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파람 /이동주 사나이란 상처가 있어야지 손을 턴 휘파람 소리에 구름이 흘러간다 -이동주 시집/범우사 1987 가을아침 갑자기 소나기가 억수로 쏟아지더니 이내 푸른 하늘이다. 흰 구름도 몇 점, 푸른 하늘을 떠간다. 이쯤해서 하늘이 낯설게 다가온다. 바쁜 일상, 언제 한 번 제대로 된 하늘을 맞닥뜨린 적 있었나. 그동안 하늘을 잊고 살았구나. 아마도 상처를 감추기에 급급한 나날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시인은 일상의 삶 속에서 문득 손을 털고 휘익 휘파람을 불어제친다. 휘파람 소리에 하늘이 열리고 구름이 떠간다. 상처가 있어야 사나이지 푸른 하늘 아래 시인의 휘파람 소리 가득하다./조길성 시인
수원 장안문 일대가 전통문화특구로 조성된다는 소식이 눈길을 끈다. 이 지역이 낙후성도 벗고, 공간적 특성도 살려 거듭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1차로 내년 6월까지 지어질 전통교육 예절관과 전통식생활체험관이 특구를 선도하게 될 듯하다. 이어 시가 구상 중인 궁중문화체험관과 한옥체험관(게스트하우스)이 들어서면 일단 교육과 체험을 위한 기본 골격은 갖춰질 것이다. 장안문에 인접한 농협 북문지점을 한옥 형태로 고쳐짓는다는 계획도 좋다. 연간 20채씩 한옥 신축을 지원한다는 구상도 나쁘지 않다. 세계문화유산 화성복원사업, 행궁동 일대 마을만들기, 생태교통 수원 2013의 성과를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나 아쉬운 점이 눈에 띈다. 우선 발상이 평이하다. 교육장이나 체험관은 전통문화를 이야기하는 곳 어디에서나 가장 먼저 제기되는 아이템이다. 이들 시설이 필요 없다는 뜻이 아니라 누구나 다 하는 건축사업 판을 또 벌이는 게 아닌가 하는 노파심에서 하는 소리다. 이곳만의 특색 있는 예절교육, 식생활체험, 궁중문화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되지 않으면 그저 그런 건축사업에 시 예산만 낭비하고 마는 일이 될지도 모른다. 한옥 형태로 전통을 가시화하는 것은 좋지만 건물부터…
캘리포니아 예술대학은 1961년 설립된 교육기관이다. 긴 역사를 자랑하는 서양의 대학은 물론이고, 길지 않은 우리나라 대학에 비춰도 비교적 신생 대학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짧은 역사에도 이 대학은 영화, 음악, 미술 등의 분야에서 최고를 다투는 전문 교육기관이 되었다. 그 성취에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설립자의 교육철학이 큰 기여를 했다. 이 대학을 설립한 주체는 우리에게도 너무나 잘 알려진 디즈니 재단이다. 물론 이 대학의 성숙에도 우여곡절은 있다. 애니메이션의 선구자로 큰 부를 쌓은 디즈니 집안에서는 부의 사회 환원과 함께 애니메이션 분야의 지속적 인재 양성을 목표로 대학을 만들고 싶어 했다. 하지만 그들은 재정적 후원자로만 남고, 대학운영은 전문가에게 맡기기로 하였다. 이 뜻에 따라 대학 설립의 책임을 짊어진 사람들은 우수한 교수를 확보하고자 널리 인재를 구했다. 문제는 그렇게 모인 인재들의 면면이 만만치 않았다는 것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자기 분야에서 능력은 뛰어나나 온갖 말썽꾸러기들이 다 모이게 된 것이다. 그들을 모은 설립 책임자들조차 걱정을 할 정도였다. 이런 사정은 디즈니 측에 고스란히 전해졌고,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집안
지난 4일, 제18대 한신대학교 채수일 총장 취임식이 있었다. 취임식에는 허영길 이사장, 인도네시아 마라나타 크리스천대학 총장 펠릭스 카심 박사, 성공회대학교 총장 이정구 박사를 비롯한 안민석 국회의원 등 지역인사들이 참석했다. 한신대는 필자의 고향이자 문학의 지평을 넓혀준 곳이다. 황지우·최두석 시인, 임철우·최수철 소설가, 유문선·서영채 문학평론가, 주인석 작가 등 우리나라 대표 작가들이 교수로 있는 대학이다. 그 교수님들에게 ‘자장면 같은 글을 쓰지 말라’는 당부와 채찍을 받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돌아보면 부끄러운 자화상을 그리게 된다. 채 총장은 73년 전에 한신대를 처음 세우고 지금까지 인도하신 하나님께 먼저 감사와 영광을 돌렸다. 또 17대 총장으로 활동하면서 바쁘게 지내느라 가정을 돌보지 못한 소회도 피력했고, 부족한 지도력에도 학교를 위해 함께 고생해온 교직원과 학생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연임한 채 총장은 4년 전 17대 총장 취임사를 다시 살펴보았다고 한다. 말만 거창했지 별로 한 일이 없는데, 새로운 약속을 해야 한다는 부담이 컸다고 말했다. 채 총장은 프란치스코 교황 이야기
경기도가 마련한 ‘독거노인 수호천사’ 종합대책이란 게 있다. 작년 12월 발표한 대책인데 소득의 양극화와 급속하게 진행되는 고령화로 생활 곤란 등 보호를 요하는 홀몸노인이 급증함에 따라 보호대책을 수립, 안정된 노후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종합대책 주요 내용은 ▲홀몸노인 실태 전수조사 ▲홀몸노인 종합지원센터 설치 ▲홀몸노인 일자리사업 확대 ▲홀몸노인 집수리 지원 등이다. 그러나 도의 심각한 재정난으로 집행예산이 없어 대부분 무산되거나 다른 사업에 포함돼 유명무실해지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이 계획의 시스템 통합관리와 상담·콜센터 운영, 시·군 센터지원, 교육, 주요사례 관리 해결 등의 역할을 맡을 예정인 총괄센터 독거노인 종합지원센터는 예산이 없어 추진조차 못하고 있단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실버택배사업도 예산이 없어 무산됐다. 홀몸노인 집수리 지원 사업은 이미 추진 중인 한부모가정 및 차상위계층을 위한 무한돌봄 집수리 사업에 편성됐다. 이 사업의 예산은 10억원이지만 사업 대상이 장애인·소년소녀가장까지 확대돼 실효성에 의문이 생긴다. 홀몸노인 실태 전수조사 상황도 좋지는 않다는 보도(본보 9일자 1면)다. 통계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도내 홀몸노인
교감(交感) /이승하 내가 잠든 하룻밤 사이 얼마나 많은 별이 새로 태어나 빛을 발하는지 헤아리지 못하는 내 혼은 너무 곤궁하구나 내가 노동한 하루 낮 사이 얼마나 많은 별이 숨져 우주의 한 공간이 어두워졌는지 헤아리지 못하는 내 몸은 너무 빈약하구나 보이는 별과 보이지 않는 별이 말한다. 네 몸은 한 줄기 바람일 뿐, 여기서 부는 미풍과 훈풍과 태풍이 다 바람일 뿐. 지상의 생명은 다 같이 유한하여 사시사철 바람을 감지할 수 있지. 바람 앞에 다 같이 흔들려야 하지. -시집 『욥의 슬픔을 아시나요』(세계사, 1992) 1992년 서른, 결혼하던 해 필자가 만난 이승하 시집 ‘욥의 슬픔’은 오랫동안 질문에 질문을 더하는 편지였다. 시인의 슬픔인지 나의 슬픔인지 알 수 없는 슬픔의 혼돈은 시인과 나의 ‘교감(交感)’으로 남게 되었다. 많은 인생들이 자기만의 울타리에서 자신만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이 시대에 자신이 잠든 하룻밤 사이 얼마나 많은 별이 새로 태어나 빛을 발하는지, 헤아리지도 못하는 우리 인생의 빈약함을 노래하는 시다. 지상의 생명은 다 같이 유한하여 사시사철 바람을 감지할 수 있지만 바람 앞에 다 흔들리는…
가을이다. 청명한 하늘에 말이 살찐다는 계절이 왔지만 아직도 반소매 차림이 더 흔한 참 이상한 날씨의 가을이다. 그리고 이상한 날씨만큼이나 종잡을 수 없는 상식을 뛰어넘는 무수한 일들로 넘쳐나고 논란의 중심은 쏜살같이 바뀐다. ‘영구미제’로 남을 듯했던 ‘인천 모자 실종 사건’은 다름 아닌 차남이 바로 엄마와 친형을 끔찍하게 살해하고, 유기한 범인으로 구속되는가 하면 연이은 ‘패륜범죄’가 하루가 멀다하게 벌어져 탄식이 절로 난다. 어디 그뿐이랴.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한 ‘검찰총장 혼외자 논란’에, 대한민국 영토와 국가 존엄이 투영된 ‘NLL 대화록 삭제 파문’, 또 ‘공약 후퇴’에서 시작해 대통령에 대한 장관의 ‘항명 파동’으로까지 비화하면서 결국 장관 사퇴로 마무리된 ‘기초연금’ 논란까지 온통 신문을 접고 TV채널을 돌리게 하는 일 투성이다. 그리고 그 씁쓸함의 결정타엔 15년 만의 가을 태풍이라며 전국을 초비상에 빠뜨렸던 제24호 태풍 ‘다나스’로 온통 관심이 집
‘샤를 페로’의 동화 신데렐라와 유리구두에 나오는 황금마차는 너무나 유명하다. 요정이 ‘비비디 바비디 부(Bibidi babidi boo)’라고 주문을 외우면 생쥐가 말로, 호박이 마차로 바뀌어 신데렐라를 태우고 왕자에게로 간다. 비록 만화지만 디즈니 애니메이션 ‘신데렐라’에서 나온 황금마차의 화려함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있다. 현대에 와서도 마차의 특별한 이미지는 이어진다. 영국 왕실은 국빈을 모실 때 ‘마차 의전’을 한다. 서유럽 왕실 결혼식도 마차 행진이 관례다. 2011년 세기의 결혼식이라 불린 영국 윌리엄 왕자와 약혼녀 케이트 미들턴도 결혼식 후 버킹엄궁까지 마차 퍼레이드를 벌였다. 그들이 탄 마차는 1902년에 제작된 ‘스테이트 랜도(State Landau)’로 일명 황금마차라 불린다. 이 마차는 에드워드 7세의 대관식에 맞춰 제작된 붉은색 최고급 마차이며 천장이 없는 오픈형의 대표적인 왕실 마차다. 붉은색을 입힌 패널에 왕실의 황금색 문양이 그려져 있으며 황금으로 장식된 외부는 황금조각으로 윤이 난다고 해서 그렇게 부른다. 스테이트 랜도는 찰스 왕세자와 고(故)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1981년에, 찰스의 동생 앤드루 왕자와 사라 퍼거슨
대한민국은 과거에 주변 강국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약탈을 당하기도 하고, 주권을 잃기도 하고, 주권을 찾아 독립 후 이념대립에 따른 전쟁으로 폐허가 되는 등 수많은 역경을 견디고 눈부신 발전을 이룬 국가다. 나는 이러한 국가의 국민인 것이 자랑스럽기도 하고, 새삼스럽게 가슴이 벅차 오른다. 그래서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희생하신 수많은 분들에게 다시금 감사의 마음을 가져본다. 그러나 우리는 언제든지 과거 역사가 되풀이 될 수도 있는 상황에 놓여있다는 사실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현재 남한과 북한은 휴전중이다. 이는 전쟁이 잠시 중단된 상태라는 뜻이기에, 언제라도 전쟁은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끔찍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나라를 지켜주시는 분들은 바로 군인일 것이다. 자신의 목숨과 안위를 바쳐 국가와 국민을 지켜주는 군인에게 우리는 감사와 존경을 보내야 한다. 현역 군인은 물론 군 생활을 마치고 사회로 복귀한 제대군인에게도 존경과 감사를 표해야 함은 당연하다. 유사시엔 언제든지 국가를 위해 목숨 바쳐 전장에 뛰어들 군인이지만, 군대라는 조직의 특수한 계급구조로 인하여 수많은 군인들은 중도 제대를 하게 된다. 과연 이 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