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당쟁의 시작은 서기 1575년 선조 8년, 인사를 담당하는 부서인 이조전랑(吏曹銓郞) 자리에 김효원을 임명하느냐, 아니면 심의겸의 동생 심충겸을 임명하느냐를 놓고 세도가들이 편을 갈라 궁궐을 중심으로 김효원의 집이 동쪽에 있어 이를 지지하는 자들은 동인, 심의겸을 지지하는 세도가들은 그의 집이 서쪽에 있어 서인으로 갈리면서 당파가 시작됐다. 동인은 1591년 선조19년 서인이던 정철이 임해군의 세자책봉 문제로 실각하자 동인이 정권을 잡은 후, 정철을 사형에 처하자는 과격파가 북인, 정철을 유배하자는 온건파가 남인으로 갈리고, 서인은 1683년 숙종9년 인조반정으로 서인시대가 열리면서 송시열 지지자가 노론, 윤증 지지자가 소론으로 갈려 본격적인 붕당정치의 서막을 여는 계기가 되었다. 생각해보면 이런 일들은 국가와 국민의 이익과 관계되는 것보다는 권력을 잡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었다는 점으로 미루어, 현대와는 다소 차별화 되는 느낌이 없지 않다. 천막을 치고 농성중인 의원들 NLL을 시작으로 벌어진 사초(史草)에 관한 기록의 문제는 검찰로 넘어가 진행 중에 있다. 그런데 이와 관련된 국정원의 국정조사기간, 그리고 증인 채택 요구 등에 대한 의견의 대립은
전 세계적으로 사상최고의 폭염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사상자까지 발생하는 등 피해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다. 그동안 우려해 왔던 지구온난화로 인한 폐해, 그야말로 자연의 대역습을 눈앞에 맞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경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무더위도 무더위지만 원전 비리로 원자력 발전에 차질이 생기면서 냉방기 사용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는 현실이니 하는 소리다. 사상최대의 전력난 위기 속에서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는 국민들께 더 없이 죄송스런 마음이다. 전력난의 일차적 책임은 그동안 잘못된 에너지 정책을 바로잡지 못한 정치권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내년부터 10억W 분량의 전력이 확보되지만 이 역시 장기적인 수급안정성을 보장하기에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고유가, 송전망 포화, 원전설비 노후 등과 같은 불안요소가 선결되지 않는 한 전력난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비관이 난무하고 있다. 실제 미래 권력은 군사력이 아닌, 에너지 보유량에 의해 결정될 거라는 예측이 정설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이를 방증하듯 에너지를 둘러싼 세계강국의 대립과 결합은 자국의 이익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다. 미국이 걸프전쟁, 이라크전쟁 등을…
내년도 무상급식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하겠다는 경기도의 방침은 아무리 따져 봐도 현명한 처사가 아니라고 판단된다. 경기도는 내년 세수가 크게 줄어드는 데 비해 필수경비가 늘어나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아무리 살림살이가 쪼들리더라도 학교 관련 예산, 특히 아이들을 먹이기 위한 예산은 손대지 않는 게 맞다. 경기도가 줄이려고 하는 관련 예산은 860억원으로, 학생급식지원 460억원과 친환경농산물 학교급식지원 400억원이다. 이 지원이 끊기면 일선 시·군은 경기도교육청 지원금과 자체 예산만으로 무상급식을 실시해야 한다. 일선 시·군은 경기도 이상으로 재정 압박을 받는 상황이므로 무상급식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행히 경기도교육청이 긴급 점검한 바에 따르면 도의 예산지원이 끊기더라도 예정대로 무상급식을 시행하겠다는 시·군이 현재로서는 대부분이라고 한다. 일선 시·군이 경기도보다 더 무상급식에 관해 일관성 있고, 소신 있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경기도는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내년에 세수가 크게 줄어들고 쓰임새는 늘어 예산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경기도의 입장은 모르지 않는다. 그러나 무상급식 관련 예산 860억원이 왜 시급히 구조조정 돼
광복절인 지난 15일 수원화성 안의 오래된 마을인 행궁동에서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든 일이 일어났다. 행궁동의 법정동인 신풍동 주민들이 자신의 집에서 차를 끌고 나와 장안문과 화홍문 성 밖에 위치한 공영주차장으로 이동하는 승용차 100여대의 행렬이었다. 수원시가 의욕을 갖고 추진하는 ‘생태교통 수원2013’ 행사를 앞두고 열린 ‘자동차로부터 독립만세’ 행사였다. 이날 오후 5시 화서문로에 대기하던 자동차 100여대가 장안사거리를 출발, 정조로와 장안문을 지나 화홍문공영주차장까지 500여m를 줄지어 이동하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유례없는 자동차의 이동행렬은 염태영 수원시장과 시민들이 자전거를 타고 선도했다. 자동차가 마을을 빠져 나가자 화서문로에 서 있던 주민들은 모두 환성과 박수를 보내며 이들을 성원했다. 장관이기도 했지만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원래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들의 심리는 자신의 차를 가장 가까운 거리에 두고 싶어 한다. 골목길에서 주차분쟁이 일어나고 화재현장의 소방차 진입에 어려움을 겪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행궁동 주민들은 달랐다. 불편을 무릅쓰고 제법 먼 거리에 있는 공영주차장까지 스스로 차를 몰아간 것이다. 이들은 차를 두고 돌아올…
“처음에는 금융 쪽에 관심이 많았는데 요새는 자동차 수리하는 것에 더 매력을 느껴요.” 사법연수생 멘토가 보호관찰청소년 멘티와 만나 나눈 대화를 정리한 글 중 일부이다. 최근 사법연수생들이 보내오는 글을 읽으면서 ‘내가 지도하는 대상자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나?’ 하고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보호관찰관에게 하지 못하는 얘기들을 스스럼없이 사법연수생 언니, 형들에게 하는 등 멘토링의 진정성을 보여주고 있었다. 지난 5월 28일부터 사법연수원에서 연수생과 보호관찰청소년 멘토링 프로그램을 시작했으니 벌써 3개월이 다 되어간다. 사법연수원생이 보내는 많은 경과통보서와 소감문을 읽으면서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던 조합이 창출하는 좌충우돌 에피소드에 밤잠을 잊고 몰입되기도 했다. 특히 고졸검정고시를 준비하는 한 여자청소년 대상자는 사법연수생 언니에게 “수학, 영어문제를 가르쳐 달라”고 하며 두 시간 넘게 카페에 앉아 공부하고, 또 다른 남자 청소년 대상자들은 볼링장에서 사법연수원생인 형, 누나에게 그런 것도 못하냐고 핀잔을 주는 글에서는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법무부 고양보호관찰소는 사법연수생ㆍ
며칠 전 관내 성인게임장을 일제 점검하기로 하고 직원들과 함께 시내 게임장 한곳을 들어갔는데 오전부터 비가 와서 그런지 게임장 안은 평소보다 많은 손님들이 게임기 앞에 모여 있었다. 게임장 안을 한 바퀴 돌아보고 있던 중 눈에 띄는 손님 중에 60~70대로 보이는 할아버지, 할머니 5~6명이 큰소리로 이야기 하며 게임을 하고 있어 혹시 잘못 보았나 해서 말을 걸어보았다. 76세 되신 할머니가 “비도 오고 할 일도 없고 놀러 갈 곳이 없어 1만원 가지고 친구들과 함께 게임장에 놀러왔다”고 말씀하신다. 옆에 있는 중년의 아저씨에게 어르신들 자주 오시냐고 물어 보니 “게임장에 자주 와서 시끄럽게 한다”고 말했다. 노인분들에게 맞는 적당한 놀이문화가 없어 어둡고 매캐한 냄새가 가득한 동굴 같은 게임장에서 하루를 보내려고 하는구나 하고 안쓰러운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성인게임장을 출입하는 연령층이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게임 연령대가 30~50대가 주축을 이뤘는데 노인인구 증가로 주변에 친구가 없는 노인들이 혼자 있기는 너무 심심하고 외로워 무언가는 계속해야만 살아있다는 존재감에 어둡고 칙칙한 게임장으로…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은 세계 여러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명실상부한 선진국의 반열에 올라있다. 특히 전 분야에 걸친 우리 기술력은 세계 최고로 인정받고 있으며,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문화유산과 맛있는 먹거리는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 또한 세계 최고의 치안력이 바탕이 된 안전한 밤거리를 접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놀라워했다는 얘기는 이제는 식상할 정도다. 본인 또한 휘황찬란하게 빛나는 조명과 하늘을 향해 우뚝 솟은 고층빌딩이 즐비한 도시를 걷다보면 반백년 만에 최빈국에서 선진국으로 거듭난 나라에 살고 있음에 어깨가 으쓱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빛이 밝으면 밝을수록 그림자는 더욱 짙어지는 법이다. 과연 우리의 의식수준은 빛나는 경제성장에 걸맞을 정도인지, 그리고 우리 스스로 진정한 의미의 선진국이라 불릴 자세가 되었는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특히 신호위반이나 무단횡단 등의 교통법규는 내가 바쁘면 지키지 않아도 무방하다고 여기며, 양보운전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남을 배려하지 않는 운전은 매일같이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기에 이른다. 이 같은 현상은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에 가장 기본적인 것을 소홀히 여기는 이기
1763년 영국 등과 7년 전쟁을 치른 프랑스는 엄청난 재정 압박에 시달린다. 당시 재무장관이던 에티엔 드 실루엣( tienne de Silhouette)은 전쟁으로 발생한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강력한 긴축정책을 쓰면서 자신이 생각해 낼 수 있는 모든 것에 세금을 물리려 했다. 영국의 창문세(Window Tax) 도입과 대문세 신설도 그중 하나였다. 이 같은 내용이 발표되자 국민들의 강력한 조세 저항에 부딪쳤고 실루엣은 8개월 만에 물러났다. 그러나 창문세는 도입돼 파리 시민들을 괴롭혔다. 당시 영국은 창문세가 강력 시행되고 있었다. 1696년 영국왕 윌리엄 3세가 세금을 어떻게 하면 더 걷을까 고민하던 중 잘 사는 집들은 창이 많은 것에 착안 창문세를 신설하고 창의 수대로 세금을 물렸다. 창문 7~9개는 2실링, 10~19개는 4실링, 20개 이상은 8실링씩 걷었다. 영국의회는 왕에게 거세게 반발했다. 하지만 윌리엄 3세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자 시민들은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창문에 흙이나 합판으로 가려 위장하는가 하면 아예 창문을 벽돌로 막아버리기까지 했다. 그 후 창문이 없는 건물이 등장하고 창문이 없어지면서 일조량 부족으로 국민들의 건강마저 위
무작정 길을 나섰다. 무궁화 꽃 환하게 핀 길을 걷는다. 마음을 파고드는 생각을 정리하지도 막지도 않으면서 그저 허적허적 걸음을 옮긴다. 폭염사이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이 흥건해진 땀을 적셔주곤 한다. 연일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는 태양의 기세가 등등하다. 하지만 말복도 지났으니 머잖아 더위도 한풀 꺾일 것이다. 폭설로 길이 끊기고 수도가 얼어 터지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더위와 싸우느라 기진맥진이다. 순간순간은 힘겹게 지나치지만 세월만큼 빠른 것도 없다. 이렇게 며칠 더 견디다 보면 가을이 되고 또 한해의 끝자락에 서서 지나온 날들에 대한 아쉬움에 가슴앓이를 할 것이다. 어느 하루 소중하지 않은 날이 없겠지만 미래에 대한 희망보다는 지난날에 대한 미련과 아쉬움이 큰 것은 더는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이기 때문에 그러할 것이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눈을 가리고 술래가 되어 꼭꼭 숨은 친구를 찾다보면 몇몇 친구들은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정말 꼭꼭 숨은 친구는 찾을 수가 없어 헤매다 보면 어느새 해가 저물고 결국엔 친구도 못 찾고 풀이 죽어 집으로 돌아가던 생각이 난다. 세월도 인생도 마치 술래인 것 같다. 꼭꼭 숨은 친구를 찾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