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질 오염 행위에 대한 단속과 처벌을 한층 더 강화시켜야 할 것 같다. 경기도 광역환경관리사업소가 시화반월산단 내 시흥천, 신길천 주변 금속가공업체 100여 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민관합동 특별점검 결과 36개 사업장이 무더기로 적발됐기 때문이다. 도는 지난 달 2주일에 걸쳐 (사)시화호지속가능파트너십 등 관계기관과 함께 특별점검을 실시, 무허가 폐수배출시설 운영(10곳), 폐수무단유출(7곳), 폐수배출허용기준 초과(15곳), 기타 위법(4곳) 등 위반업체를 적발했다. 아울러 조업정지(16곳), 사용중지(10곳), 개선명령(6곳), 경고(2곳) 등의 처분을 내렸다. 특히 공공수역 폐수유출 등 중대 위반사항은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이들 중에는 발암물질 중 하나인 6가 크롬 함유량이 기준치의 1천 배를 넘는 폐수를 수년간 지하 비밀배출구를 통해 하천으로 버린 곳도 있었다. 6가 크롬은 기화하기 쉬워 소화관과 폐, 피부를 통해 체내에 쉽게 흡수되고 비(코)중막 뚤림, 폐암의 원인이 된다. 불법 배출방식도 진화하고 있다. 한 업체는 특정수질유해물질인 크롬이 대량 함유된 폐수를 지하에 설치한 비밀 배출구를 통해 우수관으로 유출했으며, 또 다른 업체는 구리가 함유된 강산
‘위기’는 곧 ‘기회’라고 했나? 한자 표현만 봐도 그렇다. 하나는 위험(危)이고 다른 하나는 기회(機)여서다. 하지만 막상 닥치면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게 결코 쉽지 않다. ‘포비아’가 이성적 판단을 흐리게 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펜데믹의 확산으로 한달반전 국내 주식 시장은 폭락장세로 이어졌다. 그 와중에서 ‘위기’를 ‘기회‘로 삼으려는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몰려 외국인 투자자들의 묻지마 매도세를 받아내는 현상이 일어났다. 시중에선 이를 ’동학개미운동‘이라 불렀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속칭 개미)이 기관과 외국인에 맞서 국내 주식을 대거 사들인 상황을 1894년 반외세 운동인 ‘동학농민운동’에비유한 것이다. 당시 개미들의 배팅 규모와 배짱은 놀라웠다. 주식 활동 계좌수만 3월에만 80만개 이상이 급증했을 정도다. 전년 동기 대비 25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낙폭 과대주를 대상으로 한 매수금은 10조원을 넘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이러한 개인 매수세는 좀처럼 멈추지 않고 있다. 금액도 26조원으로 늘었다. 지난 4일 하루만 보더라도 놀라움 그 자체다. 이날 개미들의 순매수는 1조7천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999년 한국거래소가 데이터를 수집한 이
화가가 그들의 모습을 그리는 동안 꽤 묘한 기류가 그들 사이에 흐르고 있었을 것이다. 자식이 화가가 되는 것을 원치 않았던 부모였지만 모델이 되어 달라는 자식의 요청에 응하며 인내심을 발휘하고 있다. 폴 세잔이 <화가의 아버지, 루이-오퀴스트의 초상>을 그렸던 것은 1866년의 일이었고 그림에 입문한지 몇 년 뒤였다. 성공한 자산가 아버지는 아들이 법률가가 되기를 바랐지만 아들은 결국 화가가 되었다. 모델에게 미동도 하지 말고 사과처럼 가만히 있으라고 주문하기로 악명이 높았던 세잔이었으니, 나이 든 아버지로서는 그림이 완성되는 동안 포즈를 취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마도 그림이 완성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은 잦은 말싸움을 벌였을지도 모르겠다. 세잔이 겪었던 아버지와의 갈등이 대중들에게 알려지면서 이 작품은 아버지를 향한 반항심을 드러낸 작품으로 해석되곤 한다. 특히 아버지가 들고 있는 신문의 이름이 자주 회자된다. 보수 성향이 강했던 세잔의 아버지가 즐겨 읽던 신문이 아닌 진보 성향의 신문 이름이 적혀 있다는 것이다. 신문의 이름쯤이야 모델 없이도 화가 혼자서 얼마든지 그릴 수 있었을 테니, 세잔의 아버지는 출품이 될 때까지도 자신이 들고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의 생각이 많이 변화하고 있다. 사회적이거나 생활적 거리두기로 비접촉의 문화가 보편화되고 다중의 사람이 모일 수 있는 곳의 출입이 선차적으로 통제되면서 모든 일상이 온라인화 되는 경향을 보였다. 재택근무가 보편화되고 대학가는 1학기 거의 전체가 온라인 강의로 대체되면서 일상의 많은 변화를 일어나고 있다.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난 점은 삶의 질 문제에 대해 보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 그동안 우리는 얼마나 쉼 없이 달려왔는가. 바쁘다는 핑계로 주변에 소홀해 왔다. 자기를 둘러싼 상황에도 그랬거니와 자신의 몸, 더 나아가 자연의 모든 것에조차 인색하기 그지없었다. 애써 달려간다고 우리 생활이 보다 나은 삶의 질을 영위할 수 있는가. 다소 풍요롭고 편리해질 수 있을지 모르지만 참된 여유와 만족감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더욱이 새로운 바이로스 출현으로 인간은 오히려 대외적인 요인들에 더 위태로운 사태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여기서 인간이 가지고 있는 대자연에 대한 관점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생태적이면서도 여성적인 관점, 곧 에코페미니즘(ecofeminism)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에코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말 발표한 3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 1인 이상 사업체 종사자 수는 모두 22만5천명 줄었다. 이 가운데 90% 가까운 21만7천명이 임시일용노동자와 특수고용노동자 등 기타종사자였다. 그러나 불행 하게도 이들은 직장을 그만 두면서도 대부분실업급여를 받지 못했다. 고용보험 가입자가 아니기 때문이었다. 2천661만명 전체 취업자 대비 고용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현실은 더욱 심각하다. 절반인 1천300여만명이 실업자고용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어서다. 따라서 과거부터 고용보험제도에 대한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혁은 지지부진 특수고용노동자나 예술인, 프리랜서, 플랫폼노동자, 자영업자 등 많은 근로자들이 법적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보험 의무가입 대상에서 벗어나 또 다른 이중 고통을 받고 있다. 다행이 코로나19 펜더믹이후 정부는 고용보험 소외자들을 구제하기 위해 1조5천억원을 투입해 월 50만원씩 최장 3개월간 ‘긴급 고용안정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언발에 오줌누기’식 대책이란 비난을 받았을 뿐이다. 기간이 짧고 대상과 액수가 적어 생계 안정이나 구직활동에 실질적 도움이 된다고 보기 어렵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의 코로나19 상황은 호전되고 있고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대응 모범국으로 격찬하고 있다. 전세계 언론이 주목한 우리의 방역 시스템의 기반은 투명성, 개방성, 민주성이었다. 한국의 코로나19 바이러스 대응 방식은 세계의 표준이 되고 있으며 대응 모델이 됐다. 영국 BBC, 미국 CNN, 독일 슈피겔 등 전 세계의 손꼽히는 외신들과 지도자들은 한국을 위기를 가장 빠르게 극복한 나라, 코로나19 대응 모범국이라고 소개했다. 또 국민들의 권리를 존중하면서도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했고, 전수 검사 방식으로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했다고 평가한다. 다른 나라처럼 강제적 국경봉쇄나 여행·이동 제한조치를 하지 않고도 개방적 자유민주주의 위에서 방역에 성공했다며 박수를 보내고 있다. 의료진의 헌신과 국민의 자발적 협조, 여러 부문에서 이루어진 자원봉사자들의 노고도 소개했다. 세계보건기구(WHO) 한국방역을 “교과서적인 우수사례”로 꼽았다. 그러나 아직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 코로나19 재확산 위험성을 경계하고 있다. 최근 워싱턴포스트(WP)는 “코로나19의 다가오는 겨울 공격은 지금까지 우리가 겪은 것보다 훨씬 더 힘들어질 가능성이 있다
페이스북(face book)에 모란이 피었다. 속치마 같은 하얀 꽃잎이 수술을 가운데 두고 겹겹이 포개졌다. 타임라인을 훑던 눈이 사진에 꽂힌다. 한군데만 있는 것이 아니다. P씨와 K씨도 J씨의 페이스북에도 하얀 모란이 있다. 배경과 모델은 동일하나 찍힌 각도가 다르다. 셋이 함께 본 모양이었다. 모두 자신의 휴대폰에 모란을 담았다가 시간차를 두고 각자 페이스북에 고이 풀어놓았겠지. P씨는 서교동의 하얀 모란이라는 제목으로 꽃의 얼굴을 클로즈업을 했다. 사진 찍는 솜씨가 빼어난 그이의 모란은 화려하다. 그이는 내가 가지지 못한 기술을 갖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시를 쓰는 솜씨도, 음식을 만드는 솜씨도, 살아가는 솜씨도 감칠맛이 난다. K씨는 활짝 핀 것과 시들고 있는 모란을 함께 찍었다. 어쩌자고 길에서 면사포를 쓰고 있냐고 모란에게 묻는다. 역시 시인의 감수성은 남다른 것인지. 그늘이 깊은 그이의 시를 읽을 때 나는 눈을 감는다. 눈을 감아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J씨의 모란은 수줍은 듯 꽃잎이 살짝 벌어졌다. 더불어 붉은 모란 사진도 함께 올렸다. 보기 드문 백모란이 피었다며 홍모란도 함께 올리고 친절하게 김영랑의 시도 올렸다. 전직 기
선생님! 아이들이 없는 학교에서 근무하시는 것이 훨씬 더 어렵다면서요? 왜 아니겠어요. 일찍이 ‘코로나 19’만큼 무서운 건 없었잖아요. 비행기가 날지 않고, 가동을 중단한 공장도 있고, 가게엔 손님이 사라지고, 도서관·학원도 문을 닫고, 온라인 개학이라는 걸 하고… ‘셧다운’이라는 말 그대로 이러다가 우리 사회가 멈춰서야 하면 어떻게 하나, 두려움이 엄습했어요. 이 모순·부조화는 또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선후진국을 막론하고 사람들이 직장을 잃고, 심지어 목숨도 잃고, ‘팬데믹’을 실감하면서 일상생활이 위축되는데도 대기는 그 어느 때보다 맑고 깨끗해졌다지 않아요? ‘세계의 굴뚝’인 중국, 유럽의 공기 질이 크게 개선되었다는 역설적 현상이 네이처에 보고되었다는 뉴스 말이에요. 미국항공우주국(NASA)·유럽우주국(ESA)의 위성 데이터 분석 결과로 ‘코로나 사태’ 전후를 비교한 세계지도와 푸른 별 지구 사진도 봤어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코로나가 물러가면 대기도 곧 오염되겠지!…
코로나19 확산 속에 맞이한 5월. 이런저런 기념일은 변함없이 우리 곁에 다가오고 있다. 이것저것 챙길 일도 역시 달라진 것이 없다. 당장 내일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어버이날, 입양의 날, 스승의 날, 가정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 여기에 직장이나 학교 동료들의 결혼까지 신경 쓰다 보면 기념일 아닌 날이 없을 정도다. 그렇지만 ‘가물’한 정신으로 지낼수만 없는 노릇이 우리네 살림살이다. 해서 많은 사람들이 “올핸 작년보다 더 줄여야 할 것 같다”며 각오를 다지지만 그마저 가능하지 않은 서민들은 마음만 탄다. 최근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직장인 1천여명을 대상으로 ‘5월 개인 휴가 계획과 예상 경비’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예상 추가 지출액은 ‘평균 46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조사 때(54만원)보다 8만원이 줄었다. 기혼과 미혼을 나눠서 살펴보면 기혼 직장인은 평균 66만원, 미혼 직장인은 평균 38만원으로 기혼 직장인의 예상 지출이 미혼에 비해 약 1.7배 높게 나타났다. 그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념일은 어버이날이다. 예상 경비가 평균 28만원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총 예상 경비의 약 6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그 외에 어린이날은
유발 하라리의 『호모 데우스(Homo Deus 신이 된 인간)』에는 산업혁명이 노동자 계급을 창조했지만 당면한 과학혁명은 쓸모없는 계급을 창조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AI와 빅데이터는 생명을 무한정 연장하고 모든 생산을 기계가 대신하는, 신에 가까운 인간들을 만들어낼 것이다. 하지만 그런 초인류는 극소수이며, 대다수는 자유의지가 허용되지 않는 잉여인간으로서 초인류에 의해 부양되는 계급이다. 초인류가 보통 인간을 어떻게 취급할지는 현재 인간이 동물을 보는 시각과 같을 것이다. 이런 미래상은 코로나 사태로 앞당겨질 수밖에 없다. 그동안 기존 사회시스템의 저항 때문에 지체되던 4차 산업혁명은 가속화될 것이다. 비대면?비접촉 사회가 당연시되면서, 자동화를 빌미로 대량 인원감축이 별다른 저항 없이 진행되고 있다. 학교들, 심지어 대학에서도 대면강의에 회의감이 들고, 전통적 권위대신 콘텐츠만 중요시된다. 굴뚝산업과 전통시장은 점점 위축되고 새 방식으로 바뀔 것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권력의 사회통제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투명사회를 강조하는 코로나사태는 통제사회로 이어질 수도 사생활 침해로 볼 수 있는 확진환자 이동경로가 큰 저항 없이 공개된다. 이를 당연시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