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정부는 1955년 오페라하우스의 부지로 하버 브리지 인근의 베넬롱 포인트를 선정했다. 1940년대 말 뉴사우스웨일스 주립음악원 교장 유진 굿 센스가 오페라와 음악회를 펼칠 수 있는 대형 극장을 건설해야 한다며 정·재계 요인들을 대상으로 설득에 나선 지 15년 만의 일이다. 그리고 2년 뒤에는 국제 공모전을 통해 세계 각지에서 응모된 200여건 중 덴마크의 건축가인 요른 우촌의 설계를 채택했다. 항구에 정박된 요트의 닻 혹은 조개껍질을 나란히 엎어 놓은 듯한 독특한 외관으로 호주의 랜드마크이자 시드니의 상징물이 된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의 탄생은 이렇게 이루어졌다.
세계에 ‘오페라하우스(Opera House)’란 명칭이 붙은 건물은 무수하다. 그중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는 유명함과 조형미에서 단연 최고로 꼽힌다. 그래서 예술에 관심이 없더라도 시드니를 방문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르는 명소이다.
1958년 착공된 오페라하우스의 공사는 순조롭지 않았다. 아이디어를 뒷받침할 기술이 부족했던 탓이다. 공사 중간에 건축사 우촌의 사임도 불러왔다. 그러나 당초 700만 달러였던 건축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것도 문제였다. 이러한 문제로 난항을 거듭하다 1963년 초 완공 예정이던 건물은 10년이나 지연된 1973년에야 완성됐다. 공사비도 당초 예산보다 14배가 넘는 1억200만 달러나 들었다.
1973년 10월20일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연주와 함께 오페라 하우스는 개관했다. 개관식에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도 참석했다. 그리고 세상 어디에도 없는 독창적인 외관으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금은 호주가 보유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됐다. 독특한 외관에 대해선 아직도 의견이 분분하다. 조개껍데기, 배의 새하얀 돛, 오렌지가 모티프라는 이야기가 있지만 정리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오페라하우스가 올해 개관 40주년을 맞이했다. 이런 명물이 여기저기 낡아 골치라는 현지 언론보도다. 개·보수를 하자면 6억 호주달러(6천억원)가 든다고도 한다. 해서 고치자, 옆에 별도의 오페라하우스를 증축하자, 차라리 다른 곳에 새로 짓자 등 논란이 거세다는 소식이다. 세월엔 장사(壯士)가 없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