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들이 결국 거리로 나섰다. 지난 20일 서울세종대로에서 최저임금 인상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24일까지 5일간 광화문사거리 부근에서 천막농성을 갖는다. 한 일간지가 국내 1위 카드사인 신한카드에 의뢰해 올해까지 지난 10년간 가맹점 200만 곳의 상반기 중 창·폐업 현황을 조사한 결과 올해 상반기 중 20만 곳이 폐업했다고 한다. 2009년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 위기 직후 폐업한 16만4천곳보다 3만6천곳(22%)이나 늘어 역대 최대다. 그런데도 정부와 여당은 참으라고 한다. 경제가 최악의 상황임을 보여주는 지표는 또 있다.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에 폐업 신고를 한 개인 및 법인사업자는 90만8천76명이다. 이러한 상태로는 올해 폐업하는 사업자가 1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것도 역대 최대기록이 된다. 거의 대부분이 음식점과 주점, 카페, 치킨집, 소매점 등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이다. 이들이 거리로 뛰쳐나오고 있는 이유다. 최저임금이 인상여파로 신규 고용을 줄였는데도 견디지 못해 폐업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은행 대출도 자꾸 늘어 우리나라 전체 경제에도 큰 위협으로 다가온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와 여당은 딴소리다.…
법을 다루는 사람들이 술을 좋아해서 그렇지는 않을 텐데 우리나라의 법은 술에 취해 저지른 범죄에 지나치게 관대하다. 조두순은 2008년 12월 안산시에서 8세 여아를 강간, 상해하는 천인공노할 범죄를 저지름으로써 한 사람의 일생을 망가트렸고 그 가정을 절망의 나락으로 밀어 넣었다. 사회에도 큰 충격을 줬다. 검찰은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그런데 재판부의 최종판결은 12년 형이었다. 만취에 따른 심신장애 상태를 인정하는 주취경감을 적용한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이 끔찍한 사건이 ‘술 마시고 친 사고’라는 것이다. 그리고 흉악범인 조두순은 오는 2020년 12월 3일 출소를 앞두고 있다. 이에 청와대 게시판에는 ‘조두순 출소반대’ 청원 참여자 60만명을 넘었다. 그러나 이미 처벌받은 죄목에 대해서는 다시 죄를 물을 수 없는 ‘일사부재리’ 원칙으로 인해 재심이 불가능하다. 청와대 게시판엔 음주 범죄 감형을 없애 달라는 청원이 지금도 계속 올라오고 있다. 이런 와중에도 음주자들의 주취 폭행 등 범죄는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 응급실에선 술에 취한 환자가 의료진을 폭행하고 난동을 부렸다. 망치로 의료진을 위협하거나, 시너를 뿌리니 후 불을 지르고, 철로 된 트레이로
영국의 경제학자 콜린 클라크(Colin Grant Clark)는 경제진보의 제조건(The Conditions of Economic Progress, 1940)에서 각국 통계에 대한 국제 비교분석을 통해 산업구조를 제1차 산업, 제2차 산업, 제3차 산업으로 분류하고, 한 나라의 경제가 발달할수록 제1차 산업의 비중은 작아지고 2차, 3차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다는 사실을 밝혀내었다. 제조업은 다양한 원료들을 가공하여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생산하는 산업으로서, 굴뚝이 있는 공장에서 산업 활동을 수행하기 때문에 굴뚝 산업이라고 하고 산업 분류에서는 2차 산업에 해당된다. 우리나라의 제조업 비중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29% 정도라고 한다. 미국(12%), 일본(20%), 독일(22%) 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인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한국경제가 상대적으로 잘 버텼던 이유를 탄탄한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경제시스템에서 찾는 이들이 많다. 당시 한국은 서브프라임 사태로 촉발된 금융위기를 비교적 수월하게 극복할 수 있었는데, 그 비결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조선, 반도체, 석유화학, 전자 등 국내 주력 제조업종들이 일시적 금융 충격에 흔들리지 않
동물과 구별되는 인간만의 특징 중 하나가 두발로 걷기다. ‘호모 에렉투스’ 즉 직립보행 하는 인간이 처음 나타난 게 150만년전이라 하니 제대로 된 걷기의 역사도 그만큼 오래됐다. 인류학자들은 직립보행하면서 두뇌 용량은 커졌고 자유로워진 두 손으로 문명도 창조 할수 있었다고 말한다. 근세 유럽 지식인들은 걷기를 특권처럼 예찬했다. 특히 니체는 “모든 생각은 걷는 자의 발끝에서 나온다”고 하며 찬양했다. 미국의 사상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다음과 같은 예찬은 더욱 빛난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걷기에 필요한 여가와 자유와 독립은 돈으로 살 수 없다. 걷는 자가 되려면 신의 은총이 필요하고 하늘의 섭리가 필요하다. 걷는 자가 되려면 걷는 자의 피가 흐르는 집안에서 태어나야 한다.” 걷기는 건강에도 더 없이 좋은 명약이다.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최선의 운동으로 두뇌 발달과 관계가 있다는 주장도 있듯 걷다 보면 몸뿐만 아니라 마음이 맑아지고 생각도 깊어지기 때문이다. 걷기가 사랑 받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 일 게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짬 날 때마다 혹은 오랜 기간 계획을 세워 먼 길을 떠나며 행복해 한다. 그렇다면 걷기의 속도는 얼마나 될까? 나이 건강 취
시편1편 말씀에 ‘복받을 사람은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가?’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저자인 다윗은 자신이 하나님의 은혜로 복을 받았으며 복을 모든 사람들에게 받으라고 권면하고 있다. “복 있는 사람은 악인들의 꾀를 따르지 아니하며, 죄인들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들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고,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그의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도다. 그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철을 따라 열매를 맺으며 그 잎사귀가 마르지 아나함 같으니 그가 하는 모든 일이 다 형통하리로다. 악인들은 그렇지 아니함이여 오직 바람에 나는 겨와 같도다. 그러므로 악인들은 심판을 견디지 못하며 죄인들이 의인들의 모임에 들지 못하리로다. 무릇 의인들의 길은 여호와께서 인정하시나 악인들의 길은 망하리로다” (시편1편 1-6절) 시편기자가 강조하는 복의 개념은 무엇일까? 첫째, ‘악인들의 꾀를 따르지 않는 자’다. 여기서 악인은 마귀가 주는 생각으로 나아가며 불의를 실행하는 사람을 의미하고 있다. 자신에게 득이 되는 일이면 서슴치 않고 탐욕과 아집과 교만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불행에 길을 자처하는 사람을 말…
낮은 자의 경전 /신혜정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그 흐름의 끝이 어딘 줄 모르고 속도를 탓했던가요 바람이 불 때마다 바람의 자국이 남았습니다 자국을 없애는 일이 그저 쉬운 일이라면 계속 기꺼이 흘러갔을까요 고이면 안 되는 일이 숙명이었듯 잠깐 머문 당신이 남긴 자국, 아무도 모르게 감추는 나는 흘러가는 구름이고, 눈이고, 우박이고, 서리고, 이슬이고…… 대지를 덥히는 태양입니다 내가 아들을 낳고, 아들의 아들의 아들의 아들이 아들을 낳고…… 아들의 아들의 아들의 아들의 아들들이 태어날 때마다, 나는 낮아졌습니다 그것은 내가 남긴 자국을 하나씩 지우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세월이 흘렀습니다 강이 깊었습니다 - ‘여전히 음악처럼 흐르는’(2018) 수록 ‘낮은 자의 경전’이란 제목은 이 시집 전체를 관통하며 반복되는 핵심 이미지다. 통상 ‘경전’이란 공동체의 사유와 무의식, 윤리가 집중된 문장의 더미지만, 여기서의 ‘경전’은 시인이 세계를 바라보는 방향과 높이, 감각적 무게와 밀도를 압축한다. 그는 ‘물-이
경기도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 화폐 발행 지원에 적극 나선다. 지역 화폐의 발행권자는 도내 31개 시장·군수지만 각 시·군 별로 종이상품권 카드상품권 모바일상품권 등 원하는 형태를 선택하면 소요되는 예산을 보조하겠다는 것이다. 지역화폐는 지역내에서 일정 규모의 사람들이 모여 서로 필요로 하는 물품이나 서비스를 교환함으로써 돈이 없더라도 어느 정도 필요한 소비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민선 7기 지방선거에서 많은 후보자들이 내건 공약으로 성남시에서는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됐고, 시흥시는 지난 4월 지역화폐에 관한 조례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경기도가 추산하고 있는 지역화폐 발행 규모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총 1조5천905억 원이며 이를 위한 도의 예산 지원액은 4년간 모두 290억원이다. 1조5천905억원 중에서 7천53억원은 일반 상품권으로, 8천852억 원은 청년배당, 산후조리비 등 민선7기 주요 정책 사업용으로 발행되는데, 청년배당은 연 1천790억원, 산후조리비는 연 423억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지역 화폐가 성공을 거둔다면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소상공인 매출 증대 등의 여러가지 실질적인…
지난 16일은 삼복 중 마지막 복날인 말복이다. 이날 복다림용으로 엄청난 수의 닭과 염소, 개들이 수난을 당했다. 폭염을 견디느라 허약해진 체력을 보충한다는 복다림은 세시풍속으로 뿌리내렸다. 복날에는 물가에서 고기를 잡아 천렵국을 끓여 먹었으며 민어탕과 육개장을 먹기도 했다. 특히 삼계탕과 개장국은 복날을 대표하는 보양음식이다. 그런데 개고기를 사용하는 보신탕이 삼복 때만 되면 문제가 되고 있다.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지난 88서울올림픽 때 한국인들의 개고기 식용문제를 들먹이며 서울올림픽을 보이콧하자는 프랑스 여배우 브리짓 바르도의 발언이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그 후 한국은 대표적인 개 식용국가로 인식됐다. 그런데 우리나라만 개고기를 먹는 것이 아니다.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심지어는 유럽 일부 지역에서도 개고기 식용문화가 있다. 중국 광서 장족자치구엔 개고기축제도 있다. 중국에서는 매년 약 1천500만~2천마리의 개·고양이가 식용으로 도축되고 베트남에서도 500만마리 이상의 개가 도축되고 있다고 한다. 인도네시아에도 개를 즐겨 먹는 사람들이 많다. 이에 지난 1월에는 배우 캐머런 디아즈, 생태학자 제인 구달 등 총 93만명이 참여한 개고기 식
며칠 전 영화감독인 지인의 초대로 그녀의 작품 ‘기억의 소리’라는 영화를 감상했다. 이 영화가 ‘2018년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에서 ‘올해의 뉴미디어 대안장편영화’로 선정되었기에 축하와 격려의 의미를 겸한 자리였다. 영화 시작부터 조명된 산속의 전경과 흐르는 강물, 숲속에 위치한 주인공의 저택에 이르기까지의 영상미가 예사롭지 않았다. 하지만 영화 중반에 이르기까지 스토리의 전개가 참으로 난해했고 흐름을 따라가기가 힘들었다. 어쩌면 한국영화사 중에 가장 난해하고 상징체계 역시 복잡한 영화로 기록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보고서야 비로소 전체적인 영화의 구성과 작가 메시지의 의도된 상징들에 의미가 가물거리며 어렴풋했다. 영화가 끝나고 이어진 감독과의 대화시간 동안 그리고 뒤풀이 자리에 머무는 동안에도 머릿속은 영화제목 ‘기억의 소리’처럼 그 잔상으로 가득했다. 오랜 시간 고귀한 예술을 순수히 받아들이며 감동하기보다는 흡사 외과의사가 메스를 들고 해부하듯이 작가의 의식과 무의식을 분석하는 작업에 허송세월을 보냈던 필자에게 언젠가부터 잦아든 스스…
자녀를 훌륭하게 기르고자 하는 마음은 이 세상 모든 부모들의 공통 소망이다. 특히 우리나라 부모의 자녀 교육열은 단연 세계 최고이다. 우리나라 부모의 남다른 교육열은 교육이 자녀의 장래를 위한 투자이고 자녀의 행복을 위한 투자라는 생각에서 비롯된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방법론에서 잘못된 인식을 찾아 볼 수 있다. 부모들이 “내 자식이 생존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매몰되어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부모는 자녀를 잘 가르쳐서 출세하거나, 돈을 많이 벌거나, 유명해지거나, 윤택한 생활을 하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녀가 친구들과 경쟁에서 무조건 이겨 일류 대학에 진학하고, 졸업 후 의사나 판검사사가 되거나 대기업에 입사하거나 공무원시험에 합격하여 잘 살기를 바란다. 얼마 전 서울에 사는 딸 내 집을 방문하여 손자의 일과표를 보고 놀랐다. 일과표 어디에도 휴식시간이 보이지 않았다. 학교에서 학원으로 이동하는 시간이 있을 뿐이다. 오후 3시면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는 시간이지만 가방만 바꿔 곧바로 학원에 가는 시간이다. 영어와 수학은 기본이고 예능 한 과목을 더 마치고 집에 들어오는 시간은 8시가 다 되어서이다. 저녁을 먹고 나서 또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