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위한 향연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촛불 무혈혁명의 지지로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의 후임으로 어느 당에서 누가 선출되어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것인지는 자연스레 모든 국민의 주요 관심사다. 현재 여론 조사상 야당의 유력 후보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다. 그는 촛불 정부의 검찰총장이라는 말까지 들었지만, 알려진 바와 같이 자신의 검찰조직을 믿고 임명권자인 대통령에게 들이대며 심지어 상급자인 법무부 장관 대상으로 행정 소송까지 진행한 이다. 무엇보다 그는 대통령 및 촛불 시민이 요구한 검찰개혁 시도를 분쇄했다. 또 개혁에 앞장선 이들에 대해서는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적폐 언론을 배경으로 합법을 가장한 악랄한 기획 수사를 통해 인권 말살 행위를 태연히 진행했다. ‘검찰 쿠테타’라고 불린 그의 행보 뒤에는 검-언-정 기득 적폐세력의 막강한 지지가 있었다. 촛불 개혁 정신이 대선 이후에도 이어지려면 그가 야당 후보 1위라는 현실로부터 생각할 것이 있다. 과거 군사독재 시절에 적폐 기득권을 상징하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쥔 군 실력자가 자연스레 대통령 취임으로 이어졌던 것을 생각하면 그때나 지금이나 적폐 기득권의 구조와 인식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음을 안다. 사회 민주화를
20여년 전, KBS TV 교양프로그램 작가로 일하던 때 동네 문화회관의 부부 사교댄스 프로그램을 소개한 적이 있었다. 뒷말이 많았다. 저녁 6시대에 퇴폐조장장면을 내보냈다는 이유다. 2000년 넘어서도 ‘월드뮤직 인문학’ 이름의 대기업 강의를 맡았는데 강의 직전 담당자가 찾아와서 ‘탱고’ 부분은 빼면 안되겠는가고 절박하게 물었다.(나의 대답은 ‘강사를 빼면 안되겠는가?’ 였다) 그런 이력이 있으니 2014년 피겨스타 김연아의 소치 동계올림픽 때 배경음악으로 탱고가 흐르고, 경기 후 언론이 찬사로 도배하는 것을 보고 참으로 ‘만감이 교차’ 했다. 배경음악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아디오스 노니노(Adios Nonino)’는 탱고가 저질 춤곡이 아닌 ‘클래식 반열에 오른 음악’ 임을 대중에게 널리 알려주었다. 이 음악이 세계인의 가슴을 흔든 일이 있었으니 2002년 네덜란드 왕세자 결혼식 때였다. ‘가슴을 흔든’ 데는 음악 자체의 매혹도 있겠지만 정치가 얽혀들어 비극으로 끝날 뻔했던 사랑 이야기 때문이기도 했다. 1999년 스페인 세비야의 한 파티에서 만나 첫눈에 서로 반해 결혼을 꿈꾸게 된 네덜란드 왕세자 빌럼 알렉산더르와 아르헨티나 출신의 막시마 소레기에타.…
선택의 연속이다. 멈출 것인가 나아갈 것인가. 숙일 것인가 치켜들 것인가. 침묵할 것인가 소리칠 것인가. 마주 잡을 것인가 뿌리칠 것인가. 도대체 어쩔 것인가. 수도 없이 마주하는 갈림길에서 어느 하나를 택하는 것이 세상살이다. 진로도 믿음도 결혼도 선택의 순간을 비껴갈 순 없다. 꿈도 희망도 명예도 마찬가지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의 순간은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도 등장한다. 살릴 것인가 죽일 것인가. 살려서 죽을 것인가 죽여서 살아남을 것인가.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12월 18일, 서울은 중공군에게 함락될 처지였다. 후퇴하라는 명령이 전군에 떨어졌지만, 미 공군 중령 러셀 블레이즈델(Russell L. Blaisdell)은 명령에 따르지 않았다. 그는 전쟁물자 대신 1069명의 전쟁고아를 C-54 수송기에 태워 제주도로 피신시켰다. 김포비행장까지는 해병대 트럭 14대를 동원해 실어 날랐다. 트럭을 징발할 때, 러셀은 상부의 명령이라고 운전병들을 속였다. - 죽음에 내몰린 아이들을 죽게 놔두는 것이 군인이라면, 지금 즉시 군복을 벗겠습니다. 군사재판에 회부된 러셀 중령이 왜 명령을 어겼는지 묻는 판사에게 답한 대답이다. 대답을 들은 판사는 군법을 어긴
“김포와 검단은 원래 하나, 생활권과 지역 정서가 다른 지역을 더 이상 억지로 묶어두지 마십시오” 지난 1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인천 검단신도시 지역을 경기도 김포시로 환원시켜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자신을 내년 여름 검단신도시 입주예정자라고 소개한 후 “현재 거주 중인 인천 계양구와 검단 신도시는 모두 경인아라뱃길 북쪽에 위치하고 있다”면서 행정구역상으로는 인천이지만, 주민들의 현실적인 생활권은 경기도 김포와 서울이라고 설명했다. 왜 여기가 인천인지 아무도 이해 못 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현재 광역급행철도(GTX)-D 노선, 이른바 ‘김-부선’ 문제로 각 시민단체와 정치인들이 연일 시위와 걷기 운동 등을 펼치고 있지만 검단은 지역 정치인들마저 외면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오히려 검단신도시 단체들이 김포 단체와 연합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면서 검단과 김포의 지역 정체성이 통하는 증거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도로 신설 공사를 하나 하더라도 인천-김포의 애매한 경계 때문에 지루한 행정 싸움만 하다가 시간만 지연되는 게 다반사”라며 “옛 정치인들의 편의에 맞게끔 땅 갈라먹기를 한 것이고 구태의 잔재”라고 질타했다. 청원인은 생활
B형 여자를 까면 먼지 위에 싹을 틔운 콩이 튀어나온다. 콩 구르는 소리마다 구석이 생겼다. 구석은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여야 보이는 곳 자칫 찾지 못한, 갸웃거리는 고개들이 싹을 틔우는 곳, 그러므로 가만가만 쓰다듬듯 콩을 까라는 구석의 조언助言 흩어진 진심들 식탁으로 모아지고 속상하게 속이 빈 콩깍지들에게선 튀어나간 것들로 움푹했던 비릿한 후회가 나열되어 있다. 얕은 잠속에서 멀리 두었던 실수를 반복하다 아침 햇살에 눈 뜬다. 한결 가벼워진 여자의 나른한 종아리에서 새끼 쥐들이 줄줄이 도망간다. 생육하고 번성하고 충만 하라는, 적절한 밤이 콩꼬투리마다 들어있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콩들도 줄줄이 깍지를 떠나 친밀하게 보글보글 끓는다. 콩은 모두 알알의 구석을 키우고 있다. ▶약력 ▶2014년 『시문학』으로 등단 ▶시집 : 『가시비』, 『사과처럼 앉아있어』 ▶전자시집 『열일곱 마르코 폴로 양』
양심은 자신의 영적 본원에 대한 의식이다. 양심이 그런 의식일 때, 비로소 사람들의 삶을 올바로 이끌 수 있다. 신은 너에게 전통적인 가르침, 즉 전 인류의 의식과 너 자신의 개인적 의식, 즉 너의 양심이라는 두 개의 날개를 주었다. 그것을 통해 너는 비로소 신에게 접근하고 신의 곁으로 올라갈 수 있다. 그런데 어째서 너는 이 날개의 하나를 잘라내고 싶어하는가? 왜 이 세상에서 숨어버리거나 이 세상에 빠져 버리려고 하는가? 그 둘은 다 신성한 것이다. 그 둘을 통해 너에게 말하고 있다. 그 둘이 일치할 때, 너의 의식 또는 양심의 목소리가 전 인류의 의식에 의해 뒷받침될 때, 너는 언제나 신과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는 것이며, 자신이 진리를 발견한 것을, 또한 최소한 신의 섭리의 일부를 알아냈다는 것을 확신해도 된다. 왜냐하면 한 목소리가 또 하나의 목소리가 지닌 진실성을 보증하기 때문이다. (주세페 마치니) 양심! 너, 신성하고 영원한 하늘의 목소리여! 너, 무지하고 유한한 자, 그러나 이성을 갖추고 자유가 주어진 존재의 유일한 바른 지도자여! 너, 선에 대한 실수 없는 심판자여! 너만이 인간을 신과 닮은 존재로 만들 수 있다. 인간 본성의 탁월함과 그 행위
2021년 1월 한달간 심의건수는 통신 분야가 1만3619건이다. 1월 29일자로 4기 심의위원회가 임무 종료되었으니 그때부터 지금까지 미결 심의안건이 얼마나 될지 가늠조차 힘들다. 4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심의위) 도 7개월 간의 공백기를 두고 뒤늦게 구성됐었다. 자료를 보니 1년간 통신관련 심의의결 내용이 22만6846건, 방송 심의건수가 1025건이다. 방송은 지상파든, 종편이든, PP든 간에 건전한 양식에 바탕을 둔 자율심의가 선행된다. 이에 비해 통신은(인터넷, 유튜브 등) 개인사업자 영역이 많고 상업적 이윤을 위한 정글의 법칙이 지배한다. 요즘 TV 보다 시청량이 많은 유튜브는 구독경제의 속성상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를 자극적으로 유포하여야 돈이 된다. 유튜브의 빛과 그림자가 너무나 확연히 나타나고 있다. 상당수의 사람이 비상식적이다라고 지적하는 가로세로연구소의 지지자 후원금만 2020년, 7억2500만원에 달한다. 전세계 유튜버 후원금(슈퍼챗) 중 5위라고 한다. 광고는 얼마인지 모르겠지만 엄청날 것이다. 한강변 대학생 사망사건 때 유튜브의 행태를 보면 알 수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정부 행정기관지만 심의위는 민간기구이다. 다만 “방송통신위원회
1999년 중국령이 된 마카오. 하지만 50년간 중국 정부의 간섭을 받지 않는 특별행정구(Macau Special Administrative Region: SAR)다. 오랫동안 포르투갈의 지배를 받은 유럽풍 도시다. 서구식 건물들과 즐비하게 늘어선 카지노. 세계 제1의 도박 도시가 되기에 충분하다. 카지노로 연간 벌어들이는 돈은 약 200억 달러(약 22조원). 국내총생산액의 40%다. 마카오 정부는 이 돈으로 시민들에게 국가 보너스를 지급하고 있다. Wealth Partaking Scheme(부의 분할계획). WPS는 2008년부터 마카오 특별자치 정부가 마카오 거주증명서를 가지고 있는 시민들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정책이다. 주요 목적은 경제발전의 과실을 주민들과 공유하고 인플레이션을 완화하는 것이다. 수급 조건은 거주증명서를 가지고 있거나 증명서 갱신이 가능하면 된다. 2008년 프랜시스 탐(Francis Tam) 마카오 재정경제사장( Secretary for Economy and Finance)은 모든 영주권자와 일시거주자에게 각각 5000 파타카(patacas, 약 75만원)와 3000 파타카(450000)를 기본소득으로 지급했다. 이해 11월 8일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