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은 천심이라 한다. 이 말은 위정자들이 시민들의 마음을 하늘의 뜻으로 알고 민심을 바탕으로 정부를 운영하여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민심은 알기 쉽게 겉으로 나타나지 않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늘의 마음이니 어찌 인간이 간단하게 파악할 수 있을까? 동서고금의 여러 역사적 사건을 돌이켜 보면 항상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알 수 있는 것이 민심이었던 것이 다반사였다. 정부 운영이 성공하고자 한다면 민심과 배치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시민의 마음을 헤아리고 하늘의 뜻에 따라 정치와 행정을 하는 것이 국가와 사회를 발전시키고 시민을 행복하게 하는 것일 것이다. 시민의 마음에 따라 정치와 행정을 하기위한 정치적 장치가 민주주의이고, 시민 모두가 참여하여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 시민들이 정부의 주요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직접민주주의라 할 것이다. 그런데 다수의 시민이 직접 정부의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직접민주주의에는 공간적 시간적인 제약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많은 나라들에서 현실적인 대안으로 시민들의 대표를 통하여 정부를 운영하는 간접 민주주의를 채택하여 왔던 것이다. 그러나 대의제 간접 민주주의는 민심을 잘 대변하지 않
현재 인류가 쓸 수 있는 탄소예산은 1000GtCO₂(기가톤이산화탄소)라고 한다. 탄소예산이란 기후변화의 파국에 이르기 전까지 세계가 배출할 수 있는 탄소의 남은 양이다. 다시 말해 지구 평균기온이 앞으로 2℃이상 상승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 누적배출량이 2900GtCO₂이하로 억제되어야 하는데 산업 혁명이후 지금까지 이미 3분의2 가량인 약 1900GtCO2가 배출돼 이후 허용되는 탄소 배출량은 사실상 약 1000GtCO₂남짓 뿐 이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추세로 온실가스가 배출될 경우 21세기 말에는 지구 평균기온이 3.7℃(2.6∼4.8℃)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되면 ‘티핑포인트(tipping point)’를 넘겨 더 이상 기후변화를 예측하고 통제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분석이다. 따라서 어떻게든 지구 온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려면 2100년까지 허용탄소 배출량 1000GtCO₂을 넘지 않아야 하는데 그러려면 2055~70년 사이에 연간 탄소 배출량이 ‘순 0’이 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을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10%이상 줄여야하며 2050년까지 55%수준으로 감축해야 한다는 것. 그
환한 슬픔에 싸인 봄 /우대식 오리五里만 더 걸으면 복사꽃 필 것 같은 좁다란 오솔길이 있고, 한 오리만 더 가면 술누룩 박꽃처럼 피던 향香이 박힌 성황당나무 등걸이 보인다 그곳에서 다시 오리, 봄이 거기 서 있을 것이다 오리만 가면 반달처럼 다사로운 무덤이 하나 있고 햇살에 겨운 종다리도 두메 위에 앉았고 오리만 가면 오리만 더 가면 어머니, 찔레꽃처럼 하얗게 서 계실 것이다 - 우대식 ‘오리’전문 천의무봉 같은 목소리를 가진 장사익은 악보를 보지 못한다고 한다. 악보를 보지는 못하지만 그의 노래는 흠결을 잡기 어려울 정도로 자연스럽다.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밤새워 울었지// 하얀 꽃 찔레꽃/ 순박한 꽃 찔레꽃/ 별처럼 슬픈 찔레꽃/ 달처럼 슬픈 찔레꽃’이라 노래하는 그의 목소리를 듣고 있자면, 마음 속에서 찔레꽃이 환하게 피어나 슬퍼진다. 환한 슬픔이다. 이런 정서를 다시 느낀 것은 우대식의 ‘오리’를 읽으면서이다. ‘한 오리만 더 가면’ 보이는 건, ‘술누룩 박꽃처럼 피던/ 향이 박힌 성황당나무 등걸’이다. 그래, 그래 &
가뭄이 큰 걱정이다. 논과 저수지 바닥이 거북이 등껍질처럼 쩍쩍 갈라져 있는 사진을 보면 비록 농부가 아닐지라도 가슴이 답답해진다. 시기적으론 모내기가 한창 진행돼야 하지만 아직 모내기 준비 작업조차 못하고 있는 지역이 많다. 최악의 가뭄에 더해 이른 더위까지 기승을 부린다. 기상청은 1973년 관측 이래 44년 만에 5월 최고 기온 기록을 깼다고 발표했다. 남부지방에 폭염특보까지 발령되는 등 전국 곳곳에서 최고기온 신기록이 세워지고 있다. 이런 날씨가 계속되자 하늘에 강우를 기원하는 기우제를 지내는 곳도 많다. 민초들의 간절한 소망을 하늘이 받아들여 풍족한 비가 내렸으면 좋겠다. 그러나 기상대는 당분간 비 소식이 없다고 예보한다. 전문가들은 가뭄 원인 중의 하나가 지구 온난화 등에 따른 기후변화라고 말한다. 온난화로 인해 전 세계에 가뭄과 홍수 등 이상기후가 나타나고 있는데 점점 날씨 변동 폭이 커져 기상 예측이 힘들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문재인 대통령도 물 부족 우려 지역을 중심으로 관정 개발과 저수지 물 채우기, 절약 급수 추진을 위한 가뭄대책비를 조기에 집행하라고 긴급 지시 했다. 특히 “가뭄 대책이 미봉책에 그쳐서는 안 되고…
우리나라는 50년이 넘은 건축물을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하여 보존하는 노력을 노무현 정부부터 실시하였다. 일제강점기 이전에 만든 조선시대 건축물만이 아닌 일제강점기와 해방 직후에 지은 건축물들도 귀중한 문화의 자산으로 평가하여 보존하고자 하는 것이다. 서구에서는 우리보다 훨씬 이전부터 근대문화유산을 중요하게 판단하였고 이에 대한 보존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였다. 우리나라가 꼭 서구의 문화유산 정책과 같은 방향으로 가고자 하는 의도로 근대문화유산 정책을 수립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 정책의 시행으로 근대문화유산의 보존이 강화된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런데 최근 매우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하였다. 인천 중구청이 주차장을 만들겠다며 일제강점기때 지어져 보존가치가 높은 근대건축물인 애경사를 기습 철거하였다. 중구청은 최근 몇 년 사이에 근대문화재에 준하는 근대 건축물인 중구 신흥동 조일양조장 건물과 신포동의 동양극장 건물 등을 철거해 주차장으로 사용해 논란이 됐다. 문화재청은 이 애경사 건물의 근대문화적 가치를 인정하여 여러 차례 철거를 하지 말라고 요구하였고, 인천 지역의 문화재 전문가와 지역 주민들도 보존을 요구하였지만 중구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철거를 하고
질그릇 /尹錫山 경주박물관 한 귀퉁이, 조명마저 다소 비켜간 자리 못생긴 질그릇 하나 놓여 있다. 본래부터 그 자리가 제 자리인 양 자리를 잡고 앉은 질그릇. 아무것도 보일 것 없는 속, 모두 드러내놓고 그저 그렇게 놓여져 있다. 있는 속, 없는 속 모두 드러내놓고 사는 요즘. 아무리 속 다 드러내놔도 들여다보는 이 하나도 없는, 지지리 못난 질그릇 하나 세상 한 귀퉁이, 언제부터인가 그렇게 자리하고 있다. - 尹錫山 시집 ‘나는 지금 운전 중’ 있는 속, 없는 속 모두 드러내놓고 살아야 그나마 간신히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다. 속이 깊어 그 속을 다 들여다볼 수 없거나 속이 얕아서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그 속을 간파당하거나 간에, 어쩔 수 없이 속을 드러내야만 다른 사람들에게 ‘나’의 쓰임새를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저 못생긴 질그릇을 보라. 보잘 것 없는 속을 다 드러내놓고 있다. 모두들 각자 제 속을 드러내느라, 남의 속을 들여다보느라 여념이 없는데도, 지지리 못난 이 질그릇은 조명마저 비켜간 한 귀퉁이를 묵묵히 지키고 있다. 박물관의 빈자리를 가득 채우고 있다. /김명철 시인
비가 내려주려나 하늘이 흐린 얼굴을 하고 있다. 혹시나 하는 기대로 일기예보를 살펴보니 남부지방에만 비 소식이 있고 우리 동네는 반가운 비 소식은 없다. 그러나 하늘이 흐렸으니 기대를 해보는 마음은 나뿐만이 아니리라. 절기가 한창 모내기철이고 밭작물도 대부분 모종을 이식한 상태인데 지속되는 가뭄에 모내기는 어렵게 되고 밭작물 또한 햇볕에 타들어가니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엊그제는 마을 방송에서 생활용수까지 걱정을 하게 하는 방송을 한다. 취수원이 가뭄으로 인해 수량이 부족하여 제한급수를 할 수도 있으니 가급적 물을 절약하란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가뭄은 생명이 있는 모든 것들에게 버텨내기 어려운 고초임에 틀림없다. 지금은 먹거리가 풍부하고 특히나 쌀이 남아도는 세상이 되다 보니 산골짜기 다랑논이나 천수답은 아예 밭작물을 심거나 농사를 포기하고 다른 용도로 이용을 하지만 옛날에는 물 구경만 조금이라도 할 수 있는 곳이면 손바닥 만한 땅도 일구어 벼농사를 지었다. 그러나 가뭄이 들어 제때 모내기를 못하면 비오기를 마냥 기다리며 하늘만 쳐다보고 한탄을 하곤 했다. 가뭄이 지속되면 동네 어른들은 마을 명소인 입구지 계곡이나 용소에 가서 기우제를 지내곤 했다. 그러고
올해 3월 15일 중국은 사드배치를 주요 이유로 오프라인 여행사를 통한 방한 관광상품(소위 말하는 방한 중국 단체관광객, 요우커) 판매를 전면 금지시켰다. 2016년 기준 방한 외래관광객 1천700만명 중 중국인은 약 800만명으로 우리나라 관광시장의 큰손이었다. 관광업계의 타격은 의외로 심각했다. 중국 관광객 부재는 쇼핑과 숙박시설, 항공사의 매출격감으로, 랜드사였던 전담여행사는 휴업 또는 폐업으로 이어졌다. 특정국가에 과도하게 의존해 온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단면이었다. 관광산업이 또 다른 변곡점에 있다. 경색되었던 한국과 중국의 관광이 재개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중국 현지여행사들이 방한 상품판매가 금지되면서 없어졌던 담당 부서를 다시 만들고 여행상품을 구성하는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고 한다. 통상적인 기간을 고려하면, 7월∼8월로 예상된다. 반가운 소식이긴 하지만, 대안 없는 과거로의 관광정책 회귀는 관광산업구조를 더 부실하게 만들고, 특정국가에 종속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관광은 정치, 경제, 사회 등의 외부요인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 사드 같은 정치, 군사갈등과 메르스 같은 안전문제는 해외 관광객 유치에 치명적이다.
1876년 개항을 규정한 강화도조약체결이후 나라가 온통 외세의 각축장이 됐던 시절 인천제물포는 그 중심에 있던 지역 중 한곳이다. 이국적 건축물 이외에 거주 외국인만도 4천여명에 달했다. 지금도 곳곳에 조계지역으로서 일본에 의해 갈가리 찢긴 조선의 민낯을 보여주는 건축물이 곳곳에 남아있다. 역사의 아픈 현장 이었던 제물포항에서 불과 1Km 떨어진 앞바다에는 1920년대 초만 해도 둘레 4Km, 면적 0.66ha의 아담한 섬 월미도가 있었다. 월미도는 1680년께 조선 후기 임금 숙종의 임시거처인 행궁이 지어질 정도로 바다와 자연이 어우러진 명소였다. 그래서 이름도 많다. 월미도(月尾島), 어을미도(漁乙未島), 어을미도(於乙味島), 어미도(於味島), 얼미도(突尾島), 얼도(突島), 월성(月星), 제물도(濟物島)등등. 그중 ‘얼’자가 붙은 섬의 이름은 ‘사랑하다’, ‘어르다’의 의미인 ‘얼’과 ‘물(水)’을 의미하는 ‘미’와 합 해진 것이며 ‘물이 섞여·휘감아 도는 섬’이란 뜻이라고 한다. 또 이 섬은 1866년 병인양요 때 프랑스의 로즈제독이 “앙증맞고 아름답다”고 했다고 해서 그의 이름을 따 ‘로즈 아일랜드’라 부르기도 했다. 일제는 이 섬에 1922년 돌…
산악용 오토바이로 인한 산길 노면 훼손이 심각하다는 보도다. 특히 주말이면 등산객들이 붐비면서 사고의 위험마저 도사리고 있다. 행정당국에서는 적발 수단이 마땅치 않아 출입금지를 알리는 현수막을 걸어놓는 걸 제외하고는 별다른 대책이 없다. 이 때문에 둘레길마다 산책로 곳곳에 오토바이의 타이어 자국이 선명하다. 그러나 단속방법이 여의치 않아 사실상 단속에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지속되는 민원으로 전문 단속 요원까지 배치해 놓고 있지만 사람이 단속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고충을 토로한다. 경찰도 민원인들의 제보로 가끔씩 현장에 나와서 단속을 한다지만 적발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곳에까지 다니는 산악용 오토바이의 특성상 산속으로 도주하면 손 쓸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수원시의 둘레길은 광교호수공원과 칠보산을 거쳐 광교산으로 이어지는 60.6㎞의 산책 코스다. 수원시민들은 물론 수원을 찾는 관광객이 자주 이용하는 인기 관광지다. 그러나 법으로 금지된 산악용 오토바이가 운행하면서 노면 훼손은 물론 등산객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일부 산악 오토바이 마니아들은 “전체 산에 비해서 우리들이 훼손하는 부분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라며 걱정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