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소리가 들리면 개가 침을 흘린다. 러시아의 심리학자 이반 파블로프(Ivan Pavlov)의 실험으로 잘 알려져 있는 조건반사에 관한 이야기이다. 개에게 먹이를 줄 때 종을 치는 패턴을 계속하자, 어느 순간 개는 종소리가 들리면 먹이의 유무와 상관없이 침을 흘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소리를 통한 자극이 주는 조건반사가 만들어낸 생리적 습관이었다. 소리 그리고 음악이 행동을 부른다. 나의 경우를 예를 들면 록밴드 페이스 노 모어(Faith No More)의 ‘이지(Easy)’라는 곡을 들으면, 산과 바다로 캠핑이나 서핑을 떠나고 싶어진다. 일요일의 아침처럼 여유 있게 맞이하게 되는 이 곡의 가사처럼, 그 어떤 부정적인 생각도 하지 않은 채 느긋하게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이 그려지기 때문이다. 원곡은 라이오넬 리치(Lionel Richie)가 솔로로 활동하기 전 리드 보컬로 몸담았던 소울밴드 코모도스(Commodores)의 곡으로 평온하고 담담하게 이별의 순간을 이야기하는데, 격앙되지 않게 이별을 고하는 모습이 오히려 치열한 현실과 달콤한 휴식과의 간극을 부드럽고 느슨하게 넘어가게 만드는 힘이 있어, 여행의 출발 전후로도 자주 듣는 음악이다. 구구절절한 가사 속
독일의 사회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이 사랑은 기술이라고 했던가. 남녀가 만나자마자 미친 듯이 빠져드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 그들이 만나기 전에 서로가 얼마나 외로웠는가를 반증하는 것이다. 화가가 되려면 그림 그리는 기술을 연마해야 하듯이, 건강한 사랑을 하려면 기술을 연마하듯 스스로를 훈련해야 한다. 그의 사랑에 대한 해석과 통찰은 청년시절의 나에게 큰 감명을 주었다. 감사야 말로 훈련이다. 우리는 진정한 감사의 전문가가 될 필요가 있다. 감사의 비밀을 깨닫고, 감사의 능력을 체득해야 한다. 우리 온몸의 세포에 감사가 스며들도록 훈련해서 감사체질로 만들어야 한다. 감사내공을 소유해야 한다. 감사는 마음근육을 단련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고, 행복을 담보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믿었던 사람의 배신으로 일이 틀어져, 원한과 분노, 증오의 감정을 주체할 수 없을 때, 그리고 그 악감정들을 떨쳐내는 게 옳다고 생각될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악감정은 몸과 마음의 건강을 해칠 게 분명하다. 이럴 때 자신의 감정을 거슬러 억지로 ‘감사합니다’를 속으로, 그것도 지속적으로 외쳐보자. 감사하기는 분노와 증오로부터 심신의 건강을 지키는 방패임을 알게 될 것이다.감사는 한 사람의 영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 지난달 26일 극단적인 선택을 한 철인3종경기 국가대표 출신 고(故) 최숙현 선수가 어머니에게 보낸 문자다. 22살 청춘의 푸릇푸릇한 감성 대신 두려움과 고통이 전해진다. 최 선수는 경주시청 시절 가혹 행위를 호소하다가 세상을 등졌다. 숨지기 하루 전까지 최선수 가족은 국가인권위원회에 차별 진정을 제기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소속팀의 가해 사실을 알리려고 노력한 것이다. 선수들에 대한 가혹행위는 체육계의 고질적 병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청원인에 따르면 최 선수는 식사 자리에서 콜라를 시켰다는 이유로 20만원어치 빵을 먹도록 강요당했고 체중 감량을 이유로 3일씩 굶는 가혹 행위를 당하기기도 했으며 슬리퍼로 뺨을 맞기도 했다고 한다. 국군체육부대(상무)내에서도 선임병들이 후임병들을 상대로 가혹행위를 하고 있다. 본보가 단독으로 연속보도 중인 기사를 종합하면 최근 상무 육상팀에서 지난해 입대한 선임병들이 올해 입대한 후임병들에게 얼차려를 주는가 하면 선임병이 후임병의 속옷 차림 사진을 휴대전화로 촬영하고 유포까지 했다고 한다. 국민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최윤희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게 전반적인 스포
코로나19쇼크(C쇼크)가 몰고 온 하늘길 봉쇄 현상으로 날개가 꺾인 항공업계의 위기가 심각하다. 지난 5월 기준 국제선 여객 실적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98.2% 줄었다니 거의 폭망 수준이다, 그런 가운데 부도 직전에 몰린 이스타항공을 둘러싼 물의의 파장이 확대되면서 창업자인 민주당 이상직 의원의 책임논란도 잦아들지 않고 있다. 정부·여당은 생계를 위협받고 있는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의 살길을 어떻게든 열어줘야 한다. 제주항공이 지난 1일 이스타항공에 보낸 ‘10일(10영업일) 이내에 선결 조건을 다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취지의 공문에 대해 업계에서는 계약파기 수순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제주항공의 요구에 따라 이스타항공이 기한 내에 해결해야 하는 금액이 800억∼1천억 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돈줄이 막힌 이스타항공으로서는 사실상 이행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M&A)이 셧다운과 구조조정 책임을 둘러싼 진실 공방을 넘어 폭로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는 판이다. 이스타항공 문제는 이미 정치권으로 논란이 번져 있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주식매매계약(SPA)을 해지할 수 있다는 최후통첩을 보낸 것은 이상
내가 선거에 처음으로 참여한 것은 초등학생 때 반장선거였다. 친구의 추천으로 후보자가 되어 반장으로 선출되었고, 그 이후 중·고등학교 때까지는 일반 유권자로서 별다른 관심없이 습관적으로 선거를 치렀다. 대학생 시절에는 캠퍼스의 낭만을 즐기느라 총학생회장 등 학내 선거는 관심 밖이었다. 학창시절의 반장선거나 회장선거부터 우리가 거주하는 아파트의 동별 대표자 선거에 이르기까지 생활 주변에는 많은 생활 속 선거들이 있지만 나는 이런 ‘생활주변선거’를 무심히 지나치며 살아온 셈이다. 지난 해 사회복무요원이 되어 근무기관을 신청하기위해 기관 목록을 보는 순간 선거관리위원회가 내 눈길을 끌었고, 그 결과 선관위를 지원하여 올해부터 화성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서 근무를 하게 되었다. 이곳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선거를 따로 관리하는 선거관리위원회라는 헌법기관이 있는지조차 몰랐기에 ‘선거란 그저 투표만하면 끝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곤 했었는데, 선관위 구성원으로 지난 제21대 국회의원선거를 직접 경험하면서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 우선 선거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사전)투표소의 선정과 설비, 선거 용구·용품의 구입과 정리·배분 등 무수히 많은 일들을 해야 함을
오동나무 /정일남 오래 살아온 오동나무는 꿈이 있었다 가야금이 되어 가야를 노래하거나 거문고가 되어 진랑의 사랑을 읊거나 장롱이나 탁자 문갑 혹은 병풍틀 아니면 나막신이라도 되어 살고 싶었다 오동꽃 호시절이 가고 명이 다한 오동나무는 무엇이 되어도 좋았으나 가난한 시인의 관(棺)이 되었다 오동은 숙명을 받아드렸다 시인의 시를 먹고 시인과 몸을 섞어 흙으로 돌아가는 것을 행운이라 여겼다 오동잎 떨어지는 소리에 누구 찾아오지 않아 고적감이 좋았고 나는 오동나무에 등을 대보았다 ■ 정일남 1935년 강원도 삼척출생. 관동대학교 상과 중퇴. 1970년 강원일보 신춘문예 시. 197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조. 1979-1980년 ‘현대문학’ 시 추천. 시집 ‘훈장’ ‘감옥의 시간’ ‘봄들에서’ ‘금지구역 침입자’ 등 다수. 공간시낭송회 상임 시인.
지금의 사오십 대가 새로운 도전을 하고 그것을 즐길 만큼 한가하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물론 쓸 데 없는 일에 에너지를 소모하거나 결과 없는 일에 기력을 탕진하며 건강과 시간과 돈을 낭비해서도 안 된다. 예전과 같은 산업 시대의 사오십 대라면 그동안 확보하고 축적한 모든 것들을 보전하고 지키는 것이 최상위 과제고 최고의 미덕이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시대가 변했음을 빨리 인식하고 더불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필자가 직장생활과 교육컨설팅 사업체를 운영한지 27여년이 되었다. 변화의 흐름을 인식하고 다가오는 미래를 대응하자고 강조를 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무엇인가를 확보하거나 목표를 달성하기가 쉽지는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의지만 있다고 성취할 수는 없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도 변함없이 주장하는 것은 사회환경이 어렵고, 원하는 삶을 살고 있지 않더라도 사오십 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열정을 갖는 일이다. 지금 도래하고 있는 ‘고령화 사회’, ‘100세 사회’ 에서 사오십 대는 경륜이 무르익은 장년기에 해당하며, 그렇기 때문에 끊임없는 도전을 계속해야 한다는 것을 빨리 인식해야만 한다. 그렇게 해야 남은 인생인 후반기를 준비할 수 있다.
언론인들은 특종을 위해 뛰어다니지만 속으로는 낙종을 더 두려워한다. 낙종은 중요기사를 놓치거나 경쟁사보다 늦게 보도하는 것을 말한다. 좀 아는 기자로부터 특종 3개보다 낙종 하나가 무섭다는 고백을 들었다. 경기도청 공보실에 근무할 때 전투기가 주유소 인근에 불시착했다. 일요일이었다. 도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로 전파했다. 다음날 몇몇 기자들이 고맙다 했다. 우리 기자들은 특종은 아니지만 낙종은 면했다. 전직 대통령이나 국무총리, 국회의원 등 정치인, 학자, 배우, 가수, 기업인이 별세하면 인생 전반의 다큐멘터리급 기사가 나온다. 아마도 언론사 DB에는 대상자의 기록이 축적되고 있는 것 같다. 언론인의 준비성이 빛을 발하는 것이다. 언론이 매년 반복적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깊이있게 대비하는 능력은 앞선다. 반면 행정은 사건이 닥쳐서야 급해진다. 사례를 찾아본다. 하지만 자료가 적다. 3년, 5년이 지나면 폐기한다. 물론 매일매일 생산되는 자료가 넘쳐나서 별도의 기록관을 운영하고 있다. 이제 그만 말해야 할 일이지만 경기도청과 도의회 동판이 고철로 사라질뻔한 일이 떠오른다. 하지만 살려냈고 지금 경기도기록관에 잘 보관되고 있다. 기둥째 보존되었다면 특종일 것인데 자칫
사람에게는 같은 것을 보면서도 다르게 보는 눈이 있다. ‘관점의 차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이러한 차이는 인간이 생각하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같은 것을 보면서도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다르게 생각하는 것이다. 가난한 이혼녀에 갓 태어난 딸과 함께 생활보조금 11만 원으로 연명하며 살아가는 여자가 있었다. 그녀에겐 어린 딸이 있어서 장래를 위해서는 절실하게 일을 해야 했다. 그녀는 오랫동안 구상해 왔던 것을 동네 작은 카페에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써 내려가는 원고지가 차곡차곡 쌓일 때쯤 어린 딸과 함께 살아갈 희망에 부풀었다. 그리고 긴 시간이 흐른 뒤에 드디어 동화 같은 소설이 완성되었다. 그녀는 큰 꿈에 부풀어 12군데 출판사에 원고를 보냈지만 모두 퇴짜를 맞았다. 하지만 그녀는 끝까지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런데 한 군데 블룸즈베리라는 출판사에서 책을 내겠다며 계약을 하자고 하였다. 이 출판사가 책을 출판하게 된 이유가 있다. 원고를 편집자가 직접 읽기 전에 8세 아이 ‘앨리스 뉴턴’의 반응을 보고 난 후로, 1시간 후에 방에서 나온 앨리스는 “오마이갓. 이 책은 다른 어떤 것보다 훨씬 멋지다!”라고 말을 하였기 때문이다. 블룸즈베리 출판사에서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