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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 김한길 영입을 둘러싼 내분?

  • 신 율
  • 등록 2021.11.22 06:00:00
  • 13면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윤석열 캠프에 합류하는 문제를 두고, 김종인 전 위원장이 반대의 목소리를 냈던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한길 전 대표는 호남 출신 정치인은 아니지만, 새천년민주당의 김대중 총재 비서실장을 역임할 정도로 동교동계의 핵심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평생 동안 정치를 함께했던 동교동계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상도동계와 함께 한국 민주화의 상징이다. 민주화의 상징이라는 것은 이들 동교동계 정치인들의 이념 성향이, 오늘날 기준으로 보면, 중도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박주선 전의원과 김동철 전의원 그리고 김한길 전 대표가 국민의힘 선대위에 합류한다는 것은, 호남과 중도층으로의 지지층 확대를 꾀한다는 의미 부여가 가능하다.

 

그런데 문제는 김종인 전 위원장도 중도와 호남에서의 지지층 확장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인물이라는 사실이다. 이를 다른 식으로 표현하자면, 김종인 전 위원장이 할 일과, 김한길 전 대표를 비롯한 동교동계 정치인들의 역할이 일부 중복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런 이유에서 일각에서는, 김종인 전 위원장과 윤석열 후보 사이에 힘겨루기가 있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다른 해석도 가능하다. 즉, 윤석열 후보 측의 입장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할수록 지지층의 외연확장이 용이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반면, 김종인 전 위원장의 입장에서는, 중도나 호남 쪽으로의 지지층의 외연확장은 자신으로 충분하니, 다른 쪽의 지지층 확장을 위해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을 충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생각이 다른 것을 두고 선대위 내의 내분이라고 평가할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선대위가 시끄럽다는 것은 그만큼 역동적이라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고, 선거 판세가 해당 정당에 그리 불리하지 않게 보여서 많은 사람들이 선대위 합류를 고민하고 있음을 의미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시끄럽다고 해서, 그리고 이런저런 사람들이 모여들어 갈등이 노출된다고 해서, 당의 선대위를 부정적으로 평가할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제대로 작동되는 민주주의는 일사 분란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상기하면 이해하기가 쉬울 듯하다.

 

어쨌든 중도층으로의 지지층 확장을 위해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부분은, 중도층이란 자신의 이익을 중심으로 정치 행위를 하는 스윙보터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중도적 성향의 이미지를 가진 정치인들을 등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도층의 이익을 정확히 짚어내고 이를 공약으로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중도층 속으로 들어가야지, 중도층을 자신의 쪽을 끌어오려고 해서는 안 된다. 정치란 계몽의 수단이 아니라는 뜻이다. 이런 차원에서 보자면, 다양한 중도적 성향의 인물들을 끌어 모아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게 하고, 이를 토대로 정확한 공약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똑똑한 사람들이 많이 모인 선대위가 대선에서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현명한 판단이 먹히는 정당과 후보가 결국 승리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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