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사람이 하는 일, 뭐가 그리 힘들겠나 싶었단다. 주변에서는 ‘무모한 도전’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고개를 저었어도 발령을 받고 ‘한번 해보자’며 덤벼들었다. 그러나 아니었다. “막상 자리에 와보니 장난이 아니더라고요. 처음부터 거세게 항의하는 주민들 설득하느라 맥이 쭉 빠졌는데, 막상 사업이 시작되니 반대하는 주민들 요구가 더 거세지는 겁니다. 4월부터 장사 못하는 영업 손실 보상하라, 월세 내달라며 사무실로 찾아오고 난리가 난 겁니다.” 어떤 주민은 사무실에 들어와서 책상을 엎어버리고 그를 심하게 폭행하기까지 했다. 그날 밤 그는 아내와 함께 울었단다. 그의 표현대로 ‘의연하게 맞았지만’ 공무원이란 게 서럽고 맞은 것이 분하고 창피해서 잠을 이룰 수 없었다고 했다. 본때를 보여주자며 고소를 했지만 당사자가 사과하자 곧 취하했다. 김병익 단장. 그는 ‘생태교통 수원 2013 추진단장’이란 직책을 맡고 있다. 생태교통 수원 2013 페스티벌은 애초부터 평탄치 않았다. 한동네에서 자동차를 모두 없앤다니. 그것도 무려 한 달 동안이나…. 대다수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9월1일 시작한 이 행사가 벌써 26일째로 접어든다. 이제 폐막식까지
지속가능한 에너지 체제를 위해 최근 국내외에서 ‘에너지 전환 금융’ 또는 ‘에너지 전환 은행’에 관한 논의가 활발히 제기되고 있다. 특히 우리 국내의 이와 관련된 논의를 살펴보면, 주로 국가의 기금 활용을 기조로 하는 국책은행의 형태로 에너지 전환 전담 금융기관을 설립해야 한다는 등 논의의 초점이 전담기구의 형태에 맞춰 있지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에너지 전환 금융’의 특징 및 주안점을 고려한 제안은 보이지 않는다. 신재생에너지 개발 또는 에너지 전환 사업의 자금조달은 해당 프로젝트 수행에 의해 창출되는 수입만을 상환 자금원으로 설정하여 현금흐름(Cash Flow)을 규정하는 이른바 ‘프로젝트 파이넌스’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기본이자 일반적 경향이다. 풍력발전 사업의 예를 들어 그 개괄적 흐름은 첫째 민간자금 및 공적자금으로부터 자금조달, 둘째 조달된 자금으로 풍차 구입 및 설치, 셋째 풍자에 의해 생산된 전력의 판매, 넷째 전력판매 매출에서 원금과 이자의 상환 및 수익 분배 순으로 설명할 수 있다. Project Finance 프로젝트 파이넌스라고 하는 것은, 일반적
어제로 전투경찰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전투경찰의 역사는 오래되었지만 필자에게 기억에 남는 것은 충성이란 담배의 글귀다. 경찰의 상징마크에 총과 칼이 받침된 충성담배는 전투경찰들에게 지급된 품목 중 1호였다. 절제와 균형, 평화를 상징하고, 높은 곳에서 멀리 그리고 넓게 보는 대관소찰(大觀小札)의 심벌에는 평화로운 질서가 담겨있다. 1971년 9월부터 2013년 9월까지 40여 년간 활동해온 전경이 그 임무를 마치고 사라지게 되자, 경찰청에서는 전경의 활동사항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전경 관련 기록 사료를 편찬할 계획이다. 경찰청 경비국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경비과장과 위기관리센터장을 발간위원으로 하는 ‘전경백서 발간위원회’를 구성해, 7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한다. 전경백서는 전경계장을 집필 및 편집팀장으로 하고, 경비국 전경계·대테러계·작전계 및 지방청 실무진으로 ‘집필 및 편집 전담팀’을 구성해 전문성과 책임성을 확보할 것이다. 백서 관련 총괄 기획 및 편집은 전경계에서 전담한다. 각 경찰서 및 전경대의 소관사항은 각 과장 및 전경대장 책임 하에 직접 검토(사진&mid
지난해 여름의 이야기다. 모험이 뒤따르는 트레킹을 좋아하는 우리 가족은 또 한 번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지중해의 아름다운 바다와 고대 유적이 조화를 이룬 트레킹 코스라는 말. ‘Sunday Times’에서 세계의 가장 걷기 좋은 Best 10에 선정한 길이라는 말이 우리 가족을 그 매력적이고도 끔찍한 코스로 안내했던 것 같다. 섭씨 38도의 날씨 속에서 우리는 리키아인들이 걷던 그 길을 블랙베리 주스 한 통씩에 의지하며 의기에 찬 모습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한두 시간이면 충분할 거라는 착각 속에서. 하늘에 띄워진 패러글라이더, 하얗게 부서지는 지중해의 파도, 간혹 떨어지는 빗방울과 자욱한 물구름에 갇혀 들어가면서 그 지중해로 쏟아지는 햇살에 아낌없는 찬사를 퍼부어대기도 하며. 어느 틈엔가 우리는 깊은 산 속으로 들어섰고 그 길을 오르는 사람은 오직 우리 가족 넷뿐 사람의 흔적은 찾을 수가 없었다. 다시 돌아가야 한다, 돌아가기엔 너무 많이 와버렸기 때문에 오를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분분하던 세 시간 만에 터키인 두 사람을 만났다. 그들이 손짓 발짓으로 전해준 내용은 분명 조금만 더 가면 사람 사는 마을이 나온다는 것이었는데. 그들을 보
아이는 죄가 없다. 가난하게 태어났든,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든, 미혼모의 자식이든, 학대하는 부모에게서 태어났든, 법의 사각지대에서 태어났든! 죄가 없으므로 보호받아야 한다. 난도질당해서는 안 된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아이가 자기 존재를 긍정할 수 있게 제대로 키우는 것이 어른들의 의무다. 그 아이가 마치 죄의 증거라는 듯 비인도적으로 혹은 불법적으로 그 아이의 뒤를 캐고 좇으며 아이에 대한 정보를 모았다면 그건 언론이 아니라 심부름센터의 불법영업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독자를 확보한 언론이라는 거대한 힘을 가지고 불법적으로 하이에나 짓을 했다면 그 언론사와 언론은 반드시 벌을 받아야 한다. 너나 잘 하세요 채동욱 총장이 사표를 내고, 검찰이 술렁거렸다. 그 중에서도 감찰과장이었던 검사 김윤상을 잊을 수 없다. “후배의 소신을 지켜주기 위해 직을 걸 수는 없었던 못난 장관과 그나마 마음은 착했던 그를 악마의 길로 유인한 모사꾼에게 내 행적노트를 넘겨주고 자리를 애원할 수 없다”며 “차라리 전설 속의 영웅 채동욱의 호위무사였다는 긍지로 살겠다”고 옷을 벗은 그 남자다. 그랬더니 채 총장의 뒤나 캐고 다닌 언론이…
어모털족(영원히 늙지 않는 사람들)은 고령의 나이에도 왕성한 활동과 도전을 계속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죽을 때까지 나이를 잊고 살아가는 현상을 의미하는 어모털리티(amortality)에서 나온 말이다. 이 말은 미국 시사지인 타임의 캐서린 메이어 편집장이 자신이 저술한 책에서 처음 사용했다. 같은 제목으로 국내에도 발간된 이 책에서 저자는 최근 나이를 잊고 사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음에 주목했다. 그는 이런 사람들의 등장을 사회의 풍요가 낳은 결과며 결혼, 출산, 교육, 직업 등 인생의 주요한 선택을 나이와 상관없이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다시 말해 나이에 맞게 행동하는 것은 이제 과거의 유물일 뿐이라는 것이다. 시니어 CF 모델 곽용근 하면 아직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됐다 놔둬라~놔둬”, “추신수 홈런~! 넘어간다, 넘어간다. 아~숨넘어간다”는 TV 광고방송의 대사를 대면 금방 “아~ 그 사람”이라고 알아차리며 미소를 띤다. 그의 나이 올해 74살이다. 그리고 요즘 대표적인 어모털족으로 불린다. ‘마음이 하고자 하는 대로 해도 법도를 넘어서거나 어긋나지 않는다’는 공자의 말처럼 일흔이 넘은 종심(從心)의 나이에 청바지까지 입기 시작했다는 그는…
경기도는 모든 쓰레기가 ‘소중한 자원’이라는 인식하에 천연자원의 대체, 기후변화 대응 및 에너지 확보 차원에서 ‘쓰레기와의 사랑과 전쟁’을 선포하고 도로환경 감시단 운영, 도로입양사업 등 공통분야를 비롯하여 경기초록마을대학 운영 등 특화사업을 포함한 총 10개 사업으로 세분하여 사회단체, 유관기관, 군부대 등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 중 하나인 경기초록마을대학은 민·관·군 협력형 주민주도형 마을단위 환경교육으로 학습대상지 마을의 주민이 자신의 생활환경을 둘러싼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함께 모색하는 좋은 환경교육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초록마을대학’은 단순 지식 전달을 위한 이론 강의 혹은 감성적인 일회성 체험 활동이 아닌 주민주도의 학습(이론·실습)과정과 이와 긴밀히 결합된 컨설팅 및 계획수립이 병행되는 참여형 실행학습(Learning by Doing)으로 진행되며, 마을 주민들은 학습 및 전문가의 자문을 거치면서 생활환경 개선 및 마을환경 공간 디자인 계획을 직접 수립하고 참여적 협동 작업을 통해 모두가 주인의식을 느낄 수
봉평에서 국수를 먹다 /이상국 봉평에서 국수를 먹는다 삐걱이는 평상에 엉덩이를 붙이고 한 그릇에 천원짜리 국수를 먹는다 올챙이처럼 꼬물거리는 면발에 우리나라 가을 햇살처럼 매운 고추 숭숭 썰어 넣은 간장 한 숟가락 넣고 오가는 이들과 눈을 맞추며 국수를 먹는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사람들 또 어디선가 살아본 듯한 세상의 장바닥에 앉아 올챙이국수*를 먹는다 국수 마는 아주머니의 가락지처럼 터진 손가락과 헐렁한 셔츠 안에서 출렁이는 젖통을 보며 먹어도 배고픈 국수를 먹는다 왁자지껄 만났다 흩어지는 바람과 흙 묻은 안부를 말아 국수를 먹는다 -- 이상국 『어느 농사꾼의 별에서』 창비시선 2005 <옥수수로 만든 국수> 어디선가 살아본 듯한 세상의 장바닥에 앉아 먹어도 배고픈 국수로 허기를 지우는 사람들. 오래 전에 수원역에서 버스터미널 쪽으로 가는 길가에 부부가 하는 허름하고 작은 국수집이 있었다. 퇴근길에 가끔 동무들과 들러 오백원짜리 동전을 놓고 멸치국물에 김 가루 살짝 뿌려진 국수를 단무지와고춧가루만 든 김치 몇 조각으로 후루룩 먹고 나오곤 했었다. 일터가 다른 곳으로 옮겨지고 나서 한참 후 그곳에 갔을 때 여전히 노부부가 국수를 말고 있어 반가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