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여름 휴가를 취소했다. 지난 28일 오후다. 이와 동시에 “예정된 직원들의 휴가에는 영향이 없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다음달 2일로 예상되는 일본의 한국 화이트 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대상) 배제 결정 여부 등 시국을 고려해 내린 판단으로 보인다. 하루앞서 제주도에서 보낸 1박 2일은 ‘가장(家長)의 미안함’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주문 이후 청와대와 정부, 국회의 여름휴가 스텝이 꼬이기 시작했다. 청와대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이 휴가 계획을 자연스럽게 취소했고 고민정 대변인과 모 수석은 29일 하루만 사용하고 복귀했다. 문대통령의 배려와 달리 휴가를 포기하고 청와대로 줄줄이 되돌아오는 ‘웃픈(?)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단, 비교적 화이트 리스트 사태와 관계가 적은 수석들은 예외로 알려졌다. 정부와 국회도 다르지 않다. 이낙연 총리는 다음 달 예정된 휴가를 미리 취소했고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성윤모 산업부 장관, 박영선 장관 등도 비슷한 상황이다. 국회는 더 혼란스럽다. 소위 ‘간 것도 아니고 안 간 것도 아닌’ 모양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29일 휴가를 떠났지만 국회 상황에 따라 컴백을 예고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다음 달
장안문의 홍예 개판(蓋板, 천장)에 있는 그림은 창건 당시에는 운기(雲氣, 구름 문양)로 이는 홍예와 관련된 문양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용이 수원화성의 모든 성문을 지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언제부터 용이 그 자리를 자치했는지 살펴보자. 수원화성은 한국전쟁으로 파괴돼 방치되다가 1960년대 들어 관리에 들어간다. 특히 장안문은 1번 국도 위에 있었기 때문에 중요하게 인식되어 가장 먼저 복원의 움직임 일어난다. 장안문의 복원설계 발주는 당시 문화공보부 문화재관리국(현 문화재청)에서 하고 용역은 국보기술단(대표 강봉진)이 맡아 1965년에 완성했다. 복원설계는 현장 유구 실측과 화성성역의궤를 참고해 구조는 목조로 했고 홍예 개판의 문양은 운기(雲氣, 구름)라 분명히 밝히고 있다. 이 내용은 6년이 지난 1971년 7월 ‘대한건축학회지’에 투고하는데 6년이나 지난 내용을 학회지에 굳이 발표한 것은 아마도 장안문을 콘크리트로 복원하라는 지시에 대한 강봉진(용역사 대표)이 문제 제기를 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장안문 복원설계는 끝났지만, 재정(財政) 문제 때문인지 진행되지 못하다가 1971년 경기도청 주관으로 추진된다. 당시 공문에는 문화재관리…
얼마 전, 터미널에서 있었던 일이다. 외국인 엄마가 안고 있던 아이가 울자, 주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갑자기 그녀를 에워싼 낯선 상황에 아기 엄마는 당황했다. “배가 고픈가 봐요. 먹을 걸 줘 봐요!” “더운 가? 시원하게 해줘요!” 사람들은 저마다 처방을 쏟아냈다. 다행히 통역해 주는 젊은이 덕분에 상황은 종료 됐다. 사람들은 대인관계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확인받으려는 경향이 있다. 특히 그런 경향이 강한 사람을 ‘오지랖 넓다’고 한다. ‘남의 일에 지나치게 참견하거나, 주제넘게 아무 일에나 쓸데없이 참견하다’라는 뜻이다. ‘참여’는 어떤 일이나 모임에 참가해 관계함이고, ‘참견’은 자신과 관계없는 일이나 말 따위에 끼어들어 쓸데없이 아는 체하거나 간섭함이니 오지랖 넓은 것은 ‘참견’에 가깝다. 즉 ‘참여’는 적극적인 관여이고, ‘참견’은 쓸데없는 관여이다. 비슷한 의미로 ‘관여’와 ‘간여’가 있다. ‘결혼은 언제하나? 사귀는 친구는 있냐?’ 등 지나칠 정도의 관심은 참견이며, 듣는 이를 불편하게 한다. 참견은 관심과 공감에서 비롯된다. 남의 일 같지 않기 때문에 참견하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 ‘지하철 의인’이 많고, 범법행위를 보고 지나치지 못하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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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재 정 경기도교육감 “현재 일본은 경제를 무기로 한 침략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를 국민의 단합과 정치권의 지혜로 잘 풀어내야 합니다. 역사의 명령이니 잘 되리라고 봅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최근 본지와 만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해 일본이 경제적 보복조치에 나선 것은 ‘경제적 침략전쟁’이라며 비판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교육감은 또 남은 3년간 교육의 변화를 위해 학교 체제를 바꾸고, 학교 공간을 공동체 공간으로 변화시키며, 융합교육을 이끌 자질을 갖추도록 교사의 재교육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교육은 물론 정치·경제·사회·외교 전반을 관통하는 이 교육감의 ‘교육을 교육답게’를 위한 거침없는 도전을 직접 들었다. 해방후 한일청구권은 실패한 외교 역사 바로 못본 정책으로 이런 결과 ○○북중 ○○제일중 등 학교명칭 서열화·방위 사용… 일제 잔재 초교∼고교 연관성 있는 전인교육 토론·휴식·체험가능한 학교 공간 융합시대 맞는 교사들 양성 등 추진 환경·…
지난봄이었다고 생각된다. 그날은 아침부터 추적추적 비가 내렸다. 나는 우산을 쓰고 새벽 산을 올랐다. 산기슭을 오르는데 한 사내가 섬뜩한 모습으로 길목을 지키고 서 있었다. 첫눈에 노숙자 같았다. 굴뚝에서 빠져나온 듯한 시커먼 옷에, 부황기에 누렇게 들뜬 얼굴 하며…. 사내는 길을 비켜 가는 나에게 눈 하나 주지 않고 그렇게 비를 맞으며 서 있었다. 웬 노숙자야. 이 산중에…. 그러려니 생각했다. 그 뒤 잊을만하면 그 사내가 눈에 들어왔다. 사내는 점점 초라해졌다. 여름에도 두꺼운 겨울옷을 껴입고 있었다. 몸은 더욱 쇠약해졌고 얼굴은 부황기로 시커멓게 들떴다. 나는 그 사내를 볼 때마다 섬뜩섬뜩한 두려움에 감싸였다. 때로는 그 길을 피해가곤 했다. 얼마간 그 사내가 보이지 않았다. 어느 비 오는 날이었다. 나는 그날 아침에도 홀로 산기슭을 오르고 있었다. 문득 산이 끝나는 산자락의 오솔길이 눈에 띄었다. 저긴 뭐가 있을까? 나는 별생각 없이 산 끝자락으로 다가섰다. 사방을 숲이 둘러쌌다. 끝자락 마무리에 펑퍼짐한 바위가 자리 잡았다. 그 아래로 좁은 산길이 보였다. 내친김에 그 길도 따라가 보기로 했다. 그러다가 움찔 발걸음을 멈추었
스트레스(stress)의 정의는 무엇일까? 의학용어로 ‘적응하기 어려운 환경에 처할 때 느끼는 심리적·신체적 긴장상태로 장기적으로 지속되면 심장병, 위궤양, 고혈압 따위의 신체적 질환을 일으키기도 하며 불면증, 신경증, 우울증 따위의 심리적 부적응을 나타내기도 하는 것’으로 보통 긴장·불안·짜증이란 말로 순화해서 쓰기도 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스트레스 정도가 점점 더 높아져 가고 있고, 이것은 정신·육체노동자들, 그리고 학생들뿐만 아니라 일반 모든 사람들에게도 해당 된다. 스트레스를 완화 시킬 수 있는 방법들이 여러 가지 있지만, 우선적으로 스트레스를 피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들 중 생활에서 쉽게 접하는 TV를 예로 보자. 직장이나 학교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후 집에 돌아와서 가장 먼저 하는 것이 무엇인가? 많은 사람들이 소파위에 쓰러져 TV리모컨에 손을 뻗는다. 그래서는 안 된다. TV등장인물들의 스트레스 많은 생활이 집안 거실을 가득 채우는 것뿐만 아니라, TV광고들도 역시 마찬가지 이다. 광고의 목적은 사람들의 삶이 불충분하고 충만하지 못한 것이라고 느끼도록 만들며, 시청자들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끌어내기도 한다. 사람들이 TV의 주제가 되어 있
울컥 /조현석 거침없던 바람 흔들거리던 고요마저 무시한 허공의 몸 따스했던 시절 옷섶의 추억도 닳고 닳어 맨들맨들 세상의 기억 모두 감추어버린 처마 밑 침묵의 풍경(風磬) 흔들흔들 오래 멈췄다가 다시 흔들- 시집 ‘검은 눈 자작나무’ / 문학수첩 저기, “세상의 기억 모두 감추어버린” 낡은 누각의 처마에 풍경이 매달려 있다. 오래 멈춰 있다가 다시 흔들리는데 그때마다 풍경은, 날카로운 검 끝처럼 바람을 휘몰고 남자에게로 온다. 예사롭지 못한 풍경의 울림은 “거침없던 바람 흔들거리던 고요마저 무시한 허공의 몸”일 것이다. 이 풍경 속에서, 다시 그 풍경의 내륙을 걸어가야 하는 그는 갑자기 벌거벗겨지는 기분이 든다. 거추장스러운 외투를 벗고, 또한 온몸을 속박하는 도시의 검은 분진들을 벗는다. 벗는다는 것은 알몸을 빛내는 일이다. 알몸의, 그 섬뜩한 ‘살아 있음’을 만끽하는 것이다. 진주가 그렇듯, 한겨울 서울역 지하도에서 만났던 노숙자의 반짝이는 눈빛이 그렇듯, 마지막으로 바람의 사나운 비린내와 함께 온몸으로 스며드는 풍장이 그렇듯./박성현 시인…
안병용 의정부시장 의정부시가 군사도시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환경, 교통, 복지 등 모든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뤄낸 데에는 재임기간 동안 안병용 의정부시장의 남다른 노력이 있었다.특히 최근에는 안 시장이 탁월한 능력과 리더십을 인정받아 경기도 시장·군수협의회 회장으로 선출돼 경기도 차원의 지방자치 발전을 위한 활동이 기대되고 있다. 이에 안병용 시장을 만나 의정부시의 현안과 앞으로의 역점사업에 대해 들어봤다. ‘희망도시’ 등 5대 약속 37개 사업 민선 7기 임기 내 반드시 실현할 것 복합문화융합단지 조성사업 완공 심혈 2021년까지 권역동별 녹화·정비사업 ‘더 푸르고 더 아름다운 의정부’ 조성 장암동 자원회수시설 연장기한 2021년 자일동 이전·증설 늦출 수 없는 상황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 신청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 회장 선출 31개 시·군 현안 상생방안 모색 최선 3선 시장으로 남은 임기 3년을 어떻게 마무리 할 생각인가. 민선 5기 시민들의 부름을 받고 중책을 맡은 이래 그동안 ‘시민이 잘 살고 건강한 희망도시’…
(사)세계화장실협회(WTA)가 24일 보건·위생 관련 화장실 분야 전문성을 인정받아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의 ‘특별 협의 지위(Special consultative status)’를 얻었다. 특별 협의 지위란 보건·위생, 인권 등 유엔 경제이사회 활동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NGO에게 부여되는 지위다. 특별 협의 지위를 얻은 WTA는 앞으로 유엔이 주최·주관하는 회의나 행사에 참여해 서면 또는 구두로 의견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부대 행사를 개최하거나 행사에 참여해 국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로비 활동도 할 수 있게 됐다. 염태영 WTA 회장(수원시장)의 말처럼 WTA가 보건·위생 분야 국제기구로서 그에 걸맞은 위상을 갖춘 것이다. WTA는 2007년 11월 22일 ‘미스터 토일렛’ 고 심재덕 수원시장이 수원에서 설립한 국제 NGO다.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화장실 문화 개선이 절실히 필요함을 깨달은 심 전 시장은 화장실 문화운동을 주창하면서 월드컵 경기장과 수원시내 곳곳에 특급 호텔급의 최첨단 공중화장실을 지었다. 이후 수원시는 ‘세계 화장실문화의 메카’가 됐다. 전 세계의 유수 언론이 수원시의 ‘공중화장실 혁명’을 앞 다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