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서민들의 내집 마련을 도와야 할 대한주택공사가 본연의 임무는 등한히 한 채 돈벌이에만 혈안이 돼 있다면 도대체 주택공사의 존재이유를 무엇이라고 설명해야 옳을까. 대한주택공사가 오는 11월께 공급할 예정인 경기도 고양시 풍동지구 공공임대주택 물량 가운데 절반 가까이를 분양주택으로 전환하기도 한 것과 관련해, 공기업이 공익성 보다 수익성에 급급해 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주공에 따르면 고양시 풍동지구 공공임대주택 가운데 1개 블록(B1블록) 982가구(30, 33평형)의 사업계획을 공공분양주택으로 변경했다는 것이다. 이는 당초 임대주택 공급 물량의 48%에 달하는 것으로 무주택 서민들의 내집마련 기회가 그만큼 줄어든 셈이다. 공기업의 존재 근거는 당연히 공익성을 담보하는데 있다. 따라서 공영성을 훼손하면서까지 수익에 치중하는 것은 그 어떤 이유로도 설득력을 얻을 수 없다. 지난 IMF 이후 끝없이 제기되었던 공기업 민영화와 구조조정 요구를 물리칠 수 있었던 힘은 과연 무엇인가. 그것은 국민을 위한 공영사업을 민간기업의 수익논리에 내맡길 수 없다는 확고한 신념 탓이었다. 지난 ’97년 이후 정부는 IMF경제위기를 타계하기 위해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
북한 어선의 잇따른 북방한계선(NLL) 침범은 마냥 두고만 볼 일이 아니다. 지난달 26일부터 시작된 북한 어선의 NLL 침범은 29일만 빼고, 1일까지 여섯 차례나 계속됐다. 한 두 번이거나, 침범 형태가 사뭇 다르다면 꽃게 잡이에 몰두한 나머지 저지른 실수이겠거니 하겠지만 이번의 북한 어선 침범은 동일한 해역에서 똑 같은 형태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단순한 실수로 보기 어렵다. 31일 까지만 해도 우리 군 당국은 남북간의 화해 관계를 고려해서, 되도록이면 우호적 해석을 내리고 무력대응을 자제해 왔다. 그러나 우리 군 당국은 1일 또다시 NLL을 침범한 북한 어선을 향해 여러차례 경고방송까지 했으나 돌아가지 않자 급기야 고속정에서 경고 사격을 가하기에 이르렀고 강력 대응을 천명했다. 문제는 우리 측이 사건 직후 재발방지를 촉구하는 전문을 북측에 보냈고, 현장에서도 결연한 방위 태세를 보여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경고를 비웃기나 하는 듯이 연거푸 침범과 퇴각을 반복한데 있다. 북한은 늘 그래왔듯이 말과 행동, 속과 겉이 다른 집단이다. 특히 한미 정상회담 이후 보이기 시작한 일련의 대남 징후들은 매우 신경질적이다. 평양에서 개최된 경제협력회담 때 ‘재난’ 운운하
1년전 오늘,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은 극도의 긴장상태에 빠져있었다. 그리고 불과 며칠 뒤 한국의 축구전사들이 폴란드를 물리치고 월드컵 사상 첫 16강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을 때 온 국민은 일시에 환희의 도가니에 빠져들고 말았다. 뒤이어 계속된 승전보에 달아 오른 환희와 열기는 마침내 한반도 전체를 태극기의 물결로 출렁이게 했다. 그 열광의 도가니에서 국민 모두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거리로, 광장으로, 골목골목으로 뛰쳐나와 태극기를 휘날리며 ‘대∼한민국, 대∼한민국'을 목놓아 외쳐댔다. 물론 다섯 박자 박수소리와 함께였다. 혹자는 해방이후 처음 만끽하는 환희의 순간이라고 표현했고, 어떤 이는 4.19혁명과 6.10민주항쟁 때를 방불케 한다며 흥분하기도 했다. 그리고 꼭 1년이 지난 지금, 역사적인 한·일 월드컵개최 1주년을 맞은 우리의 모습은 과연 어떤가. 월드컵 1주년을 맞아 국가대표 축구팀이 공동 개최국 일본과 한판 승부를 벌이는 한편 전국 각지에서 기념행사를 연다. 경기도에서 유일한 월드컵 개최도시였던 수원시는 월드컵 개최 1주년(31일)을 맞아 오늘부터 다음달 14일까지 길거리 응원, 건강 달리기 대회, 어린이 축구대회, 시민음악축제, 프로축구
한동안 물밑으로 가라앉았던 강화군의 경기도 환원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논란의 표적이 되고 있다. 알다시피 강화군은 1995년 3월 1일자로 이렇다할 명분과 이유도 없이 경기도에서 인천시로 편입되고 말았다. 그 무렵 공개되지 않은 배후가 있었다면 15대 총선을 앞두고 선거구를 조정하기 위해 정치논리가 개입 했다는 것이 지배적인 쑥덕공론이었다. 아무려나 당시의 경기도 입장에서 보면 강화군의 인천 편입은 1개군을 빼앗기는 일련의 영토 상실이었는 데도 세차게 반발하기는커녕 오히려 주민의견조사 과정에서 인천 편을 들기까지 했다. 결국 강화군은 군민의 의사와 관계없이, 인천시로 넘어 갔고, 그 후유증이 8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지속되다가 이번에 다시 불거져 나온 것이다. 미리 말해 두지만 행정 관할구역 변경은 정부 권한으로, 행정상 필요가 인정되면 시행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강화군만 하더라도 고려 고종 19년(1232) 몽고가 우리나라를 침입했을 때 임시수도가 된 적이 있고, 시대가 바뀌면서 여러 차례에 걸쳐 행정구역이 달라진 과거가 있었다. 가장 최근의 일로는 구한말 고종 32년(1895) 인천부에 소속되었다가 이듬 해 경성(서울), 개성과 함께 경기도의
노무현정부 출범 첫해인 올해의 노사간 임금협상은 어느 해보다 힘들게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신 정부의 노사정책이 아무래도 사측보다는 노측으로 기울지 않겠냐는 우려 때문이다. 그 같은 우려가 현실로 드러난 것일까. 현재 경인지역 사업장의 임금협상 타결률이 지난해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8일 경인지방노동청에 따르면 5월말 현재 경인지역 100인 이상 사업장 1천352곳 가운데 임금협상이 타결된 사업장은 21.7%인 265곳뿐이며 이는 지난해 동기간 25.8%보다 4.1%포인트 낮은 수치다. 또 수원지방노동청이 관할하는 수원, 화성, 평택, 안산, 용인, 오산 등 지역 100인 이상 사업장 279곳 중 18.6%인 52개 사업장만이 협상안에 합의했다. 전년 동기 타결률 27.5%보다 8.9%포인트나 떨어진 것이다. 이처럼 임금협상 타결률이 부진한 것은 이라크전쟁 등으로 지난해보다 교섭 일정이 늦게 잡힌 데다 노측의 두자리수 인상요구에 대해 사측이 한자리수 인상안을 제시하며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또 올 들어 새 정부가 두산중공업과 철도노조 사태, 그리고 화물연대와의 협상에서 노측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에 노측이 새 정부에 거는 기대심리가 크
1986년 12월 국책 무역항으로 선보인 ‘평택항’은 개항 17년째를 맞았다. 개항 초기의 초라한 모습은 이미 오간데 없고, 해마다 급증하고 있는 수출입 화물량과 만석에 가까운 선좌는 평택항의 일취월장을 웅변하고 있다. 이토록 신생 국책항이 국제적으로 신인도를 높이고 있는 것과는 달리, 평택시와 당진군은 자기 관할 지명(地名)으로 항구 이름을 붙여야 한다며 아웅다웅하고 있으니 민망하기 그지없다. 양측의 초기 항구명 다툼은 감정싸움의 양상이었다. 허나 최근에는 아예 항구분리론까지 들먹일 정도로 자못 사태가 심각해졌다. 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최종 결정권을 쥐고 있는 해양수산부는 5월말 또는 6월초까지 단안을 내리겠다는 말만 하고 있다. 들리는 말로는 해수부는 ‘평택항’과 ‘당진항’, 아니면 ‘평택·당진항’ 가운데 하나를 고르게 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분명한 사실이지만 17년 전 개항 당시의 항구명은 ‘평택항’이었고, 지금도 평택항으로 통용되고 있다. 알다시피 국가적인 기간시설물의 명칭은 소재지명을 원용(援用)하는 것이 국제적인 관례이고, 그것을 당연시 하고 있다. 그러나 평택·당진의 경우와 같이 분쟁이 생겼을 때는 점유면적, 시설의 우열, 지명도, 이
갈수록 수도권 인구집중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전국 대부분 시도의 인구가 줄어드는 가운데 서울 등 수도권으로의 인구유입은 지난해 1.4분기 후 크게 증가됐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3년 1.4분기 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수도권은 5만7천명이 증가했으며, 2000년 2.4분기 이후 3만5천명 수준에 머물던 증가세가 지난해 1.4분기를 정점으로 해서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수도권 가운데 인천은 2천명이 감소했으나 서울과 경기에서 각각 2천명과 5만7천명이 늘었다. 수도권 인구집중은 국토의 균형발전을 저해함은 물론, 각종 사회문제를 양산한다는 점에서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또한 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한 반면 주민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행정대책은 세워지지 않고 있어서 주민생활의 불편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수도권 인구 과밀화는 다양한 사회문제를 야기한다. 교통문제, 교육문제, 치안문제, 주택문제, 물류비용증가는 기본이고, 심지어는 국가산업구조의 왜곡을 불러오기도 한다. 특히 농촌의 황폐화는 이미 오래 전부터 지적됐던 문제이기도 하다. 더욱이 심각한 문제는 중앙정부가 말로는 지방자치제의 정착과 지방분권화를 외치면서도 실제로는 중앙에서
어제 노무현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노건평씨의 재산의혹과 자신을 포함한 주변 인물들에게 쏟아지고 있는 의혹이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노 대통령은 야당과 언론이 문제 삼고 있는 생수회사 장수천의 설립과 폐업과정, 진영 땅을 비롯한 부동산의 소유권과 거래 과정 등에 대해 일일이 해명 하면서, 다소간의 오해를 살만한 일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문제가 될 만큼의 부정이나 압력은 없었다고 단언하였다. 특히 장수천 경영에 관하여서는 정치인이 경제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어서 경제활동을 하게 되었으나, 결과는 실패로 끝났으며 이 과정에서 여러 사람에게 피해를 주었을 뿐 부당한 일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진영 땅과 관련한 소유, 담보, 경매, 변제 등도 절차에 따라 진행되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으나, 다만 매도과정에서 호의적인 거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이 있기 전에 예견되었던 일이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야당과 언론의 문제 제기에 대해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고, 답변 형식도 공격적이었다. 인간은 누구나 억울한 경우를 당하면 해명할 권리가 있다. 노무현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어서, 어제의 기자회견은 그것대로 평가할 수 있고 이해할만한 일이다. 문제는 본인
사회학계에서는 21세기의 주요 화두로 ‘환경과 여성문제'를 꼽는다. 20세기의 개발지향적 가치가 환경파괴를 묵인했고, 근대의 이념에서는 여성의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여성문제가 우리 사회의 주요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여성인권 개선을 위한 노력은 두가지 방향으로 전개된다. 여성부가 주도하는 법률개정 운동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한 공론화 추진이 그것이다. 모성보호법 개정이 그의 첫발이었던 셈인데 현재 모성보호법은 법률 개정이 이루어진 상태이며,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 가고 있는 중이다. 어제 여야의원 50명의 발의로 호주제 폐지를 내용으로 하는 민법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이는 여성문제 해결을 위한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법안은 호주에 관한 정의와 남성 우선으로 돼 있는 호주 승계순위 등 호주관련규정(현행 민법 778조.779조)의 전면삭제를 담았다. 또, 자녀는 아버지의 성(姓)과 본(本)을 따르도록 한 조항(781조)을 삭제하는 대신 부모 협의로 부(父) 또는 모(母)의 성과 본을 따르거나 부모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는 가정법원에 위임(865조 2항 신설)하도록 했다. 호주제 폐지 법안의…
1년이 채 남지 않은 제17대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은 온통 난리법석이다. 우선 민주당은 편 가르기 분당이 불가피한 가운데 신주류와 구주류가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독설을 뿜어대며 제 갈 길을 모색하고 있어서, 과연 대통령을 배출한 집권당인지 의아스럽다. 한나라당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당 대표와 운영위원 선출을 앞두고 후보간의 공방이 치열해지면서 백가쟁명 그 자체다. 특히 민주당은 탈 DJ를 내세운 신주류와 이를 고수하려는 구주류가 어제까지의 우군을 내일의 적군으로 몰아 부치고 있어서, 당내는 물론 국민들까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도 노무현 대통령은 당정분리를 내세워 중립을 지키려고 애쓰고 있지만, 결국은 노무현당으로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분당 후유증은 상상 밖으로 커질 전망이다. 그러나 이 보다 더 심각한 현안은 따로 있다. 즉 선거구의 병합과 분구에 따른 신경전이다. 2001년 10월 ‘선거구당 인구편차가 3대 1을 넘을 수 없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최저 11만, 최고 33만명’을 기준으로 선거구 조정을 하게 될 경우 병합 될 선거구가 19곳, 분구될 선거구가 18곳으로 모두 37곳에 달하게 될 전망인데 이것이야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