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28일 광명시 하안종합사회복지관 위탁법인이 변경됐다. 이는 ‘기회는 평등할 것이며,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씀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게 했다. 지역주민들에게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복지관 등 사회복지시설은 대부분 지방자치단체가 설립하고 민간법인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복지관 위수탁제도의 기회, 과정, 결과가 어떻게 왜곡되고 있고 투명성과 공정성에 문제가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첫째, 위수탁제도의 기회는 평등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법인전입금이라는 진입장벽이 존재하기 때문에 대부분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종교 관련 비영리법인이 절대 우위에 선다. 또 정치인이나 고위공무원과의 관계는 소위 측근의 밥그릇 챙기기와 연결되면 복지가 정치에 악용되고 기회의 평등은 물 건너가는 것이다. 둘째, 위탁심사제도의 실제 과정은 공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위수탁 심사는 설립 시 최초를 제외하고 대부분 기존 운영법인들이 있기에 이들을 재위탁할지, 다른 법인과 경쟁하는 공개위탁을 할지 결정하게끔 되어 있다. 만약 공개경쟁 심사 여부를 결정할 경우 철저히 사업 종료 전…
시詩 /우대식 음악 아닌 것으로 음악 하기 나인 것을 나 아닌 척하기 가을날 듣는 만가輓歌 가을날 곁불을 옆에 두고 옹송거리며 마시는 낮술 사람은 거리를 두고 그림자 사랑하기 집 떠난 모든 이들의 이름을 불러보기 그리워하다가 다시는 생각하지 않기 집 떠난 모든 이들의 이름을 다시 불러보기 악다구니로 떼쓰며 울다가 아무 보는 이 없을 때는 슬그머니 일어나 옷 털기 꾀죄죄한 민낯으로 설산雪山에 대적하기 눈이 멀어도 먼 것을 모르고 형형색색 달콤하게 이야기하기 신을 실컷 조롱하다가 그 발아래 한없이 통곡하기 영원한 것이 있나요 이런 물음으로 모든 것을 탕진한 나그네처럼 우물가에 오래 앉아 있기 아주 오래도록 허공을 응시하다가 저 푸른 한 점으로 쑥 들어가기 --시와 시학 (2018년 봄호) 음악 아닌 것으로 음악을 하는, 나인 것을 나 아닌 척 하는, 참으로 맹랑한 부류가 시인들이지요. 그림자를 사랑하고, 그리워하던 것들 매몰차게 뿌리쳤다가 필요하면 다시 소환하는 이기적인 감성의 소유자가 시인들이지요. 악다구니 치다가 슬그머니 뒷걸음치고, 설산과도 대적할 듯 큰소리치거나 신 따위 대수롭지 않게 자존의 콧대를 높이다가 한 순간 곤두박이기도 하는 정신적 룸펜이 시인…
올해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를 곰곰이 생각합니다. 생각에 생각을 거듭한 결과 3가지 기준을 정하였습니다. 그냥 생각한 것이 아닙니다. 하루를 금식하며 생각하였습니다. 금식하면서도 둘레길을 올라 산행하며 생각한 내용입니다. 여러 가지 실천 사항을 정하였다가는 흐지부지 중단될 가능성이 있겠기에 간결하게, 확실하게 3가지만 정하고 글로 남깁니다. 대체로 사람들이 정초에 정하는 결심들이 작심3일(作心三日)이라 하여 1월이 지나기 전에 잊어버리곤 합니다. 그래서 작심3일이란 말까지 생겨나지 않았겠습니까? 그러기에 금식하며, 산행하며, 생각을 깊이 하여 정한 후에 글로 남겨 가까이에 두고 다짐하려 합니다. 먼저 내면화(內面化)하는 2019년이 되고저 합니다.저는 일을 좋아하여 사방에 일을 만들어 일 속에서 살아왔습니다. 이제는 일을 줄이고, 정비하며 내면세계(內面世界)에 집중하는 해가 되기를 다짐합니다. 일을 더 만들지 아니하고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을 충실히 다져 나가는 데에 집중하기를 다짐합니다. 그리고 기도 생활과 말씀 공부에 전념할 수 있기를 원합니다.그러기 위해서는 해외 나들이나 서울 나들이를 자제하고 두레마을 있는 자리에 붙박이로 자리를 지켜 나가려 합니다.…
최근 정신질환자들의 범죄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정신질환자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29일엔 수원시 권선구 주택가에서 80대 노인이 20대 정신질환자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30일엔 권선구에서 40대가 아버지와 누나를 목 졸라 살해한 끔찍한 일도 벌어졌다. 지난해 6월 부천에서는 30대가 “부모를 죽여야 나의 영혼이 산다는 환청”을 들었다며 흉기로 부모를 살해, 지난달 28일 무기징역을 선고받기도 했다. 또 진료를 하던 강북삼성병원 정신의학과 임세원 교수가 정신질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사망했다. 지난달 31일 오후 임교수는 담당 환자인 박 모 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약 2시간 뒤 세상을 떠났다. 임 교수의 환자였던 범인 박씨는 조울증으로 수개월 전 입원치료를 받은 적이 있었다고 한다. 이 사건들은 국민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정신질환자를 사회에서 분리하라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현재 정부는 정신질환자의 지역사회 복귀를 추진하고 있다. 2017년 5월 30일엔 정신건강복지법도 개정했다. 법이 개정됨으로써 환자 본인이 원치 않을 경우 강제입원이 까다롭게 됐다. 정신건강복지법 주요 개정 내용은 포괄적 정신질
노동계의 올해 신년사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희망과 우려가 교차한다. 양대 노총인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모두 사회적 대화를 강조한 점은 우리 사회의 핵심 현안을 대타협 속에서 풀어갈 수 있겠다는 기대를 걸게 한다. 반면 경제 상황이 엄중한 시기에 새해 벽두부터 ‘투쟁’과 ‘쟁취’ 등 공세적 언어가 난무하는 데 대한국민의 우려 역시 작지 않다. 경사노위는 ‘다 함께 잘 사는’ 포용 사회 실현을 위해 작년 11월 출범했다. 노사정위의 후신으로 참여 대상을 더 넓혀 노사는 물론 청년, 여성, 비정규직, 중소·중견기업, 소상공인 대표 등 18명이 최고 의결기구인 본위원회를 구성한다. 그러나 민주노총의 불참으로 경사노위는 17명 체제로 출발해야 했다.김명환 위원장은 재작년 위원장 선거 때 ‘국민의 지지를 받는 민주노총’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고립·분열·무능을 뛰어넘겠다”고 했다. 취임 이후에도 기회 있을 때마다 사회적 공감을 얻기 위한 대화를 강조했다. 올해 신년사에서 사회적 대화를 다시 꺼낸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나온 것이어서 참으로 반길 일이다. 그러나 최저임금에 대해 “속도조절론을 유포하는 정부와 총 자본, 최저임금 제도를 개악하려는 모든 시도에 단호히 투쟁할 것”
최근 연이어 터지는 각종 사고에 대처하는 교육부와 정부당국은 그야말로 모든 책임을 학교와 교사의 탓으로 돌리는 모양새이다. ‘강릉 펜션 참사’의 경우, 학생들이 펜션에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불의의 사고에 대해, 그동안 일선학교 고3 학생들에 대한 ‘방치’라는 단어를 써가며 전국적인 현장체험학습 전수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시그널은 곧바로 이어져 학교에는 공문이 하달되고, 큰 잘못을 저지른 것 같은 내용에 대해 교사들은 자료집계를 준비한다. 교사에 대한 패싱은 어제, 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교육의 3주체로 학생, 학부모, 교사라고 구호를 외치지만, 학생은 학생인권조례제정으로 보호받고, 학부모는 선거에서 표밭이라는 인식으로, 교사는 개혁의 주체가 아닌 대상으로 몰아세우는 것이다. 그동안 교육부와 정부가 정책으로 추진하였던 대입공론화과정, 초등저학년 돌봄교실, 국가교육회의, 학교폭력숙려제 등에 교사는 보이지도 않을뿐더러, 현장의 의견은 철저히 무시되고 있다. 교사보다 정년이 3년 길고 방학도 긴 교수에게는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자문이나 의견 수렴은 매번 진행하면서 현장 교사들의 의견은 반영하지 않고, 그저…
오늘부터 골프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드리려고 한다. 먼저 골프의 시작과 완성에 대한 내용이다. 골프게임의 즐거움은 등산과 마찬가지로 자연과 싸우는 것에 있다. 골프 코스는 가능한 한 자연 지형을 최대한 살려서 설계된다. 일반적으로 18홀 규모의 골프장은 20만평 내지 30만평의 대지 위에 산, 계곡, 연못 등이 절묘하게 배치되어 마치 자연 공원 같다. 그러나 이렇게 훌륭한 경관도 한번 플레이를 시작하면 그들은 곧 골퍼의 앞길을 저지하는 장해물로 변해 버린다. 벙커, 워터해저드, 골짜기, 숲 등 자연의 장애물을 극복해가는 과정에는 추측하기 어려운 긴장과 짜릿한 모험이 있다. 바람이나 비 등의 자연 현상과도 도전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골프코스홀에서도 풍향이 변함에 따라 완전히 새로운 공략 방법을 세워야 한다. 즉, 골프는 수백 번 같은 코스를 돌아도 똑같은 상황과 마주칠 수 없다고 말할 정도로 변화가 많은 게임인 것이다. 그리고 차례로 일어나는 예기치 못한 일들을 스스로의 힘으로 극복해 가야 한다. 이런 점에서 골프 게임은 인생의 축소판에 비유하기도 한다. 우리에게 친근하고 아름답게 보인 자연 현상과 지형의 상황에 능동적이고 긍정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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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에 몰랐던 것을 서른이 넘으면 알게 될 때가 있다. 마흔을 넘기면 인생이 또 달리 보인다. 만약 백년을 산다면 인생은 또 우리에게 어떤 무늬로 그려질까? 그 지혜를 미리 안다면 우리 삶이 조금 더 향기로워질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렇게 말했다. “다른 모든 것은 원하는 사람도 있고 원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행복은 누구나 원한다.” 모두가 긍정하는 이야기다. 하지만 행복은 어떤 것인가, 라고 물으면 같은 대답은 없어진다. 삶처럼 행복도 모든 사람의 주관적인 판단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1960년대 초대형 베스트셀러 ‘영원과 사랑의 대화’의 저자이자 지금도 ‘영원한 현역’으로 불리는 김형석 교수의 저서 ‘백년을 살아보니’가 요즘 화두다. 90의 언덕에서 스스로 살아본 인생을 돌이켜 깨달은 삶의 비밀들을 100세 시대를 맞아 미래가 막막한 인생 후배들에게 다정하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들려준다고 해서다. 특히 가정에서 일어나는 문제는 물론 사회생활에서 모두가 겪어야 하는 과제들, 그리고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인생의 의미와 죽음에 대한 관심까지, 일상에서 부딪히는 문제들을 지혜롭게 판단하고 처리하는 삶의 지혜를 제시
재래시장 입구에서부터 한참을 걸었나보다. 생선전을 지나 떡집을 돌아 순대국밥 집이 보이고 왼쪽으로 구부러져 비스듬히 꺾인 골목길을 한 번 더 돌아들자, 저만치 웅성거리는 사람들. 벌써 자리가 없는 듯 보인다. 문 밖에서 기다리면 금세 들어가겠지. 쑥 쑥 줄어드는 순서를 따라 이내 들어선 좁은 식당. 아줌마 손칼국수집이다. 빈자리 하나 없이 빼곡하게 들어앉은 사람들. 사람 정이 그리울 때마다 무심코 찾게 되는 메뉴라곤 칼국수, 보리밥, 팥죽뿐인 내가 좋아하는 푸근한 식당이다. 평소에 먹곤 하던 손칼국수를 뒤로 하고 오늘은 왠지 앞자리의 할머니가 드시는 팥죽에 자꾸만 눈이 갔다. “할머니, 오늘은 다들 팥죽 드시는 날인가 봐요. 많이들 팥죽을 드시네요.” “그러게 유난히 팥죽이 맛있어. 동지가 며칠 안 남았잖여. 새알이 아주 실하구먼.” 금방 내어온 뜨끈뜨끈한 팥죽 한 숟가락에 김장김치를 얹어먹는 그 맛이라니, 연이어 동치미 국물 한 숟가락까지. 어린 날 엄마가 해 주시던 달큰하고 쌉쌀한 그 팥죽으로 이어지는 추억의 맛이다. 동짓날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던 어머니의 팥죽. 가마솥에 푹 익힌 팥을 팍팍 으깨서 껍질을 걸러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