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우리가 사람을 판단할 때는 그 사람의 그릇의 크기를 가늠해보기도 한다. 우리 지역을 이끌어갈 사람은 어느 정도의 그릇을 가진 사람인지 잘 판단해야 할 시기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최초로 토기가 등장했던 신석기 시대, 빗살무늬토기를 만나러 여행을 떠나보자. 1925년 서울 한강에 큰 홍수가 나면서 암사동에서 한 무더기의 빗살무늬토기가 발견된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였던 당시에는 토기에 대한 관심은 도자기에 비해 현저히 떨어졌다. 암사동과 빗살무늬토기는 해방 후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에 우리의 관심 속으로 등장한다. 점과 선을 이용한 다양한 무늬장식을 한 빗살무늬토기. 오늘은 암사동 선사유적지 5호 집터에서 출토된 빗살무늬토기를 만나보자. 빗살무늬토기는 생김새가 아주 독특하다. 그릇의 바닥면이 평평하지 않고 뾰족한 모습이다. 이렇게 아래가 뾰족한 모습의 토기를 첨저형 토기라고 한다. 첨저형 토기는 워낙 독특한 모습이라 빗살무늬토기 하면 의례 첨저형 토기만 생각하지만 보통의 그릇처럼 평평한 모습의 빗살무늬토기도 있다. 그런데 빗살무늬토기는 왜 밑이 뾰족할까? 일반적으로 알려진 내용은 모래나 땅 속에 쉽게 파묻게 하기 위해서이다. 뾰족
여름 장마와 같은 봄비 속에서 초록빛 가득찰 대지를 기다리는 촌로(村老)의 순응하는 마음과 같이 ‘희망’을 마주하는 하루하루를 만들어 가고 싶다. 무탈함을 기원하며 세상을 살아가는 인간의 삶이 늘 새옹지마와 같음을 알지만, 경찰에 입직하여 30여 년간 근무하면서 전국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 살인·강도·강간 등 강력사건의 범인을 검거하고 피해를 입은 국민들에게 공기와 같은 일상의 평온을 돌려주어야겠다는 간절한 마음을 담고 근무하는 것이 경찰관의 존재 이유라 여기며 살아왔다. 2015년을 ‘피해자 보호의 원년’으로 선포한 후 작년에는 세간을 떠들썩하게 하였던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건을 들여다보면서 기존의 범인검거를 통한 범죄억제라는 형사정책만으로는 국민에게 공감받는 경찰이 되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절감하였고 또한 범죄피해자와 가족들에 대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을 때 쯤 현장에 배치되어 피해자와 함께하는 피해자 전담경찰관 제도를 직접 접하게 되었다. 즉, 범인 검거 및 처벌 등 고유의 경찰활동 이외에 범죄피해자의 조속한 일상 복귀를 도와줄 수 있는 피해자 전담경
요즘의 세상에는 어디를 가나 대장이 너무 많다. 대장이 너무 많으면 사회가 혼란스럽고 모든 경쟁에서 패배할 수밖에 없게 된다. 사람으로 치면 머리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사람에게는 머리가 하나라야 손발이 잘 움직여 목적한 일을 처리하게 된다. 만약 머리가 많고 손발이 없으면 그 사람은 아무 일도 못하게 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머리가 많은 세상에서 그 국가나 민족이 행복해진 적은 한 번도 없다. 예를 들면 강국 고구려가 망했던 것은 연개소문의 동생 연정토나 그 아들 남생 남건 등, 사람의 머리인 대장이 너무 많았던 이유였다. 세계사적으로 유명한 ‘파르살로스’ 해전도 마찬가지였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올라가게 돼 카이사르는 보병 2만 2천, 기병 1천기뿐인데 폼페이우스는 보병이 무려 4만 7천, 기병은 더욱 많아 7천기나 되었다. 카이사르 쪽은 대장이 카이사르 하나였으나 폼페이우스 측은 폼페이우스의 명령에 항의적인 말이 많은 대장이 수십 명이었다. 사공이 많아 배가 산으로 올라가는 꼴이었다. 더구나 폼페이이수 측은 승리의 축하파티를 준비하면서 논공행상으로 다툼까지 하고 있었다. 지금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다 대장노릇을 하려고 한
이번 지방선거 사전 투표율은 20.1%였다. 지난 지방선거 사전 투표율이 13.31%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지방선거 투표율은 지난번보다 높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이번 선거에서 투표율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이 부분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여기서 지난 대선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지난 19대 대선 당시 사전 투표율은 26.06%였다. 역대 가장 높은 사전 투표율이었다. 그런데 19대 대선 최종 투표율은 77.2%였다. 대통령 직선제가 다시 실시된 1987년 13대 대선 이후의 대선 평균 투표율이 76.94%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9대 대선의 최종 투표율은 거의 대선 평균 투표율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19대 대선을 놓고 본다면, 사전 투표율이 높다하더라도 최종 투표율이 높을 것이라는 등식은 잘 성립되지 않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그 이유가 무엇일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사전 투표라는 것은 유권자들의 투표 편의를 위해 실시하는 것이다. 그런데 사전 투표에 참여하는 이들은 일반적으로 정치에 관심이 아주 높은 이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 유권자들의 경우에는 사전투표제도가
노을에 들다 /조수일 대문을 열고 나오려다 멈칫, 숨을 죽인다 주차된 차 후미 귀퉁이를 잡고 바스러질 듯 서 있는, 옷깃이 보인다 비둘기색 양복 바짓단 헐렁거림이 보여 온다 비스듬히 차체에 기댄 주렁이 보이고 주렁 끝 손잡이 마냥 곡진하게 굽은 등이 보인다 노신사, 볼 일 보는 중이다 오줌발, 얼마나 곤궁스레 수척히 말랐는지 소리도 없다 뒷바퀴를 방울방울 새의 눈물, 그것처럼 타고 흘렀을 생의 끝자락이 보인다 비척비척 걸음을 뗀다 애가 타는지 얼굴 벌겋게 달아오른 해가 골목을 붉게 물들인다 잦은 잔바람에 이제는 노쇠해져 훌렁훌렁 넘어지는 집집마다의 노송 한 그루, 지금 노을 속으로 들고 있다 문 틈새 담벼락 타고 막 피어오르던 넝쿨장미의 먼 산 보던 눈 가, 벌개진다 이렇게 따뜻한 시선이 있을까, 이렇게 따뜻한 마음이 있을까. 양복을 입은 노인이 주차된 차 후미에서 오줌을 누는 것을 보면서 주책이라고 흉보기 바쁜 세상인데, 그것을 이렇게 그려 놓다니 도대체 어떤 눈을 가진 사람일까. 비스듬히 차에 기대서 누는 오줌발을 통해서 “얼마나 곤궁스레 수척히 말랐는지 소리도 없다”고 말하는 대목과, 자동차 “뒷바퀴를 방울방울 새의 눈물
청년들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시간당 최저임금 인상여파가 알바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쳐 이곳마저도 일할 데가 없다는 것이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4월 15~19세 취업자 수는 18만9천 명으로, 지난해 4월보다 7만6천 명이 줄어 28.6% 감소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82년 7월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감소율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는 10%대에 머물렀으나 4월에 급격히 높아진 것이다. 이같은 원인 중의 하나는 10대 후반 취업자의 대부분은 아르바이트 같은 불안정한 노동을 하고 있는데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 등의 인건비 부담 때문에 고용 배제의 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지난 8일 하남시 쇼핑센터인 ‘스타필드 하남’에서 열린 신세계그룹과의 현장소통간담회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올해 상반기 고용증가가 정부의 예상과 큰 차이를 보이며 저조한 기록을 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고용지표에 관해 “상반기 중에 10만 후반대의 고용증가를 예상한다”고 말해 작년에 정부가 예상한 목표치 32만명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공공부문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나 일자리는 시장과 기업이 창출하
그동안 여러 차례 본란을 통해 초미세먼지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정부의 강력한 대책을 촉구했다. 초미세먼지는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아주 위험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7일 초미세먼지가 얼마나 무서운가를 보여주는 연구결과가 나와 국민에게 충격을 줬다. 홍윤철 서울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교수팀은 국내에서 대기 중 초미세먼지(PM2.5)로 조기 사망하는 인구가 한해 1만2천 명에 육박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홍 교수팀은 국내 최초로 최신 세계보건기구(WHO) 방식을 적용해 전국 권역별 사망자를 산출했다. 2015년 지역별 초미세먼지 농도, 연령과 특정사망률 등을 토대로 한 조사 결과 연평균 24.4㎍/㎥ 초미세먼지에 노출돼 한해 1만1천924명이 조기 사망했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쉽게 말하자면 2015년 한 해 동안 사망한 국민들 중에서 1만 2천명 가까운 사람들이 미세먼지 때문에 일찍 죽음에 이르렀다는 얘기다. 2015년은 한국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WHO 권고기준인 10㎍/㎥를 두 배 이상 상회했던 해였다. 그동안 막연하게 미세먼지가 폐에 나쁠 것이란 정도로 생각해온 대다수의 국민들은 이번 연구결과에 경악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2015년 이후 점점…
필자는 최근 ‘개성의 탄생(주디스 리치 해리스 저)’이라는 책 속의 문장들을 음미하면서 많은 것들을 떠올렸다. 존 듀이(미국 철학자이자 교육학자)가 강조한 ‘중요한 사람’이라고 느끼려는 인간의 욕망과 함께 매슬로우(미국 심리학자이자 철학자)가 욕구발달 단계에서 자아실현 전단계로 배치한 소속감과 자존감, 그리고 아들러(오스트리아 정신의학자)의 미움 받을 용기와 평범해질 용기가 바로 그것이다. 게다가 루이스 터먼(미국의 심리학자)과 하버드대학의 건강수명에 관한 70년 이상의 종적연구와 로제토 마을이 동시에 떠올랐다. 해리스는 사람의 인격과 성격을 변화시키는 가장 큰 동인을, 사랑을 원하는 관계방식(소속감)과 유능함 그리고 지위를 원하는 경쟁방식(자존감)이라고 결론냈다. 사랑의 소속감과 성취의 자존감은 매슬로우가 자아실현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했다. 듀이의 ‘중요한 사람’이란 느낌도 사랑받고 존경받으면 이루어지는 것이다. 평생의 종적연구에서 건강하게 오래 사는 사람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2가지도 마찬가지다. 우선 ‘성취감’인데, 이는 지위를 얻는 경쟁방식과 관련
시민과 경찰이 상생하는, 상상을 초월하는 생생한 인권영화제 작품 공모전이 열린다. 불가침의 권리 인권(人權)을 시민과 경찰이 함께 고민하는 인권영화제는 경찰의 인권감수성을 제고하기 위해 매년 경찰청 주관으로 2012년 중앙 정부기관 최초로 시작되어 6회에 걸쳐 작품이 출품될 만큼 많은 관심과 호평을 받아왔다. 인권영화제는 경찰을 상징하는 숫자 ‘112’와 ‘3분’을 활용하고 인권적 상상과 경찰의 활약상을 생생하게 표현한 영화제를 지향하며, 시민과 경찰이 상생하는 영화제로 도약하기 위해 ‘상상’과 ‘생생’을 컨셉으로 정했다. 또 경찰관들의 인권 감수성을 고양하고 시민과 경찰이 문화를 통해 교감하는 ‘소통과 공감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오는 7월 15일까지 공모한다. 출품 대상은 인권과 관련된 모든 내용의 상상 112초 극영화, 생생 LIVE 다큐멘터리 두 부분이다. 응모 자격은 경찰관을 포함 대한민국 국민이나 거주 외국인으로 시민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이번 영화제에 출품되는 작품들은 안성경찰서 청문감사실(☎031-8046-0316)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의…
오월을 보내면서 날씨가 더워지면서 초여름 날씨가 이어진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햇볕이 좋아 보였는데 이젠 뜨겁게 보인다. 햇빛보다 그늘을 찾게 된다. 지나는 사람들의 손에 아이스커피가 들려있고 빨대로 한 모금씩 빨면서 얘기를 나누며 걸어가는 모습이 경쾌하다. 오늘도 더위를 피하고 싶어 시원한 아이스커피를 마신다. 커피숍까지 가기는 멀고 아쉬운 대로 편의점에서 들고 와서 얼음이 담긴 1회용 컵에 이미 추출된 액상 커피를 넣고 뚜껑을 덮은 다음 빨대를 꽂아 한 모금 쭈욱 빨아들인다. 시원한 아이스커피가 목으로 넘어가는 순간 스위치가 켜진다. 대체불가의 복원력으로 온 몸이 깨어난다. 더위는 가고 시원함과 함께 커피향이 내 몸 구석구석을 새로운 에너지로 채우는 이 느낌이 있어 커피와 멀어지기 힘들다. 빨대는 마시기도 좋고 이동 중에도 쏟거나 흘릴 위험이 없어 간편하게 이용하게 된다. 시원한 맛에 계속 마시다 보면 어느새 빨대에서 바람소리가 나기 시작한다. 이렇게 편리하게 사용하는 빨대가 우리에게 주는 폐해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 보기 전에 우리 생활에 깊숙하게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빨대의 숨겨진 얼굴을 알게 되면서 더 이상 함께 하기 어려워졌다. 물고 빨고 하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