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소속 국회 환경노동위원들과 환경부가 엊그제 간담회를 갖고 수도권매립지 사용기간 연장을 인천시에 강하게 요청하기로 했다고 한다. 인천시가 2017년부터 수도권매립장 사용불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데 대한 압박전략이라고 판단된다. 환노위 여당 간사인 김성태 의원은 기자들에게 “내년 지방선거 때문에 무조건 수용하지 못하겠다고 하는 것은 님비”라며 “환경부가 단호한 입장을 갖고 대처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2천만 수도권 시민의 쓰레기 처리가 걸린 중요 현안인 만큼 정치권이 나서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여당과 환경부의 공세는 인천의 정서를 자극해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서구 백석동 수도권매립지 이용을 2016년까지만 허용하겠다는 인천시의 입장은 법적으로 아무런 하자도 없는 주장이다. 그동안 쓰레기 반입량이 감소한 덕에 2044년까지 수도권매립장을 이용할 여지가 생겼다는 반박논리는 인천시민의 입장은 생각하지 않는 일방적 강변에 불과하다. 지난 20년 동안 수도권매립지 주변이 시가화하면서 인구 70만명이 늘었다. 이들이 겪는 비산먼지와 악취 고통을 30년 가까이 연장하겠다는데 보고만 있을 지자체가 어디 있겠는가. 그동안 쓰레기를…
최근 수원에서는 ‘수원팔경’을 두고 논쟁에 휩싸였다. 한 민속학자가 기존의 ▶화산두견(花山杜鵑, 화산 숲속의 두견새 소리) ▶용지대월(龍池待月, 방화수류정에서 달) ▶화홍관창(華虹觀漲, 화홍문 7간 수문에 쏟아지는 물보라) ▶남제장류(南堤長柳, 수원천 긴 제방에 늘어진 수양버들) ▶북지상련(北池賞蓮, 만석거에 핀 아름다운 연꽃) ▶광교적설(光敎積雪, 광교산에 쌓여있는 흰 눈) ▶서호낙조(西湖落照, 서호와 여기산에 비치는 저녁노을) ▶팔달청람(八達晴嵐, 팔달산 솔숲 사이로 불어오는 맑고 시원한 바람) 등 수원팔경이 일제 강점기 일본인들에 의해 조작된 일제의 문화 잔재라고 주장했던 것이다. 이에 수원시가 사실관계 확인 작업을 실시하고 지역 학자들 사이에 갑론을박 논쟁이 벌어졌다. 그런데 수원8경에 대한 새로운 입증자료인 이원규라는 사람의 ‘수원팔경가(水原八景歌)’를 발견함으로써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수원시는 1912년 매일신보에 소개된 이원규의 ‘수원팔경가(水原八景歌)’를 최종 수원팔경으로 잠정 선정했다. 매일신보에 게재된 수원팔경가는 1914년에 출간된 사카이 마사노스케(酒井政之助)의 ‘발전하는 수원(發展せる水原)(1914)’에 각각 수록된 후지노 군잔(藤
봄기운이 만연한 날, 정미경 변호사가 여성경찰관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했다. 정미경 변호사는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고시 38회를 수료한 뒤 법조계에 입문했다. 부군 역시도 판사를 거쳐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정 변호사는 문학적인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이라 문학을 하고 있는 필자와는 낯설지 않은 관계였다. 남성경찰관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에서도 큰 박수를 받았던 터라 여성경찰관들을 대상으로 한 정훈교육을 얼마 전에 갖게 되었다. 정 변호사의 인생은 한 편의 소설 혹은 영화 같다. 연하의 남편인 이 변호사와 부부 인연을 맺게 된 이야기나 이색적인 삶을 걸어온 인생기는 한 편의 장편소설이기도 했고 영화 같은 이야기였다. 필자가 그에게 인간적인 냄새를 발견한 것은 오래 전 경기도교육정보센터에서 시낭송회를 했을 때였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자신의 삶의 편린이 고스란히 녹아나 깊은 감동을 주었다. 그녀는 어머니를 일찍 여의어 어머니에 대해 모르는 채 살아갔고, 그녀의 아버지는 늘 술과 함께 인생을 탓한 채 살아갔다. 사랑하는 아내를 일찍 잃은 부친의 일화는 슬프면서도 감동의 선율이 되었다. 필자는 그녀가 쓴 한 권의 책을 오래전에 받았다. 그 책의 제목은 ‘여
3년 전 여름으로 기억된다. 우연한 기회에 친구와 함께 강원도 홍천의 숲속 요양시설에 다녀 온 적이 있다. 그곳에서 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친구 지인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짧은 조우였지만 지인의 참여 동기를 듣고 생소함을 느꼈다. 그때 들은 내용들은 이러했다. 숙소에는 TV도, 컴퓨터도 없다. 휴대폰도 안 된다. 기름지고 과한 음식 대신 담백하고 영양가 있는 건강 식단이 제공된다. 그리고 몸의 건강과 마음의 휴식을 위해 다양한 체험을 하고 있다. 요가와 명상도 그 중 하나다. 열흘 예정으로 참여한 지 일주일이 됐지만 효과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는 것들이었다. 비싼 비용이 약간 부담이긴 했으나 건강할 때 질병을 예방한다는 생각으로 시간을 쪼갰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몸에 좋은 거 먹고 오래 사는 것, 즉 웰빙이 건강의 트렌드로 알고 있던 나로서는 ‘병에 걸려 아프지 않은데 왜 이곳에 왔을까? 우리처럼 여행이나 가지’ 하는 의구심을 갖기도 했다. 숲속 요양치료는 암등 질병 치료를 받기 위해 하는 것이라는 관념을 갖고 있어서 더욱 그랬다. 그곳이 당시에 유행하기 시작한 사전치유와 휴식의 개념을 도입한, 지금으로 말하
무좀 /고선주 세상이 갈수록 가렵다 비누로 씻어내고, 소주와 식촛물에 담가도 발에 견고한 집을 지은 무좀균들은 도무지 방 뺄 생각이 없다 전셋값이 너무 오른 데다 물가와 교육비까지 올라 먹고 살기가 힘들고 삶에서 발을 아예 빼든가, 배짱이다 긁으면 생채기만 남기는 일상의 시시콜콜한 사건들 간지럽다 간지럽다 간지러워서 정말 죽을 맛이다 -고선주 시집 <밥알의 힘>에서 시원스러운 사회를 기다리는 일은 아무래도 요원할 듯하다. 너무 복잡해진데다가 아전인수 격으로 개인 이기주의나 집단 이기주의까지 팽배하여 물고 물리는 사정이 대추나무에 연 걸린 형국이다. 그러니 답답하고 가렵다는 것이다. 가려운 곳을 골라 긁어주면 될 것인데 이것이 긁으면 긁을수록 성을 내는 무좀균이라는 것이 문제다. 가려운 곳을 긁어준다고 시원한 상황이 되지 않는다면 도대체 이 경우를 어찌해야 할까. 무좀균은 결코 쉽사리 물러서지 않는 집요한 존재다. 무좀균을 없애기 위해 발가락을 없앨 수도 없는 노릇이니 답답한 일이다. 무좀균을 가지고 있는 모든 한국 사람들은 오늘도 가렵다. 어제도 가려웠고, 내일도 가려울 것이다. 지독한 무좀균이다. /장종권 시인
KBS 다큐멘터리에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노병의 이야기가 방영되었다. 우리는 어떻게 베트남전에 참가하게 되었는가? 미국이 본격적으로 베트남전에 개입한 것은 1964년 8월 유명한 통킹만 사건이 발생하고부터이다. 당시 미국 존슨 대통령은 즉각 보복을 선언하고 한국에게 참전을 요청한다. 처음에는 태권도 사범과 의료지원 부대를 파견한다. 뒤이어 비둘기부대를 보내어 도로와 항만, 학교 건설 등 사회간접자본 지원에 투입시켰다. 본격적인 파병은 1965년으로 잘 알려진 맹호부대, 청룡부대, 백마부대의 파병이었다. 1973년 전면 철수까지 연 인원 30만 명이 파병되어 전투에 임하여 용맹을 떨쳤다. 여기에서 전사한 한국군은 5천여 명이다. 이들은 누구를 위하여, 무엇을 위하여 죽어가야 했을까? 한국은 베트남전에서 많은 것을 얻었다. 먼저 경제적인 이익이다. 파병된 군인들은 미군에 준하는 월급을 받았다. 이것이 진짜 파병의 목적이었는지도 모른다. 이때 군인들이 받은 총 금액은 1억 8천만 달러로 알려져 있다. 정부는 이 돈의 일부만 군인들에게 주고 대부분은 조국근대화라 불리는 경제개발의 종자돈으로 썼다. 경위야 어찌되었든 이는 정부에서 착복한 것이다. 베트남전 파병을 용병(
감정은 베고 이성만 남아, 아주 무덤덤한 마음으로 읽어도 안구돌출(眼球突出)되는 역사가 있다. 우리 역사 이야기다. 일본의 ‘에조보고서’는 1895년 8월 20일 경복궁내 건천궁 옥호루에서 벌어진 참사를 이렇게 묘사한다. 일본낭인 20여명이 난입해 명성황후를 살해한 사건의 전모다. 작전명 ‘여우사냥.’ 이 보고서는 당시 조선 정부의 내부 고문관인 이시즈카 에조가 작성했다. 그는 일본에 있는 직속상관 스에마쓰 가네즈미 우정국 장관에게 이 사건의 주모자가 미우라 공사임을 알렸다. 명성황후 살해 현장의 모습이 너무 생생해 명성황후 시해 사건을 다룬 ‘민비암살’의 저자 쓰노다 후사코도 ‘당시 현장에 있던 일본인 중에는 같은 일본인인 나로서는 차마 옮길 수 없는 행위를 하였다는 보고가 있어….’라고 말끝을 흐릴 정도였다. 보편적인 인간의 감성을 지녔다면 차마 저지를 수 없는 만행이 벌어졌다는 것을 암시하는 근거다. 이 보고서에는, ‘먼저 낭인들 20여명 정도가 궁에 쳐들어와서 고종을 무릎 꿇게 만들고 이를 말리는 세자의 상투를 잡아 올려서 벽에다 던져 버리고…
‘아베노믹스’로 불리는 일본의 경제개혁 조치가 그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될 우리나라는 물론이거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아베노믹스’는 언론이 만들어낸 용어로, 과감한 금융완화 정책, 기동적인 재정정책, 민간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성장 전략과 같은 세 가지 정책 수단의 조합을 의미한다. 아베 일본 총리는 지금까지의 디플레와 엔고현상이 일본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경제체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돈을 최대한 많이 풀어 디플레를 해소해야 한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따라서 엔저 유도 정책은 ‘아베노믹스’의 목적이 아니라 목적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부수적인 현상이다. 디플레 하에서의 거품경제 디플레 경제라고 하는 것은 물가가 하락하는 경제를 의미한다. 일본 소비자물가의 추이를 보면, 2000년부터 2012년까지 물가가 전년에 비해 플러스로 상승한 해는 2006년과 2008년밖에 없다. 그들의 진단대로 일본은 확실히 디플레 경제에 빠져 있다. 그렇다면 물가가 오르지 않는 ‘디플레’가 왜 문제인 것일까? 물가가 내리면 기업의 매출이 줄어 결국 이익도 감소하게 된다.…
지난주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가 프로무대로 진출하는 6명의 선수 환송식을 가졌다. 투수 이승재 등 4명은 NC 다이노스와, 외야수 송주호는 한화 이글스와, 내야수 김정록은 넥센 히어로즈와 계약을 맺었다. 실패와 좌절을 맛본 이들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재기의 환경을 제공했던 고양 원더스 구단은 이들 프로구단으로부터 한 푼의 이적 대가도 받지 않았다. 오히려 허민 구단주는 떠나는 선수들에게 사비로 각각 1천만원씩 격려금을 안겨주었다. 통 큰 구단주뿐만 아니라 꿈을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 이들을 제대로 조련한 김성근 감독, 감동의 터전을 제공하고 응원한 고양시와 홈팬 모두에게 박수를 보낸다. 지난 2011년 12월 창단한 고양 원더스의 모토는 단순하다. 기회를 잃어버린 인재에게 실력 연마의 환경을 구축해줌으로써 야구 인재를 육성하는 동시에 사회 전체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것이다. 말은 쉬워도, 살벌한 경쟁 일색인 승자독식 풍토에서 지극히 실천하기 어려운 목표다. 하지만 고양 원더스는 이미 지난해에도 투수 이희성 등 모두 5명을 LG 등 프로로 진출시켜 놀라움과 감동을 안겨준 바 있다.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고의 명감독으로 꼽히는 김성근 감독은 올해 총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