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날 /천양희 작은 꽃이 언제 다른 꽃이 크다고 다투어 피겠습니까 새들이 언제 허공에 길 있다고 발자국 남기겠습니까 바람이 언제 정처 없다고 머물겠습니까 강물이 언제 바쁘다고 거슬러 오르겠습니까 벼들이 언제 익었다고 고개 숙이지 않겠습니까 아이들이 해 지는 줄 모르고 팽이를 돌리고 있습니다 햇살이 아이들 어깨에 머물러 있습니다 무진장 좋은 날입니다 - 천양희 시집 ‘너무 많은 입’ / 창비시선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어머니가 부를 때까지 놀던 때가 있었다. 작은 꽃이 제가 더 크겠다고 먼저 피워낸들 그도 역시 작은 꽃이다. 허공이 곧 길인 새도 길 위에 발자국 하나 남기지 않는다. 강물이 역류하면 범람이요, 벼 모가지가 뻣뻣하면 쭉정이일 테니, 세상이 이와 같다면 괴로울 일도 다툴 일도 쓸쓸할 일도 없겠다. 아이들 어깨에 햇살은 아직 머물러 있으며, 얼굴 발개지도록 해지는 줄 모르고 팽이를 돌리고 있다. 김수영 시인의 <달나라의 장난>(‘정말 속임없는 눈으로/지금 팽이가 도는 것을 본다’)이 생각난다. 순간순간들이 구김 하나 없다. 참으로 아름다운 무진장 좋은 날인 것이다. /김은옥 시인
2016년 7월 1일부터 치과임플란트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만 65세 이상으로 확대되어 좀 더 많은 분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많은 분들이 임플란트의 수명을 영구적이라 생각하지만 관리가 잘 되지 않는다면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임플란트의 모든 과정이 끝난 후에 발생할 수 있는 몇 가지 문제점과 이를 예방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임플란트 주변의 잇몸이 갑자기 붓고 피가 납니다. 자연치와 달리 임플란트에는 감각을 느낄 수 있는 신경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환자 본인이 인지하기가 어렵습니다. 또한 치주염을 유발하는 세균에 대한 방어막이 약하기 때문에 염증으로 인한 치조골의 흡수가 더 빠르게 일어날 수 있습니다. 잇몸병이 잇몸에 한정되어 있다면 간단한 처치로 해결할 수 있지만 임플란트를 둘러싼 치조골까지 이환이 되어있다면 절개 및 염증조직을 긁어내는 수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둘째, 임플란트 보철물을 완성한 후에 갑자기 보철물이 흔들립니다. 임플란트는 3가지 부분으로 구성됩니다. 뿌리 역할을 하는 픽스쳐, 픽스쳐와 보철물은 연결해주는 지대주, 그리고 구강 내로 드러나 있는 보철물
지난 9일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의결된 뒤에도 주말에 광화문 광장에는 80만의 시민이 모여서 촛불집회를 가졌다. 법률에 따르면 집회와 시위는 다중이 모여서 불특정 다수에게 집단적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난 주말 집회에 모인 국민들이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한 주 전에는 ‘대통령 탄핵’을 주장했다. 그 결과 탄핵소추가 의결되었고 법에 따른 후속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런 상황인데 탄핵과 상관없이 즉각 사퇴하라는 것인가? 아니면 헌법재판소에 대하여 속히 탄핵을 확정해 달라는 것인가? 탄핵소추가 의결되었으니 축하하는 자리인가? 단순한 문화제나 축제, 아니면 또 다른 의미가 있는 것일까? 사실 지난 주말 촛불집회에서는 이런 다양한 의견들을 부분적으로 모두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다양한 의견들을 하나로 결론짓기는 어렵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는 것이 우리 헌법 제1조의 내용이다. 아무도 부인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 나라의 주인은 국민인 것이 맞다. 7차까지 계속된 촛불민심으로 그걸 확인하였다. 주인으로서 최종 결정을 하여야 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국민이 어떤 결정
계란과 달걀은 같은 말이다. 한자어와 순우리말의 차이일 뿐이다. 이중 우리는 ‘닭의 알’의 준말 달걀을 표준어로 쓴다. 물론 계란도 달걀의 동의어로 복수표준어에 올라 있다. 달걀 같은 완전식품도 드물다. 우리 몸에 필요한 필수아미노산을 골고루 갖추고 있고 값도 싸 그렇다. 난황에 들어있는 콜린과 레시틴은 두뇌 회전과 집중력을 향상시킨다. 또한 루테인 성분은 자외선을 흡수, 고도 근시 및 눈부심 개선에도 좋다고 알려졌다. 엽산 칼슘 철분 등은 공부하는 학생, 자라나는 어린이, 임산부 건강관리에 도움을 준다. 인, 비타민A 등도 풍부하고 다이어트에도 좋다. 이런 달걀도 한때 ‘콜레스테롤’이란 뜻밖의 복병을 만나 기피식품으로 전락한 적이 있다. 콜레스테롤이 각종 성인병 주범으로 낙인찍힌 후 일부에서 ‘달걀의 심장병 유발’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곧바로 ‘근본적 잘못’이라는 연구보고서가 나와 근거 없는 공포로 결론 났지만 오명을 벗는 데는 한참 걸렸다. 그래서 지금도 이런저런 이유로 먹기를 꺼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 특히 고지혈증 환자나 고도 비만자들은 콜레스테롤과 지방 때문에 일정 숫자 이상 달걀을 먹지 않는다. 물론 달걀 알레르기가 있는 이들이나 채식주의자들
김장하는 날 /장현우 동짓달 바닷물이 가득찬 날은 바닷일이 없는 날이다 다라마다 햇살 담은 갯가에는 속이 꽉 찬 배추같이 속이 꽉 찬 엉덩이들이 방아를 찧듯 엉덩이를 씰룩이며 바닷물에 배추를 씻는다 장딴지 같은 무를 껴안고 낄낄거리며 아짐씨 웃음소리가 물수제비를 뜬다 멸치젓국 끓이는 냄새가 김칫거리 져나르는 아부지를 여나르는 누나들을 허천나게 따라다닌다 -장현우 시집 ‘바다는 소리 죽여 우는 법이 없다’ 혼자 먹는 밥, 혼자 먹는 술이 자리를 잡아 가고 있는 요즘이다, 물론 시대도 변하고 생각도 변하니 우리의 살아가는 모습 또한 변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한 공동체를 이룬 사람들이 어울려 먹거리를 장만하고 밥을 먹고 왁자지껄 떠드는 모습은 언제 보아도 정겹다. 김장을 한다. 동짓달 바닷물이 가득 찬 날은 바닷일이 없어서 동네 사람 모두 나와 배추와 무를 씻는다. 배춧속처럼 단단히 뭉친 사람들, 내놓은 다라 마다 햇살이 그득하다. 장딴지 같은 무를 껴안고 던지는 가벼운 농담이 번져나가고 웃음 가득한 갯가에는 멸치 젓국이 한 솥 가득 끓는다. 그리하여 그 구수한 냄새가 허천나게 아버지와 누나들을 따라붙으며 김칫거리를 나르게 하는 것인데,
정국이 혼란스럽다. 새누리당 등 정치권은 계파별 또는 뜻을 같이 하자는 제3지대 모임 등으로 엇갈려 정계개편이 논의가 무르익고 있다. 새누리당을 탈당한 김용태 의원을 비롯한 전·현직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가 급기야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선언했다. 남 지사와 김 의원, 정두언·정문헌·박준선·정태근 전 의원 등 탈당파 모임은 엊그제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나 빠른 시일 안에 신당 창당을 위한 실무단을 구성하기로 결의했다. 남 지사는 이와는 별도로 15일 오후 2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KR(KOREA REBUILDING·코리아리빌딩)포럼 창립준비위원회를 열고 ‘남경필에게 묻는다’라는 토크콘서트를 개최해 대권행보를 본격화한다. 이재오 전 의원도 늘푸른한국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신당의 문호를 열어놓고 새로운 가치와 국민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국민이라면 언제든지 환영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맞서 친박계 의원들은 11일 서청원 최경환 조원진 이장우 의원 등 의원 40명이 참석한 가운데 회동을 갖고 ‘혁신과통합연합’ 모임을 13일 공식 발족하기로 했다. 이장우 최고위원은 12일 비박계 주축으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이끈 김무성 전 대표, 유승민 의원을
9일 오후 정세균 국회의장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고 선포했다. 찬성 234표, 반대 56표로 압도적인 탄핵이다. 순간 국회 앞에서 시위 중이던 세월호 유가족을 비롯한 수만명의 군중들도, 텔레비전 생방송을 지켜보던 국민들도 환호했다. 불타는 금요일 삼삼오오 술집을 찾은 사람들은 축배의 잔을 높이 들었다. 촛불을 들고 평화적으로 거리에 나선 위대한 국민들의 승리였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진실이 알려지면서 분노한 시민 수백만명이 거리로 몰려나와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박 대통령은 자신은 죄가 없다고 변명하고 사퇴 의사도 없음을 분명히 하면서 민심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하지만 국민들은 감동적일 정도로 끝까지 평화시위를 유지했다. 결국 촛불의 위세에 밀린 국회는 야당 주도로 탄핵 절차를 밟기 시작하고 친박계 여당의원까지 대거 탄핵찬성표를 던져 이날 가결시켰다. 이제 남은 것은 헌법재판소의 현명한 판단뿐이다. 만약 헌재에서 기각된다면 그 후의 사태는 불 보듯 뻔하다. 우리는 기다려야 한다. 그러면서 각자의 할 일을 해나가야 한다. 현재 눈앞에 닥친 국가의 가장 큰 현안 중 하나는 전국으로 급속 확산되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다.
정조13년(1789) 7월11일 고모부 박명원의 상소로 인해 사도세자의 묘를 이전하기로 결정하고, 그날 바로 영우원(사도세자 묘) 이전 담당할 관료와 이장할 장소까지 선정한다. 이장을 준비하는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어 10월 7일 수원으로 이장하는데 이는 상소가 올라온 지 3개월도 안 되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이장할 곳에는 읍치가 있어 미리 옮겨야 하는데 새로운 읍치는 현재 위치인 수원 팔달산 동쪽 기슭에 행궁과 객사을 짓고, 남쪽기슭에는 향교를 9월 26일 건립한다. 새 수원읍치의 위치는 일반적으로 산성과 인접되는 곳이 됨으로 독산성 주변이 유력한데 팔달산 주변으로 정한 것은 과천현과 옛 수원읍치와의 거리가 멀어 중간에 쉬어갈 수 있기 위함이었다. 새로운 읍치건물들은 사도세자 묘의 이장할 때 정조가 머물 수 있도록 서둘러 2달 만에 완성하게 되는데, 지금처럼 운송수단이 발달되지 않은 시기에 안면도에서 나무 등을 운반해 오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완성된 것은 정조가 의지가 얼마나 강했는지 알 수 있다. 사도세자의 묘에 이장에 대하여는 정조가 즉위하고 14년 동안 가만히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이장을 결정하고 이를 시발점으로 온 힘을 다하여 짧은 시간에 마무리하
많이 춥다. 몸도 춥고 마음도 춥다. 외투를 입어도 어깨가 움츠려든다. 난롯불에 손을 얹어도 온기보다는 화기가 먼저 돈다. 올 겨울 얼마나 추울지…. 개나리 몇 송이 피어 오종종 떨고 있다. 양지바른 곳 담장에 기대 핀 개나리가 말갛게 얼어 떨고 있다. 철모르는 것의 위험함이다. 카메라에 담아본다. 제철을 놓고 요 며칠 따뜻한 온기를 틈타 잎과 꽃을 꺼내놓은 것이 안쓰러워 옷이라도 벗어 덮어주고 싶다. 얼마 전 산행에서도 진달래가 핀 것을 보았다. 태양의 농간인지 철없는 진달래의 무분별함인지 알 수는 없지만 진달래가 피었다. 봄꽃을 서둘러 보는 재미도 있지만 지금 핀 꽃은 아마 제철에는 초라할 것이다. 무엇이든 때와 장소가 있는 것이다. 약속과 원칙이 있는 것이다. 봄꽃은 봄에 피어야 하고 여름 꽃은 여름에 피어야 아름답다. 지금이야 온실 속에서 제철을 모르고 꽃이 피고 지지만 야생의 것들이야 자연에 순응해 살아야 어려움이 덜하다. 서둘러 핀 꽃들을 보면 할 말은 많은데 하지 못하고 행동으로 보여주는 일종의 시위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마치 피켓을 들고 있는 것 같아 짠한 것은 지나친 비유일까. 여러 가지 사안들로 나라가 위기다. 자고나면
작은 학교 교장이라면 좋겠다. 우선 종일 놀아보게 하겠다. 어디에서 누구와 무얼 하며 놀았는지, 어떤 놀이들이 재미있는지, 다음에는 또 어떻게 놀겠는지 한나절 그 얘기만 해도 좋겠다. 동네 돌아다니기부터 하고 싶기도 하다. 시시하다고 하면 가령 시냇물을 따라 내려가 보겠다. 지치도록 걸어가다가 점심을 사먹고 노래를 부르며 돌아오겠다. 본 것, 들은 것, 생각한 것들을 이야기하고 쓰고 그리고, 혹은 꾸며보는 시간도 마련하겠다. 중학교, 면사무소, 파출소, 우체국, 보건소, 소방서, 협동조합, 유치원 같은 곳을 다 방문하려면 여러 날이 걸릴 것이다. 걱정할 필요 없다. 할일이 많은 곳들이니까. 예를 들면 지금쯤 불조심 포스터를 그려 소방서 홈피에 실어주고, 자기네 집 가스레인지 옆에 붙여놓았는지 ‘인증샷’ 좀 보자고 하겠다. 우리 고장 순례라고나 할까? 일주일이나 보름쯤? 중학교 교장, 면장, 이장, 파출소장… 그분들과 대담도 해야 하니까 더 걸릴 수도 있다. 괜찮다. 내친김에 함께 의논해서 예산을 마련하면 버스를 대절해서 1년에 서너 차례 교과서에 나오는 곳들을 찾아가보는 프로그램도 만들겠다. 오후에는 그림이나 그릴까? 아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