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행정부가 내년 하반기부터 전국의 범죄지도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성폭력, 학교폭력, 가정폭력, 불량식품이라는 현 정부의 이른바 ‘4대악’ 범죄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구역을 표시해 알려주는 지도다. ‘생활안전지도’로 명명된 이 지도는 그동안 부처별로 개별 관리되던 재난·교통·안전사고·범죄정보 등과 통합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인터넷이나 모바일을 통해 국민들에게 직접 제공된다고 한다. 안행부는 올해 25억원을 들여 10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시범 구축을 해 본 뒤 200억원의 예산으로 전국 모든 지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범죄지도는 범죄의 예방과 수사를 위해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사례가 이를 뒷받침해 준다. 샌프란시스코 경찰이 8년간 발생한 범죄를 유형별, 지역별로 분석한 자료를 토대로 유사 범죄 발생을 예측한 결과 정확도가 71%에 이르렀다고 한다. 어떤 범죄가 어느 지역에서 언제 잘 일어나는가를 안다면 경찰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범인 검거에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도 범죄 지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는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범죄지도의 작성과 공개는 별개의 문제다. 지도를 공개한다고 범죄가 줄어든
요즘 대학생들은 학업은 물론, 봉사활동과 토익준비, 어학연수 등 다양한 스펙 쌓기 활동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그 중 봉사활동은 대학생들에게 특별하다. 취업과 연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취업 활동 시 남들과 차별화 되는 이력을 남길 수 있는 해외 봉사활동은 면접을 봐야 할 정도로 인기가 아주 높다. 그러나 국내 봉사활동은 말 그대로 ‘찬밥’ 신세다. 특히나 접근성이 떨어지는 농촌 봉사활동, 일명 ‘농활’은 그 명맥만 간신히 이어지고 있는 형편이다. 농촌계몽과 봉사활동이 주를 이루던 1970~1980년대에 대학생이라면 농활은 꼭 다녀와야 할 필수 코스였다. 그러나 지금, 그런 농활 행렬이 사라진 농촌은 활기를 잃은 지 오래됐다. 농활이 학점과 직접적으로 연계되는 혜택이 없는데다 농촌 일손 돕기에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자기계발에 시간을 투자하는 학생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농활은 대학생들이 단체로 농촌지역에서 부족한 일손을 거들면서 노동의 의미와 농촌의 실정을 이해하는 활동이다. 교과서를 통해서만 배우던 농촌의 삶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농활의 장점으로 어떤 것이 있을까? 첫째, 일손을 도우면서 농민
‘현대 나이 계산법’이란 게 있다. 과거 50년 전 68세가 차지하는 인구비중이, 85세에 0.8을 곱한 68세가 현재 인구비중에서 차지하는 비율과 일치한다는 연구 결과에 근거한 것이다. 자신의 나이에 0.8을 곱한 나이가 실제 나이라는 것이다. 계산법에 따른다면 50세면 요즘은 40세가 되는 것이다. 미국 시카고대학의 저명한 심리학 교수인 버니스 뉴가튼(Bernice Neugarten)이 주장한 실제 나이 구분법은 더욱 젊다. 55세 정년을 기점으로 75세까지를 영 올드(Young Old)로 구분하고 있어서다. 이 구분에 따르면 75세까지의 영 올드 세대는 아직 노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젊고 건강한 신 중년 또는 젊은 고령자쯤으로 해석하는 게 올바르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올드 보이(old boy)가 아니라 하프 보이(half boy·반 젊은이)로 규정하고 있다. 버니스 뉴가튼 교수는 이들을 “오늘의 노인은 어제의 노인과 다르다”며,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라 부른다. 세계 최장수 국가인 일본에서는 시대의 실상을 반영하여 ‘0.7 곱하기 인생’이라는 나이 계산법이 있다. 현재의 나이에 0.7을 곱하면 그 동안 우리에게 익숙한 인생의 나이가…
“장사란 이익을 남기기보다 사람을 남기기 위한 것이다. 사람이야말로 장사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이윤이며, 따라서 신용이야말로 장사로 얻을 수 있는 최대의 자산인 것이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개성상인의 피를 이어받은 대한민국 전설의 무역상 임상옥(1779~1855)이 남긴 명언이다. 정조에서 철종까지 네번의 왕이 바뀌는 동안 국제무역의 거상(巨商)으로 불렸던 인물이다. 그의 명언을 곱씹고 있노라면, 신묘하다. ‘장사’ 대신 그 어떤 단어를 넣어도 현대에 적용된다. 정치, 경제, 사회생활, 문화, 종교 등. 이는 ‘한 분야를 꿰뚫으면 세상 모든 이치를 통달한다’는 일관만통(一觀萬通)의 경지다. 또 있다. 그의 문집 ‘가포집’에 나오는 잠언 한 구절. ‘재상평여수 인중직사형(財上平如水 人中直似衡).’ 직역하면 이렇다. 재물은 물처럼 평등하고 사람은 저울같이 치우침이 없어야 한다. 그는 재물 역시, 물처럼 흘러야 한다고 선언한다. 고이면 썩기 때문이다. 노자(老子)가 갈(喝)한 상선약수(上善若水)다. 임상옥이 현대인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00년
아들의 머리를 잘라주면서 /김명수 어느새 자라난 아들의 머리를 뒷마당에 나와서 잘라주고 있다 헌 신문지로 목둘레를 여미고 눈을 덮는 긴 머리를 잘라주고 있다 무엇이든지 잘 잘리는 어머니 쓰시던 큼직한 가위 머리숱도 자라면 눈을 가리고 옆머리도 자라면 귀를 덮는데 내가 서투르게 가위질을 하면 아들은 심통으로 눈물 흘리고 나는 우스워 미소짓는다 시집 <하급반교과서/1983년 창작과 비평> 아들의 머리를 잘라주고 있는 아버지와 앉아서 머리를 맡기고 있는 아들의 모습이 정겹다. 아마 어머니가 쓰시던 큼직한 가위로 시인의 머리도 잘려나갔으리라. 서투른 가위질에 심통도 났겠지만 이발소에 가지 못하는 속상한 마음에 눈물 흘렸으리라. 가난한 아버지와 아들의 따뜻하고도 아픈 한때를 빛바랜 사진처럼 보여주고 있다. /조길성 시인
가정은 국가의 근간을 이루는 기본적인 단위이다. 따라서 가정이 건강해야 그 국가가 건강하다. 그럼에도 최근 급격히 가정폭력이 증가하면서 사회문제화 되고 있다. 급기야 정부에서는 꼭 근절되어야 할 범죄 중 하나로 가정폭력을 선정하게 되었다. 그 심각성과 폐해가 얼마나 심각하였으면 4대악의 하나로 가정폭력을 선정하게 되었는지에 대하여 생각해 볼 일이다. 최근 우리 경찰서 관내에도 가정폭력이 급격히 증가하여 평균 2∼3일에 1회 꼴로 가정폭력이 접수되고 있다. 술에 취하여 아무런 이유도 없이 습관적으로 가재도구를 파손하며 아내를 폭행하고, 가족 간에 의견차이가 있다고 하여 아내와 자녀들을 향해 폭언과 폭행을 일삼고, 아이가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학대와 폭행을 하는 등 그 종류는 참으로 다양하다. 그나마 최근 신설된 가정폭력관련법을 인식한 일부 피해자들은 경찰에 신고를 하여 보호를 받고 있지만, 법 자체를 알지 못하는 다수는 여전히 가정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을 것이니 아마 드러난 범죄보다는 묻힌 범죄가 훨씬 많으리라 생각된다. 게다가 가해자 남편들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을 향하여 “왜 남의 가정사에 참견을 하느냐?”, &
MB정부에서 막대한 혈세를 낭비한 사례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어제는 MB 교육부가 426억원이나 들여 개발했다는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이 결국 물거품이 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교육부가 시험 개발 취지를 뒤엎고 이 시험과 수능을 연계시키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수험생 60만명을 대상으로 오류 없이 시험을 치르기 어렵고, 또 다른 사교육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를 댔다. 그러면 2008년 NEAT 개발 당시엔 이런 문제를 전혀 몰랐다는 얘기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소위 교육 전문가들이 이런 초보적인 예상도 못하고 일을 추진했다니 기가 막힌다. 교육부는 앞으로 일반 활용도를 찾아보겠다고 밝혔지만 토플, 토익 등과 경쟁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더 한심한 점은 예산 낭비가 교육 분야에 그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최근 국회예산정책처가 펴낸 ‘2012 회계연도 결산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자원개발, 한식 세계화, 농어촌 뉴타운사업, 여수세계박람회, 개도국 경제발전공유사업 등 5개 핵심사업이 전부 막대한 예산을 허비한 것으로 분석되었다고 한다. 이들 사업은 최소 1천억원에서 최대 몇 조원을 투입한 사업들인데, 사업성과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올해는 유난히 탄생 100주년을 맞아 위대한 이름을 우리에게 각인시키는 문인들이 많다. ‘무녀도’와 ‘등신불’로 유명한 소설가 김동리(1913~1995), 평론가 김동석(1913~?), 시인 김현승(1913~1975), 시조 시인 이태극(1913~2003), 시인 양명문(1913~1985), 시인이자 작사가 조명암(1913~1993), 소설가 박계주(1913~1966) 등은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는 문인들이다. 한국에서 근대문학이 태동하기 전에 태어난 1913년생 문인들은 우리말로 창작할 수 없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에서 우리의 언어와 민족의식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또 서로 다른 이념을 놓고 갈등해야 했다. 김동리와 김동석은 해방 후 순수문학논쟁을 벌였다. 북으로 간 김동석, 조명암과 남으로 간 양명문 등은 첨예한 좌우 대립을 벌이긴 했지만, 그런 가운데 대립을 넘어 진정성 있는 세계관을 전개했다. 김동리의 소설 ‘무녀도’와 ‘등신불’은 필자가 학창시절 국어시간에 공부했던 소설이지만 오래도록 그 감동은 더하다. 그는 순수문학과 신인간주의의 문학사상으로 일관
“증세 없는 복지는 없다.” “증세 없이도 복지를 확대할 수 있다”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복지비용의 충당문제가 최근 우리나라의 화두라 할 수 있다. 복지 확대 문제는 재원부족의 문제이고 국가는 물론 지방 재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선거 때마다 이어진 복지공약은 복지사회로 이행을 촉진시키는 작용도 하였지만 국가에도 지방에도 재원부담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우게 되었다. 특히, 지방은 복지가 확대되면 될수록 재정이 고갈되는 어려운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복지가 지속되면 지방은 2017년까지 약 18조원을 추가로 부담하여야 한다고 지방세연구원 세미나에서 밝히고 있다. 1970년대 이후 고도성장의 열매로서 다양한 복지제도가 도입되었다. 그 내용을 보면 1980년대 국민연금 도입, 1990년대 고용보험 도입, 2000년에 국민기초생활보장, 2008년의 기초노령연금, 노인장기요양보험 도입, 그리고 최근의 누리과정 확대, 영유아 보육지원 사업 등이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왔다. 이러한 복지는 선진국과 비교하면 아직도 미흡하여 사회안전망을 견고히 확보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국가의 복지정책 확대가 지방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