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든 꼴사나운 짓을 하는 남성이 보이면 그 순간 전 제가 ‘수컷’인 게 남사스러웠습니다. 원장님은 어떻습니까? 제가 지금 떠올리는 원장님이 제 기대대로 여성이라면, 그런 꼴을 보이는 눈앞의 여성이 어떻게 보였습니까? 아무래도 제가 주제넘은 것일까요? 자식에게 몰래 시험문제를 알려준 어느 교사에 대해, 같은 억양의 동향인에 대해, 먼 이국땅에서 만난 한국인에 대해, 그 품위 없는 짓을 저지른 그와 저는 뗄 수 없는 사이인 것처럼 느껴지거든요. 몇 날 며칠 신문 방송에 어느 사립유치원 원장 얘기가 나오는 걸 보는 느낌에도 그런 정서가 배어 있었을까요? 전수조사를 하느니 마느니 할 때는 우리 동네 유치원들을 바라보며 ‘저기도 그럴까?’ 생각하다가 ‘아니야!’ 하고 눈길을 돌리곤 했습니다. 혹 유치원 선생님들도 이런 느낌을 갖는 건 아닐까요? 알려진 일들이 워낙 속된 것이어서 차라리 ‘에이, 쪽팔려!’ 하시지나 않았을까요? 유치원 체크카드로 ‘루이비통’ 가방도 사고 아파트 관리비도 내고 숙박업소, 성인용품점, 노래방에서도 교비를 썼다면서요? 창피하기로는 막
풋잠 /지하선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처럼 잠의 문 살짝 열렸습니다 깜박, 눈 한번 감았다 떴을 뿐인데 재바른 마파람이 한평생을 물고 날아가 버렸습니다 풋감처럼 떫은 날엔 욕심껏 쟁여 두었던 것들 자랑하며 우쭐거렸습니다 닿을 듯 잡힐 듯 감나무 우듬지 매달린 사랑 한 알까지도 내 것이라고 우겼습니다 붉게 농익은 노을이 어둠으로 떨어지던 날 그 모든 것들도 억겁 벼랑으로 스러져갔습니다 소중하다고 싸매두었던 화사한 봄날 이제야 꺼내 보니 조등에 걸린 허무 남가일몽이라 했습니다 사람이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아주 잠깐 들었다 깨어나는 꿈인가. 지내놓고 나면 세월은 참 무상하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에는 그러한 속절없는 감정의 깊이를 심도 있게 알지 못한다. 풋감처럼 젊으면 젊을수록 나와는 거리가 있는 먼 이야기다. 나보다 먼저 살거나 살다 간 사람들의 한갓 푸념일 뿐이다. 시인은 이러한 소멸을 향해 가는 우리네 삶을 슬쩍 풋잠에 비유해 꺼내놓았다.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처럼 잠의 문이 열리면 재바른 마파람이 한평생을 물고 날아가 버린다는, 아둔하게도 저마다 욕심껏 쟁여놓은 것들을 자랑하며 잡힐 듯 감나무 우듬지에 매달린 사랑 한 알까지도 내 것이라고 우긴다는,…
6·13지방선거 이후에도 어김없이 지방의원들의 ‘선진지 견학’을 명분으로 한 해외연수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늘 그렇듯 논란의 불씨는 의원들의 해외연수가 벤치마킹이나 의정활동의 연장선이 아니라 단순히 ‘외유성’이라는 데 있다. 제7대 안성시의회도 이같은 ‘대열’에 편승했다. 일부 의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의장과 부의장을 포함한 5명의 의원들이 스페인과 포르투갈 등 6개 도시를 방문하는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일정표에 의하면 공식방문 일정은 단 한 곳,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 시청 교육 부서를 찾는 것이다. 이 또한 무슨 이유로 방문했는지 특별히 알려진 내용이 없다. 나머지 일정은 시찰이란 명목의 농장 방문 또는 문화유적지 관광으로 이뤄져 있어 ‘패키지 해외여행’이란 지적이 딱 들어맞는 대목이다. 더 큰 문제는 자칫 해외연수를 빙자한 해외여행에 쏟아붓는 시민혈세가 적지 않게 소요된다는 점이다. 시의회 측은 해외연수 비용 명목의 예산이 올해 약 1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밝혔다. 선진지 견학이라는 허울 좋은 이름으로 포장된 해외여행을 굳이 제7대 안성시의회도 시민들의
양진호 한국미래기술회장이 직원을 폭행하고 석궁으로 닭을 쏘는 장면을 본 국민들의 경악했다. 현재 구속된 그가 받고 있는 혐의는 참으로 많다. 사람이 저지를 수 있는 나쁜 짓은 거의 다 한 것 같다. 특수상해, 강요, 동물보호법 위반, 성폭력처벌법 위반, 총포 및 도검류 관리법 위반, 정보통신망법 위반, 저작권법 위반, 마약류관리법 위반, 횡령 등이다. 탈세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13일에는 뮤레카(필터링 업체) 임직원 명의 주식을 매매하고, 몬스터주식회사 매매계약을 통해 조성한 비자금이 30억 원에 달한다는 내부 고발자의 폭로도 나왔다. 법인을 설립해 임직원 명의로 주식을 소유하게 한 뒤 나중에 주식을 팔아 개인적으로 쓰거나, 회삿돈을 빌리는 대여금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에 대한 회유와 협박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양진호 회장의 엽기적 갑질과 범죄사실이 속속 드러나면서 그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함께 ‘또 다른 양진호’가 근로자들을 괴롭히고 법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법안을 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국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양회장 같은 부류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사용자들이 갑질은 특히 IT업계에 만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
정부가 자치경찰제 도입방안을 구체화 하고 있다. 엊그제 정책 토론회를 개최하고 여론수렴에도 나섰다. 마련 중인 도입안은 현재 국가경찰의 임무 중 여성·청소년·교통·지역 경비 등 생활안전과 관련된 주민 밀착형 사무와 성·학교·가정 폭력, 교통사고, 음주 운전 등 민생치안 사건에 대한 수사권을 자치경찰에 넘기는 것을 뼈대로 하고 있다. 자치경찰제는 내년 하반기 서울·세종·제주 등 5곳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시행돼 현 정부 임기가 끝나는 2022년 전국에 도입될 예정이다. 자치경찰제가 전면 도입되면 현 경찰 인력의 36%인 4만3천 명이 지방직 자치경찰로 전환된다고 한다.2005년 노무현 정부 때 처음 도입이 시도된 후 입법 실패와 이후 정부의 무관심, 기득권 약화를 우려한 경찰의 반발 등으로 무산된 채 지금에 이른 자치경찰제가 내년 하반기부터 시행되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자치경찰제는 지방자치의 핵심적 내용 중 하나이며 현 정부가 힘써 추진하는 지방분권 강화 정책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무엇보다 각 지역 특성과 주민 수요에 맞는 치안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큰 장점이다. 그러나 자치경찰제 도입은 반가운 일이지만 그 전에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우선 국가경
기업은 경영활동을 통해 상품 및 서비스를 만들어낸다. 수많은 상품 및 서비스가 생산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자원들이 투입되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투입되는 자원에는 물적자원, 재무적자원, 그리고 인적자원이 있다. 물적자원(Physical resource)은 고정자산이라고도 하는데 대표적으로 원료, 기계, 설비, 시설 등을 들 수 있다. 재무적자원(Financial resource)은 현금, 주식, 채권, 운영자본 등을 예로 들 수 있는데, 이를 유동자산이라 부르기도 한다. 두 가지 자원은 모두 기업이 안정적으로 경영활동을 수행하고, 나아가 지속적으로 성장 및 발전하기 위해 필수적인 요인이다. 인적자원(Human resource)은 일반적으로 기업에 고용된 사람을 의미하며, 경영활동을 수행하는 데 있어 물적자원이나 재무적자원 이상으로 중요하다. 인적자원은 고정자산이나 유동자산처럼 정형화된 측정기준과 방법이 충분하지 않아서 그 가치를 정확하게 측정하기가 매우 어렵다. 잘 훈련되고 기술력이 있는 지식근로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생산성과 효율성 면에서 분명하게 차이가 나고 기업이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차원에서 이러한 인적자원의…
2018년 한 해를 마무리하는 겨울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 한편 우리 소방조직에 있어 이 시기는 조금 특별하다고 말할 수 있다. 11월 한 달 동안 전국 소방서에서는 겨울철 소방안전대책과 더불어 화재예방에 더욱 힘쓰고 있는 ‘불조심 강조의 달’을 운영하고 있다. 11월은 소방에 각별한 의미가 담겨있는 동시에 화재로부터 경각심을 높여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지금도 전국에서 불조심 강조의 달을 맞아 불조심 포스터 공모전, 불조심 포스터 전시회, 유형별 소방안전교육, 소방가족 이동체험교육, 화재예방 캠페인 등 시민이 참여해 함께 할 수 있는 여러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이렇듯 불조심 강조의 달 관련 많은 행사를 개최하는 이유도 화재예방에 초점을 맞췄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예방을 위한 방법은 어렵지 않으며 조금의 관심과 실천이 필요할 뿐이다. 전열기구 사용주의, 문어발식 콘센트 사용 자제, 가족을 위한 불조심 안전교육 등 대단한 것이 아니다. 특히 사망자 발생 비율이 높은 주택화재에 대비해 주택용 소방시설(소화기, 단독경보형감지기) 설치는 이제 필수이자 의무이다. 초기 화재 발생 시 소화기와 감지기는 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가장…
최근 부산 해운대에서는 법조인을 꿈꾸던 20대 청년이 음주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만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로 439명이 목숨을 잃고, 3만3364명이 다쳤다. 대통령도 국무회의에서 음주운전의 근본적 근절을 위한 대책 마련을 언급한 바 있다. 대통령이 직접 그 대책을 주문할 정도로 우리나라의 음주운전 문제는 참으로 심각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경기북부경찰청에서는 시민들의 교통안전을 위해서 음주운전 특별단속 계획을 수립, 교통안전 확보에 최선을 다할 것을 강조한 바 있다. 특히 음주사고 다발지역, 시간 등을 분석해 음주사고 다발지역을 취약시간대에 집중 단속하는 한편, 유흥가 주변 예방 순찰을 강화하고, 가시적 홍보를 통한 음주운전 예방효과를 위해 30분단위로 단속하고 이동하는 SPOT 단속을 전개해 음주운전 근절 분위기를 확산시켜 나가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한 ▲음주운전 사실을 알면서도 차량(열쇠)를 제공한 자 ▲음주운전을 권유, 독려, 공모하여 동승한 자 ▲피용자 등 지휘감독관계에 있는 사람의 음주 운전 사실을 알면서도 방치한 자 ▲음주운전을 예상하면서 술을 제공한 자 등을 ‘음주운전방조죄’로 음주운전 방조자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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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를 저질러도 형사처분을 받지 않는 ‘형사 미성년자’의 연령을 현행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지만 갑론을박만 계속되고 있다. 따라서 국회에서 ‘형사 미성년자’ 연령을 하향 조정하는 형법·소년법 개정이 올해 안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청소년폭력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10세에서 13세까지 청소년 범죄의 증가율은 7.9%에 달한다. 13세 아동만 보면 범죄 증가율이 14.7%나 된다. 이중 학교폭력의 경우는 피해를 봤다는 학생의 수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최근 교육부가 전국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를 대상으로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한 결과 조사대상 399만 명 중 지난해 2학기 이후 학교폭력 피해를 보았다고 답한 학생 수가 1.3%인 5만여 명이었다. 이는 지난해 3만7천여 명에 비해 1만3천여 명 늘어난 수치이다. 특히 초등학생 중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답한 응답자의 비율이 2.8%로 전년보다 0.7%포인트 늘어났다. 각 학교의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 회부되는 학교폭력 사안도 늘어나 지난해 심의 건수는 3만993건으로, 전년도 보다 32.1% 증가했다. 더구나 초등학교 학폭위의 심의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