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나 보호자들에게 종격동은 무척 생소한 단어일 것이다. 종격동은 가슴 즉 흉강을 구성하는 공간에서 양측의 폐를 제외하고, 그 좌우폐 사이의 공간을 말한다. 즉 심장과 심낭을 비롯하여 대동맥과 대정맥 및 폐동맥과 폐정맥을 포함한다. 이곳에는 심장과 혈관만이 아니라 기도와 중심기관지, 그리고 식도와 척추 및 신경도 위치한다. 또한 흉강의 여러 곳에서 모이는 림프절과 흉선도 포함된다.
이렇게 다양한 장기와 조직이 모여있는 곳이기에, 종격동에서 발생하는 종양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위에서 말한 어느 조직에서든지 종양은 발생할 수 있는데, 그것들을 한데 일컬어 종격동 종양이라고 한다. 가장 흔한 몇 가지 예를 들면 흉선종, 심낭종, 기관지 낭종, 장성 낭종, 신경종, 림프종, 생식세포종 등이다.
종격동의 종양은 증상이 있어서 발견되는 경우보다는 흉부 방사선 촬영이나 CT 등의 검사에서 우연히 덩어리가 발견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러나 증상이 있는 경우는 매우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 어떤 경우에는 흉통과 같은 애매한 증상으로 시작될 수도 있다. 국소증상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폐나 기도를 누르는 경우 기침, 객혈 혹은 호흡곤란의 증상이 있을 수 있다. 대정맥 등의 혈관을 누르면 손, 발이나 얼굴이 붓는 증상이 있다. 뒤쪽 종격동 종양은 식도를 압박하여 삼키기 어려운 연하곤란을 유발하기도 한다. 척추 부위나 늑간 신경과 밀접한 위치인 경우는 방사통이 있을 수도 있고 안검하수 등의 신경증상이 올 수도 있다.
다양한 기원의 종격동 종양을 가장 손쉽게 진단하는 방법은 CT다. CT를 이용하여 종격동 종양의 위치와 모양을 충분히 살피고 환자의 연령과 증상 등을 고려하면 종양의 성질을 알아내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종양의 성질과 위치를 파악하고 나면 조직검사와 수술을 동시에 진행한다. 조직검사나 절제를 위해서는 다양한 접근법이 가능하다. 가장 클래식한 방법으로 가슴 전면의 정중선을 통한 정중흉골절개법이 있다. 하지만 절개부위가 우리 몸의 정중앙이다. 보니, 그 접근법이 지나치게 침습적이고 미용적으로도 불리하다. 오른쪽 혹은 왼쪽의 옆구리를 통하여 접근하는 방법이 가장 많이 쓰이는 방법이며, 겨드랑이를 통한 접근 방법도 있다. 또 젊은 여성 환자의 경우, 브래지어 라인을 이용하여 상처를 숨기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 그러나 한쪽 측면의 접근을 이용할 때에는 경우에 따라 양쪽을 다 절개해야 하는 등의 단점이 있다.
이러한 정중절개법과 측면 접근법의 단점을 모두 극복하고 흉터 또한 최소화 하여 미용적으로도 만족스러운 방법이 흉강내시경 수술법이다. 흉강내시경을 이용하면 간단한 절개창 만으로 가장 깊은 종격동으로의 접근이 가능하다. 절개창이 작아서 상처 관리가 용이하고, 큰 절개법에 비하여 통증은 절반 이하로 경감된다. 조기 퇴원이 가능하고, 따라서 빠른 일상생활로의 복귀를 할 수도 있다. 단, 어느 정도 이상의 폐기능이 보전되어 있지 않을 경우, 종양에 크기가 너무 클 경우, 과거에 심한 결핵이나 늑막염 등의 염증성 질환으로 흉강의 유착이 심할 경우 등에는 흉강 내시경으로 수술이 불가능 할 수 있다.
종격동 종양은 증상이 있는 경우보다는 무증상인 경우가 더 많다. 이러한 종격동 종양의 대부분은 양성 종양이며, 그 중 대부분은 흉강내시경으로 완전절제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