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대학교가 최근 내놓은 학과개편안을 놓고 해당학과 학생들과 일부 교수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등 내홍을 겪을 전망이다. 경기대는 최근 학과제를 폐지하고, 유사 학과를 통합해 학생들이 선택적으로 과목을 수강(트랙제)하게 하는 학과구조 개편을 추진한다. 이른바 큰 틀에서 학부제로의 개편이다. 예를 들면 국어국문학과와 문예창작과를 통합해 한국어문학트랙으로, 사학과는 역사콘텐츠학트랙으로 구조개편하는 안이다. 기존의 단과대학들도 인문예술스포츠과학대학 경상사회과학대학 창의공과대학 IDT융합대학 등으로 개편하는 한편 대부분의 학과를 트랙으로 변경한다는 것이다. 내년도 신입생들부터 학과가 폐지되는 대신 해당 학부로 입학해 전공트랙을 선택하게 되는데 이 때 비인기트랙은 수강신청률이 낮아져 자동으로 퇴출되는 개편안이다. 영어학과도 영어학트랙으로, 중국어학과는 중국어학트랙으로 명칭이 변경돼 글로벌문화학부로 속하게 되고, 사회복지학과와 교정보호학과도 트랙으로 변경돼 공공안전학부에 포함되는 방식이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전공트랙제는 비인기 학과를 자연 도태시키는 개편안이라며 학과구조 개편 전면무효화를 주장하고 있다. 학생들은 또 개편안의 전달방식도 문제삼고 나섰다. 학내에서 유일
언제부터인가 사무실 컴퓨터가 말썽이다. 인터넷 뱅킹을 통해 송금을 하려면 상대방 계좌번호를 자판을 두드려 입력시키는 게 익숙한데 마우스를 이용해서 입력하라니 그게 마음대로 되지를 않는다. 컴퓨터 화면에 숫자판 위로 커서를 옮겨가며 계좌 번호를 입력하려니 같은 숫자가 두세 번씩 찍혀 속된 말로 환장할 노릇이다. 뭔 놈의 컴퓨터가 이모양이야 하며 컴퓨터를 원망해 보지만 뾰족한 해답이 없다. 오늘도 출근을 해 거래처에 돈을 보낼 일이 있어 컴퓨터를 켜고 송금부터 하려는데 역시나 컴퓨터가 말썽이다. 정말 왜 이러지 컴퓨터가 바이러스를 먹었나 아님 마우스가 고장인가 이런 생각을 하는데 문득 생각나는 곳이 있어 밑져야 본전이니 하는 생각으로 전화를 했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전화 연결이 바로 되었다. 차분하고 고운 상대방 목소리에 마음을 가라앉히고 상황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뭐가 잘못되었는지 계좌 이체를 하려면 곤혹을 치른다. 바이러스의 감염인지 아님 해킹당한 건지 마우스가 고장인지 왜 마우스를 이용해서 숫자를 입력하라는 건지 도대체 이해가 안 된다. 설명을 하고 나니 상대방에서 첫마디가 전화 잘 하셨습니다.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원격으로 조정하여 도움을 드리려
미국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취임이후 처음으로 16일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18일까지 한국을 방문한다. 그의 방한은 대내외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의 북한선제타격을 가정한 ‘4월 북폭설’을 비롯해 한반도의 ‘4월전쟁설’이 난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펜스 부통령은 17일 오후 총리공관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북핵문제와 한미동맹 등 양국 현안을 주제로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추가도발시 강력한 징벌적 조치, 사드의 한국내 조속 배치·운용에 대해 합의했다. 특히 펜스 부통령은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해 “전략적 인내의 시대는 끝났다”고 북한에게 경고했다. 이어서 북한에 대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의 포기를 압박하기 위한 “모든 옵션이 테이블에 있다”고도 밝혔다. 이런 발언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시 군사력의 사용도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관련해 북한도 반응해오고 있다. 북한은 펜스 부통령의 방한 직전, 16일 새벽에 미사일 발사를 강행했다. 펜스 부통
요즘은 후보가 직접 돈을 내 벽보를 제작하고, 이를 선거관리위원회가 위탁 받아 붙여주는 형태지만 로마시대엔 달랐다고 한다. 후보자는 가만있고 지지하는 사람들이 후보이름과 구호를 벽에 적었다는 것이다. 영국 대영박물관은 2천여 년전 화산폭발로 묻힌 폼페이에서 이 같은 선거 벽보를 출토, 소장하고 있다. 물론 오늘날처럼 종이로 만든 화보형 선거벽보는 아니다. 후보자 지지구호나 문구가 새겨진 주택 외벽들이다. 2013년 전시회도 열었다. 분석결과 폼페이 공직자 선출 벽보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중 하나에는 건축 토목 축제를 담당하는 2명의 행정관을 뽑아 달라고 호소하는 내용과 함께 이름을 게재해 놓고 있어 현대 선거벽보와도 매우 유사하다. 예나 지금이나 벽보는 유권자가 후보자들과 만나는 미팅 공간이다. 특히 후보자의 대한 정보가 압축적으로 드러난 홍보물이기 때문에 후보자 선택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선거벽보에 적힌 짧고 강렬한 메시지는 유권자의 마음을 흔드는 강력한 열쇠여서 후보마다 차별화에 심혈을 기우린다. 해방과 더불어 등장한 우리의 선거벽보들도 그랬다. 변변한 통신시설이 없던 1950년대 3대 대통령 선거에서 신익희
풀어지다 /신현복 낚시 온 저녁 저수지 잠자리 한 마리 꼬리를 씻고 부들 끝에 내려앉는다 나비는 갈댓잎에서 날개를 접고 들판을 질러온 오리 자맥질을 끝내고 길게 기지개 펴며 하늘을 한껏 끌어당긴다 순간 바람이 저수지를 한바탕 흔들어놓는다 연잎 위 개구리 중심을 잃지 않고 물 속 노을이 점점 검어진다 多, 차츰 검어진다 나도 서서히 검어진다 - 신현복 시집 ‘동미집’ 때로 나를 순화하고 싶을 때가 있다. 온전히 자연 속에 몸을 담그고 현실에 목을 건 답답함을 벗어던지고 싶을 때가 있다. 화자는 저수지에 와 있다. 낚시하며 잠자리 한 마리 꼬리를 씻고 부들 끝에 내려앉는 모습과 갈댓잎에서 날개를 접는 나비와 들판을 질러와 자맥질을 끝내고 길게 기지개 켜며 하늘을 한껏 끌어당기는 오리를 보며 어떠한 한 점 가식도 없는 자연에 동화된다. 순간 바람이 불어와 저수지를 한바탕 흔들어 놓지만, 연잎을 붙잡고 중심을 잃지 않는 개구리처럼 그 자리를 떠나지 않는다. 마침내 온종일 붉게 빛나던 태양이 물속 노을로 점점 풀어져 검어지듯 나를 버리고 날마다 반복되는 경쟁 속에서 뚜렷이 내보이고 있던 그 수많은 색을 버린다. /서정임 시인
‘5·9 대선’에 역대 선거 사상 가장 많은 15명의 후보가 등록했다. 17일부터 시작된 공식 선거운동에서 각 후보들은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최근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현재의 판세는 문재인·안철수 두 야권 후보의 양강구도가 형성되고 그 뒤를 범보수 후보들이 추격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선거라는 것이 늘 그랬듯이 막판 뒤집기도 있게 마련이고, 여론조사 또한 맹신할 게 못 된다는 것을 입증해주는 사례들을 많이 보았다. 여론조사 지지율은 그저 바람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다 최근 유권자들은 표심을 곧잘 드러내지 않는 경향이 많다. 침묵하고 있는 부동층이 많다는 얘기다. 그중에서도 경기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의 표심향방을 후보들은 주목할 때다. 아직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수도권의 표심을 얻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공식선거운동이 개시되는 17일 0시 인천항 해상교통관제센터(VTS) 방문을 시작으로 선거 열전을 시작했다. 국가안전과 해상안전을 염두에 둔 것이었지만 인천을 첫 방문지로 택한 것은 의미가 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도 인천을 찾았다. 이날 오전 10시 인천상륙작전기념관에서 ‘보수의 새 희망’ 출
“미수습자 9명이 모두 가족의 품에 돌아오지 못하는 한, 세월호의 인양은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다”(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측) “3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고, 참사는 여전히 진행 중”(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측) “미수습자 9명도 조속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길 간절히 기원”(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측) “사회가 침몰하는 것은 악인들의 외침 때문이 아니라 선한 사람들의 소름 끼치는 침묵 때문”(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측) “선체는 인양됐지만 진실은 아직도 인양되지 않았다”(정의당 심상정 후보 측). 대통령 후보를 낸 각 당이 지난 16일로 3주기를 맞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면서 강조한 말들이다. 대부분의 내용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3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진실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즉 적폐를 청산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16일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화랑유원지 내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에서 열린 추모제에서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이 한말처럼 ‘304명의 국민이 하루아침에 사라진 그날’을 잊지 않고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안전개선이 이뤄질 때 참사로부터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 ‘그날’을 잊지 않기 위한 세월호
우연히 시작된 상록수와의 인연은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고 이어진다. 처음 만났던 상록수는 그저 심훈의 소설 ‘상록수’ 속 이름이었을 뿐, 그 정체성이나 스토리에 대해서는 관심이 많지 않았다. 오늘은 ‘인간 상록수’로 불리는 최용신 선생을 만나러 여행을 떠나보자. 최용신 기념관은 도심 아파트 사이 상록수 공원 내에 자리하고 있다. 작은 공원 내에 위치한 탓인지 일반인들에게는 눈에 띄지 않는 곳이다.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때는 최용신 기념관이 들어서기 전으로 그 사이 훌쩍 20여년의 시간이 흘러버렸다. 시간은 많은 것을 변화시킨다. 낡고 쓰러질듯했던 그 공간들은 이제 소박하지만 세련된 기념관으로 재탄생했다. 공원 입구 최용신 기념관 표지판을 시작으로 계단을 오르면 최용신 기념관과 마주하게 된다. 단층짜리 건물이다. 하지만 내부로 들어가면 2개 층으로 이루어져있다. 1층은 상설전시관이, 2층은 사무실과 체험전시실로 구성되어 있다. 전시관 내부에는 최용신 선생의 건국훈장을 비롯해 유언장, 상록수 초판본 등 관련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최용신 기념관이 건립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최용신 선생의 제자들때문이다. 제자 중 한 사람이었던 홍석필은 집을 팔아 마련한 돈을
자박자박 걷는 걸음이 오랜만이다. 눈에 들어오는 것만 바라보며 오롯이 머리를 비워가는 시간. 열린 하늘 사이로 떨어지는 봄 햇살은 마음을 녹이기에 충분했다. 도시계획을 하며 새 단장을 하여 마을 사람들의 일상 속으로 불쑥 들어선 아파트 단지들 가운데 자리한 배다리 저수지. 언제부턴가 습관처럼 찾게 된 그곳에 들어서면 등 뒤에 두고 온 도시의 소음, 일에 매달려 허덕이는 숱한 내 고민들이 아득히 멀어질 때가 있다. 마치 오늘처럼 저수지와 혼연히 하나가 될 때는 더 더욱 그랬다. 이슬도 채 마르지 않은 민낯의 모습이 오늘은 또 얼마나 예뻤으면 단숨에 와락 안겨들었을까. 4월의 배다리저수지는 와글와글 개구리 입 화분 안에서 함뿍 피워낸 키 낮은 꽃들의 미소로 아침 인사를 보내왔다. 새로 심어진 벚나무 어린 것들의 꽃은 숫기가 없어 조곤조곤 속삭인다. 오가며 군데군데 몸집이 넉넉한 오래된 벚나무, 두툼한 껍질을 뚫고 나온 금방 피운 그 어린 꽃들의 분홍빛 미소는 마치 종종걸음으로 뒤를 좇는 강아지 발자국 소리같이 상큼했다. 하얗게 꽃 쏟아내는 조팝나무. 발간 꽃 봉우리 맺기 시작한 진달래, 노랗게 생글거리는 민들레, 그 아래 샐쭉 토라진 듯 제비꽃, 개나리 오소소…
선생님! 찬란한 봄날입니다. 별것 아닌 일들에도 마냥 행복해 할 아이들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아침마다 뭔가 기대를 안고 학교로 가는 모습, 끝없이 재잘대는 그 아이들, 사소한 일에도 호기심을 갖고 무엇이든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아이들, 누군가에게 귀를 기울이는 모습… 헤아릴 수 없는 그 아름다움 중에서 한 가지만 고르라면 어떤 모습일까요? 세상모르는 학자처럼 책에 파묻힌 모습? 하늘로 솟아오를 기세로 우르르 쏟아져 나오는 모습? 교사라면 얼마든지 떠올릴 수 있는 모습들이죠. 세상이 아무리 각박해도 초등학교 울타리 안은 한없이 행복한 세상일 수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중·고등학교, 대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 차라리 슬픔을 느끼게 하는 모습들이 끝없이 연출되는데도 변할 줄 모르는 곳 또한 학교사회인 것 같아요. 3년간 과정을 2년에 끝내고는 일 년 내내 문제만 푸는 고등학교가 있습니다. 국가 기준 따위는 우습게 여기는 학교가 되어 EBS 교재와 함께 학생들을 문제 푸는 기계로 만드는 거죠. 선행학습 분석 논문들마다 효과가 거의 없다는 결론을 보여주는데도 불구하고 중학교 때 아예 고등학교 수학 선행학습을 시키는 부모도 있습니다. 학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