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익산문화재단과 문화원 사람들이 수원시를 찾았다. 수원문화재단이 주최하고 수원문화원이 진행하는 ‘지역문화예술교류’ 프로젝트였다. 두 도시는 일제강점기 시절 수탈의 아픈 역사가 남아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는데, 수원은 수여선과 수인선이, 익산은 군산선이 존재했다. 이에 수원과 익산은 역사를 공유하기 위해 상호 교류키로 하고 철도의 흔적을 돌아보게 된 것이다. 수인선과 수여선, 그리고 군산선은 폐선된 지 오래다. 익산에서 출발해 군산으로 이어지던 군산선은 쌀을 수탈하기 위한 철로였다. 생산량의 60%에 해당하는 미곡이 군산항을 통해 일본으로 송출됐다. 수인선 역시 곡물과 해산물, 소금 등을 인천으로 운송해 일본으로 보내기 위한 철로였다. 식민지 수탈을 위해 내륙과 항구도시를 연결하는 노선이었다는 점에서 두 노선의 역할은 비슷하다. 수인선은 국내 유일의 협궤열차였다. 1937년 개통되어 1995년까지 수원과 인천을 잇는 교통수단으로 서민들의 향수와 낭만을 간직했던 수인선엔 모두 17개의 정거장(임시정류장 포함)이 있었다. 수인선이 운행될 당시 재미난 일화도 많았다. 거짓말 같지만 건널목에서 1t 트럭에 받혀 뒤집어진 이야기, 빗물에 쓸려 떠내려간 이
아직도 독일에서는 히틀러가 쓴 「나의 투쟁」에 대해 출판을 금지하고 있다. 법으로 나치를 찬양하는 책의 배포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의 진짜 출금(出禁) 이유는 나치 피해자에 대한 배려다. 히틀러는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주범이다. 그로 인해 전 세계가 피해를 입었다. 특히 수백만 유대인들은 그의 잘못된 역사의식과 집념으로 무고한 죽임을 당했다. 「나의 투쟁」은 이런 독재자 히틀러의 반 민주주의적 사상과 반 유대주의적 세계관을 주장하는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히틀러는 1919년 나치스를 조직하고 국수주의 운동을 전개하다 1923년 11월 혁명으로 수감된다. 이 책은 그때 집필한 것이다. 그리고 1945년 히틀러가 자살하고 전쟁이 끝난 뒤 바로 출금됐다. 독일은 저자의 사후 70년 뒤 저작권 보호가 종료된다는 저작권법이 있다. 따라서 오는 2015년 말 이후에는 출판이 가능하다. 하지만 독일 정부는 계속 출판 금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나치 치하에서 「나의 투쟁」은 대단한 인기를 누렸다. 국민의 필독서며 나치즘의 경전으로까지 평가받았다. 발행부수도 1천만부 이상이나 됐다. 그러나 실제적인 평가는 가혹하기 이를 데 없다. 내용이
한시간?/백무산 여름낮 한시간 동안 나무는 얼마나 많은 일을 할까 겨울밤 한시간 동안 나무는 얼마나 깊어질까 그걸 왜 한시간이라고 하지? 햇살 가득한 봄날 한시간 동안 새들은 가슴이 얼마나 두근거릴까 산들 가만히 눈을 감는 가을 저녁 한시간 동안 새들은 얼마나 쓰린 허공을 날아야 할까 그걸 왜 한시간이라고 하지? 겨울밤 한시간 동안 생산한 견직물과 여름낮 한시간 동안 생산한 견직물의 양과 비가 오는 낮 한시간 동안 만든 시계와 눈이 오는 밤 한시간 동안 만든 시계의 양이 똑같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건 얼마나 대단한 발견이었을까? 그래서 시간은 발견된 것이 아니라 발명된 것이라는 사실을 발견한 건 얼마나 혁명적 사건이었을까? 모두가 모든 때에 모든 몸에 같은 규격을 착용하고 다니면서부터 세상은 얼마나 바뀌었을까? 시간은 인생이 아니라 윤리일 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인간은 그로부터 얼마나 사생결단을 하는 것일까? 출처 - 백무산 시집 『그 모든 가장자리』- 2012년 창비 여름낮 한 시간과 겨울밤 한 시간은 무게와 질량에서 댈 것이 아니다. 비가 오는 낮과 눈이 오는 밤도 마찬가지로 밀도와 충일함에서 비교할 수가 없다. 그런데 우리는 한 시간이라고 똑같이 획일화
우리나라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낮고 세계 최저 수준의 저출산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정부에서는 출산 및 양육에 대한 국가적 책임을 강화해 나가고 있으며, 특히 육아 부담을 줄이고 보육에 대한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 수많은 정책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스웨덴은 선별주의적 보육에서 보편주의적 보육제도로 보육에 대한 공적 지원을 공식화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대다수의 외국 보육시설 입소자격은 맞벌이 부부, 저소득층 등과 같이 보호자가 자녀양육을 책임질 수 없는 경우에 한하여 제공되며, 보육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보호자에게만 보육비용이 지원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0~2세 무상보육을 시작하면서 보육시설에 다니는 아이들만 지원하는 바람에 가정에서 엄마가 돌보던 아이들까지 한꺼번에 보육시설에 몰려들어 이른바 ‘보육대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2013년부터는 만 5세 누리과정의 경우 보육시설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월 10만 원의 양육수당이 지급되는데, 양육수당은 시설 이용 아동수당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따라서 앞으로 보육시설 이용 아동과 보육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아동을 똑같이 지원할 수 있도록…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본선 무대를 밟은 한국이 1986년 멕시코 월드컵부터 2014 브라질 월드컵까지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 진출이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아시아에서 8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8회 이상 월드컵 본선 연속 진출에 성공한 나라도 세계적으로 한국을 포함해 6개국밖에 되지 않는다. 최다 우승국(5회) 브라질이 1930년 우루과이 대회부터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하는 2014년 대회까지 20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고 독일(1954∼2010년 15회 연속·총 17회)과 이탈리아(1962∼2010년 13회 연속·총 17회), 아르헨티나(1974∼2010 10회 연속·총 15회), 스페인(1978∼2010 9회 연속·총 13회)이 그 뒤를 잇는다. 기록만으로는 ‘축구 강대국’과 어깨를 나란히 해도 손색이 없다. 하지만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이 끝난 상황에서 한국 축구는 비난을 받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대한축구협회는 2010년 7월 21일 조광래 전 감독에게 대표팀을 맡기면서 본격적으
기본권은 질서유지로 형성된다. 서양사상에서는 개인주의가 강조되었지만 동양사상에서는 인간을 자연의 부분으로 보고 주어진 자연의 질서에 만드는 사회질서를 일치시키려고 했지 않았나 싶다. 자연질서 핵심은 생명법칙으로 조화와 균형이다. 자연질서는 삶의 조건으로서의 격(格)에 이르게 된다고 생각한다. 질서는 자유를 가능하게 하는 보장장치라고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 경찰에서 주관적으로 펼치는 4대 사회악 뿌리 뽑기는 질서유지를 위한 행위들이라고 보인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어린이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납치·감금, 실종, 성폭력, 학대, 음란물 등 범죄에 노출되는 일이 없도록 막아야 한다. 경찰은 성폭력·학교폭력·가정폭력 그리고 불량식품을 뿌리 뽑고 법이 사회적 약자에 방패가 되는 나라를 만들어 가는 데 핵심적 역할을 부여받아 그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런데 어찌 그 일과 수고가 경찰만의 임무인가. 제복을 입었지만 무겁게 고단하게 짊어져야 하는가. 가정과 사회공동체 우리 모두의 일이고 행복을 추구하는 권리가 아니겠는가. 경찰은 현재 체계적인 성폭력 대응을 위해 ‘특별수사대’를 설치·가
극장 공간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서양 예술은 왕족, 귀족, 부유계층 등 특권층의 전유물로 출발했으며, 이들의 취향에 맞는 궁정음악, 오페라, 순수미술 등이 그 중심에 있었다. 그러니 대중의 예술 참여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2차 세계대전을 전후로 고급예술의 대중화가 시작되었는데 복지국가 이념에 따라 예술도 공공재의 하나로 인식해 대중이 저렴한 가격으로 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국가가 지원하는 정책이 적극적으로 시행된 것이다. 현대에 이르러 예술의 개념은 건물 중심의 제도권 공간에서 소수의 예술가와 참가자 사이에 이루어지는 일방적 소통과 교류를 넘어서 새로운 소통의 공간을 찾아 나선다. 예술에 대한 인식, 예술과 사람의 관계, 예술가와 그들이 속한 공동체와의 관계, 사회변화를 위한 예술의 역할 등을 새롭게 모색하고, 주류 예술세계의 대안을 제시하는 공동체 예술의 개념도 적극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거리로 나선 예술과 축제가 큰 특징 중 하나다. 우리 공연예술은 근대화 과정에서 실내를 중심으로 하는 서구 공연예술에 주도적인 자리를 내어주기는 했지만 전통예술인 연희나 의례는 공간 활용과 담아낸 철학이 매우 현대적이고 진보적이었던 셈이다. 제의와 놀이 결
낮이 가장 긴 하지가 곧 온다. 점심 식후에는 으레 눈이 감긴다. 나른하고 따뜻한 날씨에 한 시간 정도의 낮잠은 꿀맛이지만 운전자에게는 최대의 적으로 경계대상이다. 졸음을 이겨내지 못해 순간의 방심은 모든 것을 잃게 한다. 특히 고속도로 졸음운전은 절대금물이다. 눈을 감고 질주하는 것과 매한가지며, 사고 시 연쇄추돌은 다반사로 사상자가 많이 발생하고 또 환자 대부분은 중상을 입게 된다. 사고현장은 마치 전쟁터와 같이 참혹하다. 졸음운전 사고가 빈번해짐은 경계 대상이다. 고속도로 사망자의 23%가 졸음운전이 원인이며, 해마다 200여명이 목숨을 잃고 있다. 치사율이 일반사고의 4.5배며 초여름의 운전사고가 겨울보다 무려 50%가량 많고, 점심 먹은 후부터 오후 4시 사이에 높은 사고율을 보여주고 있다. 고속도로 상에서 2~3초 졸았을 때 시속 100km 이상으로 달리는 차는 100m, 80km는 60m 정도로 질주해 정면충돌이나 중앙선 침범으로 대형 교통사고를 초래한다. 졸음운전은 누구나 찾아올 수 있는 일반적인 생체리듬이다. 도로가 좁고 구불구불한 지방도나 복잡한 시내보다는 도로가 잘 정비되고 직선으로 이어진 고속도로에서 사고 빈도가 높다. 단조로운 운전 환
김문수 경기도지사, 송영길 인천시장, 박원순 서울시장이 엊그제 회동을 갖고 발등의 불인 무상보육 등과 관련해 중앙정부에 해결책을 촉구하는 공동합의문을 내놓았다. 세 지자체가 숙의해야 할 수도권매립지 문제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수도권 광역단체장들이 긴급현안에 대해 공동 대응을 선언했다는 점은 가벼이 볼 일이 아니다. 중앙정부와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고까지 하기 어려우나 절박한 재정문제 등을 조속히 풀기 위한 압박이라는 의도는 분명히 했다. 향후 중앙정부와 국회의 대응이 주목된다. 세 단체장은 무엇보다도 무상보육 중단사태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 중앙정부가 지방재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상교육 확대를 밀어붙이는 바람에 지자체의 부담이 급증했다. 추가 부담액만 경기 4천455억원, 인천 578억원, 서울 3천711억원에 이르러, 이대로라면 곧 무상보육이 중단될 위기에 처해 있다. 그런데도 무상보육 국고보조율 상향을 골자로 하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은 국회 법사위에 7개월째 묶여 있다. 생색은 중앙정부가 내고 부담은 지방정부가 뒤집어쓰게 된 꼴이다. 세 단체장은 올해 분 국고보조를 조속히 시행하고, 앞으로는 보육사업을 전액 국비지원 사업으로 전환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