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숨을 죽였던 동(冬)장군이 위세를 떨친다. 골바람이 불라치면 칼날같이 뺨을 스치고 지나간다. 마스크를 기본으로 장착하고 목도리, 장갑, 겹쳐입은 옷으로 아침채비를 마쳤지만 그래도 춥다. 겨우내 따뜻한 역습에 속수무책(?)적으로 있는 줄 알았던 겨울이 막바지에 반격의 역습을 시작한 듯 하다. 2월 중순부터 열리는 동계체전이 개·폐회식없이 치러지는 등 많은 일정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쪼그라드는 형상이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답을 구하는 필자는 오늘도 주민들과 만남의 시간을 가진다. 주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위기 상황 속 흰색, 검정색의 마스크복면을 섞어가며 나타난다. 간혹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분들도 보인다. 살짝이 들리는 기침소리, 훌쩍이는 소리는 주제를 이야기로 나누는 것보다 더 잘 들리고 관심이 가는 건 어쩔수 없나 보다. 그 마음을 알기에 필자는 열심히 예방수칙을 지킨다. 마스크 착용은 필수이고, 손도 자주 30초 이상 씻고 세정제도 보이면 바로 바른다. 주민과 만남에 있어 최소한의 예방수칙 준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속 기본 예의가 되었고, 일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중국 본토를 넘어 세계를 강타하고, 우리 사회에도
어린 시절 소리 내어 교과서를 읽던 기억이 난다. 그 때 읽고 낭송했던 교과서 내용은 아직도 생생하다. 그 때 선생님들은 왜 그리 낭송을 시켰는지, 그 때는 힘들었지만, 하나의 추억이 되었다. 친구들과 낭송했던 동시와 구구단 외우던 추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성우 서혜정은 소리 내어 읽으면, 더 오래 기억하고, 더 잘 이해하며, 글쓴이와 교감하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처음에는 발성이 서툴러 목이 아프고 힘들지만, 자꾸 소리 내어 읽다 보면 저절로 달라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꾸준히 소리 내어 읽다보면, 호흡도 자연스럽게 복식으로 전환되어 성우처럼 아름다운 목소리에 스스로 놀랄 것이다. 점점 몸에서 소리가 울리고 목의 부담이 줄어들고, 발음이 분명해져 자신감을 갖게 된다. 지하주차장에 주차를 하고는 주차위치를 몰라 당황해 하는 경우가 있다. 주차후 소리 내어 주차위치를 말해 보면, 나중에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배운 내용을 친구들에게 소리 내어 설명해 봄으로써 자기가 제대로 알고 있는지 점검도 되고 기억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 ‘낭송의 달인 호모큐라스’와 ‘낭송 Q시리즈’를 출간한 고미숙 작가도 낭송의 장점에 대해 말했다. 낭송은…
…
정장선 평택시장 “약속에 대한 믿음은 살아온 삶과 그 삶의 진정성에서 나옵니다. 행복한 평택시민들에게 그 새로운 시작을 약속합니다!” 민선7기를 책임지고 있는 정장선 평택시장이 당선 이후 지금까지 ‘시민중심의 새로운 평택’을 만들어 나갈 비전 제시에 모든 시정을 끌어 모으고 있다. 정 시장에게 시민은 ‘시정의 주체’이자 평택의 성장과 발전을 이끌 ‘동반자’다. 이에 정장선 시장으로부터 시정 전반에 관한 소신과 앞으로의 계획을 직접 들어봤다. ‘시민 중심 새로운 평택’ 큰그림 품격있는 국제도시 소통하는 열린 도시 환경 우선 클린도시 환황해권 경제도시 지금까지 이룬 성과 안정·신평·서정·신장 도시재생사업과 포승읍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 등 정부 공모사업 7건 선정… 역점시책 추진 평택 브레인시티 작년 5월부터 조성 중 평택항 육상전원공급장치 6기 확보 미세먼지 공동대응 협의체도 구성 올해 주요 추진사업 4차산업시대 대응 산업구조 체질 개선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 미래 연료 수소생산시설 구축사…
회사채용은 얼마나 공정 할까? 최근 이를 예측 할 수 있는 여론조사가 나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한 취업 포털이 기업 인사담당자 222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는데 그 결과 “61%가 채용 공정성을 강화해야 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만큼 불공정 하다는 의미다. 사람의 감정이 개입 되다보니 정확한 평가가 어렵다는 얘기도 된다. 실제 설문에 참여한 담당자들 조차 자사 채용 공정성을 100점 만점 기준 평균 77점으로 평가했을 정도다. 내용별로는 서류 전형의 경우 나이(46%), 학력(37%), 성별(33%), 출신학교(28%) 등이 불공정 평가항목으로 꼽았다. 면접은 결혼·연애·출산(49%) 나이(38%), 가족(20%) 등이었다. 그동안 불공정 채용 근절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계속되고 법적으로 각종 예방책을 강구 했지만 ‘기울어진 운동장’은 여전히 고쳐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AI 채용 시스템이다. 지원자의 개인 신상을 완전히 배제한 블라인드 면접보다 더 확실하다고 해서 기업들이 앞 다투어 도입하고 있다. 2018년 AI 면접위원을 활용하는 국내 기업은 6곳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AI 면접을 기업은 185개사로 늘었고 올해는
일탈 /이숙경 사막의 난쟁이처럼 눈부신 빛 마주하면 그 빛 찬란해도 쓸모없다 푸념하며 가려 줄 그림자 찾아 광야를 헤맬 테지 나무들이 이룬 숲에 마침내 다다르면 그늘을 베어 내야 환한 빛이 보인다며 밀림을 토벌해 버릴 듯 눈빛을 견줄 테지 내가 낳은 변덕이 사막과 밀림에서 오만하게 자라나 헝클리는 오랫동안 어둠은 올곧은 빛을 엎드려 섬길 테지 ■ 이숙경 1966년 전북 익산 출생, 2002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조집 『파두』, 현대시조 100인선『흰 비탈』, 시론집『시스루의 시』,대구시조문학상,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 지원금 수혜, 시조시학 젊은시인상 수상
창립 60년 만에 처음으로 경기도출신이 농협중앙회장에 등극했다. 역대 가장 많은 10명의 후보가 마지막까지 경쟁을 벌렸다. 300만 농민조합원의 수장인 제24대 농협중앙회장에 이성희 전 성남 낙생농협 조합장이 지난 1월31일 당선됐다. 앞으로 4년간 거대한 농협조직을 이끌어가게 된다. 그간 농협중앙회장은 임명제에서 선출제로 바뀐 이후 한호선(강원), 원철희(충남), 정대근(경남), 최원병(경북), 김병원(전남) 순으로 바통이 옮겨왔다. 여섯 번째 회장으로 이성희 회장이 수도권출신 첫 회장이다. 그는 4년 전 1차 투표에서 앞질렀다가 2차 투표에서 역전패를 당했다. 이번 선거에 전국 1천118개 농협조합장 가운데 292명의 대의원과 회장을 포함한 293명이 투표를 했다. 1차에 과반 득표자가 없어 2차 결선투표에서 이성희(경기) 177표, 유남영(전북) 116표를 얻어 61표 차로 당선을 거머줬다. 농협중앙회장은 4년 단임제의 비상근 명예직이다. 하지만 농협중앙회 산하 계열사 대표 인사권과 예산권, 감사권 등을 갖고 농업경제와 금융사업 경영전반에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자리다. 그만큼 책임감이 크다. 신임 이성희 회장은 선거공약을 통해 농업인 월급제 등 안정된
선명하게 들리다 서서히 사라지는 저 소리들. 바로 옆 테이블에서 나누는 두 사람의 대화, 며칠 뒤 떠나게 될 해외여행 이야기를 하는 가 했지만 점점 희미해져가는 목소리. 사람들이 들락거리는 출입문의 잔잔한 삐걱거림. 조금 더 멀리서 또는 가까이서 들리는 몇 번의 웃음소리. 전화 통화를 하거나 간혹 투박하게 스쳐가는 발자국소리. 그 소리들 사이로 흩어지는 커피 향까지. 모처럼 편안했다, 카페에 앉아 듣는 그 다양한 소음들이. 흔히 긍정적인 소음으로 알려진 백색소음은 비교적 넓은 음폭으로 백색광을 프리즘에 통과시키면 7가지 무지개 빛깔로 나눠지듯 다양한 음높이의 소리가 합해져서 만들어진다고 한다. 생활주변의 비오는 소리, 폭포수 소리, 파도치는 소리, 시냇물 소리, 나뭇가지가 바람에 스치는 소리 등이 있다는데 나에게는 조용한 카페에서 듣게 되는 소음이 바로 그런 백색소음이 아닐까 싶다. 한 사무실에서 아무도 모르게 백색소음을 평상시 주변소음에 비해 약 10데시벨(dB) 높게 들려주고 일주일을 지냈더니 근무 중 잡담이나 불필요한 신체의 움직임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고 한다. 한 달 후 백색소음을 꺼버렸더니 서로들 심심해하면서 업무의 집중도가 크게 떨어졌다고도 했다.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재판부가 “법원의 판사로 근무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굉장히 죄송함을 느낀다”고 사과했다. 그것도 무려 30년이 넘은 사건이다. 이춘재 연쇄살인 8차사건 재심 담당 재판부가 6일 공판 준비기일에서 재심 청구인인 윤모(53) 씨에게 사과했다. 공판 준비기일이란 미리 검찰과 변호인이 쟁점사항을 정리하고 증거조사를 할 수 있도록 증거 조사 방법에 관해 논의하는 절차다. 공판이 집중적·효율적으로 진행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재판부인 수원지법 형사12부(김병찬 부장판사)는 이날 이 사건 1차 공판 준비기일에서 “윤 씨는 억울하게 잘못된 재판을 받아 장기간 구금됐다”며 “이미 검찰은 윤 씨가 무죄일 것이라는 생각으로 기록을 제출하고 있고, 이에 관해 변호인이 별다른 이의 없이 동의한다면 무죄 선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재수사 착수 6개월 만이다. 재판부가 이렇게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이춘재 연쇄살인 8차사건 재심에서는 청구인인 윤 씨의 무죄가 증명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이춘재는 공소시효가 모두 끝나 처벌을 받지 않는다.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은 국내에서 벌어진 강력범죄 사상 최악의 장기 미제 사건이었다.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는 여자들에게 특히 인색했다. 조선시대도 예외는 아니었다. 사농공상(士農工商)이 세상의 기준이었다. 세상의 중심은 양반(士)이었고 농공상(農工商)은 변방이었다. 양반의 여식들도 규방(閨房에 갖혀 칠우(七友 : 자, 가위, 바늘, 실, 골무, 인두, 다리미)와 함께 공예(工藝)하는 것에 만족하고 살아야했다. 그 외의 사회활동은 꿈꾸기 힘들었고 그랬던 여성들에게는 주홍글씨를 새겼다. 돌이켜보면 신사임당과 허난설헌, 황진이 정도만 이름을 알렸다. 그들 역시 남편이나 자식들 보조역할로 미화되거나 남성문화를 희롱하며 다른 길을 갔다. 하물며 여자가 장사를 한다는 것은 언감생심(焉敢生心), 꿈도 꾸기 힘들었다. 그러나 진흙탕 속에서도 연꽃은 피는 법이니 조선시대 김만덕이 그렇다. 제주도에서 태어난 그녀는 어린시절 가족들에게 버림받고 힘든 삶을 살다 유통업으로 거부(巨富)가 된다. 객주(客主)를 차려 제주 특산물인 귤, 미역, 말총 등을 육지의 옷감과 장신구, 화장품과 교환해 판매하는 상업에 종사해 돈을 많이 벌었다. 그러던 1793년 제주도에서 대가뭄이 들자 전재산을 풀어 제주도 민중들을 구제했다. 영의정 채제공이 ‘만덕전’이라는 전기를 썼으니 당대와 후대의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