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행정부의 초대 총리로 한덕수 전 총리가 내정됐다. 안철수 위원장이 총리직을 맡지 않겠다는 결심을 밝힌 이후, 총리 인선은 급물살을 탔다. 안 위원장의 이런 결심은 여러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안 위원장이 초대 총리를 맡았을 경우, 본인의 행정 경험에는 유익할 수 있지만, “정치 초보 대통령”과 “행정 초보 총리”라는 조합이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줄 수 있었다. 더구나 윤석열 행정부는 향후 최소 2년간은 “압도적 야대(野大) 상황”에서 국정을 이끌어야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두 사람 중 최소한 한 명이라도 경험이 풍부해야 함은 당연하다. “압도적 야대(野大) 상황”은 벌써부터 잘 드러나고 있다. 민주당이 단독으로 통과시킨 임대차 3법을 인수위가 손보겠다고 하자, 민주당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임대차 3법 시행 이후 계약 갱신율이 70%에 이르고 있는 등 세입자들과 무주택자의 주거가 안정돼 가고 있다"라면서 "(축소나 폐지하면) 임대차 시장에 대단한 혼란이 올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가 반복적으로 사과했던 현 정권의 부동산 정책을 민주당은 바꿀 의사가 없으며, 인수위의 임대차 3법 수정 혹은 폐지 시도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조선 건국에 깊이 관여한 무학대사와 삼봉 정도전이 궁궐의 좌향을 놓고 치열하게 맞섰다는 역사는 유명한 얘기이지요. 무학은 “인왕산(仁旺山)을 주산으로 유좌묘향(酉坐卯向)이나 해좌사향(亥坐巳向)으로 대궐을 지어야 한다”고 한 반면에 삼봉은 “북악산을 주산으로 임좌병향(壬坐丙向-정남에서 동쪽으로 약 15도 틀어진 방향)으로 지어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그러니까 무학은 인왕산을 뒷산, 낙산을 앞산, 북악산을 좌청룡, 남산을 우백호로 삼자 한 것이고 삼봉은 북악산을 뒷산, 남산을 앞산, 낙산을 좌청룡, 인왕산을 우백호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는 뜻이에요. 이 대결은 결국 왕실이 ‘도선비기’와 같은 주장을 한 정도전의 견해를 받아들임으로써 종지부를 찍었어요. 그래서 조선의 대궐은 임좌병향으로 지어지게 된 거예요. 하지만 그 이후로도 풍수학적인 논쟁은 끊임없이 일어났지요. 지금의 경복궁은 자좌오향(子坐午向=정북 방향을 등지고 정남향을 바라보는 방향)을 하고 있는데 임진왜란 이후 복원하는 과정에서 바뀌지 않았나 추정되지요. 만약 경복궁의 좌향이 원래대로 임좌병향으로 유지됐다면 조선은 그렇게 허망하게 망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말도 나오지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청와
부동산 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4주 연속 상승하고, 강남권에서 신고가 거래가 나타나고 있다. 윤석열 새 정부의 부동산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강남4구 집값은 전주 보합(0.00%)에서 이번 주 상승 전환(0.01%)했다. 특히 강남구(0.01%)는 재건축 단지 위주로 신고가가 발생했다. 민간 지표에서도 지난주 보합이었던 서울 아파트값이 한 주 만에 다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R114를 보면 서울 아파트값은 0.01% 올랐다. 일반 아파트는 보합(0.00%)인데 건축(0.05%)이 상승을 주도했다. 또 재정비 사업이 거론되는 일산(0.09%)·분당(0.08%)·중동(0.06%)·산본(0.01%) 등 수도권 1기 신도시의 집값 상승 조짐도 두드러졌다. 새 정부는 안전진단 문턱을 낮추고 용적률을 높여 재건축·재정비 사업을 활성화하려 하고 있다. 40~60%인 주택담보인정비율(LTV)도 최대 80%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와함께 인수위는 현행 75%인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최고 세율을 1년간 한시적으로 내려 매물 출회를 유도하기로 했다. 여기에 윤 당선
지난주 일본 문부성은 고등학교 2학년 이상이 배울 14종의 검인정 교과서를 발표했다. 예상대로 이번에도 어김없이 우리의 인내심을 포기하게 하는 내용이다. 강제로 동원된 한국인들은 그저 돈을 벌러 동원된 노동자일 뿐이고, 일본군의 성노예로 끌려간 종군위안부를 스스로 찾아온 위안부였다고 표현하였다. 울릉도와 독도 사이에 일본의 국경선을 긋고 독도는 한국이 불법 점유한 일본의 고유영토라는 주장도 변함이 없었다. 일본 극우 언론인 산케이신문은 아직도 (일본)정부의 검인정 기준에 부합하지 않고 있는 교과서가 5종이나 된다며 분개하고 있다. 도대체 미래세대에게 무엇을 남겨주려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하긴 기시다 정부도 작년 말에 한국에 고통을 주는 정책을 만들겠다고 선언하고 있으니 더 무슨 기대감이 있겠는가. 정책을 통해서 이웃 나라를 고통을 주겠다는 공공연하게 말하는 나라가 일본 말고 또 있는지 모르겠다. 그 첫 정책이 더욱 강화된 역사왜곡인 것이다. 발전적인 한일관계는 과거를 묻지도 기억하지도 말고 일본이 하라는 대로 하라는 식이다. 이러면서도 북핵 위기를 핑계 삼아 한미일 동맹을 강조한다. 스스로 말하기 뭣하니까 미국을 통해서 압력을 행사하는 모양새이다. 작년…
돈하고 권력이 대단히 닮아있는데요. 이것들은 암만 많아도 물리지를 않아요. 많을수록 더 매력이 있고 더 마력이 생깁니다. 출세하라는 말은 남을 다 찍어누르고 너 다 가져라' 소리거든. 권력이나 돈이나 똑같지. 늙으면 뻔뻔해진다. 꼰대가 되지 말아라. 자기 자식들한테도 갑질하는 게 돈 가진 아버지 하는 짓 아니에요? 기회만 있으면 마음대로 횡포하는 걸 예사롭게 하는 아주 비문명적인 야만적 사태죠. 1등 해라, 1등 해라 하다 보면 그 꼴 됩니다. 그렇게 길들여온 거예요. 독재같이 하여 지배하기 쉽게 하려고 이승만, 박정희 독재하기 위해서 길들여놓은 거니까. 해답이 있을 뿐이지 정답이라는 발상 자체가 잘못된 거죠. 끊임없이 변화하는데. 그때그때의 해답이 있을 뿐이지 정답이라는 발상은 아주 잘못된 발상이죠. 그게 독재가 만들어낸 사고방식이죠. 여성과 남성, 가진 자와 안 가진 자, 세대, 나이 드신 분과 젊은 세대. 토론은 있어야 하고 건강한 페어플레이는 있어야 하지만 혐오는 아니다. 학교(學校)는 배우는 데지 가르치는 데가 아닙니다. 배우게끔 하는 거고 배우고 싶게끔 하는 곳이에요. 그런데 지금은 뭘 배우고 함께 사는 걸 가르치는 게 아니라 경쟁부터 가르치고 있
나는 박인환의 시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에서 ‘사랑은 가도 옛날은 남는 것’이라는 시구를 좋아한다. 그런데 내가 잘 아는 시인 후배 이름이 ‘인환’이다. 성은 추가이고, 호는 추산(秋山)이다. 그런 그가, 가족을 잃고 더 이상 삶의 의미가 없다고 신음하고 있는 내게 전화를 걸어왔다. 전주 한옥마을로 당장 오라는 것이다. 오지 않으면 자기가 걸어서라도 데리러 오겠다면서. 전주역에 내리면 첫 마중 길에는 프랑스 파리풍의 붉은색 1000번 버스가 한옥마을로 모셔다 드리기 위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버스에서 내리면 코앞에 전동성당이 있다. 맞은편은 경기전이다. 좀 더 걷다 우회전하여 전주천변 쪽으로 100여 미터 가면 최승범 시인의 '고하 문학관'이 나온다. 이어서 천변 쪽으로 더 내려가면 (사)전주한옥숙박체험협회 이사장으로서 이름은 인환이요 호가 추산이라는 시인이 운영하는 업소로써 2층 한옥집이 있다. 명당 터 이마의 대문에는 “한옥의 별” ⸀금원당(琴園堂)」 ‘전주시 지정 한옥마을 우수업소’라는 동판이 붙어 있는데 별 3개가 새겨져 있다. 추산을 만난 그날이다. 그는 나를 보자마자 안마소로 데리고 갔다. 육체적 근육의 피로를 풀어주기 위함이었다. 그
북한은 ‘화성포17형’ 이라고 명명한 신형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일인 3월 24일을 이제 더 이상 평범한 날이 아니라고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제국주의자들과의 장기적 대결구도에서 강력한 핵공격 수단이자 강력한 핵전쟁 억지력으로 개발되었다’ 고 국제사회에 공개적으로 핵무력 강화를 선전하고 있다. 북한의 이런 행태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미국과 러시아 갈등상황에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행위에 대한 유엔의 추가 제재 조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희박하고, 미국 독자 제재는 이미 작동중이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뒷배 지원으로 그다지 아프지 않다는 심산에서 비롯되고 있다. 미국 관심이 분산된 상황과 한국 정권 교체기를 이용해 핵무력 고도화를 실현할 수 있고, 상황이 변해 미국과 협상을 하게 되면 협상 레버리지를 높이며, 가뜩이나 경제난에 시달려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는 미 제국주의자들과 힘을 겨루는 강한 국가라는 자부심을 심어 주고자 하는 ‘일석 이조 삼조’의 다목적 행보이다. 현재 북한은 ‘약자이고 피해자’ 라고 하면서 자신들 보호를 위해서는 타방에게 위협을 줄 수 있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당돌함’과 함께 ‘전략적 지위’를 가진 강력한 국가가 되고자 하는…
- 쥘리앵의 총격 “쥘리앵에게 그녀의 모습이 그리 선명하게 들어오지 않았다. 그는 부인을 향해 권총 한 발을 발사했다. 빗나갔다. 그러자 그는 두 번째로 또 발사했다. 부인이 쓰러졌다.” 저격 사건이었다. 그것도 신성한 교회 안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표적이 명확하게 들어오지도 않았고 첫발은 빗나갔다. 설사 동기가 아무리 옳다해도 의도치 않은 희생자가 생길 수 있는 위험천만한 격발(擊發)이었다. 놀랍게도 그 표적은 자신을 그토록 사랑했던 여인, 레날 부인이었다. 두 번째 발사라는 대목은 살해 의지가 매우 강했음을 말해준다. 돌이킬 수 없는 결행이다. 스탕달의 『적과 흑(Le Rouge et le Noir)』, 그 종반(終盤)대목이다. 1830년, 프랑스 혁명이 좌절당한 채 왕정복고가 이루어진 시대에 미남에 총명하고 야망에 찬 한 젊은이 쥘리앵 소렐의 출세기로 알려진 작품이다. 다시 사건 현장으로 돌아가보자. 통상적으로 생각해보면 총을 쏜 자는 재빨리 현장에서 벗어나야 했다. 그런데 기이하게도 쥘리앵은 그러지 않았다. 사건이 발생한 뒤 잡혀가기로 마음먹은 것이 아니면 이럴 수 없었다. 쥘리앵은 총명하고 계산이 빠르며 출세의 전략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니 이런 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