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 날이다. 하여, 부모의 은혜가 얼마나 크고 깊은가를 다룬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을 읊으려고 했다. 부모님 은혜를 하해(河海)에 비길까. 그러다 문득, 우리네 부모들의 삶을, 특히 청춘을 온통 저당 잡았던 일련의 세력들에게 분노가 미쳤다. 일본 군국주의다. 그 자들의 만행을 거론하자니 입이 더러워질까, 접는다. 우리 부모의 개개인의 삶은 물론 가족과 민족사까지 피폐하게 만든 ‘견잡자(犬雜者)들’이다. 그런데 풍문에 그 유전자를 받은 이(蝨)들이 자신들의 섬에서 여전히 활개치고 있다니 안타깝다. 박멸되지 않는 DNA. 내가 그 이름을 처음 들은 것은 소설가 전상국 선생의 중편 소설에서 였다. “아베의 가족”. 1979년 처음 세상에 나와 그 해 한국문학작가상과 이듬해인 1980년 대한민국문학상을 수상했으니, 전 선생의 필력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작품이다. 잠깐 내용을 들추면 이렇다. “화자인 ‘나’의 어머니는 한국전쟁 때 미군에게 강간당해 백치인 ‘아베’를 낳았다. 그런데 이 아베의 IQ가 20에 못 미치는 극단적인 저능아다. 스물여섯 살이 될 때까지 그 입을 통해 나오는 단어는 오직 ‘아베’다. 대소변도 물론 가리지 못한다. 그러나 성욕만은 강해 ‘여자
‘산토끼를 잡으려다 집토끼 놓친다’는 속담이 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 가치를 평가절하하고 남이 가진 것을 선호하는 심리는 누구에게나 있다고 보는데, 자칫 잘못하면 숲속에 있는 새에 욕심을 부리다가 손 안에 있는 한 마리의 새마저 놓쳐버리는 경우가 있다. ‘담장 너머의 잔디가 더 푸르다’고 했던가? 사람들은 항상 이웃의 소가 우리 소보다 더 많은 우유를 생산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분명히 똑같은 분량을 생산하고 있는데도 자기 것보다 더 많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고, 심지어는 자기 것은 하찮은 것으로 착각하게 된다. 남의 떡이 더 크게 보인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이 밝혀낸 실험결과에 따르면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할 때 같은 행동을 하는 다른 사람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판단을 하기 힘들다는 결론을 입증했다. 예를 들어 같은 중량의 물건을 들고 있는데도 다른 사람의 상자가 더 가볍게 보인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부피는 같지만 중량에서 차이가 나는 150g과 750g의 상자를 들게 하면서 다른 사람이 든 상자의 무게를 가늠하게 했는데, 가벼운 상자를 든 사람이 무거운 상자를 든 사람을 부러워한다는 결과를 확인하였다고
얼마 전 후배를 포함한 지인들과 차를 마실 기회가 있었다. 잠시 세상사는 이야기가 오고 가고 자연스레 자식 얘기 등 가정사로 이어졌다. 직장 못 구한 아들 이야기, 맡겨 논 외손자를 보는 애로사항, 자식 시집 장가보낼 걱정, 그들과 겪는 갈등과 고민 등등. 거기에 노후문제까지. 농반진반 속어로 ‘머리에 지진 나는 얘기’들을 푸념 섞어 하고 있는데 후배가 한때 유행했다며 이런 유머를 던져 모두 공감의 실소(失笑)를 자아냈던 기억이 있다. “잘난 아들은 국가의 아들, 돈 잘 버는 아들은 사돈의 아들, 빚진 아들은 내 아들” “사춘기가 되면 남남이 되고 군대에 가면 손님, 장가가면 사돈” “아들 낳을 땐 1촌, 대학에 가면 4촌, 군대 다녀오면 8촌, 장가가면 사돈의 8촌, 애 낳으면 동포, 이민가면 해외동포” “요즘 미친 여자란? 며느리를 딸로 착각하는 여자, 사위를 아들로 착각하는 여자, 며느리 남편을 아직도 아들로 착각하는 여자” 최근 부모 자식 간 시니컬한 관계를 우스갯소리로 패러디해 놓은 것이지만 씁쓸한 여운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그날 만난 후배와…
마음의 등불 /고찬규 반짝이는 눈도 없이 별을 노래하려느냐. 무엇이 있어 어둠 꿰어 수놓겠느냐, 잠든 밤 스스로를 밝히는 별빛도 스스로를 노래하던 풀벌레 소리도 이미 하나의 생을 위한 홀로의 몸짓이 아니었다. 밤하늘 멀리 피워 올리는 교신 살아 있음을 일깨우는, 영원한 귓가에 소곤거리는 복음 그리고 새벽종과 함께 스미는 눈물 바람 부는 날에도 숨죽인 동굴은 있고 그 안에 등불을 밝히는 마디 굵은 거친 손이 있다 -시인축구단 글발공동시집 토요일이면 지구를 걷어차고 싶다에서- 이미 하나의 생을 위한 홀로의 몸짓이 아니었다는 구절이 가슴에 와 닿는다. 별은 별 혼자만으로도 밝을 수 없다. 어둠이 바탕이 되어주어야 빛난다. 풀벌레 소리도 풀벌레 소리 혼자만으로 소리가 될 수 없다. 숨죽인 고요가 있기에 자신의 울음을 달빛에 물든 고요에다 한 뜸 한 뜸 자신의 노래를 수놓는다. 등불을 밝히는 손은 아름다울 수밖에 없다. 자신의 희생이란 아름다운 과정을 거친 손이다. 모든 것은 서로에게 배려를 하고 섬세한 호흡으로 뿌리로 몸짓으로 연대감을 가지고 있다. 우주를 공유하고 있다. 봄 들판에 나가보라, 어디 풀꽃 한 송이만으로 봄이라 할 수 있겠는가? /김왕노 시인
박근혜 정부 출범 후 부동산시장의 정상화를 위해 첫 번째 4·1부동산대책이 발표됐다. 부동산거래 활성화를 위한 대책 중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 대해 취득세를 2013년 12월 31일까지 전액 면제(주택 취득가액의 4% 상당액)해 준다는 대목이 눈에 띈다. 부부가 번 수입을 합한 소득이 6천만원 이하이고, 새로 구입한 주택 가액이 6억원 이하로서 전용면적이 85㎡(25.7평) 이하 일 때 해당된다. 지방세특례제한법의 개정안이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서 통과한 날로부터 금년 말까지만 한시적으로 적용해 침체된 주택거래를 활성화 한다는 것이다. 주택거래가 실종된 원인을 진단해 보면, 세계경제의 금융위기와 더불어 찾아온 국내경제의 둔화, 향후 주택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의 약화, 국회와 정부의 주택정책 공조 실패, 주택의 공급과잉, 주택시장의 혼란만 가져온 보금자리주택의 실패, 1인 가구 증가와 고령화 등 인구구조의 변화, 주택거래 시 과다하게 매겨진 세금 등에서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거래부진은 전세금의 상승과 하우스푸어, 렌트푸어를 양산했고 실수요자의 주택 구입을 어렵게 만들었다. 특히 거래 시 부담이 큰 양도소득세와 취득세는 중요한 부동산 세제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거만한 마음은 넘어짐의 앞잡이라는 말이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겸손은 사람들에게 최고의 덕목이지만, 겸손처럼 지키기 힘든 것도 없다. 그래서 부족한 겸손 뒤엔 항상 교만이 따른다. 교만은 남을 깔보고 자신을 높게 평가하여 반성함이 없고, 쉽게 우쭐거리는 마음을 뜻한다. 이 같은 교만이 지금 우리사회에 만연하고 있다. 특히 가진 자와 배운 자 사이에 팽배해 있다. 외모나 직업, 경제적으로 상대방을 판단, 막말과 위협적인 행동, 욕설은 보통이고 심지어 폭행까지 대수롭지 않게 한다. 기내에서 승무원에게 교만함의 극치를 보여준 포스코 이사가 어렵게 얻은 이사직을 고스란히 내놓고 회사를 떠났다. 그것도 여론의 뭇매를 맞고 씻을 수 없는 수치심이라는 낙인이 찍힌 채. 프라임베이커리 강모 회장은 지난 4월 자신의 외제차를 빼달라는 호텔 지배인을 폭행하는 만용에 가까운 교만을 부렸다가 회사까지 폐업했다. 그 회사는 KTX에 경주빵과 호두과자를 납품하던 잘나가는 회사였다. 교만이 그동안 어렵게 쌓아올린 부와 명예를 패망의 길로 이어지게 한 것이다. 그런데 엊그제는 남양유업 직원이 대리 점주에게 상스러운 교만함을 보이다가 속해있는 기업마저 어렵게…
이번 민주통합당 전당대회는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우선 비주류라고 불렸던 김한길 후보가 새로운 당 대표로 당선됐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하지만 더욱 이변은 이번 최고위원 선거에서 호남지역에 정치적 기반을 뒀던 후보는 모두 탈락했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이번 전당대회는 단순한 비주류의 전면 등장이 아닌, 호남지역의 민주당에 대한 민심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점에서 그 특징을 꼽을 수 있다는 말이다. 따지고 보면 지난번 대권후보 경선 때도 호남지역의 당심은 주류인 친노 측에 호의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모바일 투표라는 희한한 선거 방식 덕분에 민심과 당심이 모두 왜곡돼 호남 민심의 정확한 현황을 알 수 없을 뿐이었다. 그런데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모바일 투표라는 제도를 배제함으로써 비로소 정확한 호남 민심이 드러났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생각이다. 즉, 이번 전당대회에서 호남 당원들은 친노 주류에게 분명한 거부감을 드러냈다는 말인데, 이것은 민주당의 미래에 중요한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민주당의 지역적 기반은 분명히 호남에 있다. 그런데 바로 이 지역에서 주류가 친노인 민주당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일부는 민주당이 전국 정당으로 태어나야지…
우리 경찰은 새 정부 국정 과제인 4대 사회악(성폭력, 학교폭력, 가정폭력, 부정·불량식품) 근절을 통해 국민의 행복한 삶을 열어가기 위해 총력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실정에 맞는 정책을 만들어 적극 추진하고 있다. 특히, 4대 사회악 중 부정·불량 식품은 국민 실생활에 가장 밀접한 밥상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점에 있어 어떠한 범죄보다 무겁고, 반드시 척결을 해야 할 범죄이다. 안양동안경찰서는 지난 3월 중국산 소금을 국내산 천일염으로 둔갑시켜 판매한 불량식품업자를 검거한 사건이 있었다. 이와 같이 국민들의 먹거리를 담보로 불법을 저지르고 부당이득을 취하는 불량식품들은 쉽게 사회적 불안을 확산시키고, 정부에 대한 불신을 키우는 등 많은 병폐를 낳게 하는 중대한 범죄이다. 우리 경찰은 농·수산물 원산지 거짓표시 행위와 병든 동물고기 등 판매행위, 건강 기능식품이 아닌 것의 유사표시 및 판매행위, 건강 기능식품이 아닌 것의 유사표시 등 부정·불량식품을 척결하기 위해 수사 전담반을 변성, 고질적이고 상습적인 불량식품 사범 검거에 주력을 하고 있다. 또한, 도로전광판, 버스정류장 등 생활에 밀접한 홍보매체를 활용하여 시
중국 전국시대 방공(龐恭)이라는 이가 다른 나라에 볼모로 가는 길에 왕을 알현하면서 ‘전하 만약 지금 누가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하면 믿으시겠습니까’ 그러자 왕은 ‘그런 말을 누가 믿겠소’. 방공은 ‘그러면 다른 한 사람이 더 나와서 똑같은 말을 하면 믿으시겠습니까’. 왕은 ‘그렇다고 한들 누가 믿겠소’. 방공은 ‘만약 다른 한 사람이 더 나와서 똑같은 말을 한다면 어쩌시겠습니까’ 하니 왕은 ‘그렇게 되면 아마도 믿게 되지 않겠소. 세 번씩이나 같은 말을 하는데’. 그러자 방공은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날 리는 없습니다. 그런데도 세 사람이 똑같은 말을 하면 호랑이가 나타난 것이 됩니다’(夫市之無虎明矣 然而三人言而成虎)라고 하였다. ‘제가 먼 나라로 떠나고 나면 저를 모략하는 자들이 셋만은 아닐 것입니다. 부디 헛된 말을 귀에 담지 마시기 바랍니다.’ 방공은 자신이 나라를 떠난 뒤 자신을 거짓으로 비방하는 자가 있을 것을 염려해 이 같은 말을 하였는데 왕은 어떤 비방이나 거짓도 방관하지 않겠으니 잘 다녀오라 하였다. 방공이 떠나자마자 비방하는 자들이 나타났고 왕은 결국 의심하게 되어 그를 귀국하지 못하게 했다고 사기(史記)에 기록돼 있다. 공자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