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에서도 ‘골든타임’이란 말을 쓴다. 방송에서는 가장 시청률이 높은 시간대를 말하지만 의학적으론 다른 뜻이다. 중증 외상환자를 살릴 수 있는 제한시간을 뜻하는 용어인 것이다. 의료계에서는 보통 사고 발생 이후 1시간 내외를 골든타임이라고 한다. 중증 외상환자들의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그야말로 황금보다 더 중요한 시간이다. ‘권역외상센터’는 중증외상환자의 골든타임인 1시간 이내에 치료에 돌입할 수 있는 전문 장비와 인력을 갖춘 의료기관이다. 연중 24시간 운영되므로 중증외상환자의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 따라서 권역외상센터는 반드시 필요한 기관이다. 특히 인구가 밀집된 경기도에선 더욱 그렇다. ‘아덴만의 영웅’으로 불리는 석해균 선장을 살려냄으로써 유명해진 아주대병원 이국종 교수에 의하면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인구와 산업이 집중되면서 교통사고, 재해 등으로 인한 중증 외상환자가 연간 5천여명에 달한다고 한다. 교통사고 발생률,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자 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다. 중증 외상환자 발생률은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가운데 33% 정도가 사망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의 표현처럼 ‘예방 가능한 사망자’가 많이 발생하
33년 전 화천북방 최전방 적근산에서 보병소대장으로 근무할 때의 일이다. 지금은 북한군의 해상공격이 잦지만 그때만 해도 155마일 DMZ를 통한 소규모 무장공비 침투가 잦았다. 그 당시 15사단은 북한군이 침투시킨 무장공비를 사살하여 부대의 사기가 하늘을 찌를 듯했다. 그리고 그 후로도 무장공비 침투 흔적이 조금만 있으면 우리소대는 주간수색·야간매복 작전에 나섰다. 그해 11월 그믐 적근산, 밤은 이슥하고 공기는 제법 차가웠다. 매복에 들어간 지 서너 시간이 지났을까? 긴 침묵을 깨고 바람 곁에 낙엽 바스러지는 소리, 몇 발자국 움직이다 멈춰서고 다시 낙엽 밟는 소리, 철모 속 머리카락이 쭈뼛쭈뼛 솟고 등골이 송연해졌다. 매눈을 뜨고 신경을 곤두세웠다. 어둠 속에서 소대원의 총구가 일제히 나뭇잎 밟는 소리 나는 쪽으로 향했다. 우리는 상대를 먼저 발견하기 위해 공제선을 바라볼 수 있도록 공제선 약간 아래쪽에 진지를 파고 매복을 서고 있었다. 물론 그날 공제선상에 모습을 나타낸 것은 공비가 아니었다. 실탄이 발사되진 않았지만 큰 동물이 모습을 나타낼 때까지 공제선을 뚫어지게 바라보던 우리의 매눈에는 살기가 가득했다. 공제선은 군사용어이다. 푸르스름
영국 런던 베이커가 239번지에 가면 셜록 홈즈 박물관이 있다. 그리고 입구에는 베이커가 221번지 B호라는 간판이 걸려있다. 소설 속 셜록 홈즈의 탐정사무실이 있던 곳이다. 소설이 쓰일 당시 간판 속 주소는 실제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진짜인 것처럼 생각했다. 그리고 셜록 홈즈가 이곳에 근무한다고 믿었다. 지금도 사건을 의뢰하는 편지가 종종 도착해 우편배달부를 곤혹스럽게 만든다고 한다. 박물관 인근 베이커 역엔 사냥꾼 모자를 쓰고 손에 파이프를 든 셜록 홈즈의 동상도 있다. 셜록 홈즈는 아서 코난 도일(Conan Doyle, 1859∼1930)의 추리소설에 나오는 주인공이다. 1887년 첫 작품 <주홍색 연구>에 등장한 셜록 홈즈는 1915년까지 발간된 4개의 소설 속에서 영국을 무대로 활동하던 가상의 사립탐정이다. 소설 속에서 보면 셜록 홈즈는 경찰이 해결하지 못해 미궁에 빠진 사건을 세밀한 관찰과 비상한 추리로 풀어낸다. 또 사건해결을 위해 변장도 하고 때론 총기도 사용하면서 마치 악당을 물리치듯 의뢰인이 요청한 사건을 해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때문에 지금도 전 세계에 많은 팬이 있으며, 명탐정의 대명사로 불리고 있다. 한때
벚꽃지다/방민호 날이 흐리다 어제보다 흐린 오늘 꽃이 떠나고 있다 네 슬픈 눈시울처럼 붉어진 흰 꽃잎 눈보라처럼 흩날리고 나 여기 레테의 강 건너 네 곁으로 왔단다 함께 있는 때만이라도 즐겁기로 했었지 약속을 어긴 건 당신이에요 너는 말하는데 꽃나무는 말이 없다 책을 읽어야겠지 상처 다스리는 법이 페이지마다 씌어 있지 아무도 찾지 않는 방에 들어가 비밀스레 나의 모더니즘을 읽는다 꽃잎처럼 흩어진 시간 끝에 선다 벼랑 끝에 바람이 분다 생은 스러지기 전에 크게 한 번 빛나는 법 꽃잎 떠난 자리에 황토 비 내리겠지 너 떠난 자리에 칠흑이 서겠지 시집, 나는 당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고/실천문학/2010 마지막 깊은 들숨처럼 솟아올랐다가 흩어지는 벚꽃, 호곡소리도 없이 눈보라처럼 흩날리며 누가 또 한 생을 버리는가 보다. 늘 한쪽이 늦거나 이르거나 어느 한순간만이라도 사랑이 완벽한 적 있었나! 하릴 없이 방으로 들어와 가능한 한 난해한 책을 읽겠지. 곧 비 내리겠다. 황토 빛 물결 굽이치겠다. 철철 흐르겠다. 그 자리 캄캄해지겠다. /최기순 시인
도심의 아스팔트를 녹일 것 같은 삼복더위를 피해서, 일제히 시작된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의 여름방학 그리고 직장인들의 휴가 등 8월은 ‘떠남’으로부터 시작된다. 몇 년 전 유행했던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다분히 선동적인 광고 카피가 잘 어울리는 그런 계절이 시작되었다. 사람들은 휴가를 무조건 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동안 현실에서의 삶이 너무 고단해서, 다만 며칠만이라도 일상에서 벗어나 그저 쉬고 싶다는 그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황금 같은 휴가를 무의미하게 보내지 말고 보다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다면 휴가의 의미는 배가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8월 13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개최되는 ‘제23회 나라꽃 무궁화 전국 축제’나 8월 16일부터 18일까지 수원시 청소년 문화공원에서 열리는 ‘전국 무궁화 수원 축제’에 참여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왜냐하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하는 한편 무궁화가 국민 대통합을 위한 매개체로서의 역할을 체험하는 뜻 깊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다. 류달영 박사는 『나라꽃 무궁화』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복지예산 100조 시대에 맞추어 우리 국민들의 복지에 대한 욕구는 점점 더 증대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따라 이제 우리나라의 치안도 복지 관점에서 새롭게 인식, 국민들의 안전욕구 충족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치안인프라 구축이 절실하다. 사실 우리나라는 경찰관 1인당 담당인구 501명이라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OECD 가입된 주요 7개국에 비해 범죄발생률은 5분의 1, 검거율은 62%를 기록하는 등 객관적인 수치로 대한민국 경찰의 우수성을 증명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국민들은 아직도 경찰의 더 높은 수준의 치안서비스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치안수요와는 상반되게 그동안 치안서비스에 대한 투자는 제자리걸음을 계속해왔다. 지난 5년간 살인, 강도, 강간, 절도, 폭력 등 5대 범죄는 18.9%, 112신고는 89%, 성폭력 범죄는 61.2%씩 각각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경찰관은 겨우 762명(0.7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치안예산의 경우도 정부예산의 연평균 증가율인 12.5%에 비해 현저히 낮은 3.5%로 아직까지 우리 경찰의 인력, 예산, 장비 등 제반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
‘양심(良心)’이란 사물의 가치를 변별하고 자신의 행위에 대하여 옳고 그름, 선과 악의 판단을 내리는 도덕적 의식을 말한다. 1997년 MBC에서 방영했던 ‘이경규의 양심 냉장고’를 기억하는가? 양심 냉장고는 차량 소통이 적은 심야시간대 교통신호를 준수하는 양심운전자를 찾는 프로그램이었다. 당시 TV에선 양심운전자를 찾기 위해 개그맨 이경규 씨가 신호기 주변에 숨어 심야시간 도로 위를 달리는 수백대의 차량을 지켜보고 있었지만 단 한 대의 차량도 신호를 지키지 않았다. 오랜 시간이 흘러 시청자들이 지쳐갈 때쯤 경차 한 대가 적색 신호를 보고 정지선에 멈추어 섰고, 파란색 신호로 바뀌는 것을 확인한 뒤 서서히 출발하였다. 이에 이경규 씨는 황급히 뛰어나가 양심 운전차량을 정지시켰고, 이내 창문을 내리며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얼굴을 내민 주인공은 다름 아닌 거동이 불편한 40대 장애인 부부였다. 이를 시청한 국민들은 온몸에 소름 돋을 만큼의 큰 감동을 받았으며 ‘도대체 누가 장애인인가?’라는 게시글들과 더불어 칭찬이 쏟아지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에 비양심 운전자들이 많다는…
국기원은 1972년 설립되었다. 우리나라 경제가 어렵고 힘들었을 때부터 이미 태권도 세계화를 주창하고 노력하여, 아무도 스포츠에 관심조차 없던 시기에 해외에 태권도를 보급 발전시켜왔다. 어려운 시절마다 여러 독지가들이 나타나 태권도를 지켜왔다. 그 결과, 1994년 파리 IOC총회에서 85대0이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올림픽 입성에 성공한 바 있고, 세계인이 사랑하는 스포츠로 현재 192개국에서 약 1억명이 태권도를 수련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해외로 진출한 태권도 사범들의 태권도 사랑과 열정 및 불굴의 투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 중심에 국기원이 있으며, 국기원은 그들 마음속의 의지처요, 위안이자 따뜻한 고향이다. 그런 태권도 총본산 국기원이 지금 위기에 직면해 있다. 외형적으로 커진 국기원 내의 권력을 둘러싼 서로 다른 목소리들이 커지더니, 2010년 5월 독립된 재단법인이던 국기원이 문체부 산하 특수법인으로 전환되면서 그간 누적된 문제점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이사진끼리 고성과 멱살잡이를 주고받으며 몸싸움을 벌이고, 오물투척사건까지 발생하면서 국기원의 명예는 땅에 떨어지게 되었고, 바로 올림픽 정식종목에서 탈락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태권도를 사
광교신도시 에듀타운에 지어진 복합화시설은 주목되는 협력모델이다. 수원교육청이 학교 부지 내 일부 구역을 제공하고, 경기도시공사가 건물을 짓고, 수원시가 기부채납 받아 운영하는 3각 협력 방식이다. 현재 다산중학교 내에는 수영장, 다목적체육관, 강당을 갖춘 광교스포츠체육센터가, 신풍초등학교에는 도서관과 시청각실을 구비한 광교청소년수련관이 각각 지어져 있다. 그러나 본보 보도(23일자 1면, 24일자 23면)에 따르면 수원시와 수원시교육청이 운영방식을 놓고 갈등을 빚는 바람에 시설을 완공한 지 두 달 넘게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답답한 노릇이다. 결과만 놓고 보면, 협력모델 실행 단계 초기에서 치밀한 계획을 세우지 못한 점이 아쉽다. 학교 부지 내에 시설이 위치하는 만큼 해당 학교 학생들은 무상 이용토록 해 주어야 맞는다는 수원시교육청의 주장과 운영비용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예외 없이 사용료를 받지 않을 수 없다는 수원시의 주장은 처음부터 예견 가능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협약을 맺는 바람에 갈등이 발생했다. 수원시는 ‘체육시설 관리운영 조례’에 따라 해당 학교 학생들에게도 사용료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현재로서는 시의 주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