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행에 이어 이번 여행도 국립서울현충원으로 떠나보자. 국립서울현충원이 자리한 곳은 조선시대 창빈 안씨의 묘소가 있는 곳이다. 즉 국립서울현충원의 원주인은 창빈 안씨인 셈이다. 창빈 안씨는 궁녀출신으로 중종임금의 후궁이 되었다. 슬하에 영양군과 덕흥대원군, 정신옹주 등 2남 1녀를 두었다. 창빈 안씨의 둘째 아들 덕흥대원군은 선조의 부친이시다. 즉 창빈 안씨는 선조의 할머니이며, 선조의 할머니 묘소가 국립서울현충원에 자리해 있는 것이다. 장중한 느낌의 창빈 안씨 신도비를 지나 창빈 안씨의 묘역에 오른다. 곡장으로 둘러싸인 묘역은 엄마의 품에 안긴 것처럼 포근한 느낌이다. 이곳은 천하의 명당으로 알려진 곳으로, 능침 앞으로 묘비와 장명등이, 좌우로는 망주석과 문무석인이 자리하고 있다. 창빈 안씨의 묘소 주변에 국가원수 묘가 자리하고 있다. 국립서울현충원에는 총 4분의 대통령 묘역이 조성되어 있는데, 초대 대통령이셨던 이승만 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 그리고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 묘역이 조성되어 있다. 현충원의 가장 높고 깊숙한 곳에 자리한 묘역이 박정희 대통령의 묘역이다. 박정희 대통령의 묘역은 육영수 여사와 나란히 조성되어 있다. 장례식 때 사용되었
지난해 여름, 경주학술회의에 참가했다가 오후에 관광에 나섰다. 시내를 벗어나 감은사지와 대왕암을 둘러보는 일정이었다. 감은사지에서 천년의 세월을 당당하게 서 있는 삼층석탑 앞에 섰다가 대왕암으로 향했다. ‘주역’ 건괘에 나오는, ‘비룡재천(飛龍在天) 이견대인(利見大人)’에서 이름이 유래한 이견대에 올라 대왕암을 찾았다. 태풍의 영향으로 거센 파도가 연신 대왕암을 덮쳤으나 이름답게 대왕암은 의연했다. 그 감동의 여운이 가시기 전에 ‘삼국사기’를 펼쳤다. 682년 여름, 신문왕이 바다에 떠다니는 산을 바라보다가 아버지 문무왕과 외삼촌 김유신 장군이 보낸 용을 만났다는 이야기에 눈길이 머문다. 감은사지는 문무왕과 신문왕 부자의 합작품이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표지에 사용되어 더욱 친숙해진 삼층석탑이 서 있는 감은사는 삼국을 통일한 후 문무왕이 왜구의 침략을 막기 위해 불심으로 건립을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공사를 마치기 전에 문무왕이 서거하자 아들 신문왕이 불사를 완성했다. 신문왕은 동해 용왕이 된 아버지 문무왕이 편히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을 금당 아래에 마련해 두었다. 감
1956년 국회에서 이른바 ‘대통령 방귀사건’을 폭로됐다. 이승만 대통령이 광나루에서 낚시를 하던 중 방귀를 뀌자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익흥 내무장관이 ‘각하시원하시겠습니다’라고 아부했다는 내용이다. 그러자 국민들은 ‘그런 사람이 대통령을 보필하고 장관 노릇을 하면 대한민국의 명의가 서겠는가’ 라며 분개했다. 권력자의 예쁨을 받으려는 ‘아부’의 대표적 유형이 아닌가 싶다. 기쁨조는 대부분 이런 ‘아부의 달인’들이 만들어내는 산물이다. 물론 권력자의 요구에 의해 생겨나기도 하지만 둘 다 조직에 속한 사람의 의사와 전혀 무관하다.그리고 오직 지시와 강요에 의해 운영 되는 것이 특징이다. 실체의 존재여부를 떠나 기쁨조 하면 북한을 먼저 떠 울린다. 일부 탈북자들과 ‘카더라’식 통신을 통해 과거 북한 최고 권력자에게 기쁨을 주기위해 18세부터 25세까지의 젊은 여성들로 구성된 조직으로 우리에게 알려져 왔기 때문이다. 물론 진실성에 대해선 아직 확인된 것은 없지만 지금도 기쁨조 하면 많은 사람들이여성을 성 노리개로 삼은 ‘권력의 민낯’과 연관 지어 생각한다. 12년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전속 요리사로 지내다가 2001년 탈북 이후 저술가이자 강연자로 전업한 일본인 후
세상을 살다보면 솔직함이 절대적인 것이라고 생각할 때가 있다. 그런데 우리가 사는 세상에 절대적 진실이 있을까를 생각해 보면, 솔직함이라는 것은 상대적인 존재일 수 있다는 점을 실감하게 된다. 다시 말해서 솔직함이라는 것도 ‘비교적’ 솔직하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때가 있다는 말이다.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요새 미국과 북한이 하는 ‘말’ 때문이다. 북한이 절대적이든 상대적이든 솔직하다는 생각을 가져본 적은 없었다. 아니 오히려 정 반대였다. 북한은 입만 열면 거짓을 늘어놓는 존재로 보였다. 열악한 인권상황에 대한 북한의 궤변을 봐도 그렇고, 북한이 핵을 포기하겠다고 말했을 때도 그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북한은 전혀 신뢰할 수 없는 존재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폼페이오의 북한 방문 이후 미국과 북한이 말하는 것을 보면, 미국보다 북한이 솔직하다는 생각이 든다. 회담 직후 폼페이오 장관은 일본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이번 회담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며, 이번 협상이 ‘생산적’이었으며 양측이 ‘선의로(in good faith)’ 대화에 임했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힘 /서연우 은행나무 잎들의 사이가 멀어진다 열매는 햇살을 끄집어 당기고 초록 속에 숨어 있다 들킨 바람이 은행잎을 물고 번지점프 한다 은행나무 한쪽이 잠깐 빈다 나의 한쪽도 잠깐 빈다 내가 만든 시간이 아니라, 공전 중인 지구의 기울어진 시간 안에서 우리는 서로 내일의 밑받침 아무도 모르게 저를 키워 온 바닥을 뒹굴던 들통 속 말복 지난 습기가 가난해진다 다시 무언가 먹을 수 있다는 희망 알이 단단히 밴 감정으로 보송보송하다 가을이 소 눈처럼 맑다 - 서연우 시집 ‘라그랑주포인트’ 중에서 일상적으로 농작물을 비롯한 식물들은 빛의 양에 따라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인다. 그리고 빛의 세기에 따라 잎들은 상하운동을 하며 빛을 훔치는 습관이 있다. 즉 한 줌의 빛이라도 더 흡수해가며 생장과 열매의 결실을 유도하는 현상이다. 시인은 은행나무의 생장부터 결실과정까지 세밀하게 관찰하여 자연과 식물의 조화를 시로 승화 시켰다. 햇볕을 조금이라도 더 쬐려고 잎들의 사이를 넓히는 과정, 감광성에 의한 잎의 상하 운동을 위험을 내포한 번지 점프로 표현을 했다. 이는 어쩌면 은행나무가 아닌 나를 낳아주고 키워주신 어머니의 일대기다. 모진 풍파와 고…
최근 인천시의 일부 직위 내정발표와 공모를 놓고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시장직 인수위원회는 지난 달 29일 경제정무부시장에 허종식 민주당 남구갑위원장을, 대변인에는 김은경 정책위원회 부의장을 각각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인천시는 내정된 부시장과 대변인을 공개선발하기 위해 모집공고를 냈다는 것이다. 부시장은 이달 16∼18일 응시원서를 접수하고 이후 서류 심사와 면접시험을 거쳐 20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변인 공개모집의 경우 이달 16∼20일 사이 원서를 접수하고, 21∼26일 서류 전형과 면접시험을 거쳐 이달 말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른 바 ‘선(先) 내정, 후(後) 공모’라는 논란에 휩싸이고 있는 것이다. 내정자 발표가 인수위원회의 실수였는지 의도적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우리가 알 수 없다. 혹시라도 의도가 있었다면 이미 내정자를 발표했으니 원서접수에 참고하라는 의도로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이같은 논란에 대한 시 관계자의 답변 또한 그럴 듯하다. “내정은 어디까지나 확정된 것이 아니다. 공개모집에서 더 훌륭한 지원자가 있다면 채용할 수 있기에 공모 절차를 밟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원칙적으로는 맞는 말이다.
여성으로서 우리나라 최초 서양화 개인전을 연 화가 나혜석을 기리기 위한 ‘나혜석 생가터 문화예술제-붉은 꽃은 피고 지고 다시 피다’ 행사가 6일부터 8일까지 수원시 성안 마을인 행궁동 일대에서 열렸다. 이곳은 나혜석의 출생지다. 수원군 수원면 신풍리(新豊里) 291번지, 현재의 행궁동(신풍동) 화령전 옆이다. 이곳에서 수원삼일여학교(현 매향중)에 다녔고 게다가 1929년 9월 13~14일 수원포교당에서 개인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그의 그림에서 서호, 화령전 작약, 수원천 수문 등 수원의 풍경을 볼 수 있다. 시집 ‘국경의 밤’을 펴낸 시인 김동환에게 보낸 엽서에 고향 수원은 가는 곳마다 그림을 그릴 만한 곳이라고 했다. 로마성과 비교하면서 화성이 보다 로맨틱하다고 썼을 정도다. 고향 수원과 화성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음을 엿볼 수 있다. 김우영과 이혼하고 나서는 다시 수원으로 돌아와 태장면 지리 557번지(현 팔달구 지동 385번지, 못골시장 내)에 자리를 잡고 그림을 그리면서 글도 썼다. 예술가로, 독립운동가, 여성 선각자로 치열한 삶을 살았던 나혜석이 수원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그동안 나혜석 관련 연구나 사업이 몇몇 예술가나 지식인, 여성계의
영화 ‘식스센스’는 귀신을 볼 수 있는 감각을 지닌 아이의 얘기다. 안이비설신(眼耳鼻舌身).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등 5감 이외의 감각들을 흔히 6감이라 부르는데, 5감을 이용하여 기억하고 그 기억으로 생각하는 의(意)도 6감에 속한다. 6감은 물질적 접촉 없이 느끼는 감각들이다. 다중지능이론으로 유명한 ‘하워드 가드너’도 영적지능을 따로 구분했으며 시중에는 그런 6감으로 아이를 키우자는 책도 있다. 그런데 최근 로봇들의 5감이 급속도로 발달하고 있다. 로봇의 두뇌가 될 컴퓨터의 후예 인공지능은 이미 일기예보나 증시예측, 심리분석 등에서 인간의 6감을 능가하고 있다. 즉 로봇 6감의 시대가 왔다. 시각과 청각은 카메라와 현미경을 생각해본다면 그리고 인간이 들을 수 없는 주파수를 로봇이 감지할 수 있기에 인간이 로봇을 이길 수 없다고 바로 느낌이 온다. 촉각의 경우 최근 과학뉴스들이 많다. 인조인간로봇의 피부가 될 전자피부는 온도와 압력과 질감을 느끼고 있다. 게다가 인간의 피부처럼 부드럽게 발전하고 있다. 부드러운 가짜피부 속에 부드러운 유기소자를 이용해 생물의 촉각 신경을 모사했으며, 동물의 피부처럼…
우체국에서 상품 배송 중이라는 알림문자가 왔다. 주문한 물건이 없는데 무엇일까 궁금했다. 퇴근 후 현관 앞에 커다란 상자가 놓여있었고 살펴보니 진주에 사는 동생이 보낸 양파즙이다. 뜻밖의 선물이라 고맙다. 고맙다는 인사와 다음엔 내가 내려서 같이 나눠먹자며 통화를 하고나니 마음의 훈훈하다. 참 편리한 세상이다. 택배회사가 있어 어디든 제품을 배송해주기도 하지만 인터넷상에서 선물도 주고받는다. 며칠 전 딸아이의 생일이었다. 케이크와 선물이 모바일로 배달되었다. 커피도 왔고 아이스크림도 왔다. 젊은이들이라 그런지 생일선물도 다양하고 뜻밖에 선물도 있다. 한 친구는 수박을 보냈다. 전남 영암에서 택배로 도착한 수박 한 덩이를 보고 얼마나 우습고 재미있던지 한참을 웃었다. 큰 쟁반에 수박을 놓고 칼을 대는 순간 수박이 몸을 활짝 연다. 당도가 높아 맛이 좋았다. 수박을 생일 선물로 보낸 사람은 처음이라며 웃고 떠들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지만 한쪽으론 씁쓸한 생각도 든다. 생일이거나 축하할 일이 생기면 서로 만나서 얼굴 보며 커피를 마시든 소주를 한잔 하든 하면서 마음 나누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풀어내기도 하면서 끈끈한 관계를 유지했는데 요즘 젊은이들은 다르다. 선물도…
세상에서 가장 쉬운 것은 무엇이고, 가장 어려운 것은 무엇일까?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이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것은 남을 비판 하는 것이고, 아울러 가장 어려운 것은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다, 라는 말과 더불어 세상을 옳게 사는 길이 무엇인가에 대해 그는 다른 사람이 그런 짓을 한다고 비난하는 바로 그 행위를 자신 스스로 행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참되게 사는 길이라고 외쳤다. 더불어 사는 현실 속에서 상대를 이해하고 상대가 나를 이해하고 납득할 만한 처세를 하고 산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사람들 각자의 생각과 태도가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잘못된 생각과 행동으로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비일비재 하다. 어떤 경쟁 관계에서 승패의 다른 입장에 놓였을 때 상대의 실패와 실족에 대해서 상대가 무능하고 부족하고, 자신은 역량이 뛰어나서 그러한 결과를 갖게 되었다는 과신과 오만함을 갖고 상대에 대한 비난과 자신의 실제 모습을 잃고 승리와 성취에 도취되어서 그릇된 행동을 하는 경우가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에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민의는 여당의 압승을 이끌어 주었다. 야당의 정치적 과오에 대한 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