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어야 할 선거철이 왔는데, 너무도 조용한 봄날을 보고 있습니다. 온 세계가 코로나로 인해 어쩔 줄을 모르고 있습니다. 경제도 어둡고, 마음도 어두워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는 해야 하고, 나라를 위해, 지역을 위해, 나를 위해 일해 줄 사람들은 선출되어야 합니다. 마운틴맨이라 불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인도의 작은 시골마을에 사는 사람입니다. 어느 날 만삭이던 아내가 가파른 산에 오르다가 미끄러져 크게 다치게 됩니다. 다친 아내를 업고 병원에 가려고 했지만 거대한 돌산이 가로 막고 있었습니다. 가장 가까운 병원은 돌산을 돌아 55㎞는 가야 했습니다. 아내를 업고 달리고 달렸지만 결국 그녀는 죽게 되었습니다. 이 남자는 눈앞에 있는 산만 없었다면 자기 아내는 죽지 않을 수도 있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결심을 했습니다. 돌산을 깎아 길을 만들겠다고…. 다시는 자신과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하겠다고…. 많은 이들이 그를 비웃었지만 정과 망치만으로 22년에 걸쳐 돌산을 깎았습니다. 병원에서 마을까지의 거리가 55㎞에서 15㎞로 단축된 길을 만들어 냈습니다. 이 길 덕분에 병원에 쉽게 갈 수 있었고, 아이들은 학교에 다니게 되었고, 마을 청년들은 이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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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미국 뉴멕시코주 지방법원의 잭 러브 판사는 당시 인기를 끌던 ‘스파이더맨’ 만화를 즐겨 봤다. 그러던 어느 날 위치 추적 장치를 이용해 범죄를 소탕하는 만화속 주인공의 활약을 보고 반짝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마침 관할 교도소의 과밀수용으로 인한 폭동우려와 보호관찰대상자 관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던 터라 곧 실행에 옮겼다. 가석방자들에게 위치 추적장치를 달기로 한 것이다. 성범죄자 등 재범 위험이 높은 대상자 동선을 관리하는 미국의 전자감시제도는 이렇게 시작됐다. 전자감시제도의 핵심은 감시 대상에게 전자팔찌와 전자발찌를 부착 시키는 것이다. GPS(위성항법장치)와 이통통신망을 이용해 장치를 착용한 사람의 현재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자 하는 목적이다. 둘다 범죄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출소자를 감시하는 것 외에도 일정기간 실제적인 구금과 유사한 교정 효과도 보게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2008년부터 특정 성 범죄자를 대상으로 시행 중이다. 기기는 부착장치와 재택감독장치, 그리고 GPS가 내장된 위치추적장치로 구성되어있다. 착용자는 항상 위치추적장치를 휴대해야 하며, 장치에서 발신되는 전자파를 위치추적장치가 지속적으로 감지, 이를 이동통신망을 통해
동백꽃 질 무렵 /권영해 청춘, 일시에 너무 서둘러 지나가 버렸으니 열정만 있었는지 굴욕도 많았는지 고뇌는 없었는지 붉게 그을린 세월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위해 비디오 판독VAR을 정중히 요청합니다 ■ 권영해 1958년 경북 예천 출생. 1997년 ≪현대시문학≫에 김춘수 시인 추천으로 등단해 울산시인협회·문인협회 부회장을 역임했다.시집 『유월에 대파 꽃을 따다(2001)』, 『봄은 경력사원(2013)』, 『고래에게는 터미널이 없다(2019)』을 출판했고, 청운고에서 재직 중이다.
이제 선거가 일주일 여 남았다. 이번 선거는 아마도 한국 정치사에 기록될 만한 선거가 될 것 같다. 그만큼 “초유”의 상황이 많기 때문이다. 그중 가장 중요한 “초유”의 상황은, 코로나 19라는 전무후무한 전염병이 돌고 있는 상황에서 치러지는 선거라는 점이다. 우리는 과거에도 사스, 메르스, 신종플루 같은 전염병 사태를 겪을 바 있지만, 이번처럼 전염력이 강한 바이러스는 처음이다. 그렇기 때문에 코로나 19는 선거의 투표율뿐만 아니라, 정치적 지형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예상을 충분히 할 수 있다. 그런데 투표율과 정치 지형에 영향을 준다는 점은 선거에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먼저 투표율을 보자. 과거에는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 측이 유리하고 낮으면 보수 측이 유리하다는 “이론(理論)”이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이런 이론이 들어맞지 않는다. 세대에 따른 투표 양상의 차이가 존재한다고 단언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즉, 과거 이런 식의 이론은, 젊은 층들은 진보이지만 투표에 적극적이지 않는 반면, 중장년층들은 보수적 성향을 가지고 있으면서 투표에 항상 적극적이기 때문에, 투표율이 올라간다는 것은 곧 진보적 젊은 층들의 투표 참여가 증가했음을 의미
달린다. 자동차는 달리고 그 안의 연인은 서로 손을 꼭 잡고 함박웃음을 띠고, 점점 더 빨라지는 속도, 마침내 미친 듯이 내달리는 속도. 양 옆으로 갈라지며 찢어져가는 도로. 문득 날아오르는 새의 날갯짓에 시선이 빼앗겼나 했는데 순간, “끼~익!” 곤두박질치고 마는 자동차. 느닷없이 나타난 돌발적인 의외의 사건들을 통해 영화에서 노리는 건 역시 짜릿한 감동 또는 충격 또는 카타르시스가 아닐까 싶다. 영화나 소설에서는 리얼리티의 맛을 살리는 돌발 상황이 현실에서는 하늘이 무너질 듯 난감하기 짝이 없을 때가 있다. 몇 년 전 파리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를 탄 적이 있다. 늦은 밤 인천공항에 도착하여 수화물을 확인하던 나는 뭔가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직감했다. 갖가지 추억이 담긴 물건으로 채운 캐리어가 고스란히 사라진 것이다. 우왕좌왕하던 나는 다행히 우리가 타고 온 비행기가 우리나라 국내항공이라는 생각에 이르자 차근차근 문의를 하게 되었고, 결국 우리의 수화물이 그곳 공항의 사정으로 처음부터 실리지 않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물건을 고스란히 받을 수는 있었지만 그 순간의 당혹스러움이란 말할 수 없는 곤혹함으로 다가왔었다. 요즘 내 주변에서
정부가 건강보험료 기준으로 소득 하위 70%에게 긴급재난지원금 100만원(4인 가족 기준)을 지급한다고 발표한 이후 모든 국민에게 지급해야 한다는 여론이 만만치 않게 확산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도 소득수준에 관계없이 전 국민 지급을 청원하는 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6일 ‘긴급재난지원금을 국민 모두에게…’라는 글을 올린 청원인은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방침은 힘든 상황에 처한 많은 국민을 돕기 위한 훌륭한 결단이라면서도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콩 한 쪽도 나누어 먹는 마음으로 나눠주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청원인은 70%의 기준을 결정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행정력이 낭비되고 있다면서 더 크고 중요한 문제는 국민의 감정이 나누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합리적으로 70%를 구분해도, 받는 사람은 미안해하고 못 받는 사람은 억울해 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 말은 맞다. 70% 발표 이후 국민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논쟁을 벌이고 있다. 모든 국민들이 웃으면서 지원을 받고 기분 좋게 쓸 때, 경제 회복의 꽃은 피어날 것이란 청원인의 글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또 다른 청원인도 현재 사회복지공무원들은 코로나19로 늘어난 업무에다 선별적 지원으로
전국책은(戰國策)은 전국(戰國)시대(BC.403~BC.221) 즉, 진(晉)나라가 삼국(三國)으로 나눠진 시점부터 진(秦)에 의해 전국(全國)이 통일될 때까지 약 180년간의 기록이다. 일반 역사서와는 달리 왕이나 세가들의 역사가 아니라 종횡가(縱橫家)들의 언설(言說)과 책략들을 국가별로 기록한 책이다. 이 시기는 각국이 서로 패권을 다투던 때였으므로 위나라와 같은 소국(小國)은 물론 진(秦), 초(礎)와 같은 대국(大國)에서도 부국강병책으로 천하의 패자(覇者)를 꿈꾸거나 생존의 수단으로 난국을 타개하는 것을 우선하던 때이다. 그러므로 수많은 종횡가들이 나타나 천하를 누비며 각국의 군주에게 자신의 외교술과 책략을 받아들여야 부국강병을 꾀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변설과 권모술수가 난무하였다. 이 책은 전한(前漢) 시대에 유향(劉向)이 각 나라별로 33편의 술책들을 모아 정리하였는데 후대에 많은 주석가들이 차례로 주석을 달아 오늘날 전해져 오고 있다. 어떤 사람이 말을 팔고자 마(馬)시장에 내놓았으나 며칠이 지나도 팔리지 않았다. 누구도 그 말이 준마(駿馬)라고 여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백락(伯樂)을 찾아가 이렇게 부탁하였다. “제가 준마를 팔려고 며칠
지난 여행에 이어 대구의 도동서원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수월루 2층에서 강당 방향을 바라보면 기둥과 기둥사이로 환주문과 중정당이 일렬로 눈에 들어온다. 그 옆으로 거인재와 거의재가 마주하고 있다. 중정당으로 가기 위해서는 환주문을 통해야 한다. 환주문은 수월루 바로 뒤에 위치한다. 수월루에서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환주문에 다다른다. 수월루가 있기 전에는 이 환주문이 도동서원의 정문이었다. 환주문은 매우 인상적인 문이다. 너비가 약 1m 남짓이고 높이가 170㎝가 안되는 문이다. 따라서 환주문을 통하기 위해서는 거의 모든 성인들은 몸을 반드시 숙여야만 가능하다. ‘내 마음의 주인을 부른다’라는 환주문의 뜻을 생각해보면 ‘주인’을 만나기 위해서는 환주문을 통과하듯, 자신을 한껏 낮춰야 한다는 의미로 생각해볼 수 있다. 여기서 ‘주인’은 도동서원에 모셔진 ‘김굉필’ 선생일 수 도 있고, 아니면 학문의 목표에 도달한 ‘나’일 수도 있다. 혹은 김굉필 선생을 통해 학문의 목표에 도달한 나 일수도 있겠다. 환주문을 오르다보면 환주문 편액과 함께 중정당에 걸린 편액들이 모두 일렬로 눈에 들어온다. 중정당 외부에 걸린 ‘도동서원’ 편액과 함께, 중정당 내부에 걸린 ‘도동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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