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손을 가슴 쪽에 맞대며 하는 ‘나마스테’(‘안녕’이란 뜻의 힌디어)는 인도식 인사법이다. 그런가하면 태국 등 동남아 국가들은 두손을 공손히 모으는 와이(Wai·합장)가 보편화 되어있다. 유럽 대부분 국가에선 포옹과 볼 키스가 인사의 기본이다. 특이 인사법도 있다. 뉴질랜드의 마오리족은 코를 서로 비벼대는가 하면 에스키모족은 반갑다는 뜻으로 서로 뺨을 친다. 티베트인은 귀를 잡아당기고 혓바닥을 내민다. 지역과 문화에 따라 전통과 풍속이 다르듯 각 나라의 인사예법도 이처럼 각양각색이다. 우리는 예부터 절과 고개를 숙이는 인사가 보편화 되어있다. 하지만 세계 공통적인 인사법은 뭐니 뭐니 해도 ‘악수’ 아니가 싶다. 나라와 문화를 초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일반적인 인사법이기 때문이다. 악수는 고대 로마에서 부터 전해진 오래된 인사법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사회학자들은 ‘손에 무기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는 사례를 들어 중세이후 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보편화된 인사법이지만 악수는 때론 남자끼리 결의를 다지는 데도 쓰인다. 존중의 의미와 성공의 기원, 격려, 축하, 위로 등등 힘주어서 나누는 악수 속에 담겨진 의미와 뜻 또한 무궁무진하다. 어느 땐 백…
잊는다고는 말자 /한분옥 잊는다고는 말자 만나자고는 더욱 말자 마음이 흘러간 뒤 정은 흘러 무엇하랴 아, 문득 무너져 내린 산 그림자였다 그러자 이미 한번 울고 나온 목숨의 비탈길에 설움의 돌 수레를 또 어찌 굴릴까 보냐 먼발치 신발을 끄는 다저녁때 쑥부쟁이 출렁이던 그늘마저 앙금으로 앉았던가 휘굽은 밤의 허리 훠이훠이 넘다 말고 긴 울음 가운데 앉아 성긴 모시 올을 센다 ■ 한분옥 1987년 《예술계》 문화예술비평상, 2004년 《시조문학》 신인상, 200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 가람시조문학상 신인상, 연암문학상, 한국문협작가상.한국수필문학상을 수상했다.시조집 『꽃의 약속』. 『바람의 내력』과 산문집 『모란이 지던 날』이 있다.《시조정신》 발행인으로 외솔시조문학상 운영위영장, 울산대학교 행정학과(예술행정) 박사 수료. 한국예총울산광역시연합회회장 역임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1일 코로나19 사태를 ‘감염병 세계적 유행(팬데믹)’으로 선언했는데, 1968년 홍콩독감과 2009년 신종플루에 이어 역대 세 번째다. 이는 WHO가 1948년에 설립되었기 때문일 뿐, 역사상 수많은 감염병 유행이 있었다. 많이 알려진 것은 페스트인데, 기원전 2800년경부터 유행했다는 연구도 있다. 유럽에서는 1347년부터 1351년 사이에 2천만 명이 희생되었고, 창궐과 잠복이 반복되었다. 13세기 유럽은 1억2천300만 명이었는데 14세기에는 6천500만 명만 살아남았다. 원인과 치료법을 몰라 속수무책이었다. 그런데 유대인 동네에는 비교적 덜 발생하자 유대인들이 우물에 독을 타서 퍼뜨렸다는 소문이 퍼졌고, 유대인 혐오와 학살로 이어졌다. 유대인이 공포와 분노를 배출할 공공의 적이 되었다. 그 이면에는 상술이 뛰어난 유대인들에 대한 기독교인들의 질투가 존재한다. 유대인들은 율법의 정결의식에 따라 목욕을 자주하고, 전염병이 걸리면 무조건 격리시키고, 환자들이 쓰던 물건들을 태워버렸던 것이다. 20세기에 독일의 히틀러는 유대인들이 세계지배를 위해 음모를 꾸민다면서 서유럽 금권정치의 주인공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음모론은 기독교인
볕 좋은 창가에 앉아 밖을 본다. 노랗게 망울을 터트린 산수유와 매화사이를 노랑나비가 날고 제철을 용케도 아는 파리도 유리문에 붙어 껄떡대고 있다. 분명 봄은 왔는데 현실은 춥기만 하다. 이맘때면 놀이터엔 아이들 재잘거림이 끊이질 않았고 산책 나온 발길들로 분주했는데 가끔 지나치는 행인 말고는 한적하기만 하다. 황사와 미세먼지 없는 청명한 날이지만 주말 나들이는커녕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한 시간씩 줄을 서다 돌아서기를 반복하는 일상이 야속하기만 하다.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생소한 운동을 하고 누구도 믿지 못해 서로를 의심하게 됐다. 옆에 사람이 가까이 서는 것이 두렵고 음식점에서도 구석진 자리를 찾아 앉게 되고 가급적 사람이 없는 시간대에 움직이거나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엘리베이터보다는 계단을 이용한다. 이렇게 사람을 접하는 일이 두려우니 생계에 관련된 꼭 필요한 소비 말고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사람 하나 들지 않는 매장을 종일 지키고, 허탕치고 돌아오지만 그래도 날이 밝으면 다시 매장으로 향하며 개점휴업의 시간을 보내다보니 꽃을 봐도 반갑지 않고 나비를 봐도 예쁘지가 않다. 봄이 주는 희망의 메시지는 사라지고 어
결국 세계보건기구가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 즉 ‘팬데믹’을 선언했다. 얼마전까지, 오판(誤判)이길 바랐지만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세계가 패닉에 빠졌다. 경제적 충격은 더했다. 역사적으로 가장 악명 높았던 팬데믹은 중세 유럽 인구 1/3의 생명을 앗아간 흑사병이다. 20세기에는 1918년 스페인독감(사망자 약 2천만~5천만 명 추정), 1957년 아시아독감(사망자 약 100만 명 추정), 1968년 홍콩독감(사망자 약 80만 명 추정)이 해당됐다. 그후 세계보건기구는 2009년 6월 신종플루로 불린 인플루엔자 A(h4N1)에 대해 팬데믹을 선언한 바 있다 전염병 경보는 감염 범위에 따라 나뉜다. 1단계는 동물에 한정된 전염, 2단계는 동물 간 전염을 넘어 소수의 사람에게 전염된 상태, 3단계는 사람들 사이에서 전염이 증가된 상태를 말한다. 4단계는 사람들 사이의 전염이 급히 퍼져 세계적 유행병 발생할 초기 상태, 5단계는 전염이 널리 퍼져 최소 2개국에서 병이 유행하는 상태를 말한다. 6단계 판데믹이란 5단계를 넘어 다른 대륙의 국가에까지 추가 전염이 발생한 상태를 의미한다. 전염병의 세계적 확산으로 가장 주의가 필요한 때 인 것이다. 바이러스는…
그때 생각나서 웃네 /이종문 그때 생각나서 웃네, 그녀를 괴롭히는 그 자식이 빠지라고 물웅덩이 메운 뒤에 그 위에 마른 흙들을 덮어뒀던 그때 생각 그때 생각나서 웃네, 그 자식은 안 빠지고 어머야 난데없이 그녀가 풍덩 빠져 엉망이 되어버렸던 열두어 살 그때 생각 그때 생각나서 웃네, 어떤 놈이 그랬냐며 호랑이 담임 쌤의 불호령에 자수했다, 열흘간 변소 청소를 도맡았던 그때 생각 그때 생각나서 웃네, 혼자 남아 청소할 때 그녀가 양동이에다 물을 떠다 날라주어, 세상에 변소 청소가 그리 좋던 그때 생각 ■ 이종문 1955년 경북 영천 출생으로 1993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저녁밥 찾는 소리』 『봄날도 환한 봄날』 『정말 꿈틀, 하지 뭐니』 『묵 값은 내가 낼게』 『아버지가 서 계시네』 『그때 생각나서 웃네』으로 중앙시조대상을 수상했다.
나는 올해 1월에 만 18세가 되었다. 작년 말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선거권 연령이 ‘만 19세 이상’에서 ‘만 18세 이상’으로 확대되면서 2002년 봄에 태어난 나와 친구들은 몇 달 뒤 치러지는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생애 최초로 투표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만 18세가 되면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있고, 결혼과 취업을 할 수 있으며, 남자의 경우 제1국민역에 편입되어 병역의 의무를 지게 된다. 이처럼 만 18세 이상의 국민은 납세, 국방, 근로, 교육 등 모든 분야에서 국민으로서의 기본 의무를 진다. 그런데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투표권만큼은‘만 19세 이상’에게만 주어져서 만 18세인 국민은 의무는 지면서 권리는 행사할 수 없다는 모순이 있었다. 공적인 영역에서 만 18세인 국민에게도 권리와 의무가 동일하게 주어지는 것이 마땅하고, 그런 의미에서 이번 공직선거법 개정은 늦은 감이 있다. 얼마 전 만 18세 이상으로 선거권 연령이 확대되었음을 알리는 현수막이 고등학교 담장에 걸린 것을 보았다. 올해 고3이 되는 내 친구들은 학기 중에 투표라니 부담스러울 법도 한데 오히려 다들 신이 난 눈치다. ‘낙선자를 찍는 게 영 찜찜해서 무조건 될 사람을 뽑겠다’는 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자 감염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심리 상담까지 찾는 이들이 많다. 전국 각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에는 확진 환자와 자가 격리자 또는 일반인들이 ‘코로나19’와 관련 정신적 스트레스 및 심리적 문제로 상담이 줄을 잇고 있다. 최근 확정 판정을 받지 않았더라도 코로나19로 인해 집단 패닉 현상이 일어나 계속 생각하고 상상하면 불안, 공포, 사람에 대한 불신이 더 커지는 것 같다. 최근 필자가 만난 고객분들은 “집에만 있으면 좋을 줄 알았는데, 너무 우울하기만 해요.”라고 답답하여 상담을 요청했다. “일상이 다 멈춰버려 어떻게 생활해야 할지를 모르겠어요.” “정신이 이상해지는 것 같다.” “공포감이 압도되어 불면증이 심해요”라는 등 힘들다는 하소연을 이야기한다. 최근 방송에서는 온 국민이 이른바 ‘코로나 블루(blue)’를 겪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사람들이 자신도 언제 감염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끼고 무기력과 불안, 우울감
부천 부명고등학교 부천시 중동에 자리한 부명고등학교는 1994년 2월 28일 개교해 올해까지 제24회 졸업식을 거치면서 1만2천474명의 졸업생을 배출했고, 현재 29학급 746명(1학년 228명, 2학년 255명, 3학년 263명)이 85명의 교직원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부명고는 교훈을 ‘성실’로 정해 ‘누가해도 할일이면 내가 하자’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 교화는 이른 봄 화려하게 피는 개나리로 포근한 마음을 뜻하고 있고, 교목은 느티나무로 삼아 헌신적인 사랑과 존경을 드러내고 있다. 부명고는 미래사회를 주도할 바른 인성의 창의·융합형 인재 육성을 교육비전에 따라 ‘미래 사회를 대비하는 역량있는 학생’, ‘학생의 배움과 성장을 지원하는 교육실천가’, ‘미래사회를 주도할 역량을 키워주는 학교’, ‘참여와 소통으로 믿고 신뢰하는 학부모’를 기대상으로 삼고 있다. 또 교육목표로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실천하는 역량 있는 부명인, 미래사회를 주도해 나가는 부명인, 소질과 적성에 맞는 꿈과 끼를 키우는 부명인, 교육공동체…
팬데믹 선언 여파로 글로벌 증시가 낙폭을 키우며 휘청이는 등 국내외 금융시장에도 메가톤급 충격을 주고 있다. WHO가 전염병 최고 경보단계인 팬데믹을 선언한 것은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H1N1) 대유행 이후 11년 만이다. WHO의 이번 결정은 총확진자 수가 110여개국에서 12만명에 이르고 사망자가 4천명을 훌쩍 넘어서는 등 감염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한 데 따른 것이다. WHO는 이전의 대유행과 달리 이번엔 통제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공식적인 팬데믹 선포로 코로나19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이번 팬데믹 선언은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로 74개국에서 확진자 3만명이 나왔을 때 선언한 전례와 비교하면 상당히 늦은 결정이다. 많은 전문가가 일찍이 감염 확산세가 대유행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WHO는 1월 30일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지난달 28일 글로벌 위험도를 ‘매우 높음’으로 상향 조정했을 뿐 팬데믹 선언은 주저해 미온적인 대처라는 쓴소리를 들은 바 있다. 물론 WHO의 위상이 유발하는 국제적인 파장 효과, 특히 과도한 공포감 조성과 혼란 등을 우려해 신중히 결정해야 하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렇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