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독감이 극성이다. AI 즉 고병원성 조류 독감은 물론 사람들도 감기인줄 알고 있다가 차도가 없고 계속 열이 나고 아파서 다시 검사를 해 보면 독감이라는 진단을 받는다. 물론 독감 예방접종을 하고 개인위생에 주의를 하는 한편 평소 건강을 유지하도록 하면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나 일단 걸리고 나면 며칠은 고생을 하게 되어 있다. 나도 겨울이면 한 번씩은 감기로 호되게 고생을 하는 편이다. 온 몸이 쑤시고 목은 물론 열도 심하고 기침에 콧물에 그야말로 감기의 종합선물 셋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 겨울은 용케 지나나 싶었지만 결국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 아무리 이기려고 해도 그 놈은 나를 굴복시키고야 말았고 나는 독감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경고를 들었다. 다행이 열은 떨어졌으나 기침을 달고 살았다. 첫눈은 소리 없이 내렸다. 아니 우리 동네는 내가 미처 첫눈을 반길 시간도 없이 내렸다. 일을 하면서 창밖으로 내리는 그것도 진눈개비에 섞여 내리는 눈을 간간히 바라보는 정도였다. 속으로 심통이 난 나는 그 눈을 첫눈으로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그날 밤 뉴스에서 촛불을 든 광화문 광장에 눈이 내리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기분이 묘해졌다. 저 사람들은 지금 첫눈을…
“그래도 국방부 시계는 간다”고 했던가. 두 달 넘게 ‘대통령 하야’ ‘즉각 퇴진’ ‘탄핵’ 등으로 점철된 정국 속에서도 시간은 어김없이 흘러 바야흐로 송년회 시즌이다. 기관·단체나 친목회의 송년 모임이 앞 다퉈 이뤄지고 있다. 모습은 예년과 사뭇 다른 풍경이다. 국정농단 사태로 전 국민이 혼돈에 빠져있고 김영란법까지 시행되고 있는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경제마저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어 거창하거나 요란하지 않다. 송년회의 ‘감초’ 격인 건배사는 그래도 어김없이 등장하고 있다. 세상이 어순선한 탓인가? 예년에 비해 내용은 더욱 날카롭고 다양해졌다. 세태를 풍자하는 재미있고 기발한 건배구호가 유독 많아서다. 술 대신 음료로 건배하는 경우도 있지만 시민의 분노를 담은 사회 풍자 건배사들은 빠지지 않는다. 덕분에 회식자리의 분위기도 뜨겁다. 최순실씨와 조카 장시호씨 등의 이름 삼행시형 건배사도 그 중 하나다. ‘최대한 마시자, 순순히 마시자, 실려 갈 때까지 마시자’, 장씨 이름은 ‘장소 불문, 시간 불문, 호탕하게 마시자’. 선창자가 “청와대에서”를 외치면 좌중이 “방 빼라”로 화답하는 ‘촛불집회형 건배사’도 있다. 그러나 가장 많은 것은 역시 보편적 건
세월 /이경임 만지려 해도 만져지지 않는 냄새 맡으려 해도 맡아지지 않는 무거운 코끼리 같은 것이 짓누른다 상상의 가시들을 꽂고 들리지 않는 비명을 지르는 미친 고슴도치 같은 것이 달려든다 어둠 속에서 맹목적으로 도주하는 바퀴벌레들이 참을 수 없는 구토이면서 집요한 식욕 같은 것이 몰려다닌다 거울 속에서 흐물흐물 녹아내리는 투명한 눈사람 같은 것이 낡은 광장 같은 것이, 안개 같은 것이 둥둥 떠다닌다 아주 먼 곳에서부터 걸어온 투명이 있다. 누구인지 무엇인지 어디인지 사방을 둘러보아도 알 수 없는 세계가 있는. 그러나 내가 나와 마주 앉아 밤새 울어볼 수 있고 잘했다고 위로할 수도 있는 곳. 혹은 왜 그랬냐고 나무라며 내가 나를 가두기도 하는 영역. 살아보려고 그곳에서 벗어나려고 안간힘들이 몰려나오는 곳. 그러나 가다보면 아득해져서 허무가 되고 그리움이 되는 그런 세계를 시인이 겪고 있다. 억압과 통증으로 몰려오는 그것은 시인의 어떤 구체적인 삶이 동반되어 있는지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그것들이 나중엔 힘을 잃고 낡은 광장에서 증발한다는 것이다. 우린 모두 그곳으로 향하고 있는 것이다. /김유미 시인
박근혜 대통령이 재임 중 소통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한 대표적인 정책이 역사 교과서 국정화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1순위 해결과제가 국정교과서 문제라고 말했다. ‘국정교과서는 박 대통령이 자기 아버지를 미화하기 위해 만든 교과서’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책을 간절히 바랐던 박 대통령에게 헌정본 한 부 정도를 기증하고 나머지는 폐기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국정교과서가 수준 이하의 엉터리 교과서임이 드러난 지금 대다수의 국민들은 이의 폐기를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국립국어원이 교과서 초안을 검수했을 때 오탈자와 불완전한 문장이 무려 1천400여 건이나 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대한민국 정통성 부정, 독재미화, 친일 성향 등 우려했던 내용이 들어있다. 특히 1948년 8월15일을 ‘대한민국 정부 수립’ 대신 ‘대한민국 수립’으로 기술했다. 헌법 전문에 기술된 대한민국 수립일 1919년 3월1일을 전면 부정했다. 박정희 정권의 경제개발계획 등은 자세히 언급했다. 도종환 의원의 지적처럼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언급은 무려 24번이나 나온다. 반면 세종대왕은 그보다 재위 기간이 훨씬 긴 데도 8
국내농산물이 값싼 해외농산물로 가격이 하락되고 있다.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농산물의 질적 향상과 다수확이 요구된다. 소비자의 신뢰정착을 위한 노력도 수반되어야 한다. 양질의 농산물을 값싸게 공급할 때에 가격보장도 가능해진다. 경기도는 도내 농산물우수관리 인증면적이 지난해에 비해 43.2%나 확대되었다. 농산물에 대한 공적인증으로 소비자가 안심하고 이용해 갈 수 있다. 올해 도내 인증면적은 GAP 인증면적이 1만2천326개 농가 166㎢로 지난해 9천32개 농가 115.94㎢에 비해 3천294개 농가 50여 ㎢ 늘어났다. 품목별로는 쌀의 재배면적이 1만3천201㏊로 전체 인증면적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해외경쟁에서 크게 뒤지고 있는 쌀의 관리인증을 높여간다. 과실류로는 배가 859㏊, 포도 723㏊, 복숭아 505㏊등이다. 채소류로는 토마토가 98㏊를 비롯해서 호박이 53㏊로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고구마, 아로니아, 부추, 상황버섯, 여주 등은 올해 처음으로 GAP 인증을 받아 보다 다양한 품목에서 GAP 인증이 이뤄졌다. GAP 인증면적이 확대된 데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기지원과의 협업이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농산물은 맛과 신선도가 중요하므로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은 관할기관의 많은 규제와 통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제 관할기관은 찾아가서 도와주고 지원해주는 서비스를 향상시켜 주어야한다. 날로 치열해지는 경쟁과 급변하는 소비성향에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대응이 절실한 때이다. 올해에도 수많은 중소기업이 부도를 내어 폐업하였다. 이로 인한 많은 실직자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고 있다.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는 올 한해 3천477개 기업이 불합리한 제도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7천771건의 애로사항을 해소해주었다. 분야별로는 판로와 수출이 1천256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기술·인증의 1천109건을 비롯한 인력과 교육, 자금지원, 창업과 벤처 등이 순서를 이루고 있다. 중소기업의 자생력 강화를 위해서 통제는 줄이고 자율적인 창안사업을 촉진시켜 주는 일이 우선이다. 기업애로 해소지원은 현장방문, 기관내방, 간담회, 전화, 온라인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뤄진다. 중소기업이 건의하기 어려운 애로사항은 경기중기센터가 기업을 대신해 해당 기관에 건의와 개선을 요청하였다. 이들의 절실한 요청을 신속정확하게 처리해주고 예상되는 미래의 과제도 솔선수범해서 해결해 주어야한다. 필요시에는 유관기관들과 협업을 통해 기업의
지난 12일 ‘2016 수원화성 방문의 해’ 성과보고회가 열렸다. 이는 방문의 해 종료를 의미한다. 이후 수원시는 ‘FIFA U-20 월드컵 2017’에 전념하게 된다. 대회본부가 설치되고 결승전이 벌어지는 중심도시로서 이번 대회를 ‘지구촌 가족 축제의 장’으로 만든다는 계획 하에 모든 민·관의 역량을 쏟아 부을 것이다. 이날 보고회장에는 수원화성 방문의 해 성공을 위해 노력한 시민과 단체, 각 기관 관계자들이 모여 그 동안의 노고에 대해 서로를 격려하는 훈훈한 모습을 보였다. 현장 분위기에서도 느낄 수 있었지만 올해 수원화성 방문의 해는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수원을 찾은 관광객이 전년보다 55% 증가했다. 지난해 436만 9천400명이었던 방문 관광객은 올해 11월 말 현재 677만 명으로 전년에 비해 큰 폭으로 늘어났는데 연말까지 7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수원 관광객은 2011년 430만명, 2012년 450만명, 2013년 520만명 등 점증했다. 그런데 2014년 460만명, 2015년 430만명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이는 경기침체와 세월호 참사, 메르스 등으로 관광객이 줄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방문의 해를 계기로…
2016년 7월 들어 청와대가 개입하여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설립과정에서 재벌로부터 기부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대통령의 의사결정이 공식시스템이 아닌 사적 관계에서 이루어졌다는 문제가 제기되면서 국가의 운영은 혼란에 빠져 들었다. 결과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인 최순실이 국정에 개입하여 불법사항이 있는지에 대한 검찰조사가 진행되었고 특별검사가 임명되어 일련의 사건에 대한 수사가 예고되어 있다. 한편으로 국회는 2016년 12월9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의결하여 대통령의 권한과 직무가 정지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국민들은 서울의 광화문광장을 중심으로 잇따른 촛불시위를 통하여 최순실 등의 국정농단 해결을 직접 요구하고 있다. 이와 같은 국정의 위기 상황에서 지방자치와 관련한 주목할 만한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는 80년대의 민주화운동의 결과로서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국민들이 쟁취한 제도이다. 민주화 운동과정에서 지방자치의 실시를 주장한 것은 지방자치가 풀뿌리 민주주의를 상징하고 있기 때문에 권위와 독재로 얼룩지어진 국정운영을 혁신할 것으로 기대하였기 때문이다. 주민들에 의한 지방자치가 부활한지 4반세기가 지나
Q:장애연금의 등급 결정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A:국민연금 가입 중에 장애가 발생했나 여부를 판단한 후 공단에서 장애등급(1~4급) 심사한다. 장애연금 해당여부 결정을 위한 장애심사는 우선, 장애의 원인이 되었던 질병이 국민연금 가입 중에 발생(질병의 최초 진료일이 가입 중에 있는 경우로서, 가입자가 가입 당시 발병 사실을 알지 못한 경우라면 장애연금수급권 인정)하였는지를 심사하며, 이에 해당되면 두 번째로 장애등급 심사를 하게 됩니다. 두 번째 장애등급(1~4급)의 심사를 살펴보면, 청구인이 제출한 서류를 근거로 국민연금장애심사규정에 따라 필요시 전문의사의 의학적 자문을 실시하여 공단에서 결정하고 있습니다. 이때, 공단에서는 초진일로부터 1년6개월 경과시점 전에 완치일이 있는 경우에는 완치일, 초진일로부터 1년6개월이 경과하여도 완치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1년6개월 경과시점을 기준으로 장애등급을 결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장애심사결과 장애정도가 경미할 경우에는 국민연금 장애등급에 미치지 못하여 등급 외로 장애연금이 지급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최초 진료일로부터 1년 6개월이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증상의 고정성이 인정되지 않아 치료 경과를 지켜볼 필
곤충 ‘사마귀’란 놈은 생존 본능과 습성이 참 희한하다. 대부분의 곤충들이 조심스럽고 민감하지만 겁이 없는 것도 그중 하나다. 사람이 다가가도 도망가기는커녕 덤벼들려고 자세를 잡는다든가, 새가 와서 잡아먹으려고 해도 끝까지 바락바락 대들기도 한다. 자기보다 큰 상대를 보면 날개를 펴거나 하는 식으로 몸을 크게 보이게 하는 허풍도 세다. 어느 날 사냥터로 가던 중국 춘추시대 제나라 장왕(莊王)은 이런 사마귀를 만났다. 괴상하게 생긴 커다란 벌레 한 마리가 길 한복판에 버티고 서서 긴 앞발을 번쩍 쳐들어 장왕이 탄 수레의 바퀴를 막으려는 자세를 취하는 장면을 본 것이다. 장왕은 수레를 멈추라고 명하고, 부하에게 물었다. “뭐냐?” 부하가 답했다. “사마귀라고 하는 벌레입니다. 앞으로 나아갈 줄만 알 뿐 물러설 줄을 모르고, 제 힘이 어느 정도인지도 모른 채 강적에게 마구 달려드는 미욱한 놈이지요.” 그러자 장왕은 이렇게 말했다. “저 사마귀란 놈이 만일 사람이었다면 천하제일의 용사가 되었을 것이 틀림없구나. 비록 하찮은 미물이긴 하나 용기 하나는 칭찬할 만하니, 수레를 돌려서 피해 가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