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는 그 직무를 수행할 때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고 적법절차를 준수하며,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고 주어진 권한을 남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검찰청법’이 검사의 직무를 규정하는 방식이다. 검창청법은 검사에게 ‘국민의 봉사자’, ‘인권의 수호자’ 그리고 ‘정치적 중립자’가 될 것을 요구한다. 형태는 세 가지이나 이들은 하나로 수렴한다. ‘정치적 중립’이다. 국민 전체에게 봉사하라는 것은 국민을 받들어 모시라는 뜻이 아니다. 국민의 뜻에 따라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은 선출직 공직자, 즉 정치인들의 의무다. 검사는 법에 따라 판단하고 행동하면 된다. 조금 무리하게 표현하면 검사가 판단하고 행동함에 있어 국민의 뜻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그것을 고려하는 순간 검사라는 신분 앞에 ‘정치’라는 수식어가 붙게 된다. 그럼에도 검찰청법이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국민을 차별하지 말라는 의미다. 모든 국민에게 봉사하는 자세에서 개개의 국민 한명, 한명을 차별 없이 동등하게 대하라는 명령이다. 인권의 수호자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수사권과 기소권에서 그치지 않고 영장청구권까지 독점한 검찰이 국민을…
왜 정치뉴스가 쏟아지는가? 이는 정치를 하는 사람이 누구인가를 보면 금방 이해할 수 있다. 다른 직종에는 대부분 라이센스 즉, 전문가 자격증이 있어야 위세를 할 수 있는 데 비해 정치영역만은 그 누구도 전문가 자격증이 없다. 세상에 모든 직종이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고 그들은 나름의 전문영역으로 권위를 인정받는다. 그러나 이렇게 우리 주변에 홍수처럼 쏟아지는 정치뉴스 속에서 정작 정치전문가는 없는 셈이다. 실제로 정치인들의 대부분은 필자처럼 정치외교학을 전공한 정치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이다. 오히려 세칭 정치인들의 직업군을 보더라도 정치학을 전공한 사람보다 타 직종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왜 정치영역만은 정치학 전공자보다 타 직종의 전문가들(?)이 압도적으로 많은가. 이유는 간단하다. 정치는 누구나 해야 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의 창시자인 BC. 5세기 희랍의 역사가 헤로도토스가 민주정치가 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을 국민의 정치참여라고 했다. 정치는 어떠한 사회적 지위나 신분적 차별 나아가 학력의 유무 등을 따지지 않고 누구나 다 참여함을 전제로 성립하는 것이다. 다만 현대사회는 모든 사람이 정치현장에 나가기 어려우므로 각계각층의…
드디어 그녀가 2주간 3일을 빼고는 매일 걸었다는 표시가 된 체크리스트를 나에게 주었다. 시간도 기입하였는데 보행시간이 모두 30분은 넘고 1시간씩 되는 날도 몇 번 있었다. 치료 초기에는 위장기능이 극도로 저하되어 속도 쓰리고 잘 먹지도 못해서, 통증으로 움직이는 것조차 힘들어서, 두통이 심해서. 생리통이 심해서 등등의 이유로 계속 주저되었고 몸의 증상이 조금씩 호전이 되자 조금 활동이 느나 싶더니 곧, 비가 여러날 와서, 날씨가 추워지면서 나가기 싫어서. 김장을 하느라 며칠간 몸살이 나서, 또 나가서 걸으면 귀가 너무 시려서 라는 아주 다양한 이유로 주저되었던 걷기였다. 체크리스트를 나에게 건내면서 그녀는 계속 걸으니 소화가 좀 되고 장이 움직여서 그런지 식사량이 좀 늘었어요, 두끼가 먹어져요. 라고 덧붙인다. 몸도 더 가벼워지는 것 같단다. 과연 체크리스트를 비교해보니 30분씩이라도 걷기를 지속한 일주일이 지난 시점이 되니 식사가 한끼에서 두끼로 늘기 시작했다. 좋은 면역을 위한 영양섭취와 소화를 위해 움직임이 필요하고 최소한 하루에 30분정도의 걷기를 권했던 5개월만의 일이다. 그동안 위장통증, 설사를 비롯하여 불안장애도, 화병도, 대상포진도, 진통제
한해를 보내면서 진도 한춤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었다. 오판주 진도 문인협회 지부장을 통해서 였다. 학예사 문제로 만나 협의를 하던 중 갑자기 타이 가봐야 할 때가 있다면서 나를 끌고 나서는 거였다. 평소에 워낙 조용하신 분이라 무슨 일인가 싶어 따라 나설 수밖에 없었는데 찾아간 곳은 다름아닌 진도한춤 보존회였다. 대강당으로 꾸며진 곳에 김해숙 보존회장이 회원 한 분과 춤 동작을 하나씩 연마하고 있었다. 갑작스런 방문에 당황하셨는데 인사를 나누고는 이내 방문해주셔서 고맙다고 하시면서 차를 직접 끓여 오셨다. 진도는 삼별초의 항몽 유적지인데 이 삼별초의 유적지가 있는 군내면 용장사지와 지산면 안치 인근 마을 여성들의 춤사위를 채록한 춤이 바로 진도 한춤이라는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진도한춤을 진도 유배지 춤이라고 하는 것은 십분 이해가 된다. 오선생의 간청으로 바로 그 자리에서 진도한춤의 시연을 볼 수 있는 영광을 얻게 되었다. 춤의 도입부는 완만하면서도 애처로움이 묻어났다. 힘들게 견뎌나가는 생활의 부분을 묘사하기 때문으로 생각되었다. 마음의 어지러움을 가라앉히고 손끝에 외로움을 풀어 허공에 흩기도 하다가, 뱅 돌면서 자신의 모습을 한탄하는 듯도…
새해 1일이 되자 국민의 당은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독재공화국으로 만든 ‘폭주기관차’를 반드시 멈춰 세우겠다”고 올 한해의 각오를 밝혔다. 사람마다 직업상 특정용어에 민감한 경우가 있다. 나의 경우 ‘기관차’라는 단어만 들으면 귀가 쫑긋 서는데 그냥 기관차도 아니고 폭주기관차라니.. 얼마 전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첨예하게 부딪칠 때 언론마다 “브레이크 없이 마주달리는 폭주기관차처럼..”이라고 적었다. 맙소사.. 이제는 브레이크조차 없다니.. 기관사 입장에서 상상만 해도 끔찍한 표현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과연 ‘마주 달리는 폭주기관차’가 가능할까? (현실에서는 보안장치 때문에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만일 억지로라도 만든다면 무조건 둘 중의 하나는 신호제어를 아예 무시해야 할 것이다. 누가 무시했을까? 의미상 ‘신호제어’를 ‘지휘감독’으로 바꾼다면, 검찰총장이 장관의 정지신호를 무시하고 혼자 돌진 해버리지 않는 다음에야 이런 상황이 생길 수조차 없을 것이다. 그럼 분명해진다. 현실에서 ‘마주달리는 폭주기관차’는 없다. 신호제어에 따르지 않는 ‘미친 폭주기관사’가 있을 뿐이다. 폭주기관사는 어떤 때는 검찰이란 집단으로, 다른 때는 법조카르텔에
“천지의 물을 떠가서 남녘 한라산 물과 섞으려고 해요. 남북을 하나로 합치는 거지요.” “그 장한 소원 꼭 이루어지도록 저도 노력할게요. 이별 70년, 재회의 시작이군요.”
허위를 항일지사로만 아는 사람이 많다. 항일 의병장으로 이름을 알리고, 일제에 의해 서대문형무소에서 최후를 마쳤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허위는 정당정치가 도입되기 전에 ‘책임 정치’의 문화를 이 땅에 선보인 뛰어난 지도자였다. 의병항쟁이 무위로 돌아가자 한양으로 올라온 허위는 세 차례에 걸친 ‘소청운동’을 연속적으로 벌였다. 첫 번째는 명성황후를 시해한 원수를 갚고 나라를 위기에서 구하자는 ‘복수소청’이었고, 두 번째는 주변 열강의 침탈을 분쇄하고 내정 개혁에 필요한 ‘건의소청’이었다. 마지막으로는 국정운영 현안에 대한 ‘광의소청’이었다. 허위는 이러한 소청운동으로 여론전을 벌이는 한편으로 황국협회에 참여하여 독립협회가 주관한 만민공동회에 대한 반대활동을 벌였다. 허위를 비롯해 황국협회의 선봉에서 근왕운동을 펼친 인물들은 을미년에 항일의병을 일으켰던 의병장들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내세웠던 위정척사 이념을 지키기 위해 총을 들고, 거리에서 싸우고, 현실정치에 참여했다. 허위의 경륜과 포부를 들은 고종이 부르자 관직에 나갔다. 그러나 관직에 연연하여 자신의 철학과 신념을 조금도 유보하지 않았다. 평리원 판사와 의정부 참찬, 비서원승 등의 고위직에 있으면서도…
나는 국회의원 강민정의 후원회장으로 정치후원금 모집을 책임지고 있다. 일을 하는 과정에서 몇 가지 새로운 사실을 깨닫게 됐다. 첫째, 교사출신, 공무원출신 국회의원은 과거의 동료선후배들한테 소액정치후원도 받지 못하도록 법이 금지한다. 공무원, 교사의 신분을 이유로, 좋아하는 국회의원한테 소액후원조차 못하게 막는 건 과잉금지의 전형이다. 법 개정이 요구된다. 둘째, 지금의 세액공제 정치후원금제도는 겉보기와 달리 정치의 부익부빈익빈을 강화하고 부익부빈익빈의 정치를 재생산하는 아주 몹쓸 제도다. 국세청 자료가 입증한다. 2018년 근로소득 상위1%는 정치후원금의 24.2%, 상위5%는 48.4%, 상위10%는 62.6%, 상위30%는 90.1%를 제공했다. 압도적이다. 반면 근로소득 하위50%는 2%, 하위70%는 9.9%를 제공했다. 보잘것없다, 종합소득 상위1%는 33.8%, 상위5%는 61.8%, 상위10%는 75.9%로 더 집중이 심하다. 소득중하위집단도 10만원까지는 전액 세액공제를 받는다. 자기부담이 전혀 없이 정치후원금을 낼 수 있지만 기회를 쓰지 않는다. 실은 고소득층도 정치후원자 비중은 5%를 넘지 않는다. 국세청에 따르면 2018년에 후원금을 한
전 세계 항공시장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항공 수요와 공급의 급감, 국가 간 출입국 제한 및 격리 조치 확대 등으로 전례 없는 위기 상황에 봉착해 있다. 전문가들은 항공여객의 경우 전년 대비 40% 이하로 하락해 전년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2∼5년이 소요된다고 예측했다. 2030년까지 2만1760대가 예정된 항공기 완제기 제조도 30% 이상 감소해 항공 MRO 시장도 장기불황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한데 정부는 항공산업의 구조 재편에 가속도를 냈다. 오히려 엄청난 공적자금을 투입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주도했다. 국적항공사의 경영 정상화와 국제경쟁력 강화를 명분으로 세계 7위권 대형항공사(FSC)와 동북아 최대 저비용항공사(LCC)를 만들 요량이다. 또한 ‘항공MRO 통합법인’도 설립해 FSC‧LCC의 안전운항 역량 제고와 국부유출(외주 54%, 1조5000억 원)도 막을 계획이다. 이런 방침을 공항경제권 구축에 온전히 담아야 할 인천국제공항의 역할이 막중해졌다. 하지만 정치권의 몰이해와 지역이기주의로 벌써부터 엇나가고 있다. # 국민안전 위해 항공MRO 육성 시급해 정부와 산업은행은 ‘1국가 1FSC(Full Service Carrier)…
잘못된 습관은 바로 고쳐야 한다고 정수리를 때리던 어머니의 잔소리가 전신을 타고 흘러내리다 얼어붙었나 차가운 바위대문 밖에서 - 열려라, 참깨 – 라고 주문을 외우다가 딱 한 번 뒤돌아본 죄로 굳어버렸나 아니면 다른 계절 내내 네 앞에 섰던 자들의 잔등을 때린 죄로 포박되었나 사연은 딱하다 높은 곳 좋아하다 첩첩산중을 나오지 못하고 징역을 산단다 참, 세상에 뭐든지 갖다 붙이면 다 죄가 된다지만 처음 들어보는 물의 죄는 또 뭔가 그러나 봄이 오면 출소한단다 어머니의 잔소리도 들을 겸 두부 한 모 사 들고 마중 가야지 약력 경남 밀양 출생 [서정시학](2016)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물속도시](2017) 요양병원 간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