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라와 자식을 빼고 다 바꿔라"고 하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2일 삼성그룹 쇄신안을 발표하고 스스로 물러났다. 이 회장은 1987년 취임후 '자율경영', '기술중시', '인간존중' 을 축으로 하는 제2창업을 선언한지 20년만에 파격적인 경영쇄신 카드를 내놓음으로써 '제3창업'을 위한 새로운 출발점에 서게 된 것이다. 이날 발표된 삼성그룹 쇄신안은 그간 제기된 그룹 개혁안의 대부분을 받아들일 정도로 파격적이다. 삼성그룹은 전략기획실을 해체하고 이학수 부회장과 김인주 사장은 일선에서 물러나고 이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도 CCO(최고 고객책임자)직을 사임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의 차명재산을 공익 사용으로 돌리겠다는 입장과 함께 은행업 진출 포기, 순환출자 고리 해소는 여론의 눈높이에 맞췄다는 평가다. 특검 수사가 오히려 삼성에 면죄부를 주었다는 국민들의 시선을 한순간에 날려버리긴 했지만 검찰수사에서 드러난 전략기획실의 '어두운 면' 은 삼성으로서는 큰 아픔이지만 과감하게 환부를 도려냄으로써 투명경영과 그룹 차원의 간섭경영, 선단식 일방형…
지난 4월 15일 교육과학부에서 학교 자율화 추진계획을 발표한 직후, 필자가 평소에 존경하는 서울여대의 K교수님이 학교 자율화 조치를 정원 조경 작업에 비유해 하신 말씀이 기억난다. ‘정원을 아름답게 꾸미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원리는 버릴 것은 버리고, 남겨 놓을 것은 남겨 놓는 일이다.’ ‘버림과 남겨둠의 미학’. 이 말은 굉장히 평범하고 단순해 보일지 모르지만, 이 일을 행하는 것은 가장 고민스럽고 가장 어려울 것이다. 진정한 자율을 위해서는 버릴 것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 그렇다고 자율화에 방해가 된다고 해서 모든 것을 버려서는 안되고 비록 불필요해 보일지라도 남겨 둘 것이 있다. 자율은 스스로가 모든 일에 있어서 어떤 외적인 권위나 자연적 욕망에 구속되지 않고 이성적 능력으로 행위와 책임의 주체된다는 의미이긴 하지만 여기에는 반드시 자기 규제 능력이 전제돼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번 학교자율화 계획이 적절한 조치였는지를 평가하기 위해 학교가 교육의 자율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는 자기 규제 능력이 있는지를 검토해 보면 된다. 자기 규제 능력의 걸림돌이 바로 입시라는 사실은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지금 무엇보다 먼저 착수해야할 일은 ‘지난 10년 좌파정권의 적폐’를 씻어내는 일이다. 그 ‘적폐’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사학법, 언론관계법, 교육관계법, 경제ㆍ민생관련법 등 각종 시대역행적 규제를 개폐(改廢)해야 하고, 한ㆍ미 동맹을 업그레이드시켜야 하며, 이 나라를 본격적인 글로벌 국가로 탈바꿈하기 위한 인식과 제도의 개선이 절실하다. 대북 상호주의, 올바른 근ㆍ현대사 교육, 법치주의 관철도 시급한 사안이다. 300백 개가 넘는다는 각종 위원회와 방만한 공기업들에 대한 사정(司正)을 통해 이들이 과연 얼마나 많은 예산과 기금을 썼는지, 그 지출이 과연 타당성과 효율성이 있는 것이었는지도 심사하고, 그렇지 못했을 경우 추상같은 혁파의 칼을 들이대야 한다. 이것이 범(汎)보수에 200석 이상을 몰아준 민의에 충실히 보답하는 길이며, 대선과 총선 결과를 사회 경제 문화 교육의 총체적인 변화로 이끄는 길이기도 하다. 이명박 정부는 총선이 끝나자 ‘경제’에 올인하는 분위기다. 새 정부가 이처럼 경제에 몰두하는 모습은 물론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게 틀림이 없다. 그러나 경제를 살릴 수 있는 큰 조류를 만들려면 우선 보다 근원적인 수술에 집중해야 한다
올해 스승의 날(5월 15일)을 앞두고 시도 교육청 또는 각급 학교가 휴업(休業)을 할 것인지 정상수업을 할 것인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 서울의 경우는 전체 초·중·고교 1237개교 가운데 103개교(8%)만 휴업하고 나머지 학교(92%)는 수업을 하기로 했다고 한다. 경기도의 경우는 아직 휴업 여부가 밝혀진 바 없어서 과연 몇 개 학교가 휴업할지 알수 없으나 서울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아시다시피 스승의 날 휴업은 2006년 학부모와 교사간의 촌지가 사회 문제화 되면서 초·중·고교 교장협의회와 한국교원단체연합회가 입방아의 대상이 되느니 차라리 학교 문을 걸어 잠그기로 결정하면서 시작됐었다. 원래 학교는 방학기간을 빼고는 늘 열려 있어야 하고, 그 열린 공간 속에서 스승과 제자가 하나된 가운데 동량을 키워내는 것이 전부이고, 그 과정에서 스승의 은혜를 기리기 위해 정한 것이 스승의 날이었는데 촌지가 숭고한 뜻을 앗아버린 것이다. ▶스승의 날이 처음 생긴 것은 1963년 9월 21일 충남 강경지구 청소년적십자(JRC) 단원들이 스승에게 카네이션을 달아 드리면서 ‘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는 말로는 '깨끗한 정치'를 강조해 왔다. 부패와 이합집산으로 찌든 기존 정치권과는 다른 클린정치를 선보여 정치혁명을 이루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해 왔다. 그러나 문 대표의 평소의 주장과는 달리 그의 꼼수 정치가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창조한국당은 245개 지역구 가운데 17개의 지역구에서만 공천을 하는데 그쳤다. 당선은 문 대표가 유일하다. 정당투표 결과 비례대표로 의석 2석을 배분받아 3명의 국회의원을 확보한 미니정당의 면모를 갖추기는 했다. 그러나 학력·경력 위조 의혹이 제기된 이한정 당선자가 구속되고 자진사퇴를 거부하자 창조한국당이 대법원에 당선무효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창조한국당은 이 당선자를 제명해도 무소속 의원으로 남을 수 있어 창조한국당 후순위 비례대표를 배분할 수 없게 되자 당선무효 소송을 통해 아예 국회입성을 막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의석 하나에 목을 매는 인상을 주는 것은 문국현 대표가 강조해온 ‘깨끗한 정치’와도 거리가 먼 ‘꼼수 정치’ 아니냐는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는 것이다. 검찰은 공천을 대가로 불법 정치자금(공천헌금)을 기부한 정황을 포착하고 이씨의 계좌를 통해 자금의 흐름을 추
이번 5월 임시국회에서 민생법안을 일괄 처리하면서 정부는 성폭력처벌법 개정안(일명 혜진·예슬법)을 통과시키기로 결정하였다. 현행 성폭력처벌법에 비하여 개정안의 취지는 13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를 엄벌에 처하겠다는 것이며, 개정안의 핵심적 내용은 따라서 아동 대상 성폭력 범죄로 인한 인명피해에 대하여서는 사형·무기징역 등 응징방법을 명문화했다는 점, 그리고 아동에 대한 성추행 행위에 대해 현재보다 약 두 배 정도 징벌적 요소를 강화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아동을 대상으로 성추행을 하고서도 버젓이 1년 반 정도만 교도소에 살다가 나와 면죄부를 받은 듯 행세하는 일은 보기 드물 것으로 판단된다. 그나마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의 처벌수위가 상당히 높아졌다는 점은 상처받은 부모들의 마음에 위안이 된다. 혜진 예슬이법의 주요개정내용을 살펴보면 강간은 현행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서 7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강화 되었으며, 유사성교행위의 경우 현행 3년 이상 유기징역에서 7년 이상 유기징역으로 개정되었다. 강제추행의 경우 1년 이상 유기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의 3000만원 미만의 벌금에서 3년 이상 유기징역 또는 1000
진원장의 작품에 가끔 등장하는 여인의 모습을 눈여겨 볼 때가 있다. 그 여인은 실제의 여인이 아니라 진원장의 마음에서 표현된 상상의 여인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전형적인 구상 작업을 하던 작가가 그려낸 이 여성이 환상과도 같은 미묘한 뉘앙스를 지니며 풍부한 감성으로 여과 없이 다가왔던 것이다. 그를 계기로 해서 필자는 진원장이 상상력과 감수성이 매우 풍부한 시적 감흥의 작가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필자가 고등학생시절에는 그림에 흠뻑 빠져서 여러 전시장을 정신없이 기웃거렸었다. 그 즈음에 어느 그림을 골똘히 바라보았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전라도 광주의 도청 옆에 있는 어느 미술관에서였다. 전시장의 많은 그림들 속에서 다소곳하면서도 조금은 냉정할 것 같은 여인이 눈에 들어왔다. 무표정한 얼굴에 굳게 다문 입술이 무언가를 넌지시 말하는 것 같았는데, 실제 모델을 보고 그렸는지, 아니면 화가가 상상하여 만든 가공의 여인인지 궁금증을 가졌었다. 그리고 그 후로 얼마간은 그 독특한 여성의 이미지를 가슴에 담고 다녔었다. 지금도 필자는 옛 기억을 떠올리며 진원장의 작품에 가끔 등장하는 이 여인의 모습을 눈여겨 볼 때가 있다. 그 때나 지금이나
2006년 4월 말에 국내 전자업체는 세계 최초로 UMPC(울트라 모바일 PC)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크기가 A4용지 절반정도 이지만 성능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데스크톱 PC와 비슷하다. 또한 다양한 통신 서비스 기능을 추가할 수 있어 DMB 수신기나 네비게이션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제품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휴대용 소형 정보 통신 복합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회사에서는 2007년에 더욱 개선된 제품을 선보였는데, 무게는 가벼워지고, LCD 해상도는 높아졌으며, 배터리 사용 시간은 더 길어졌다. 이제 책상 위에서 사용하던 컴퓨터가 휴대폰과 같이 들고 다니면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한 단계 더 나아가 휴대하는 컴퓨터가 아닌 옷처럼 입는 개념의 웨어러블(wearable) 컴퓨터도 제품화되고 있다. 모니터는 안경처럼 착용하고, 키보드나 마우스 같은 입력장치는 시계처럼 팔목에, CPU와 저장장치는 소형화시켜 옷 속에 부착하는 방식으로, 통신 기술과 결합하여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에 접속하여 원하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검색하고 활용한다는 개념으로 제품화되었다. 이처럼 최근 정보 통신 기술 제품들의 추세는 컨버젼스(conve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 15일 발표한 ‘학교자율화 3단계 계획’이 연일 언론을 장식하고 있다. 0교시, 방과후 학교, 수준별 이동수업 등을 금지하는 지침과 더불어 촌지 금지 지침마저 즉시 폐지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교과부의 학교자율화 계획을 놓고 ‘자율화라는 탈을 쓴 교과부의 책임 떠넘기기’라는 비난 여론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참교육을위한학부모회, 경기학원연합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 등은 “학교 자율화 계획은 학생·학교의 무한 입시 경쟁, 과다경쟁을 부추길 것이 분명하다”며 “학교 자율화를 빙자한 교과부의 책임 떠넘기기에 불과한 이 계획은 전면 재검토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양한 학교 운영을 통해 질 높은 교육을 이끌어가겠다는 학교 자율화 계획. 학교 운영, 교육 과정에 대한 권한을 학교장 등 학교 구성원에 돌려주는 이 계획은 표면적으로는 선진화된 계획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인성교육보다는 교과목 교육에 치중됐던 과거 교육체계로 되돌아가는 모양세다. 우리나라처럼 입시교육에 대한 열풍이 강한 나라에서 0교시를 자율화하고 방과후 학교, 수준별…
지금으로부터 218년 전(1790) 이 맘 때(4월14일)쯤 수원부는 별시(別試) 열기로 후끈 달아 올랐었다. 원래 별시 과거는 한성(漢城)에서 치르는 것이 관례인데 수원 신도시 건설을 주도한 정조의 특명에 따라 수원 읍내에서 치러진 것이다. 그것도 응시 자격을 읍내 유생과 무사에 한정시키고 4월부터 12월까지 매달 정기적으로 치르도록 했다. 이는 시취(試取:시험을 치름)를 통하여 수원부에서 태어나 자란 과거 지망생들에게 벼슬길에 나아갈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었으니, 그야말로 망극하기 그지 없는 특전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 해 10월과 12월에는 수원읍에 새로 이주한 유생과 외촌(外村) 유생에 더해 한량(閑良)에게 까지 응시 기회를 줌으로써 지역과 신분 차별을 없앴다. 요즘 방영되고 있는 역사 드라마 ‘이산’에서 보아 알 수 있듯이 정조의 개혁·개방정책은 수원으로 읍치(邑治)를 옮길 때부터 실천되고 있었던 것이다. 이 같은 사실들은 필자가 누구인지 알려지지 않은 수원하지초록(水原下旨抄錄)에 기록되어 있는데 지난 해 수원시 화성사업소가 역주(譯註)해 출판함으로써 세간에 알려지게 됐다. 그런데 당시의 별시는 요즘의 행시(行試)나 사시(司試)에 버금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