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시위가 이슈를 옮겨가며 매일 밤 서울 도심의 거리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한편에서는 이 나라 법치(法治)의 무력화와 실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시위 현장에서는 시위대의 인권이 법질서 보호보다 우선한다. 법질서를 지키기 위해 거리에서 매일 밤을 새우고 있는 전경들은 상부로부터 “차라리 맞으라”는 어처구니없는 지시를 받고 있다. 인권도 법치의 방파제가 무너지면 함께 휩쓸려 갈 수밖에 없다. 법치는 인권을 최우선으로 삼는다. 선량한 보통시민에 대해서는 두말할 나위도 없으려니와, 심지어 추악한 흉악범에 대해서도 인권은 최우선으로 고려된다. 이게 법치다. “당신은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당신이 말한 것은 법정에서 불리하게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당신은 변호사를 선임해 상의할 권리가 있습니다.” 경찰이 피의자를 연행할 때 반드시 알려야 하는 ‘미란다의 원칙’이다. 이 원칙은 지금 세계 대부분의 민주국가들에서 실시되고 있는 준칙이지만, 본디는 미국 헌법에 그 뿌리를 두고 탄생했다. 1963년 3월,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시에서 18세의 한 소녀가 유괴돼 들판에서 성폭행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범인으로 지목된 21세의 에르네스토 미란다를…
포털 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광장에 수도 없이 올라오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의견들이 우리나라 전체국민의 의견을 대변하고 있다고 봐야 할까. 그렇지 않다가 맞다. 우리나라에서 인터넷 사용 주계층은 중·고등학생과 20~30대 들이다. 40대는 인터넷에서 자료를 열람하는 수준이라고 한다면 50대는 사용폭이 더욱 엷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인터넷에서 자기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계층으로 좁혀본다면 40대는 그나마 더욱 참가율이 떨어진다. 그저 한번 훑어보고 빠져 나가는 정도로 봐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20~30대는 자기의견을 강하게 주장하거나 자기의견과 상충될 경우 상대의견에 대해 조목조목 따져 묻는다. 그러나 촛불집회를 보면서 느끼는 것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올라오는 의견이 국민 전체의견인양 호도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미국산 쇠고기를 놓고 포털사이트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그야말로 일방통행이다. 반대의견이 설 자리를 찾지 못하고 밀리게 마련이다. 이뿐이 아니라 동호회에서 운영하는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서 조차도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 요구가 주를 이룬다. 누구 하나라도 반대의견을 올리면 집중포화를 맞게 된다. 근거에 바탕한 정확한 정보가 포털을 달군다면 별문제가 아니
7월 1일이면 제5대 지방의회 구성 2년을 맞는다. 이 시기를 즈음하여 지방의회는 2년 동안의 의정활동을 평가하고 남은 2년 동안 어떤 각오와 비전을 가지고 의정활동을 펼칠 것인가를, 새로운 지도부 구성을 통해 시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임기의 반을 지나오는 동안 시민의 대의기관으로서 지방자치단체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잘 수행했는지, 부족한 점은 없었는지 의원들 스스로 돌아보고 반성하면서, 시민들의 바람을 지방자치단체의 정책과 비전으로 담아내기 위해서 앞으로 무엇을 더 준비해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시기다. 그런데 의회에서 들려오는 얘기들은 과연 지방의회 의원들이 스스로의 본분이 무엇인지 알고 있기나 한 것인지 의문스럽다. 18일자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서울시의회 의장 선출을 위한 한나라당 경선에서 후보로 출마한 5명의 후보들이 모두 ‘의정비 현실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다고 한다. 서울시의회의 의정비는 6천800만원이다. 서울시의회는 지난해 과다한 의정비 인상에 반대하는 여론에 밀려 2006년 의정비를 자체 동결하기는 했으나, 2005년 의정비가 3천120만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의정비 현실화’ 얘기는 지나친…
제18대 국회는 오늘로서 임기 개시 22일째가 된다. 지난 5일로 예정됐던 개원식이 야3당의 등원 거부로 무산된 이래 야당은 장외 투쟁을 계속 중이고, 여당은 야당의 등원을 설득하고 있으나 정치력 부족 탓인지 국회는 공전 상태다. 분명한 것은 국회의사당이 텅 비어 있다는 사실이다. 때마침 미국 쇠고기 협상 반대 촛불시위가 한창인 때라 야당의 장외투쟁은 그런대로 명분이 있었다. 국민들도 공감 내지는 이해했다. 하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대미 쇠고기 협상에 진전된 변화가 생긴데다 고유가 고물가에 화물연대 파업까지 겹치면서 국정이 마비될 지경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국난은 이명박 정부의 사려 깊지 못한 국정 운영에서 비롯된 것으로 지탄 받아 마땅 하지만, 국회 안에 있어야할 국회의원이 국회 밖에서 정치파업을 벌이는 것 역시 비난받을 수밖에 없다. 통합민주당은 등원 조건으로 가축전염예방법 개정안의 우선 처리를 내세우고 있다. 참으로 개탄할 일이다. 나라와 국민이 당장 눈 앞에 닥친 어려움을 이겨낼 힘과 방법을 찾지 못해 절망에 직면해 있는 판에 가축전염예방 운운하는 것은 국민의 생존보다 가축의 안전을 우선시하는 것 같아 불쾌하다. 국회가 왜 있어야 하는지,…
광교신도시 개발사업이 수많은 논란을 뒤로하고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대규모 사업계획이 발표되고 있어 명품신도시의 탄생을 기다리는 시민들에게 불안감을 심어주고 있다. 좋은 계획을 반영하여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명품도시를 만들어 보겠다는 의욕은 높이 살만하나 이렇게 발표되는 대규모 계획들은 도시계획을 잘 모르는 일반 시민들에게도 몇 가지 의문을 던져 주기에 충분하다. 이러한 의문은 곧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고 전체 사업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킬 수 있다. 16일 경기도와 경기도시공사, 수원시, 용인시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178만㎡ 규모의 수변형 호수공원 조성계획을 야심 차게 발표하였다. 김문수 도지사는 발표회장에 직접 참여해 광교신도시의 새로운 비전을 발견한 듯 높은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본지 6월 17일자 참조) 그러나 우리는 수변형 호수공원의 추진에 대한 전문적 검토의견이 아무리 긍정적으로 나온다 하더라도 사업추진과정에서 불쑥 던져지는 대형사업이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시민들은 사업계획이 수립되는 초기단계에서부터 격렬한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대규모 개발사업인 만큼 계획이 결정된 시점부터는 차분하게 그 계획이 추진되기를
국민가수 인순이는 대한민국 최고의 가수다. 어려운 가정형편과 혼혈인이라는 사회적 편견을 극복하고 자기분야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나는 지난 해 까지만 해도 혼혈인이지만 노래 잘하는 인기가수 정도로만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불거진 문화예술계 인사의 학위 위조 논란을 계기로 그녀의 또 다른 모습에 더욱 주목하게 되었다. 학위 논란의 대부분이 대학 입학 및 졸업 여부에 집중된 상황에서 그녀는 자신이 표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창피함을 무릅쓰고 자발적으로 대중 앞에 나서서 대학은 커녕 고등학교 입학조차 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리고는 학력위조 고백기사를 취재한 기자에게 절대 동정적으로 기사를 쓰지 말 것을 부탁까지 했다니 순진하지만 정말 솔직하고 당당한 사람이다. 그러나 그녀의 어린 시절은 편모슬하에 혼혈인에 대한 멸시와 냉대 그리고 경제적 궁핍으로 점철된 고난의 가시밭길이었다. 그녀는 이 모든 고난과 불우한 환경을 강인한 의지력으로 극복하고 마침내 존경받는 대표 연예인으로 우뚝 선 것이다. 지금이야 그녀의 피부색을 가지고 차별하거나 멸시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변화는 다문화가정에 대한 우리사회의 인식이 성숙된 결
우리나라 50대 이하 가장(家長) 가운데 직업이 없는 사람이 2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청년 백수에 이어 ‘백수가장’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두말할 나위도 없이, 실업 가정은 파탄으로 치닫게 된다. 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이혼율이 급등해 아시아 최고 수준이 된 것도 경제적 이유가 크게 작용한 탓이다. 우리나라 실업문제는 아직 뾰족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갈수록 심각해져가고 있다. 백수가장이 넘치는 현상은 경제 사회 정치적인 불안정성 심화로 이어진다. 가장이 돈벌이를 하지 못해 가정경제가 피폐해지면 국내 소비가 줄어들고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져 사회적 부작용이 심각해진다는 것쯤은 상식에 속하는 얘기다. 결손가정이란 반드시 부모가 이혼을 했거나 어느 한쪽이 사망한 가정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경제적으로 정상적인 생계를 꾸려나갈 수 없을 정도로 궁핍한 가정도 결손가정에 속한다. 가장이 돈벌이를 하지 못하면 그 가정은 결손가정이 될 수밖에 없다. 결손가정의 증가는 청소년 교육의 사각지대를 만들어 청소년 범죄를 증가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최근 국내 경제의 전반적 고용창출 능력이 현저하게 약화되고 있다. 정부는 물론 이 같은 원인을 고유가
수려한 산자락에 넓은 평야, 그리고 152㎞의 해안선을 끼고 있어 천혜의 해상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화성시. 육지로는 7개 시를 접하고 바다로는 서해의 평택항으로 충청남도와 경계되며 서쪽의 옹진군과 접해 선감도, 대부도를 마주하고 있다. 화성시의 무한 잠재력이 느껴진다. 경부·서해안 양대 고속도로가 지나고 철도·국도 등이 관통하는 사통팔달의 도로망이 연결되어 서울 중심에서 1시간 이내에 도착할 수 있어 동탄신도시를 비롯한 택지개발과 각종 산업시설 등 대규모 개발사업이 가속화 되고 있고 시화지구, 화옹지구 등 대규모 간척사업이 시선을 끄는 곳이다. 정조대왕의 효심이 서린 융·건릉과 용주사가 위치해 있는 등 충·효의 전통문화와도 조화를 이루는 관광자원의 보고다. 화성시 전곡항에서 경기도가 야심차게 추진한 ‘2008 경기국제보트쇼 & 코리아매치컵 세계요트대회’는 화성시가 보여준 해양레저산업의 가능성이었다. 대회기간 동안 35만여 명에 달하는 방문객 수와 600억원의 계약 및 현장판매라는 화려한 기록을 갖게 되었다. 화성시 전곡항이 세계 뉴스의 중심에 선 것이다. 화성시에서 앞으로 펼쳐질 대규모 사업은 화성시가 세계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준
청소년과 관련된 일을 생업으로 하는 필자가 짬짬이 하는 일 중의 하나가 청소년과 관련된 언론의 보도 내용을 스크랩하는 것이다. 최근 필자가 스크랩한 기사들 중에서 몇 가지 눈에 띄는, 그러면서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로 중첩되는 몇 가지 기사를 소개하고자 한다. 하나는 우리 청소년들의 삶에서 지겹도록 떨어지지 않는 입시 그리고 이에 따른 사교육 열풍에 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 청소년들의 진로, 보다 구체적으로 일자리와 관련된 문제이다. 먼저 입시와 사교육에 관한 문제이다. 최근 한 방송에서는 ‘사교육 열풍에 교육비 지출 사상최대’라는 보도를 낸 바 있다. 한국은행의 발표 자료를 인용한 이 보도에 따르면 입시학원을 비롯한 각종 사설학원의 가계 소비지출액이 지난 1/4분기에만 2조9천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8% 늘어난 수치로 4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것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가계가 사설학원에 지출하는 돈은 연간 12조원를 이미 넘어섰는데, 연간 사설학원 지출비는 2004년 10조6천억원에서 2006년에는 11조7천억원으로, 다시 2007년에는 12조3천억원으로 급증했다. 교육비 비중도 사상 최대를
의왕시 소재 한국철도대학(한철대)의 사립화 및 지방이전을 둘러싼 찬반 논쟁이 고조되고 있다. 문제를 이르킨 것은 참여정부였다. 당시 건설교통부(건교부)는 수도권정비법과 지역균형발전을 내세워 고려대측과 통폐합 협상을 벌였으나 서로의 이견을 좁히지 못해 양해각서(MOU) 체결에 실패했다. 협상에 실패한 건교부는 백지화를 공표하던지, 아니면 새로운 대안을 내놓았어야 옳았는데 침묵으로 일관했다. 어떻게 해서라도 한철대의 사립화와 지방이전을 설현시켜야겠다는 미련 탓이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개편된 국토해양부(국해부)는 3월 31일 지금까지 알려졌던 것과는 사뭇 다른 일련의 해명을 내놓았다. 즉 “건교부 시절 이 문제가 많이 진행된 바 있지만 새 정부들어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으나 결론 난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밝힘으로써 세간의 항설과 거리가 있음을 시사했다. 바꾸어 말하면 지금까지 수없이 설왕설래했던 풍문과 언론 보도가 아주 근거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진실’은 아니다라는 것으로 해석할만한 내용이었다. 이같은 언급은 한 때 실의에 빠져 있었던 의왕시와 시민에게 희망을 안겨 주면서 동시에 격한 한철대 지방이전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