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방울토마토는 꼭지가 꽃이다 꼭지가 별이다 바구니를 들고 별들에게서 동그란 위성 똑똑 딴다 별은 원래 방향이 없다 동그란 것들은 방향이 없어 굴러가는 쪽을 방향으로 제멋대로 굴러가면 된다 어디까지 가 볼까 동쪽으로 멀어질까 서쪽으로 다가갈까 엉뚱한 방향으로 부딪치다 튕겨져 나간다 빨간 위성을 가르면 별의 씨앗이란 너무 부드럽다 빨간 방울토마토를 먹는 동안에는 내 입속에 아무런 방향도 없다 이때 말들을 저장해 놓으면 좋겠다 방울토마토가 멈췄다 한순간 아슬한 난간 위 떨어질까 말까 한 마음이 한 마음을 붙들고 있다 저자 약력 대전일보 신춘문예당선, 시집 [시간이 머무른 곳], [덤불설계도] 외 유심신인상, 천강문학상, 한올문학상 국전 우수상(서양화 비구상) 현재 : 삼정문학관 관장, 한국미술협회이사
죽음의 순간에 전 생애를 드러내는 사람이 있다. 지구 반대편 나라의 가수, 칠레의 빅토르 하라(1932- 1973) 이야기를 하려한다. 그에 대한 이야기는 월드뮤직을 접하기 전 먼 바람을 타고 전설처럼 흘러 내 귀를 스쳐갔다. 전두환, 노태우 정권 때 청춘을 보냈는데, 우리처럼 군부독재탄압에 신음하던 칠레에 민중가수 김민기같은 존재가 있다더라는 이야기를 들었었고 20여년 전 체 게바라 열풍이 불어 거리에 그의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은 젊은이들이 넘치던 때, 어느 술자리에서인가 ‘칠레에도 체 게바라같은 대단한 존재가 있는데.....’는 말이 오갔던 기억이 있다. 월드뮤직에 빠지면서 다시 한 번 그 이름을 접했고 노래를 찾아 듣던 중 유독 가슴에 꽂히는 곡을 만났다. ‘Manifesto’(선언). 감미로운 기타 전주 후에 나오는 미성의 달콤한 목소리....라고 하기에는 저변을 흐르는 슬픔. 회환이 가슴을 파고 들었다. 내가 노래하는 것은 목소리가 좋아서, 노래하기 좋아서가 아니지/내 기타도 이성과 감정이 있기 때문이야/내 기차는 대지의 심장과 비둘기의 날개를 갖고 있어/마치 성수와 같이 기쁨과 슬픔을 축복하지(중략)내 기타는 돈 많은 자들의 기타가 아니야/내
지난해 12월 23일에는 중·러 공군기 20여대가 합동 훈련을 하면서 우리방공식별구역 카디즈(KADIZ)와 일본의 방공식별구역을 여러 차례 침범하여 우리 공군이 긴급 출동해야 했다. 또한 일본은 이를 빌미로 독도 영공이 일본 영토라 주장을 하고 있다. 일본 방위성(防衛省)은 2021년도 방위예산으로 5조 4,898억 엔을 편성하였다. 이번 일본의 방위예산은 역대 최대 규모인데, 다차원 종합방위력 구축이라는 목표하에 예산이 포함되어 동북아 안보의 위협이 함께한다. 미국의 제46대 대통령 당선인 조 바이든 신행정부는 안보팀 주요 인선을 발표하면서 “미국의 귀환(America is back)을 선언하고, 동맹을 거부하지 않고 적들을 대면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외정책 기조는 민주주의적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을 강화하여 중국을 견제하고, 국제제도에 복귀하여 다시금 중국이 아닌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질서 형성을 위해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할 것을 천명하고 있다. 이러한 대외정책 기조를 볼 때 바이든 행정부는 민주당의 자유주의적 국제주의를 바탕으로 하는 전통적 미국의 역할로 회귀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요 대외정책은 첫
왜 이렇지? 자칭 잘난 사람들 집단인데 국민들은 못 믿겠단다. 검찰과 언론이 그렇다. 수없는 원인이 어우러진 결과겠지만, 자신들의 눈으로만 세상을 재단하려는 그릇된 선민의식에 대한 반감이 클 것이다. 지난해 코로나19와 검찰 이슈는 한국사회를 지배했다. 상반기엔 정부의 코로나 방역은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았지만 한국언론이 애써 외면했다. 외신들의 찬사는 총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국내언론의 보도 프레임이 의도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유신 때나 5공화국 시절 1단 기사의 가치가 1면 톱기사나 9시뉴스 첫 보도보다 더 의미있었던 때가 있었다. 외국 언론의 한국보도가 더 영향력을 발휘했다. 기자들을 앞서는 국민들의 뉴스 수용 수준을 보여준 반증이다. 하반기에는 검찰 이슈가 세상을 뒤덮었다. 왜 검찰의 권력집중 문제가 개혁 이슈로 부각됐는지는 찾기 어려웠다. 언론보도는 추미애와 윤석열의 치킨게임, 넓게는 청와대와 윤석열의 파워게임으로 환치시켰다. 공수처 설치의 발상은 왜 나왔는지,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이양은 어떤 연유로 제기 됐는지 그 배경은 다룬 기사는 거의 없었다. 두 사안 모두 과도한 정치적 시각으로 기사를 다뤘다. 언론이 위기라고한다. 맞다. 다만 전통 언
서정시 사람의 마음을 언어로 표현했지만 21세기 20년 마음을 기계가 설계한다 설치한다 마음을 약물이 조율한다 조정한다 산만한 아이를 침착하게 죽고 싶도록 괴로운 사람을 푹 자게 술을 주지 않고도 흥분할 수 있게 기계가 그림을 그리고 작곡을 하고 공상과학소설을 쓰고 시간여행을 하고 마침내 시상을 떠올려 시를 쓸 수 있다고 하니 내 마음 숨을 곳 찾아서 어디로 가나 언제부터인가 시는 마음의 프로젝트 이제부터는 언어의 조합과 배열 내가 즐겨 쓰는 시어와 시의 리듬을 아는 인공지능 내 시의 독자도 이제는 기계? 약력 중앙일보(1984) 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 [우리들의 유토피아] [뼈아픈 별을 찾아서] [생애를 낭송하다] [예수·폭력] 등 현재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동료와 상사에게 어떤 들은 이야기를 전할 때 정보인지 첩보인가를 구분해서 명확하게 말해야 한다. 너한테만 하는 이야기는 첩보다. 통장님의 말씀을 들으니 어제 시청 국장님이 오셔서 이곳에 도로공사를 한다고 한다면 이는 누구나 알 수 있고 알아야 하는 정보, 공보사항이다. 상사는 주변의 후배들이 첩보와 정보를 흥부 박씨 처럼 물어다주면 매번 '김 주무관 아니었으면 중요한 정보를 놓칠 뻔 했군!'하면서 리액션을 해야한다. 선배는 후배가 전해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크게 반응해야 한다는 말이다. 어렵게 얻어낸 정보를 전하는데 '이 사람아 그 정도는 다 알고 있었네!'하고 무시해 버리면 보고가 소원해져서 정말로 중요한 첩보를 놓칠 수 있기에 모든 정보를 받아들이는 적극적인 자세를 유지해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과거 관선 시장님의 하루 일정, 내일의 계획을 아는 공무원은 수십명 이내였다. 이 정보를 아는 것이 곧 힘이고 권력이기도 했다. 과거 모든 사무실에는 2개의 불빛이 있었다. 하나는 시장님 전구이고 다른 하나는 부시장의 것이다. 두개의 불이 켜있으면 두 분이 청내에 계신 것이고 꺼진 燈은 출장을 가셨거나 다른 용무로 사무실에 안게시므로 결재나 보고가 안 된다는 뜻이
경기도는 대한민국의 심장이다. 서울보다 16.8배나 넓다. 인구도 1378만여 명으로 서울 976만여 명 보다 많다. 첨단 제조업도 경기도에 제일 많이 입지하고 있다. 더 이상 경기도는 서울에 종속된 도시가 아니다. 신축년 새해에 경기도는 전국 최대 지방정부의 위상과 미래 비전을 반영한 새로운 얼굴을 들어냈다. 이제껏 16년여에 걸쳐 사용하던 대표상징물과 영문슬로건, 경기도 노래를 새롭게 내놓았다. 경기도가 새로운 상징물과 노래를 선보이며 소띠 해 새로운 출발을 알린다. 상서로운 기운이 넘친다. 새로운 GI(Government Identity)는 경기도 이름의 한글 초성‘ㄱ,ㄱ,ㄷ’을 초록과 파랑색으로 표현했다. 초록은 자연, 공존, 친환경, 평화를 나타내고 파랑은 신뢰, 에너지, 미래가치를 뜻한다. 첫 인상이 깔끔한 느낌을 준다. 영문슬로건 ‘Go Great, Gyeonggi’는 대한민국 대표 지방정부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하며 도민과 함께 번영해 나가는 경기도를 의미한다. 이전까지는 ‘Global inspiration (세계 속의 경기도)’였다. 도민 40%,전문가 자문위원회 40%,디자인 평가단 20% 투표로 집계해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온·오프라인…
현재 어르신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환은 암, 심장질환, 뇌졸중과 더불어 신경퇴행성 뇌질환인‘치매’를 꼽을 수 있다. 치매에는 여러 종류가 있으나 대표적인 치매 유형은 알츠하이머 치매이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손예진과 정우성이 주연한 영화 내머리속의 지우개에서 보듯이 젊어서 발생하는 조발성 알츠하이머 치매와 65세 이상의 노인에게서 발생하는 후발성 알츠하이머 치매로 크게 구분된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뇌에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독성 단백질이 침적되어 뇌세포가 파괴되는 것이 원인으로 대표적인 증상은 실인증, 실어증과 실행증이다. 초기에는 최근 기억력이 감소하다 단계가 진행될수록 언어구사력, 지남력, 및 판단력 저하와 함께 일상생활도 불가능해져 가족에게도 고통과 부담을 주고 결국 죽음에 이른다. 현재 알츠하이머 치매를 완치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다만 약물·비약물 치료가 증상의 완화에 도움은 될 수 있다. 따라서 치매의 발병을 예방하거나 줄이기 위한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알츠하이머 치매 예방에 가장 좋은 방법 중 한 가지는 운동이다. 즉 뇌와 심장에 혈액을 원활히 공급하여 뇌·심혈관계 질환을 감소시키는데 효과적인 유산소 운동과 근 감소증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주
현관문 열리면 제일 먼저 보이도록 맞은편 가득히 늘어놓았다, 슬리퍼까지 항상 벗어두던 그 자리에다 남은 자를 걱정하는 떠난 자의 갸륵한 배려 죽음과 삶의 동거방법이구나 날마다 이 구두로 나갔다가 돌아와 제자리에 벗어둔다고 뭔지도 모르는 온갖 상상공포에서 독거(獨居)를 지켜주는 친숙한 발 냄새. 저자 약력 안동출생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졸 [현대문학] 3회 추천완료 [거짓말로 참말하기] 등 14권의 신작시집 [지란지교를 꿈꾸며] 등 다수의 수필집 정지용문학상, 소월문학상특별상, 월탄문학상, 구상문학상 등 현재 서울대명예교수
경렴정 편액 정(亭)자의 꼬리의 상처는 일제강점기에 꼬리를 잘라내면서 난 상처이다. 일제강점기 소수서원에 흐르는 민족의 정기를 끊어놓기 위해 일본인들은 청룡의 꼬리를 잘라냈고, 해방 후에 잘려나간 용의 꼬리를 다시 이어놓았다. 꼬리를 다시 이어놓기는 했지만 잘려나갔던 흔적이 지금의 상처로 남아 있는 것이다. 경렴정에 앉아 그 상처를 눈으로 쓰다듬어 마음으로 메워본다. 경렴정 바로 앞에는 생단이 자리해 있다. ‘성생단’이라고도 한다. 작은 흙더미의 모습인데 사방에 철제 울타리를 둘렀다. 생단은 제향에 올릴 고기를 검사하고 잡던 곳이다. 그래서 보통은 사당 근처에 자리하는데 소수서원은 정문 바로 앞 서원 입구에 자리해 있다. 생단과 경렴정 사이의 진입로를 통해 정문인 지도문으로 오른다. 서원의 정문은 보통 3칸 정문인데 소수서원은 맞배지붕에 한 칸짜리 정문이다. 판문에는 태극문양이 그려져 있다. 지도문을 들어서면 강학공간에 해당하는 명륜당이 자리해 있다. 지도문과 명륜당 사이에는 작은 마당이 자리하고 있고, 마당을 가로질러 지도문과 명륜당을 진입로가 이어주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지도문에서 출발한 진입로는 명륜당의 중앙이 아닌 오른쪽 칸과 이어진다는 점이다.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