지구∼서울역을 운행하고 있는 ‘좌석지정 정기이용권 버스’(이하 정기이용권버스) 시범노선을 도내 총 7개 도시로 확대 운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기이용권버스는 1개월 이상 정기이용권을 구매한 회원을 대상으로 좌석을 지정한 후, 출·퇴근 시간대에만 1일 4회 이내로 운행하는 버스다. 도는 이 버스가 도민들의 쾌적한 출·퇴근을 도울 뿐 아니라 자가용 출퇴근자들까지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졌다. 그리고 앞으로 정기이용권버스 신규 노선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었다. 도는 파주 운정신도시∼서울역 노선에 이어 파주·
정부가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를 최우선 국정목표로 내세우면서 창조경제가 주목받고 있다. 한국경제의 성장엔진을 재점화시키고, 고용 없는 성장에 대응하며, 범정부 국정과제인 고용률 70%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과거 모방경제에서 창조경제로의 전환이 절실하다. 창조경제 구현을 위해서는 기업은 과감히 창조적인 마인드로 세계적인 제품을 생산해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이루는 선순환적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창의성을 갖춘 창업기업이 우선적으로 많이 생겨나는 것이 필요하다. 창업은 경제의 혁신성과 유연성을 제고시키고 많은 일자리를 창출시켜 경제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무한상상 아이디어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이 창업으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창업자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초기에는 국가 차원의 지원이 중요하다. 정부가 추진하는 창조경제 실천전략 중 그 핵심도 개인과 기업의 상상력과 창의성을 창업 또는 사업화하여 일자리를 창출하는 선순환 창업생태계를 조성하는 일이다. 지난 5월 중기청이 정부합동으로 발표한 벤처·자금 생태계 선순환 방안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다행히 새 정부 들어서 그 동안 추진해온 시책의 효과로 신설법인 및 벤처기업
우리의 속담에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 하지 않았던가. 옛 詩(시)에도 떠나와 멀어져 버린 고향을 바라보면서 애달프게 몸부림치며 그리워한 내용이 있다. “성문을 나서서 바라보니 보이는 것이라곤 언덕과 무덤뿐이네(出郭門直視但見丘與墳). 옛 무덤 뭉개져서 밭이 되고 소나무와 잣나무는 베어져서 장작이 되었네(古墓與爲田 松佰최爲薪).” “사시나무엔 슬픈 바람이 휘몰아쳐 쓸쓸히 사람의 애간장을 끊는구나(白楊多悲風 簫簫愁殺人). 고향마을에 돌아가려 마음 먹어보지만 돌아갈 수 없는 처지를 어이할꼬(思還故里閭 欲歸道無因).” 인생무상을 노래했다. 어릴 적 부모가 돌아가셨을 때는 하늘이 무너져 내린 듯 슬퍼하며 견디기 힘들었다. 그러나 세월이 약이라 했던가. 떠난 자는 멀어지듯 잊혀져갔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졌을 때는 절망과 서운함에 의욕마저 잃고 매일 長醉(장취)하던 날이 그 얼마였던고. 눈 속에 꽉 차있던 첫사랑의 여인도 세월이 가면서 점점 희미해져 가지 않던가. 언젠가는 고향도 멀어지고 사람들도 멀어지고 누구나 멀어지면서 이별하게 되는 것. 우리는 그리 많지 않은 소중한 시간 속에서 오늘 하루도 따뜻한 사람들과 맑고 향기롭게 보내고 싶다. /근당 梁澤東(한
추분과 입동 사이, 한 달 보름 동안의 기간에 우리 주변 곳곳이 문화행사로 넘친다. 산야는 결실의 황금색을 띠고 있다. 들판이 그렇고 산비탈에 자리 잡은 유실수(有實樹)들이 그렇다. 풍요의 빛깔이 우리들의 마음을 안정시킨다. 바다는 어떤가. 숭어가 팔뚝만큼 자라고 가을바람을 타고 전어는 우리의 서해를 한층 풍요롭게 한다. 가을 하늘은 한없이 공활하여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 파란 하늘의 물감을 찍어 세상의 아름다운 풍경화를 그려내고 싶은 계절이다. 지방자치단체, 사회단체, 종교단체 등에서 실시하고 있는 문화행사 또한 우리의 의식과 사유를 한 차원 높여서 인간의 존엄성과 존재성을 확인하게 한다. 여러 문화행사를 참여해 봤지만 제자의 귀국 콘서트에 참여한 것은 난생 처음이었다. 10여 년 전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제자는 고전음악의 본고장인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공부를 마치고 얼마 전 귀국하였다. 고3시절 교실에서 성악가의 꿈을 꾸는지 손짓과 몸짓과 표정을 지으면서 발성연습에 몰입하던 장면이 떠올랐다. 이제 10여 년이 지난 후에 소프라노가 되어 귀국하였다. 소프라노 인구슬 리사이틀.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감각적인 음악적 해석과 청명한 음색을 지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