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들은 삼등신이다. 머리와 몸과 다리의 비율이 그렇다. 같은 길이는 불편하다. 앉고 서고 걷는 것이 모험이다. 모험에는 좌절이 함께여서 아기들은 넘어지는 것부터 배운다. 그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은 스스로의 터득이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이나 많은 실패를 넘어 아기들은 세상으로 나아간다. 뒤뚱거리며 한걸음씩 위치를 옮긴다. 옮길 때, 아기들이 나아가는 방향은 일직선이다. 주저와 망설임은 아기들의 것이 아니다. 아기들의 걸음걸음은 정확히 순수와 일치한다. 감추거나 계산하지 않는다. 꽃밭으로만 향하지도 않는다. 송곳니를 드러내는 뱀을 향해서도 아기들은 손을 뻗는다. 뻗는 손을 따라서, 머리와 몸과 다리가 뒤뚱거린다. 어른들은 칠등신이다. 지위와 재산과 나이의 비율이 그렇다. 비율이 길어질수록 사는 게 고단하다. 앉고 서고 걷는 것이 죄다 돈이다. 돈은 성공의 다른 말이라서 어른들은 실패하지 않는 법을 배운다. 어른들의 배움은, 그러니까 돈을 버는 방법에는 끝도 없고 한도 없다. 훔치거나 속이거나 빼앗아서 돈을 버는 어른도 있지만, 대부분은 키우거나 팔거나 바꾸거나 만들어서 돈을 번다. 간혹, 글을 써서 돈을 벌겠다는 나 같은 어른도 있는데 ‘등신’ 소리 듣기 십
꼰대를 생물학점 관점에서 보면 전전두엽의 활성화와 성장호르몬, 성호르몬의 분비 결핍에서 나오는 자연스런 현상이다. 전전두엽은 결정과 판단을 담당하는 뇌영역으로 나이 들어 지위 높아가며 활성화된다. 호르몬의 결핍은 노화를 유발시키는데 노화되면서 나타나는게 꼰대다. 과거에도 꼰대는 있었고 Z세대도 나중에 꼰대가 된다. 꼰대를 심리학적 관점에서 보면 인정욕구가 강하다는 특성이 있다. 스스로가 옳다 믿으며 타인의 삶에 영향을 주려한다. 특히 스스로 잘 살았던 사람은 대접받던 때를 잊지 못하고 지금도 인정받으려 한다. 배운 사람일수록 논리가 있기에 뭐라 반발하기에도 불편하다. 그래서 꼰대질을 한다. 꼰대와 꼰대질은 다른거다. 서구에도 꼰대는 있다. 시민사회 성장과 함께 개인의 권리를 중시하는 자유주의문화가 일찍 정착한 탓에 우리나라 같진 않다. 우리 역사를 돌아보면 답이 나온다. 조선 양반사회는 신분과 나이든 어른 한마디가 결정권을 가졌다. 변화가 더딘 사회여서 그게 삶의 지혜이기도 했다. 해방후 국가주도 경제발전을 거치면서 개인보다 집단이 중요했다. 장기간의 군사정권과 그 후유증으로 획일적이고 상명하복적인 집단주의 문화가 사회에 만연하고 자연스레 군대 갔다온 남자들
심상치 않다. 불손하다. 아니 불온하다.지난 3월 이후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검찰 독재 퇴진을 요구하며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매주 월요일 전국 교구를 돌아가며 시국기도회를 여는 중이다. ‘친일매국 검찰독재정권 퇴진과 주권회복을 위한 월요 시국미사’다. 이는 8월까지 이어지고 현 정부의 국정운영 변화가 없다면 그 이후 어떻게 전환될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다.개신교 측에서도 지난 4일, 1,000여명의 목회자들이 목회자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의 회개를 촉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완용과 같은 굴욕외교라는 지적도 등장했다. 가장 보수적이라 할 불교계에서도 100여명 스님들의 시국선언과 더불어 ‘사대 매국 윤석열 검사독재정권 퇴진과 천만 불자 참회를 위한 범국민 시국 법회’의 1차 야단법석을 다가오는 토요일 개최할 예정이다. 이후 불교계의 ‘윤석열 퇴진 야단법석’은 지역을 순회하면서 2차, 3차 야단법석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처럼 국내 3대 주요 종교계가 특정 정권에 대하여 동시에 시국선언을 한다는 것은 이미 1년 넘게 ‘촛불승리 전환행동’의 이름으로 시민들이 매주 시청 부근에 모여 대통령의 퇴진과 김건희 특검을 요구하는 주말 집회를 이어
관광지마다 단체여행자들로 북적이는 시기, 여행의 시대는 계속 진행 중이다. 마지막까지 주춤대던 수학여행이 닫혀 있던 문을 열고,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비상사태를 해제한 엔데믹 시대. 국내 대형 여행사가 2019년 이후 3년 6개월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는 소식에 이어 정부의 근로자 휴가 지원사업 확대, 경기도의 비정규직 노동자 휴가비 지원, 지역 관광공사의 숙박상품 기획전 등 반가운 소식이 쏟아진다. 6월은 ‘여행가는 달’로 각종 혜택이 쏟아지고, 매월 마지막 주말은 ‘여행이 있는 주말’로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떠나지 않으면 손해일 듯한 시기, 여행의 시대는 절정으로 달려간다. 억눌렸던 욕구를 해소해주며 흥청망청 쓰기 좋은 시대, 위기에 대한 경계심이 약해진 이 시대에 팬데믹 시대를 잠시 떠올려 보자. 사람 없이 흐드러지던 벚꽃 명소와 봉쇄된 이후 더없이 맑아졌던 수로를. 여행자가 관광지를 점령하는 오버투어리즘으로 몸살을 앓던 지역들은 비로소 숨을 내쉬었다. 사람들이 묶인 팬데믹 시대는 지구의 회복기였던 셈이다. 사람들은 영원히 묶여 있을 수 없고, 지구는 더이상 훼손될 수 없다. 위기를 겪지 않고 공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
복숭아, 수박, 참외, 포도, 사과, 배. 대충 이 정도가 어릴 때 먹던 과일종류다. 세월이 흘러 식탁에 새로운 과일이 등장했다. 바나나, 파인애플, 키위, 망고가 그들이다. 통상 세대구분을 베이비부머부터 Z세대까지로 나눈다. 베이비부머는 1955-1969년생, X세대는 1970-1980년생, M세대는 1981-1995년생, Z세대는 1996-2010년생 그 이후론 골든베이비 세대라 구분한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해마다 약 100만명의 신생아가 태어나던 때이다. 1990년에는 64만명, 2010년에는 47만명, 2021년에는 26만명이 태어났다. 말 그대로 베이비부머와 골든베이비다. 이제 베이비부머는 대한민국을 후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끌어올린 노고를 감당하고 사회에서 퇴진중이다. 앞으로 사회는 M세대가 성장하면서 끌고 갈거다. 베이비부머가 어릴 땐 바나나가 귀했다. 병문안 갈때 가지고 간 귀한 과일이다. 이젠 베이비부머에게도 익숙하다 못해 배보다 싼 과일이 되었다. X세대에겐 파인애플이 그랬다. M세대는 성장하면서 키위를 먹을 수 있었다. M세대는 키위 세대다. 2015년 전후부터 마트에 망고가 널리게 되었다. 베이비부머가 50줄 넘어 먹어본 망고를 Z세대는 어
보건복지부와 중앙사회서비스원 등이 주도하는 사회서비스 정책과 필요할 때 누구나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통합돌봄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 행복과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재가·시설 돌봄체계 구축과 함께 사회서비스 고도화 및 혁신 생태계 조성을 위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 시민들이 만족하고 체감할 수 있는 돌봄서비스와 개인 맞춤형 사회서비스 체계 구축을 위해서는 정부 정책뿐만 아니라 산업계의 많은 관심과 참여가 요구된다. ‘22년 3월에 개원한 ’중앙사회서비스원’은 사회서비스 정책지원, 사회서비스 혁신기반 조성, 시도 사회서비스원 지원, 이용자 권익 보호 및 종사자 처우 개선 및 사회서비스 품질관리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회서비스란 사회복지사업법에 따른 사회복지서비스, 보건의료기본법에 따른 보건의료서비스를 말한다.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사회서비스별로 지자체에 등록하여야 하며, 의료인,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등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비스 유형별로는 ‘기관보호서비스’, ‘재가방문서비스’와 ‘활동보조서비스’가 있다. ‘기관보호서비스’는 24시간 이상 제공자가 운영하는 시설에서 이용자를 보호하는 장기보호서비스와 하루 중
그다지 좋은 이미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나쁜 것도 아닌 것 같고 우리는 생활속에서 세금이라는 존재와 늘 마주하게 된다. 월급에서 공제하는 근로소득세, 쥐꼬리 보다 작은 은행 이자소득에 붙는 이자 소득세, 아파트 살 때 부담하는 취득세, 담뱃값에 포함된 담배소비세, 친구들과 즐겨 마시는 소주 한잔에도 포함된 주세 등등… 자세히 살펴보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종류의 세금들이 우리들의 유리 지갑을 노리고 있다. 우리는 자신이 알게 모르게 세금과 항상 함께 하고 있으며 현대 사회에서 세금은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따라 다니게 된다.(때로는 죽어서까지도…) 적어도 우리가 경제적 활동이라고 할 수 있는 모든 행위들에 대해서는 여지 없이 세금이라는 존재가 따라 붙게 되며, 예를 들면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을 사먹는 행위에도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가온데 아이스크림 가격의 10%를 부가가치세로 지불하는 것이며, 편의점 주인은 아이스크림 판매를 통해 얻은 소득에 대해 소득세의 납세의무를 안게 된다. 이런 식이다. 물론 모든 경제 행위에 세금을 고려한 의사결정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이고 또한 가능하지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가 살아가는 과정에서 경제 활동의
지난 4월 27일의 한미정상회담은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 방안을 내용으로 하는 ‘워싱턴 선언’을 채택했다. 확장 억제를 강화한다는 것은, 미국의 핵우산 보호를 거듭 확인하면서 기존의 재래식 무기 타격 수준과 미사일 방어 능력을 강화한다는 뜻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의 핵 공격시 즉각 반격을 감행해 북한을 궤멸시켜놓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그러나 냉정하게 살펴보면,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남한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미국의 공공연한 핵 공격 훈련에 대한 방어적 차원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이다. 원인이 없으면 결과도 없다. 지금까지의 확장억제도 가공할 화력을 과시하는 마당에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평화의 길은 점점 더 험난해질 전망이다. 1968년의 푸에블로호 사건 이래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자존심에 상처를 받은 미국은 그 후로 북한을 대상으로 한 한미합동 군사훈련을 시작한다. 레이건 대통령 시절 부상한 네오콘의 득세와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을 거치면서 미국은 북한을 더욱 더 궁지로 몰아넣는다. 궁지에 몰린 북한의 선택은 핵무기와 ICBM이었다. 조직문화의 기원을 추적하는 화난 원숭이 실험처럼, 이제는 최초의 원인은 실종된 채 ‘북 핵 위협’은 물신숭배의 대상이 되
철쭉은 자연의 은혜 속에 온통 붉어져 세상을 환하게 꾸미고 있다. 오월의 철쭉은 어린이날과 함께 봄의 절정에 이른다. 그래서일 것이다. 젊지 않은 내 가슴도 은근히 가려운 듯 기분 좋은 웃음이 온 얼굴로 번지고 있는 느낌이다. 봄은 내게 말하고 있다. 우리들 봄은 지금 여름의 무성한 숲을 부르고 있다고. 모든 생명이 지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계절의 물레방아를 힘껏 돌리고 있다고. 아파트를 빠져나와 작은 공원으로 가는 길에는 돌계단을 오르는 길목이 있다. 자연석을 그대로 이용한 이 길은 좌우로 나란히 철쭉꽃밭길이다. 그 길에 올라서 철쭉꽃 무더기를 뒤로 하고 앞산을 바라보면 가슴 평수가 넓어지며 속 뜰이 개운해진다. 그날 그때였다. 두 아가씨가 제일 높은 돌계단 위에서 나란히 앉아 철쭉꽃 담장을 배경으로 셀프 사진을 촬영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꽃과 미인들이 만나는 순간을 나는 조용히 기다려주었다. 철쭉꽃 담장 배경 삼아 셀프 사진에 취한 아가씨를 위해 가던 길 멈추고 못 본 척 기다렸다. 뒤늦게 나를 본 두 아가씨는 감사하다고 하였다. 나는 ‘아닙니다. 꽃과 미인이 만나는 순간, 곁에 있게 된 내가 행운이었다.’고 응대하였다. 아침의 숲 속으로 찾아오는…
도시화, 산업화 시기에 도시는 과식했고 촌은 결식했다. 그래서 도시는 너무 먹어서 생기는 병에 걸렸고, 촌은 너무 못 먹어서 생기는 병에 걸렸다. 최근 큰 사회적 문제가 된 전세 사기가 도시가 걸린 중병이라면 지방소멸의 문제는 촌이 걸린 중병이다. 이번 전세 사기의 피해자는 대부분 도시에 몰려있는 청년들이다. 이 청년들은 어디서 온 청년들일까? 돈을 좇아 도시로 간 촌의 청년들이 어떻게든 살 집을 구하려다 피해를 본 것은 아닐까? 경기도 31개 시군의 소득순위와 청년 인구 비율을 비교해봤다. 놀라운 상관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22년 경기도 사회조사의 월평균 가구 총소득 400만원 이상 소득 비율 하위 4개 시군은 28위 가평군, 29위 여주시, 30위 양평군, 31위 연천군이다. 경기도청 주요통계(2022.4분기)의 경기도 청년(19세 이상 34세 이하) 인구 비율의 하위 4개 시군을 보면 28위 연천군, 29위 여주시, 30위 가평군, 31위 양평군이다. 약간의 순위 변동은 있으나 4개 시군이 정확히 일치한다. 소득이 낮은 지역에 청년들도 적게 사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너무도 당연한 얘기다. 경제적으로 자립을 하려는 청년들이 돈벌이가 안되는 곳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