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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2년 12월4일 영국 런던에 최악의 스모그가 발생, 닷새 동안이나 머무르는 바람에 시민들은 숨쉬기조차 힘든 고통 받았고 사망자도 900여 명이나 나왔다. 스모그의 여파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이듬해 여름까지 그 후유증이 이어졌고 모두 1만2천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당시 조사 결과 10㎛ 이하의 미세먼지 입자(PM10)가 취약집단의 질병 발생률과 사망률을 높였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러자 각나라는 미세먼지 발생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소용이 없었다. 60여 년이 지난 현재 미세먼지는 점점 더 기승을 부리고 있어서다. 오히려 중금속, 방사성물질, 다이옥신, 바이러스 등 각종 유해물질을 더 포함하는 ‘강한놈’으로 진화, 세계보건기구(WHO)가 1급 발암 물질로 지정했을 정도다. 가히 살인적인 요즘 우리나라 미세먼지농도만 봐도 그렇다. 전문가들은 한반도 고농도 미세먼지는 ‘기후의 역습’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1∼2월 초미세먼지 농도는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오염 확산에 영향을 미치는 풍속은 5년 중 최저, 세정에 영향을 주는 강수 일수 역시 5년 중 가장 적었다. 고농도 미세먼지가 나타날 수 있는 최악의 기상 조건이
안개가 물러서자 길이 깨어났다. 둥글게 말린 길이 제 끝은 멀리 두고 서서히 형체를 드러낸다. 나무는 안개를 털며 봄볕을 끌어들이고 가까이 미루나무에 까치가 분주하다. 아직은 바람이 차지만 바람에는 봄이 들어있다. 그 봄볕 맞이하며 길 위에 선다. 무겁던 들판이 조금씩 환해진다. 마디 끝에 새순을 볼록하게 품은 나무와 눈을 맞추고 땅을 들어 올린 냉이 앞에 걸음을 멈춘다. 지난 겨울은 그리 춥지 않았으니 땅 밑 겨우살이도 그리 힘겹지만은 않았을 성 싶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저 둥글게 말린 길은 야산이었다. 대단위 아파트가 건축되면서 공원이 되고 길이 되었다. 산이 길이 되기까지 주민들의 반대와 건설사의 힘이 팽팽했지만 결국은 길이 되었고 주민들도 저 길을 걸으며 안정을 찾았으며 새로운 이웃이 생기고 변두리 마을에 상가와 맛집 등 이런저런 상권이 형성되면서 제법 도시를 형태를 갖춰 가고 있다. 우리네 삶이 길 위에 있듯 길은 길로 이어지고 삶은 또 다른 길을 찾아 나서게 된다. 새로운 길은 길이 끝나는 곳부터 다시 시작되고 계절 또한 계절의 끝에서 새로운 계절을 연다. 봄은 시작이다. 졸업과 입학, 취업 등 많은 일이 새롭게 시작된다. 그 시작 앞에서 두려
3월이다. 3월은 봄을 의미하고 모든 것들이 새롭게 시작한다는 시점이다. 그렇다면 국회도 그럴까? 2월에는 국회가 문을 열지도 못하고 지나갔지만, 3월은 좀 다를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이다. 3월 국회는 좀 다를 것이라는 생각이다. 왜냐하면 야당의 입장에선 상당히 따질 것이 많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문제는 지난번 결렬된 미북 정상회담 문제다. 이 문제는 따지고 보면 미국과 북한 사이의 문제라서 우리 국회가 따질 것은 거의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이것도 틀린 생각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미북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청와대와 정부는 지나친 장밋빛 전망만을 했기 때문에 야당은 이 부분을 물고 늘어질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만일 미국과 제대로 된 정보 공유만 있었더라도 회담 전에 그런 장밋빛 전망은 하지 않았을 것 아닌가 하는 문제부터 시작해서, 청와대가 다시 꺼낸 중재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는가 하는 문제, 그리고 이번에 종료가 결정된, 키리솔브 훈련 그리고 독수리 훈련 등 한미 연합 군사 훈련 문제를 집중 거론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이런 문제들은 보수적 가치의 핵심에 관한 문제이자 국민들의 안위와 직결
의자 /이정록 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 어머니께서 한 소식 던지신다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꽃도 열매도 그게 다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여 주말엔 아버지 산소에 좀 다녀와라 그래도 큰애 네가 아버지한테는 좋은 의자 아녔냐 이따가 침 맞고 와서는 참외밭에 지푸라기도 깔고 호박에 똬리도 받쳐야겠다 그것들도 식군데 의자를 내줘야지 싸우지 말고 살아라 결혼하고 애 낳고 사는 게 별거냐 그늘 좋고 풍경 좋은 데다가 의자 몇 개 내놓는 것이여 누군가의 의자가 되는 삶이란 어떤 것일까.인간이란 혼자서 살 수 없고, 서로 의지하고 사는 것임을 사람 인(人)자의 형성만 보아도 알 수 있다. 한 세월 살아오신 어머니가 한 소식 던지신 말씀에는 서로의 밑받침이 되는 삶, 이해하고 배려하는 삶, 믿고 의지하는 삶, 더 나아가 희생하고 헌신하며 사는 삶이 바른 삶임을 아들에게 가르치고 있다.“그래도 큰애 네가 / 아버지한테는 좋은 의자 아녔냐”라는 말씀에서는 “너에게도 아버지는 좋은 의자가 아녔냐”는 의미까지도 포괄하고 있다. 기실 아버지는 아들이, 아들은 아버지가 좋은 인생의 의자였을 것이다.싸우지 말고 살아라. 서로 의자
급기야 문재인 대통령이 나섰다. 극심한 미세먼지를 극복하기 위해 중국 정부와의 협력을 강조하며 필요하다면 추가경정 예산을 편성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문대통령은 이와 함께 “미세먼지 고농도 시 한중이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동시에 공동으로 시행하는 방안을 협의하라”며 “인공강우 기술협력을 하기로 한중 환경장관회의에서 이미 합의했고, 인공강우에 대한 중국 쪽의 기술력이 훨씬 앞선만큼 서해 상공에서 중국과 공동으로 인공강우를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하라”고 아울러 지시했다. 만시지탄이지만 적절한 조치다. 연일 전국을 뒤덮고 있는 고농도 미세먼지 농도(단위 ㎍/㎥)가 ‘나쁨’의 기준치인 80을 넘었고, 그 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5일에는 전국적으로 12개 시도에서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가 발령됐다. 상대적으로 평균 대기오염이 적은 제주도도 처음으로 포함됐다. 서울·경기·인천 등에는 6일까지 닷새째 연속 이 조치가 시행됐다. 2017년 제도 도입 이후 처음이다. 서울 인천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150까지 올라가 사상 최악이다. 실외수업은 금지됐고, 휴업이나 단축 수업도 시행중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6일에도 수도권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이상이라 예보했다. 이쯤 되면 가히
지난 3일 의정부시에서 28세 아들이 57세 아버지를 흉기로 살해하고 자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범인은 최근 조현병 등 증상으로 병원 치료를 받으며 입원 문제 등으로 아버지와 갈등을 빚었고 이날도 말다툼을 하다 범행을 저질렀다고 한다. 지난 2일에는 인천시 미추홀구에서 조현병이 있는 64세 조선족 남성이 61세 아내를 살해하려고 흉기로 수차례 찌른 뒤 자해했다. 다행히 두 사람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한다. 조현병은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난다. 폭력증상도 그 중의 하나다. 지난해 12월 31일 임세원교수가 한 조현병 환자에게 살해당한 후 조현병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매우 높아졌다. ‘정신장애인은 위험한 존재’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국회에서는 의료진 보호 강화를 위한 일명 ‘임세원법’이 발의됐다.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안과 ‘의료법’ 개정안으로 구성된 이 법안은 퇴원 후에도 외래치료명령제를 통해 지속적으로 치료가 가능하도록 하는 등 정신장애인의 입원과 치료를 강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현병 환자는 계속 늘고 있는 추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7년 조현병 진료 환자는 10만7천662명, 이는 5년 전인 2012년의 10만980명
우리는 매순간 다양한 브랜드와 접하며 살아가고 있고, 브랜드는 바로 우리의 삶 그 자체이다. 상대방이 애용하는 브랜드를 보고 그 사람의 라이프 스타일(Life style)을 알 수 있으며, 자신이 사용하는 브랜드를 통해 상대방은 나의 퍼스낼리티(personality)를 파악한다. 또한 특정 브랜드를 소유하거나 사용하면서 우리는 행복과 슬픔, 그리고 향수를 느끼기도 한다. 그만큼 브랜드는 우리의 삶속에 스며들어 알게 모르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들로 세계적인 유명 브랜드들은 소비자들의 변치 않는 관심과 신뢰를 얻기 위해 지속적이면서도 체계적인 마케팅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제 세계는 하나의 시장이 되어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치열한 브랜드 경쟁이 일어나고 있다. 또한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브랜드의 중요성이 점점 커져가고 있다. 브랜드(Brand)는 판매자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경쟁사의 것과 차별화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이름이나 상징물(로고, 용어, 신호, 상징, 디자인)의 결합이다. 브랜드는 어떤 기대를 충족하겠다는 소비자에 대한 약속이며, 기업의 중요한 자산이다. 기술 평준화에 따른 품질의 차이가 줄어들고 있는 오늘날엔 많은 기업들이…
지난 3월 1일 늦은 오후 서울 남대문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20분 정도를 무심코 기다리다가 도로에 다니는 차들이 거의 없음을 보고, 버스운행이 정상적이 아님을 그제서야 알게 됐다. 미세먼지가 농도가 높았고 바람이 불고 추운 저녁에 버스를 기다리던 시민들은 1시간 가량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대중교통이 비정상적으로 운행되는 이유는 거리에 나선 태극기 시위대 때문이었다. 필자도 보수주의자이며 그들의 생각과 상당 부분 공감한다. 그러나 정의 표현방식이 수많은 선량한 사람들에게 아픔을 주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는 과연 선진국일까? 필자가 보기에 경제성장의 중요한 요소인 물질적 자본과 인적자본은 선진국 수준이나 사회적자본은 크게 못 미친다. 사회적 자본은 규범의 준수, 타인에 대한 배려, 공유된 제도 등 일체의 사회적 자산을 말한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고의로 또는 무심코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행위들을 수없이 경험한다.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자. 공중목욕탕에 가면 탈의실과 연결된 화장실이 있는데 화장실 내에는 탈의실로 다시 나가지 않더라도 목욕탕 내부를 바로 들어갈 수 있는 또 다른 출입문이 설치돼 있다. 그런데 화장실을 사용하는 사람은 편리함 때문에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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