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필자가 고등학교 교장으로 재직하고 있을 때 유네스코학교를 운영한 적이 있다. 당시만 해도 학교현장에서 관심도가 낮아 도내 참여 학교 수가 겨우 4개교에 지나지 않았으나 현재는 경기도에 99개교, 전국에는 583개교가 참여하고 있어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낄 만큼 확산됐다. 유네스코학교는 학교 교육을 통한 국제협력 및 평화와 문화 증진이라는 유네스코의 기본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1953년 11월에 탄생했다. 주 활동은 국제이해교육이라 할 수 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도움을 받아 평화교육, 인권교육, 다문화교육, 환경교육 등을 확산시키는 활동으로서 이 같은 활동이 오늘날 세계시민교육의 기반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세계시민교육이란 세계 시민이 되기 위한 교육이다. UN에서 정의한 바에 의하면 세계시민이란 세계 평화와 인권, 문화의 다양성 등을 잘 이해하고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혼자 살아 갈 수 없듯이 국가도 마찬가지이다. 인간과 같이 국가도 국가 간의 관계 속에서 성장 발전한다. 따라서 세계화가 더욱 더 가속화될수록 새로운 질서에 참여할 수 있는 청소년 대상 세계시민교육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글로칼리제이션(Glo
각루의 개념이 수원화성에 도입된 것은 축성(築城) 막바지 단계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축성 1차 공사 때 완성된 시설 중 이름이 없던 북문 등 중요건물은 을묘년 행차 직전인 1795년 2월 22일에 이름이 붙는다. 하지만, 이때 동북각루인 방화수류정은 이미 완성되었지만, 을묘년 행차 때 만든 성조도(城操圖, 훈련도)에는 용두정(龍頭亭)으로 표시되어 방화수류정이나 각루의 개념이 적용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후에 지어진 세 각루 중 첫 번째로 완성된 서북각루는 화서문 서쪽의 팔달산 중턱에 2층 건물로 세워졌다. 지형도 높고 더해서 2층 누각으로 여기서 바라보면 만석거(萬石渠)와 대유둔(大有屯)을 넘어 멀리 지지대 언덕까지 보였다. 정조가 여기서 황무지 위에 만들어진 옥토 대유둔을 보고 얼마나 가슴이 뜨겁고 자랑스러웠을지 상상이 된다. 서북각루 위치는 팔달산 북쪽 중턱으로 서성(西城)과 북성(北城)이 교차하는 모퉁이라는 지정학적 의미가 있지만, 실제는 직각이 아닌 사선으로 되어있다. 동쪽 화서문과 146보(약 170m), 서쪽 서일치(西一雉)와는 약 62m(기록은 70보(84m)) 떨어져 있다. 일반적으로 치성(雉城)간의 거리는 여장 50타(약 200m)를 기준
우리 상임위는요… 도시환경위원회 주거복지·환경·식수원 등 도민들의 생활에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경기도의회 상임위원회. 바로 도시환경위원회다. 도시위는 제10대 의원이 개원 후 경기도시공사가 소관 기관으로 편입되면서 공동임대주택, 사회적주택사업, 저소득층과 청년의 주거안정 등 도민에게 꼭 필요한 주거복지 정책마련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전문성·다양한 경험 갖춘 실력파 14명 3선 의원 구심점 삼아 뭉친 초선의원들 긴밀한 소통·화합… 전문적 상임위 거듭 더 많은 현장서 도민과 소통·정책 발굴 집행부 견제·감시 고삐도 늦추지 않아 도시위에 ‘경기도시공사’ 배속되면서 공동임대주택 등 주거복지 정책 마련 3기 신도시 개발 참여지분 확보 등 만전 박재만(더불어민주당·양주2·사진) 위원장은 도시환경위원회를 인기 상임위라고 자랑한다. 상임위에 배정받은 의원보다 도시위를 선택한 소속 의원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또 도시위를 선택해 온 만큼 의원들의 전문성과 지식, 다양한 경험 등에 놀라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재난수준의 미세…
지금 50대 대부분은 1960년대 태생이다.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의 막내인 63년생이 올해 한국 나이로 56세다. 1960년대에 태어나 80년대 대학을 다닌, 과거의 ‘386’세대의 대다수도 이제는 50대가 됐다. 이들은 다음과 같은 슬픈 자화상을 갖고 있다. “대학은 나왔으나 취직이 안 되는 자식들을 뒷바라지 하고 연로하신 부모님을 보살펴야 하는 마지막 효도세대이자 앞으로 효도 받기를 포기한 처음 세대” 라는게 그것이다. 이를 가리켜 ‘막처세대’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어디 그뿐인가 정년이 코앞에 닥쳐 회사에선 언제 쫓겨날지 모르고, 몸은 사용연도가 제법되어 날이 갈수록 약봉지가 늘어나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그러니 자신의 노후준비는 생각도 못 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50대 삶의 만족도를 조사 보고한 결과는 더욱 심란하다. 나타난 것을 보면 50대의 가장 큰 불안은 경제, 그 다음은 노후와 건강이다. 자산 규모가 1억원도 안 된다고 답한 사람이 27.7%, 1억~3억원이 27.5%, 3억~5억원이 21%다. 10명 중 7명이 집 한 채밖에 없다. 그중 1억 이상 빚을 진 사람이 17%나 된다. 월평균 소득은 대부분 200만~400만원이
엊그제 농축협 임업 등 조합장 선거가 전국에서 동시에 있었다. 알고 보면 그 어느 선거보다 중요한 것인데 대부분의 조합원들이 4년에 한 번 치르는 연례행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생각들이라 늘 아쉬움은 남기 마련이다. 바삐 살다 보니 지역에 단체장이나 여느 자리에 연연하거나 마음을 두어본 적이 없는데 조합을 방만하고 조합원이 아닌 조직을 위한 운영을 한다면 다음번에는 조합장을 해보겠다고 나서는 것도 고려를 해봐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언제부터인가, 아니 처음부터 그랬는지 모르겠다. 축협이나 농협 조직이 농민을 위한 조직이 맞는데 그래야 하는데 실은 그렇지 않다. 정치하는 사람들 모두가 한결같이 국민을 주민을 위해서 잘하겠다 하고는 나중에 보면 허튼짓에 자기들 잇속 챙기기 바쁜 모습을 많이 보는데 농촌에서 농민을 가장 위하여야 하는 조직인 농축협도 마찬가지이다. 농민들이 농자금이나 기타 이유로 빌려 쓰는 돈의 관한 이야기뿐이 아니라 농축협의 사업이 입안될 때 정말 농민 입장에서 입안을 하고 시행을 하는가는 면밀히 검토를 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은 귀농했을 때부터 드는 생각이었다. 농축협의 제일 문제가 되는 것은 조합원 교육을 안 시킨다는…
매년 4~5만 여명의 청소년이 학교를 그만두고 있으나, 학교중단 이후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경우가 많아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적극 발굴·연계 및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학생이 학교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마무리하지 못하고, 자퇴나 퇴학, 제적을 당하거나 스스로 그만두는 경우 대부분의 교사는 “사회의 편견과 선입견이 심하니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없겠니?”, “너 혼자 감당할 수 있겠니?” 등의 충고섞인 말을 하곤 했다. 어린이와 청년의 중간 시기인 청소년은 법령이나 규범에 따라 다른데, 청소년기본법에는 9세에서 24세 사이의 사람이며, 청소년보호법에서는 19세 미만(19세가 되는 해의 1월 1일을 맞이한 사람은 제외한다)을 청소년으로 정의하고 있다. 지난 2018년 교육통계 연보와 교육청에 따르면, 서울시내 학교 밖 청소년은 학생 93만8천명 중 약 8만명으로 추산되며, 학교를 그만 둔 사유중 9.8%는 ‘부적응’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 경기도내 학업 중단자 수는 1만5천576명이며, 이는 전국 학업 중단자(5만57명)의 31.1%를 차지하는 수치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
작은 행복 /권지영 목마른 여름 한낮 얼음 동동 띄운 커피 한잔 마주하는 것 함박눈 쏟아지는 창가에서 푹푹 먼지 쌓인 책을 들춰보는 것 잠들지 못하는 밤 홀로 불 밝혀 고독해질 수 있는 것 어두워진 저녁에 모두 둘러앉아 숟가락 소리를 내는 것 누군가 그리워질 때 마음껏 쓸쓸해지는 것 울컥 솟구칠 때 슬픔도 흘러가게 둘 수 있는 것 -시집 ‘누군가 두고 간 슬픔’ 행복이 별 거이랴, 싶다. 시인이라서 가능한 소소한 행복에의 장에 잠깐 초대받은 것 같다.속도의 시대, 금력의 시대, 욕망의 시대, 이렇게 살아도 될까, 하면서도 따라하고 싶은 일들이다. 한여름 목마름을 채워주는 냉커피와 눈 오는 창가에서의 독서, 불면과 마주해 자신을 들여다보는 고독, 도란도란한 가족과의 일상이 그러하다. 그러나 누군가 그리워질 때 마음껏 쓸쓸해지거나 솟구치는 슬픔을 그냥 흘러가게 내버려두는 아날로그적 감성을 소유하는 것은 쉽지 않다.이 디지털 시대에, 그리우면 전화나 카톡을 하면 그만이고, 슬픔은 재빨리 털어내 마구 쏟아지는 채널에게 팽개쳐두면 그만일 테니. 이런 감성의 그는 시인이 되어야 마땅하다. 작은 행복을 낚는 자가 큰 행복의 대어를 품에 안을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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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털 깎기’라는 경제용어가 있다. 거대 금융세력들이 암암리에 경제 상황을 조정함으로써 일반 대중을 희생양으로 삼아 경제적 이득을 취한다는 일종의 음모론이다. 양털이 풍성하기 자랄 때까지 기다렸다가 깎아냄으로써 단번에 수익을 회수하듯, 버블경제를 방치하거나 유도한 후 일순간에 일반 대중의 주머니를 털어가는 고도로 계산된 이윤추구 행위를 의미한다. 거기엔 IMF도 일조 한다는게 중론이다. IMF는 가맹국 국제수지가 적자가 돼 금융위기에 처할 경우, 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일시적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기구다. 일종의 국제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IMF는 그러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또 1990년대 자본거래 규제 철폐 등의 권고가 주로 미국 정부와 선진국의 압력에 의한 것이 밝혀지면서 IMF를 보는 시선도 부정적인 경우가 많았다. 특히 당시 미국 정부는 저금리 기조 아래에서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고자 신흥국 투자를 늘리려는 각종 연기금이나 헤지펀드 투자자들로부터 강력한 로비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물론 가맹국들이 외환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IMF 구제금융 덕분이었다. 1997년 우리 사회를 큰 충격에 빠뜨렸던 외환위기 때도 마찬가지다.
볼을 감싸는 추위, 피어오르는 뽀얀 입김과 집으로 들어설 때의 따뜻한 열기까지. 겨울 안에서만 느낄 수 있는 설렘이 있기에 겨울을 사랑했다. 그리고 겨울을 사랑하는 만큼, 따스한 바람에 조금씩 녹아내리는 대지 위에 차례로 피어나는 꽃들과 풀벌레. 바깥나들이로 나를 유혹하는 화창한 봄날을 사랑하기에, 아쉽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겨울을 배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봄은 예년처럼 반갑지가 않다. 피부에 발자국을 내며 걸어 들어오는 봄의 숨결은 언제나처럼 뚜렷하게 계절의 변화를 속삭이지만, 뿌연 하늘의 먼지들이 늘 설레던 계절의 경계마저 희미하게 덮어버리고 있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다’는 ‘미세먼지’와 그보다 더 작다는 뜻으로 ‘초 미세먼지’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저 멀리 성벽을 넘어 침략해 들어오는 대군(大群)의 위용처럼, 단단하게 뭉쳐진 그들은 분명 그들 고유의 회색빛을 세상에 드러내며 푸른 하늘을 탁하게 물들이고 있다. 도대체 어디서 이다지도 아득하게 몰려들었을까. 그 출처는 이미 심증과 물증에 범벅이 되어 지저분한 진흙만을 튀기고, 정체모를 대군의 인해전술 앞에 지휘관들은…