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마음이 떨릴 때는 여행의 진미를 찾는 길을 묻게 된다. 음풍농월로 바다와 산과 강을 유람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길 찾기 여행을 하면서 자신의 존재가치와 역사를 살필 수 있는 땅끝 해남을 다녔다. 지난해 11월 해남미남축제와 함께 군민선포식을 갖고, 서울청계광장에서 홍보전도 개최했다. 그간 관광투어와 해남이 갖는 특산물을 관광상품으로 사업을 펼쳐왔다. 뜻하지 않는 코로나로 인한 순조로운 항해는 되지 못했지만 전남도 일원은 물론이고 전국에서 해남방문의 해 마스코트가 눈에 들어왔다. 탐험하는 것, 꿈꾸는 것, 그리고 발견하는 것을 향해 인생의 돛을 올리게 하는 땅 끝의 서막이 그렇게 진행되고 있었다. 해남문화예술인들의 문화콘텐츠 협업기획도 고마운 일이지만 SBS 백종원의 ‘맛남의 광장’을 통해 해남만의 맛의 진미도 충분했고, 시티투어버스 편의제공으로 발길을 열어주었다. 땅끝은 한반도 최남단의 상징인 해발 156.2m의 사자봉 정상에 전망대와 한반도 기(氣)의 정점 탑과 모노레일을 건립해 이곳을 찾은 사람들에게 천혜의 바다의 풍경을 만나게 한다. 10분정도 더 걸으면 해양자연사박물관을 관람할 수 있고, 해안도로를 달리다 보면 땅끝 조각공원에서 조각예술을
돈데 보이(Donde Voy). 요즘 뜬금없이 30년 전 드라마 삽입곡이었던 라틴 포크송을 한숨 섞어 흥얼거린다. ‘나는 어디로 가야할까요’ 라고 번역되는데, 시간만 나면 배낭 매고 훌쩍 나라 안팎을 떠도는 게 유일한 호사였던 내게 코로나로 발 묶인 현실은 우울하다. 답답한 마음에 동네 서점 나들이가 잦아졌는데 그제 구석진 곳에서 뜻밖의 책을 발견했다. 탱고 입문서인데 저자가 20여년 전 방송 인터뷰 일로 만났던 시인이었다. 읽고 쓰고 음악 듣는 게 삶의 전부라 은둔형 외톨이처럼 사는 게 좋다던 그가 세상에! 탱고댄서로 변신해 있었다. 게다가 탱고학원을 운영하고 탱고영화까지 제작했다는데 한마디로 탱고전도사가 됐다는 얘기다. 시작은 ‘한 영화의 배경음악이었던 탱고가 불을 붙이면서’란다. 한 곡의 음악이 삶을 바꿔버린 것이다. 오래된 독서모임의 멤버였던 대학 무용과 H교수도 그랬다. 발레 동작이 몸에 배어 말도 동작도 우아, 반듯했던 H교수는 음악에 카스트라도 있는 듯 발레 배경음악인 서양 클래식을 최고라 했다. 그러던 그녀가 어느 해 세밑 송년회를 마치고 귀가하던 택시 안에서 취중에 들은 플라멩코 한 곡에 꽂혀버렸다. 술기운 때문은 아닌 듯, 이후 플라멩코 연
음식은 담긴 그릇에 따라 다른 느낌을 준다. 작은 양의 스프를 큰 접시에 담아주는 양식의 멋스러움이 있다. 갈비탕은 냉면 그릇보다는 질그릇에 담아주면 먹음직스럽다. 냉면을 해장국 그릇에 담은 모습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같은 밥이라도 안성유기에 담기면 고급스럽고 대중음식점에서 흔히 만나게 되는 평범한 스테인레스 그릇속의 눌린 밥은 생동감도 없고 식고 굳어서 식감이 떨어진다. 군자불기(君子不器)! 군자는 형태가 고정된 그릇과 같지 않아서 모든 분야에 원만하게 적응할 수 있다는 의미다. 군자는 모든 이들과 소통한다는 의미로 풀어 본다. 요즘시대에 군자를 풀어보면 언론인, 특히 기자라는 생각을 한다. 세상의 다양한 분야에 사는 분들을 만나서 그분들의 입장과 위치에서 취재하고 기사를 쓰는 언론이야말로 군자불기를 실천한다. 이처럼 언론인, 그중의 기자들은 사회적으로 소금,목탁의 역할을 한다 하지만 공무원이나 회사원들은 어렵기만 한 상대다. 정치 초년생들도 언론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는데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 더불어 대기만성(大器晩成)도 마찬가지다. 훌륭한 그릇은 쉽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어렵게 만들어진 그릇을 오래 쓰지 못하는 안타까움도 많다. 59세에 퇴직
1968년 초등학생들은 2장에 1원하는 원고지 4장을 학교 앞 문방구에서 구매해 국어시간에 글짓기를 했다. 띄어쓰기를 할때마다 빈칸이 아까웠고, 그냥 종이에 쓰면 더 많이 글씨를 쓸 수 있는데 원고지는 비싸다는 생각을 했다. 이것이 200자 원고지인데 실제로 쓴 글자는 180자가 안 될 것이다. 그리고 억지로 채우기 위해 마지막 글을 키워 다음 줄에 2자정도 걸치게 문장을 늘렸던 기억이 난다. 1988년 경기도청 공보실에서 공무원 7급으로 잔심부름을 했다. 한 달에 한 번은 100자 원고지를 기자실 창쪽에 수북히 쌓았다. 출입기자들이 원하는 만큼 원고지를 가져가서 기사를 쓰고 완성된 원고를 본사에 팩스로 보냈다. 지르륵 하면서 원고지가 기계에 빨려들어가면 잠시후 신문사 정치부에 원고 복사본이 도달하고 데스크 보는 선배차장이 원고를 검토한 후 편집부로 넘기면 편집부에서 면을 잡아 기사를 완성한단다. ‘매킨토시’라고 미국 애플사가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신문을 편집했던 시기다. 이전까지 문선공이 활자를 뽑아서 납판을 만들어 철판에 끼우고 나사로 조여서 인쇄를 하던 시절에 비할 바 아니지만 이 프로그램도 고급기술자들만이 운영할 수 있는 어려운 인쇄과정이었다. 이제 2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 문제가 정치권 최대의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법 규정에 따라 이달 15일까지 출범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정식 요청했지만, 제1야당 미래통합당은 한 번도 동의한 적이 없다며 오불관언의 자세를 바꾸지 않고 있다. 공수처는 오랜 국민적 숙원의 결과물이다. 여야가 마음을 비우고 백년대계의 차원에서 정치적 악용 소지를 완전히 배제한 시스템으로 완비하여 서둘러 설치해야 한다. 공수처법은 지난해 지루한 여야 정쟁 끝에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돼 추진하는 과정에서 동물국회 물리적 충돌까지 일으킨 뒤에야 가까스로 국회를 통과했다. 미래통합당은 이 법이 ‘정치적 중립’ 장치를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친위대가 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과 함께 끝까지 반대했다. 공수처에 관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여전히 엇갈린다. 특히 일부에서는 정부·여당이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공수처에 집착하는 모습을 지적하며 정말 중립성을 보장할 의지가 있는지를 의심하기도 한다. 그러나 많은 국민이 오랜 기간 소원해온 국가기관인 만큼 처음부터 아예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바라보고 약점만을 부각하면서 마냥 시간만 끌 일이 아니다. 특히 통합당이 반대
무더위가 시작 됐는데도 코로나19 기세가 수그러들 줄 모른다. 언제 종식될 것인지 끝이 안 보인다. 이처럼 코로나19가 확산되는 것은 일부 국민들이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손 세척 등의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특히 여러 사람이 모인 장소에서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지만 이를 무시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서울과 대전의 방문판매업체와 무더기 확진자가 나온 광주 일곡중앙교회는 상당수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시설을 이용했다고 한다. 대중교통의 경우 이용 시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시행한 지 한 달이 넘었다. 지난 5월 26일부터 지하철, 버스, 택시, KTX를 이용할 때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탑승이 제한된다. SRT와 항공기와 여객선도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들어갔다. 그러나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며 폭력을 휘두른 사건도 발생하고 있어 안타깝다. 얼마 전 서울에서 50대 남성이 마스크를 착용해달라고 요청한 마을버스 기사와 승객 등을 폭행했다. 경찰은 “마스크 착용이 승객의 안전과 직결된 중대한 사안”이라며 이 남성을 구속했다. 서울 전철 안에서 마스크를 쓰라는 승객에게 폭언과 폭행을 하며
6일부터 시작된 7월 임시국회에 제1야당 미래통합당이 드디어 복귀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상임위원장을 모두 독식한 상태지만, 통합당으로서는 밀려드는 긴박한 국가적 현안 처리를 계속 외면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사실상 1당 독주의 구도가 돼버린 국회여서 야당이 할 수 있는 일의 영역은 크게 위축돼 있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국회에는 야당이 있어야 한다. 기왕에 국회 ‘문’을 열었으니 국민이 원하는 ‘협치(協治)’의 문도 활짝 열어젖히길 기대한다. 7월 임시국회에서는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갈등, 검찰 개혁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 문제가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통일부 장관·국정원장 인사청문회, 부동산정책 실패 논란 등 현안에 대한 치열한 장내 공방도 예상된다. 통합당은 이미 ‘윤석열 검찰총장 탄압금지 및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공정한 직무수행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국회 의사과에 공동 제출했다. 민주당은 우선 통합당의 추 장관에 대한 공세를 ‘검찰 개혁’ 발목을 잡기 위한 시도라고 비판하면서 공수처 출범 등에 박차를 가하는 방식으로 맞대응하고 있다. 민주당은 우선 통합당의 ‘윤미향 및 남북관계 국정조사’ 요구에 ‘수사 중인 상황’이라며 거부…
인천시는 상수도 행정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을 해야 할 것 같다. 지난해 수돗물 적수 사태 이후에도 누수사고와 이로 인한 인명 사고까지 연이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며칠 전에도 숭의동 제물포역 부근 600㎜ 대형 상수관로에 누수가 발생, 긴급 수리공사를 위해 영종동과 항동7가를 제외한 중구 전역과 미추홀구 숭의동 전 지역에 대해 4일 새벽 1시부터 한 시간여 동안 일시 단수를 실시했다. 지난 5월 17일에는 누수사고로 인해 사망자까지 나왔다. 부평구 부평구청역 인근 상수도관 공사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60대 근로자가 누수로 차오른 물에 빠져 숨진 것이다. 노후화로 인해 누수가 잦았던 상수도관을 교체하려고 관 내부에서 용접 작업을 하던 중 수압을 견디지 못한 차수막이 파열되면서 끔찍한 일을 당한 것이다. 지난해 5월 30일엔 팔당취수장의 수돗물 공급을 늘리는 수계전환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기존 관로의 수압이 일시적으로 높아져 이물질이 수돗물에 유입, 인천 서구·영종지역, 강화군 등에서 ‘붉은 수돗물’이 나오는 적수현상이 발생했다. 적수현상은 한 달 넘게 계속돼 인천시민들은 재난 수준의 생활을 해야 했다. 가정집에서는 매일 수돗물 필터를 교체하고 피부병을 우려해
‘포스트 코로나’ 이후에도 포스트 코로나가 아니라는 말이 힘을 얻고 있다. 2학기에도 지금과 같은 비대면 수업과 면대면 수업을 병행해야하는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교육은 교육공동체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온라인과 오프라인 수업의 장점을 모두 반영하는 학교의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다가오는 미래학교의 학습관리시스템은 언제든지 온라인수업이든 오프라인 수업이든 즉시 전환이 되며, 통합되는 학습관리시스템이 고도화되고 네트워크로 연결돼야 한다. 모든 정보는 학생, 학부모, 교사들에게 충분히 제공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온라인 수업을 맹신해서는 곤란하다. 미래학교와 교육을 표방한다고 해도 온라인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온라인 수업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단점을 빠른 시일 내에 보완하여야 한다. 청소년 스스로 온라인 수업을 자기주도적 학습을 통해 이뤄지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소외 계층에 대한 배려 시스템이 장착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원격수업 속에서도 철저하게 소외된 계층을 찾아볼 수 있다. 맞벌이 부모로 인해 혼자서 끙끙거리면서 수업에 참여하는 초등학생, 디지털 디바이스가 충분하지 못해서 작은 휴대폰 화면으로 수업을 따라가는 학생, 온라인 수업 자체
아이들의 말을 상세하게 들어보면 부정적 표현이 많다. 엄마~ 나 목욕하면 안돼? 식당에서 이모, 김치 더 주시면 안돼요? 돈을 내는 밥을 달라면서도 사정을 한다. 밥 한 공기 더 주시면 안돼요? 왜 안되는가 되돌아보아야 한다. 엄마의 결정력이 강세인 모계(母系) 중심사회라서 그럴까? 모든 식당의 여사들은 이모(姨母)이고 고모(姑母)는 없다. 아직도 이모는 편하고 고모는 어려운 분일까.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되는 것보다 안되는 것을 가르치기 때문일까. 식당에서 공기밥을 더 주고 돈을 받으니 안될 일이 아니다. 당연히 된다. 이제 더 이상 안 되느냐고 말로 주문하지 않아도 된다. 이모님, 공기밥 하나 더 주세요. 깍뚜기가 맛있는데 조금 더 주세요. 마트에서는 안 팔아요, 없어요로 질문한다. 여기 라면 없어요? 아니다, 라면은 어디에 있나요? 없을 수 없는 물건을 없느냐 물으니 답답하다. 거기에다 전자제품을 설치하는 기사님들은 전자기기를 할아버지처럼 대한다. 여기에서 시원한 바람이 나오세요. 바람이 할아버지 아니고, 전자기기가 할머니일 수 없는데 존칭을 쓴다. 조금 수준급의 가게에서는 계산을 도와드린단다. 물건값을 내고 받는 것이니 계산을 하는 것인데 왜 도와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