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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피안(彼岸)에 이르는 길

 

반야심경(般若心經).

대승불교 반야사상(般若思想)의 핵심을 담은 경전으로 본래 명칭은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摩訶般若波羅蜜多心經)’이다.

관자재보살(觀自在菩薩)의 입을 빌려 시작하는 이 경전의 핵심은 마지막 구절에 있다. 그것을 독송하기 전에 관자재보살에 대해 잠깐 짚어본다. 누굴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의 다른 이름이다. 산스크리트어로 된 원본을 구마라지 번역본은 관자재보살로, 현장법사의 번역본은 관세음보살로 표기했다. 관세음보살에 익숙한 한국인들이 잠시 갸우뚱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다시 마지막 구절로 돌아가자.

‘故說般若波羅蜜多呪 卽說呪曰 揭帝揭帝 波羅揭帝 波羅僧揭帝 菩提娑婆訶(고설반야바라밀다주 즉설주왈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로 돼 있다. 이 가운데 진언(眞言)은 ‘揭帝揭帝 波羅揭帝 波羅僧揭帝 菩提娑婆訶(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다.

사실, 예부터 진언은 신비함을 깨뜨릴 수 있다고 해서 해석하지 않았다. 그러나 인간의 호기심이 진언이라고 그냥 두었겠는가. (사과도 따먹었는데.) 이 부분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지만 큰 틀에서는 비슷하다. (느낌 아니까.)

인도의 제바보살(提婆菩薩)은 “간다 간다. 저쪽으로 간다. 반드시 피안으로 갔다. 도심(道心) 있는 중생이여”라고, 신라의 원측법사(圓測法師)는 “훌륭하도다. 훌륭하도다. 저 피안은 훌륭하도다. 각(覺)이 다 끝났도다”라고 번역했다. 또 혹자는 “가세가세 피안가세 우리 모두 반드시 가세”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원문인 산스크리트어는 ‘가테가테 파라가테 파라상가테 보디사바하’로 읽힌다고 하니, 피안에 이르고(到彼岸)픈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도인(道人)이나 범부(凡夫)나 매한가지인가 보다.

지난 주말 세 시간 정도 피안에 머물렀다. 광릉수목원에서 포천 가는 죽엽산 자락에 있는 이음새 공방, 호미가(好美家 : 포천시 소홀읍 고모리 144-1)가 그곳이다. 남편(好)과 아내(美)의 이름에서 한자씩 빌려 당호(堂號)를 지었다. 전통 조각보와 40년을 보낸 아내와 그것을 지켜준 남편의 마음이 오롯이 피어나는 피안에서 보낸 영혼이 따뜻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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